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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무림 개발자
작가 : 황규영
작품등록일 : 20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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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많지만 비리 천국인 남천 무사맹. 호시탐탐 전쟁을 노리고 첩자를 보내는 북산교.

삼 년 전에, 남천의 무사였던 차삼룡이 전쟁을 막기 위해 북산교 교주에게 사기를 쳤다. 북산교의 전쟁자금을 대규모로 소모시키려고 전설의 보물인 여의보주를 만들게 했다. 당연히 실패할 줄 알았지만, 실수로 성공했다. 진짜 여의보주가 만들어졌다.
차삼룡이 상처회복과 형태변형 등의 이능을 가진 여의보주를 빼돌려 전장을 떠났다. 남천 땅으로 돌아와서 사람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살았다.

이제 다시, 차삼룡의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무림개발자 12
작성일 : 16-04-09 18:50     조회 : 578     추천 : 0     분량 : 8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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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한미소는 꼬마 동생 한미래와 함께 재생만물상 가게에서 살았다. 중고품 가게의 뒤쪽에는 두 자매가 지낼 만한 주거공간이 딸려 있었다.

 한미소가 문을 닫은 가게로 들어오자 꼬마 한미래가 물었다.

 “아저씨는?”

 “몰라. 집에 가봤는데 없어.”

 한미래가 밥상 위에 있던 보자기를 치웠다.

 “아저씨가 먹을 복이 없는 거야. 언니가 신경 써서 야식 만들었는데.”

 밥상 위에는 부침개와 새로 무친 새콤한 무침이 있었다.

 “신경 안 썼거든? 그냥 재료가 남아서 만든 거거든?”

 “응. 먹자.”

  * * *

 차삼룡이 기억을 잃은 유산문주 유정민을 데리고 산속을 이동했다. 지금 제일 급한 건 유정민의 딸 유인영이 적에게 붙잡히기 전에 찾는 것이다.

 유정민이 차삼룡을 불렀다.

 “저기. 차 선생.”

 차삼룡이 고개를 돌렸다.

 “듣기 좋네. 왜요?”

 “무슨 일인지 몰라도, 전 집에 가면 안 되겠습니까?”

 “아저씨 혼자 보내도 될 만큼 여기가 지금 안전하지가 않아요.”

 “우리 집은 강 아래 소하리에 있습니다.”

 “아저씨 진짜 집은 거기가 아니라 시내…….”

 “처자식이 절 기다리고 있을 텐데.”

 차삼룡이 멈칫했다.

 “처, 처자식?”

 “예.”

 “아니. 아저씨. 실종된 지 겨우 일 년인데, 부인도 놀라운데 자식?”

 “갓난쟁이입니다.”

 “대단하시네. 난 아직도 총각인데.”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큰 소란이 일어났다.

 “크악!”

 “잡아!”

 “그쪽이다!”

 

 차삼룡의 눈빛이 변했다.

 “이 아가씨. 결국 들켰나보다.”

  * * *

 유인영이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칼끝에서 피가 한 방울 똑 떨어졌다. 적의 피였다.

 그녀는 적의 눈을 피해 산 아래로 이동했었다. 그러다 적 둘과 마주쳤다. 둘을 재빨리 쓰러뜨렸지만, 소리가 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유인영의 주변을, 사십 명쯤 되는 무사가 포위했다.

 수석장로 도인환이 무사들의 사이에서 말했다.

 “확실히 네년에 대한 평가는 잘못됐어. 곱게 자란 꽃인 줄 알았더니, 그 상황에서 빠져나갈 줄이야. 하지만 여기까지군.”

 유인영이 입술을 깨물었다.

 “난 포기하지 않아!”

 “그러려무나. 그런다고 네 처지가 바뀌지는 않을 테니까.”

 “날 죽이면, 도무철이 어떻게 될 지 알아?”

 “네가 죽은 게 알려지면, 장혁준 그놈이 내 아들부터 죽이러 가겠지. 당연히 주변 상황 신경 쓸 여유도 없을 테고. 그런데 말이야. 내가 장혁준 곁에는 남겨둔 부하가 없을까? 어디 숨겨뒀는지도 쉽게 알 수 있겠구나. 그때 구하면 된다. 그러니까.”

 도인환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

 “그만 죽어라.”

  * * *

 차삼룡이 조금 떨어진 곳에 숨어서 상황을 살폈다.

