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태선
갈마루
임준후
임허규
날 없는 창
노쓰우드
구유
글쓰는기계
유호
이원호
류지혁
사이딘
사이딘
인기영
김원호
인기영
사이딘
약먹은인삼
프로즌
염탁근
이그니시스
강명운
눈매
인기영
눈매
사이딘
이그니시스
강명운
사이딘
이그니시스
사이딘
전정현
 1  2  >>
 
작가연재 > 판타지/SF
아렌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21
아렌 더보기

스낵북
https://www.snackbook.net/snac...
>
작품안내
http://storyya.com/bbs/board.p...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드래곤의 보호 덕분에 찬란하고 유구한 역사를 이어가는 칼리언츠 제국.
제국의 초대 황제였던 레이언의 친우인 골드 드래곤 아스트레이안이
그에게 해준 약속이 하나 있었으니,
제국의 영원한 보호와 황제 개인의 소원 중 하나를 들어주는 것이 바로 그것.

전대 황제 모두 제국을 선택했으나,
역사상 처음으로 현 황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가진
제2황자 아렌의 생명을 연장해달라는 소원을 선택한다.
아름다운 외모, 신이 내린 듯한 손재주를 가진 아렌의 여행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제 14 화
작성일 : 16-07-21 15:46     조회 : 520     추천 : 0     분량 : 527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몸은 괜찮아?”

 “…….”

 아렌의 질문에 남자는 살짝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후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다시 자신의 옷 안으로 감추었다.

 언제 일어났는지 어젯밤 상처를 치료하느라 벗겨 놓았던 옷까지 다 챙겨 입은 남자를 보며 아렌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리 내가 치료한 약이 효과가 좋다고 해도 지금 바로 움직이는 건 무리야. 거기다 이렇게 해가 쨍쨍한데 어딜 나가겠다는 거야? 원래 암살자들은 밤에 돌아다니는 게 정석 아닌가? 쓸데없는 오기 부리지 말고 저쪽 의자에 가 앉아 있어. 밥 가지고 올 테니까.”

 “…….”

 아렌의 말에 남자는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말없이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솔직히 지금 남자의 몸 상태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겉으로는 멀쩡한 척을 하고 있지만, 등 뒤로는 식은땀이 흥건할 정도였다.

 어떤 약을 쓴 건지는 몰라도 신기하게 상처는 거의 아물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젯밤 워낙 많은 피를 흘린 데다 아직 다 아물지 않은 상처 때문에 이렇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 지경이었다.

 아마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직까지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거참, 말 안 듣네.”

 아렌은 자신의 말에도 여전히 고집을 피우며 움직이지 않는 남자의 모습에 투덜거리듯 그에게 다가가 손을 덥석 잡은 뒤 탁자가 있는 의자 쪽으로 끌고 갔다.

 “……!”

 갑작스러운 아렌의 행동에, 무표정을 유지하던 남자의 얼굴에 처음으로 당황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이것 봐, 이것 봐! 식은땀이 흥건하네. 쓸데없는 고집부리지 말고 여기 가만히 앉아 있어. 내가 나갔다 왔을 때 자리에 없으면 그대로 병사들 찾아가 고자질할 거다! 내가 이래 봬도 아~주 뛰어난 조각가라 네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조각할 능력은 있거든. 그 조각상으로 공개 수배되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여기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알간!”

 “…….”

 그 말을 끝으로 남자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그대로 방문을 열고 나간 아렌은 식사를 가지러 1층으로 내려갔다.

 탁!

 “…….”

 그런 아렌의 모습을 여전히 말없이 응시하던 남자는 가만히 조금 전에 아렌이 잡았던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지?”

 이상한 느낌이었다. 언제나 차가운 검만 잡아왔던 자신의 손에 처음으로 느껴진 이 따뜻한 온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싫었다. 낯선 감정을 일으키는 이런 느낌이 너무도 싫었다.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게 만드는 이런 느낌이 너무도 싫은 남자였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방을 벗어나 자신의 원래 세계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

 그런데 이상하게, 이상하게 자꾸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으며 조금 전 아렌이 잡아줬던 손에 시선이 가는 걸 어쩌지 못했다.

 

 “또 뭐냐?”

 식사를 가지러 1층으로 내려온 아렌은 이른 아침부터 심각한 모습으로 식당 안에 모여 있는 일행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잠이 없어진다더니, 다들 왜 이리 일찍 일어나서 설치고 난리야?”

 “아, 팔은 괜찮아?”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던 세라는 자신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아렌의 목소리에 먼저 그의 팔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런데 다들 왜 그리 심각한 표정들이야?”

 “조금 전에 기사들이 다녀갔어.”

 “기사들?”