 “아. 어렵네. 한 스무 놈까지는 내 선에서 어떻게 해보겠는데. 사십 놈이잖아. 저 아가씨는 이제 지친 거 같고. 적의 우두머리는 칼 좀 잘 쓸 것 같기도 하고. 이거 답이 안 나오네.”

 기억을 잃은 유산문주 유정민이 물었다.

 “차 선생. 혹시 저 아가씨가…….”

 “아저씨 딸. 유인영.”

 “그럼 어서 구합시다.”

 “아저씨도 싸우게요? 아저씨 기억 잃으면서 무술도 다 까먹은 거 아니에요?”

 “그래도 내 딸이라는데, 그냥 죽게 놔둘 수는 없잖습니까?”

 “누가 죽게 놔둔대요? 아. 이거 참. 할 수 없네.”

 차삼룡이 유정민의 머리를 살폈다. 크게 다쳤던 흔적이 보였다.

 “여길 다쳤구나. 그럼 역시 그 방법을 쓰는 수밖에.”

 “방법이 있습니까?”

 “좀 거친 방법인데.”

 차삼룡이 갑자기 유정민의 뒷목을 툭 쳤다. 유정민이 정신을 잃고 고꾸라졌다.

 차삼룡이 여의보주를 유정민의 머리에 댔다.

 “천천히 치료해야 효율이 좋은데.”

 여의보주의 신체회복능력은 주인의 몸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남의 몸에도 쓸 수 있다.

 다만, 각인된 주인이 아니라, 남의 몸의 상처를 치료하는 건 가능하지만 쉽지는 않다. 특히 효율이 떨어진다. 여의보주는 무한동력기관이 아니다. 이능을 발휘할 때마다 괴수내단을 동력으로 쓴다. 남의 몸을 치료할 때는 그 괴수내단의 낭비가 심하다.

 그리고 괴수내단은 비싸다. 구하기도 어렵다. 북두유성검에도 쌀알만 한 조각 하나가 들어간다.

 “의원이 약으로 치료할 때, 내가 아주 조금씩 도와주기면 하면, 낭비도 별로 없고, 이 아저씨 머리도 몇 달이면 다 나아서 기억 돌아오고.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급해졌다. 유인영을 구하려면, 확실한 고수가 필요했다.

 차삼룡이 여의보주의 형태를 변형했다. 여의보주가 넓게 펴지며 유정민의 머리를 덮었다.

 “급속치료를 해줘야지.”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머리에 상처가 다 나으면, 기억이 돌아오는 건 확실한가?”

  * * *

 유인영이 북두유성검의 유성비를 날렸다. 적 무사가 칼을 들어 막으려 했다. 유인영이 칼을 비틀었다. 유성비의 궤도가 변했다. 옆으로 스쳐 지나가 뒤에 있던 다른 자를 베었다.

 “으악!”

 다리를 베인 자가 쓰러졌다.

 유성비는 원래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데 좋은 무기는 아니다. 유성비에 매달린 기다란 줄을, 다른 무사가 칼로 쳤다. 유성비가 튕겼다. 유인영이 급히 기관장치를 작동했다. 유성비와 연결된 줄이 빠르게 감겼다.

 다른 무사의 칼이 그 줄에 걸렸다. 칼에 걸린 줄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못 당기게 막아!”

 “끌어당겨!”

 유성비의 줄은 이제는 가공기술이 일부만 전해지는 특별히 강화된 쇠로 만들었다. 줄은 가늘지만, 무사가 칼로 쳐도 잘 잘리지 않았다.

 수석장로 도인환이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외쳤다.

 “타핫!”

 고수인 도인환이 칼로 줄을 내리쳤다. 줄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잘려나갔다.

 유성비 쪽을 당기던 무사들이 균형을 잃고 나자빠졌다. 튕겨진 줄이 무사 중 하나를 후려쳤다.

 “켁!”

 유인영은 중심을 잡기 위해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잘린 줄이 고속으로 당겨져 북두유성검 속으로 쏙 들어갔다.

 도인환이 웃었다.

 “흐흐흐. 이제 뭘 가지고 발악해볼 테냐?”

 유인영이 이를 깨물었다.

 “난 포기하지 않…….”

 차삼룡의 목소리가 싸움터에 끼어들었다.

 “아. 줄이 끊어졌네. 고쳐는 주는데, 고객님 과실이니까 유상수리야.”

 사람들의 고개가 획 돌아갔다. 유인영도 마찬가지였다.

 “삼룡 씨!”

 “오래 기다렸냐?”

 유인영의 눈이 차삼룡의 주변을 훑었다.

 “지원부대는?”

 “지원부대 필요한 줄 알면서 여기 혼자서 왔냐?”

 “당신이 아빠 이야기로 할 말이 있다고 조용히 부른 줄 알았어요.”

 “함정은 걱정 안 하고?”

 “대비를 충분히 한다고 했는데, 적의 공작에 당했어요.”

 “딱 보니까 사람 쉽게 믿었네.”

 “그, 그렇지만…….”

 도인환이 끼어들었다.

 “네놈이구나. 북두유성검을 고친 놈이. 보아하니 혼자서 온 모양인데, 잘 됐다. 북두유성검을 다시 고치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믿을 개소리를 해라.”

  * * *

 장혁준이 백여 명의 무사들과 함께 산으로 달렸다.

 “차삼룡 이 미친 새끼. 혼자 가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다른 무사가 같이 달리면서 말했다.

 “강한 사람이라고 하셨잖습니까? 시간이라도 끌어줄 겁니다.”

 “뺀질거리는 놈이라 믿을 수가 없습니다. 산이라서 말도 못 타는데. 에잇! 부대를 나눈다. 달리기가 빠른 무사들은 나와 함께 먼저 갑시다!”

  * * *

 “그리고 말이야.”

 차삼룡이 히죽 웃었다.

 “내가 혼자 왔다고 한 적 있냐?”

 “뭐?”

 “잘 아는 아저씨랑 같이 왔는데.”

 “겨우 한 놈? 그럼 그놈도 죽여버리겠…….”

 유산문주 유정민이 숲속에서 걸어 나왔다.

 “도인환. 많이 컸네.”

 도인환의 입이 돌처럼 굳었다.

 “어? 어? 어?”

 무사들 중 절반쯤이 화들짝 놀랐다.

 “귀신?”

 “으악!”

 유인영도 놀란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반응은 좀 달랐다.

 “아, 아빠?”

 “그래. 우리 딸. 내가 너무 늦었지?”

 “사, 살아계셨어요?”

 “도인환이 친 함정에 빠져서 죽을 뻔했던 건 기억해. 안 죽고 살아있으니까.”

 유정민이 도인환을 노려보았다.

 “복수할 날이 오는구나.”

 도인환이 움찔 몸을 떨었다.

 유인영이 물었다.

 “살아계셨으면서, 왜 그동안 안 돌아오신 거예요? 저 혼자 얼마나 힘들었는데.”

 “머리를 다쳐서 지난 일 년간 기억을 잃었었다. 그러다 삼룡이를 만나고 나서야, 내가 누군지 생각났단다.”

 차삼룡이 구시렁댔다.

 “기억이 돌아왔으니, 날 차 선생이라고 부르는 것도 끝났구나. 아. 내 천 냥.”

  * * *

 중년 아줌마가 방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에게 말했다.

 “쯧쯧. 다 죽어가던 사람 구해줬으면 됐지, 자기가 누군지 기억도 못하는 사람에게 시집까지 가고. 애기도 낳아주고.”

 아기 엄마가 방긋 웃었다.

 “저한테 장가 와준 거예요. 우리 아들도 주고요.”

 “왜 결혼까지 했어? 그 남자 나이도 많던데.”

 “그냥 알 수 있었어요. 운명이라는 걸.”

 중년 아줌마가 혀를 찼다.

 “쯧쯧. 콩깍지가 쓰이면 약도 없다더니. 어디 그런 놈이랑.”

 “그러지 마세요. 애기가 아빠 욕하는 거 들으면 싫어해요.”

 “갓난쟁이가 퍽이나.”

 욕한 게 미안해서, 칭찬을 보탰다.

 “그래도 그 사람이 처자식은 안 굶기지? 힘도 동네 젊은 총각들보다도 훨씬 더 세고. 약초에 대해서도 잘 알고.”

 “그럼요.”

 “전에도 약초에 관한 일을 했나봐? 기억 돌아오고 나면 ‘내가 사실 의원이요.’ 그러는 거 아닐까? 그러면 팔자 피는 건데.”

 아기 엄마가 말했다.