 “응. 알게츠 공작의 암살 사건으로 한동안 영지 안의 출입이 금지된다는 말을 전하고 갔거든.”

 “뭐야, 그거? 그럼 범인을 잡을 때까지 밖으로 못 나간다는 거야?”

 “그렇지는 않아. 우리 상단같이 급하게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며칠 수색 작업이 끝나면 저절로 통제가 풀릴 것 같긴 한데…….”

 하지만 투칸 황제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라 그 며칠의 시간으로 인해 일정이 너무도 촉박해지게 되었다.

 넉넉잡고 출발한 것임에도 이런 식으로 며칠을 소비하게 된다면 정말 이곳 영지를 출발하게 된 뒤에는 쉬지 않고 움직여야만 간신히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일로 세라는 지금 용병 단장 하레스 등 일행과 함께 의논하고 있던 중이었다.

 “뭐, 어쩔 수 있나? 여기서 고민한다고 우리만 영지 밖으로 보내줄 것도 아니고. 아줌마, 여기 식사 이 인분만 준비해주세요. 방으로 가져가서 먹을 거예요.”

 “…….”

 세라는 이번 일에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아렌의 행동에 피식 웃으며 근처 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도대체 그에게도 심각하게 생각하는 무언가가 있을까? 아마 아렌은 세상이 멸하는 커다란 일이 눈앞에 닥쳐도 밥부터 먹고 보자는 행동을 할 게 뻔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들이 주위 사람들의 심각했던 마음과 머릿속까지 편안하게 만드는 효과를 보여주니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세라였다.

 “방에 가서 먹으려고? 왜?”

 “어, 지금 조각 작업을 하나 하고 있는데 작업하면서 먹으려고.”

 “근데 왜 이 인분?”

 “배고파서.”

 간단하게 세라의 질문에 대답한 아렌은 막 쟁반에 올려져 나오는 아침 식사를 보곤 그걸 들고 다시 자신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

 상처로 인해 팔이 조금 아프기는 했지만 그리 심할 정도는 아니라 별 어려움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

 “아주머니, 저도 간단하게 식사 좀 챙겨 주세요.”

 “네.”

 그런 아렌의 모습을 잠시 아쉬운 듯 응시하던 세라는 곧 주방을 향해 큰 소리로 음식을 주문했다.

 

 달칵.

 방 안으로 들어선 아렌은 조금 전 자신이 앉힌 모습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밥 먹자.”

 “…….”

 가져온 식사를 작은 간이 탁자 위에 놓은 아렌은 남자의 맞은편 자리에 앉으며 말을 건넸다.

 “내 이름은 아렌. 넌?”

 “…….”

 “뭐? 까망이라고? 알았어. 앞으로 너를 까망이라고 부르…….”

 “…테르.”

 “쳇, 까망이라는 이름이 더 좋은데.”

 “…….”

 “뭐 해? 밥 먹어. 아님 밥도 입으로 떠 넣어줘야 먹을 거야?”

 “…….”

 남자는, 아니 테르는 그제야 천천히 수저를 들어 간단하게 준비된 스프를 떠먹기 시작했다.

 “왜 날 도와준 거지?”

 “…….”

 그렇게 한참 조용한 분위기로 식사를 하던 아렌은 순간 입을 여는 테르의 음성에 고개를 들어 그를 잠시 말없이 바라보았다.

 “한 가지 물어봐도 돼?”

 “……?”

 테르의 질문에 아렌은 오히려 되물으며 다시 고개를 숙여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어제 상처가 울고 싶을 정도로 아팠냐?”

 “…….”

 뜬금없이 이어지는 아렌의 질문에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짓던 테르는 곧 고개를 살짝 내젓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냐? 그럼 최근에 사귀던 여자랑 헤어졌다거나 누가 죽기라도 했어?”

 “…….”

 “그것도 아니면 오늘내일 죽을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

 “…….”

 “흐음, 그것도 아냐?”

 테르는 계속되는 아렌의 엉뚱한 말에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적잖이 황당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뜻밖의 질문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

 “누군가를 죽인 것에 슬픔을 느꼈던 건가?”

 “……!”

 “왜 도와줬냐고? 그냥! 내가 그러고 싶었으니깐. 뭐,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어젯밤 네 눈이 너무도 슬퍼 보였다는 게 이유랄까?”

 “…….”

 “내 착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아렌은 마지막 말을 내뱉으며 시선을 들어 테르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듯 바라보았다.

 어젯밤 금세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았던 그 눈빛을 다시 찾기라도 하려는 듯.

 그러다 곧 별거 아니라는 듯 피식 웃으며 다시 시선을 내려 식사에 열중하기 시작하는 아렌이었다.

 “…….”

 하지만 테르는 떨리는 눈빛을 감출 수가 없었다.