 “기억이 안 돌아왔으면 싶어요.”

 “아니 왜?”

 “떠날까봐…….”

  * * *

 수석장로 도인환이 악을 썼다.

 “겨우 셋이다! 우리가 열 배가 넘어! 쳐라! 다 죽여 버려!”

 사십여 명의 무사 중에 절반 정도가 칼을 유정민 쪽으로 겨누었다.

 나머지 절반은 머뭇거렸다.

 “무, 문주님인데…….”

 유산문의 싸움은 내전이다. 내전은 보통 문파 내의 무사들이 서로 편을 갈라 싸운다.

 그리고 적어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유정민은 어느 파벌에서도 적으로 치지 않았었다.

 도인환의 악소리가 갈라졌다.

 “너희들은 이미 내 편에 섰어! 유정민의 딸을 죽이려고 했다고! 옛날에 문주였으면 뭐? 권력을 다시 잡으면 너희들을 살려둘 것 같아?”

 머뭇거리던 무사 중 몇 명이 칼을 잡았다.

 유정민이 탄식하듯이 말했다.

 “그래. 내가 쉽게 보이겠구나.”

 “당연하지! 넌 일 년 동안이나 기억을 잃었다며! 일 년이나 놀고먹었으면 실력이 줄어들었겠지. 넌 이미 예전의 네가 아니야!”

 무사 몇 명이 더 칼을 잡았다.

 유정민도 칼을 들었다. 그건 아까 차삼룡이 때려잡은 네 명 중 하나가 가지고 있던 칼이다.

 “확인해 보면 알겠지.”

 차삼룡이 끼어들었다.

 “아. 이거 날 없는 사람 취급하면 곤란한데.”

 짧은 쇠막대를 꺼냈다. 쭉 잡아당겨 길이를 늘였다.

 “그런데 말이죠.”

 차삼룡이 일부러 남들 들으라는 듯이 유정민에게 물었다.

 “쟤들, 다 죽일 거예요?”

 질문의 의도는 뻔했다. 유정민이 바로 대답했다.

 “한솥밥 먹던 얼굴이 스물은 되는데, 어떻게 다 죽이겠냐. 내전은 원래 어느 한쪽 대장의 피를 봐야 끝나는 법. 내 딸을 죽이려 한 건, 도인환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나, 아버지로서 용서하기는 힘들다.”

 차삼룡이 유정민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속삭였다.

 “이 아저씨가 지금.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고 있네.”

 “커흠. 그래도 여기서 칼을 집어넣고 문파를 떠나는 사람은, 후환이 없을 걸 보장하지.”

 “자기가 모은 재산도 가져가게 허락하고.”

 “그러지.”

 차삼룡이 유산문의 무사 스물을 향해 말했다.

 “야. 너희들. 이 아저씨가 다른 건 몰라도 약속 하나는 칼같이 지키는 사람인 거 알지? 이래도 계속 할 거냐?”

 마흔 중에 스물이 유산문의 무사들이다. 그들 중 하나가 말했다.

 “문주님이 살아계신 줄 알았다면 절대로 도 장로 쪽에 서지 않았을 겁니다. 중립이 불가능하고, 어느 한쪽을 정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지금이라도 내 편에 선다면 일이 년 정도 밑바닥에서 고생하는 선에서 용서해주겠다. 너희들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을 테니까.”

 유산문은 원래 이름 있는 중견 정파였다. 사람들의 평도 좋았다. 그러던 유산문이, 문주 하나 잘못 뽑아서 겨우 일 년 만에 형편없이 망가져갔다. 심지어 내전까지 벌어졌다.

 무사들도 예전의 유산문이 더 좋았다. 서로 눈치를 보더니, 유정민 쪽으로 조금 이동했다.

 “문주님을 따르겠습니다!”

 “용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차삼룡이 이제 수석장로 도인환을 쳐다보며 히죽 웃었다.

 “야. 너.”

 “이놈! 이제 보니 이게 다 네놈 때문에! 네놈 때문에!”

 “백 냥 잘 쓰마.”

 북두유성검 수리비 선금으로 백 냥을 받았다. 원래는 도인환이 도로 빼앗아갈 꿍꿍이로 준 미끼 돈이지만, 그냥 먹어버렸다.

 “이노옴!”

 유산문주 유정민이 수석장로 도인환 쪽으로 걸어갔다.