 순간 자신을 응시하던 그의 맑은 에메랄드빛 눈동자에 자신의 모든 것이 그대로 내비치는 것 같은 착각이 든 데다, 그의 말로 인해 머릿속이 너무도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밥이나 먹어.”

 “……!”

 곧 다시 들려오는 아렌의 음성에 테르는 멈칫하며 그의 말대로 생각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내 말에 일일이 반응하는 모습이 재미있기는 한데,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 내가 미안해지지.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 놀리기 참 좋은 녀석이라는 말 듣지 않아?”

 “…….”

 장난기 가득한 음성으로 말을 이어나가는 아렌의 모습에 테르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상한 녀석.’

 그저 속으로 아렌에 대한 평가를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할 뿐이었다.

 

 그날 밤, 어둠이 짙게 내린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잠들어 있을 깊은 밤. 아렌 역시 자신의 침대에서 고른 숨을 내쉬며 깊이 잠들어 있었다.

 “…….”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잠들어 있을 시간에 유일하게 움직이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어둠에 스며들 듯 존재감조차 내비치지 않는 테르였다.

 테르는 잠든 아렌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내 눈이 슬퍼 보였다고?’

 테르는 아렌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입가에 떠올렸다.

 본인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을 누군가가 대신 알아채주는 느낌이 이런 걸까?

 ‘내가 누군가를 죽이는 걸 슬퍼하고 있었던 걸까?’

 감정을 잊고 살아온 지 오래였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기쁨, 행복, 그리고 슬픔, 그런 감정은 이미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하지만 아렌의 말로, 그런 걸 잊고 있었던 게 아니라 그 느낌들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한동안 그렇게 아렌을 응시하고 서 있던 테르는 곧 몸을 돌려 창가로 다가갔다.

 달칵.

 그리고 창문을 열어 가벼운 동작으로 창틀에 올라선 뒤 다시 뒤돌아 침대 위에 잠들어 있는 아렌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너의 눈 또한 슬퍼 보였다는 걸 아나?”

 자신과는 다른 의미로 너무도 슬퍼 보였던 아렌의 눈. 자신을 향해 웃음을 보이기도 하고 무척 밝은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왠지 그 모습이 슬퍼 보였다는 게 자신의 느낌이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아렌을 향해 중얼거리듯 혼잣말을 내뱉은 테르는 곧 빠르게 그 자리에서 사라지며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부스륵.

 테르가 사라짐과 동시에 침대에 깊이 잠들어 있는 줄 알았던 아렌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창가로 천천히 다가갔다.

 “나쁜 녀석, 인사도 안 하고 가냐.”

 아렌은 이미 저 멀리로 사라져 가고 있는 테르의 모습을 응시하며 피식 웃는 얼굴로 말했다.

 “잘 가라, 까망아.”

 샤이츠에 이어 또 하나의 색깔 이름을 붙인 피해자를 만들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런 아렌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조금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테르의 모습이 우연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제 25 화 2016 / 7 / 21 496 0 5981   
24 제 24 화 2016 / 7 / 21 506 0 6020   
23 제 23 화 2016 / 7 / 21 459 0 5358   
22 제 22 화 2016 / 7 / 21 489 0 5345   
21 제 21 화 2016 / 7 / 21 546 0 5278   
20 제 20 화 2016 / 7 / 21 489 0 6473   
19 제 19 화 2016 / 7 / 21 480 0 5310   
18 제 18 화 2016 / 7 / 21 500 0 6398   
17 제 17 화 2016 / 7 / 21 484 0 5716   
16 제 16 화 2016 / 7 / 21 618 0 5830   
15 제 15 화 2016 / 7 / 21 493 0 5400   
14 제 14 화 2016 / 7 / 21 521 0 5275   
13 제 13 화 2016 / 7 / 21 511 0 5735   
12 제 12 화 2016 / 7 / 21 680 0 6011   
11 제 11 화 2016 / 7 / 21 593 0 5816   
10 제 10 화 2016 / 7 / 21 503 0 5599   
9 제 9 화 2016 / 7 / 21 544 0 5735   
8 제 8 화 2016 / 7 / 21 559 0 5869   
7 제 7 화 2016 / 7 / 21 597 0 5333   
6 제 6 화 2016 / 7 / 21 517 0 5256   
5 제 5 화 2016 / 7 / 21 466 0 5869   
4 제 4 화 2016 / 7 / 21 485 0 5622   
3 제 3 화 2016 / 7 / 21 506 0 6180   
2 제 2 화 2016 / 7 / 21 496 0 5354   
1 제 1 화 2016 / 7 / 21 810 0 550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은 달 그림자
사이딘
달빛의 주인 샤
사이딘
일리언
사이딘
세이안
사이딘
실버문
사이딘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