 “도인환. 내전은 대장 중 하나의 피를 보는 게 가장 확실한 마무리지. 덤벼라.”

 도인환이 눈알을 굴렸다. 이제 양쪽 무사의 수는 비슷하다. 고수는 차삼룡과 도인환 쪽이 더 많다.

 그리고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유정민은 유산문 최고의 고수였다.

 “두, 두고 보자!”

 도인환이 후다닥 도망쳤다. 이십여 명의 무사가 깜작 놀라며 도인환을 뒤따라 도망쳤다.

 유정민이 칼을 높이 들었다.

 “쫓…….”

 차삼룡이 유정민을 재빨리 붙잡았다.

 “어허.”

 “왜?”

 “아저씨 막 정신 차렸거든? 아저씨 칼 실력이 예전처럼 강한지 어떻게 알고 쫓아가요?”

 “아.”

 “저놈 찾아서 처리하는 건 내일 무사들 다 모아서 하는 게 더 안전합니다. 지금은.”

 차삼룡이 유인영 쪽을 돌아보았다.

 유인영이 유정민에게 달려와 안겼다.

 “아빠!”

  * * *

 유인영의 근접경호무사 장혁준이 손에서 칼을 툭 떨어뜨렸다.

 “귀, 귀신?”

 유정민이 웃었다.

 “왜? 귀신 처음 보냐?”

 “아, 저기, 그게…… 아! 문주님. 기왕 귀신으로 나오신 거, 진범이 누구인지 좀 밝혀주고 가십시오.”

 “나 안 죽었다.”

 “인정하기 힘드시겠지만 이미 돌아가셨으니 부디 극락왕생…….”

 “정말 안 죽었다.”

 “귀신이 사람 속이네.”

 “너부터 죽여줄까?”

 “어? 어? 무, 문주님. 혹시 정말로…….”

 유인영이 말했다.

 “아빠가 기억을 잃었다가, 되찾으셨어요.”

 “으허헝! 문주님!”

 “늦었다.”

 “아니. 제가 늦은 건, 차삼룡 저놈이 위치를 대충 알려줘서…….”

 “우는 척해도 늦었다고.”

  * * *

 중년 아줌마가 웃었다.

 “에이. 설마 기억 돌아온다고 떠나거나 그러겠어? 자기가 누군지 기억을 못해서 그렇지 사람이 참 좋잖아. 그런데 애기아빠는 어디 갔어?”

 “밤에 나는 약초를 캐러 좀 멀리 갔어요. 오늘따라 늦네요.”

 중년 아줌마는 방금 한 대화를 떠올렸다. 그 생각을 떨어뜨리려고 일부러 강조했다.

 “오겠지. 분명히 올 거야.”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렸다. 유정민이 들어왔다.

 “나 돌아왔어.”

 애기엄마 이현화가 반갑게 맞았다.

 “아. 오셨어요.”

 “음…….”

 “왜 그러세요?”

 “기억이 돌아왔어.”

 애기엄마 이현화가 몸을 움찔했다.

 “잘 됐네요. 그런데…….”

 예전부터 꼭 묻고 싶은 게 있었다.

 “결혼은…….”

 “했었는데.”

 이현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내가 옛날에 저세상으로 갔지. 딸만 하나 있어.”

 “아. 그렇구나.”

 “이제 가야 해. 내 예전 집으로.”

 “가, 가시게요?”

 “같이 갈 거지?”

 그때서야 환하게 웃었다.

 “당연하죠. 우리는 가족인걸요.”

 그녀는 유정민이 기억을 되찾으면 떠날까봐 걱정했었다. 같이 가자는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다. 마음이 편해지자,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이 너무 어려요. 어디까지 가야 해요? 집이 멀면 나중에…….”

 “가깝지는 않은데, 우리 아들은 걱정하지 마. 잘 준비해서 가면 되니까.”

 유정민이 방 밖으로 나왔다.

 유정민의 아내 이현화가 방 밖으로 나오다가 깜짝 놀랐다. 집 앞에는 이십여 명의 무사들이 서 있었다.

 

 유정민은 믿을만한 무사 스무 명만 뽑아서 지난 일 년간 살았던 이 집으로 돌아왔다. 나머지 무사들은 유인영이 장혁준과 함께 데려갔다. 유인영은 유정민이 살아 있다는 걸 널리 알리는 임무를 맡았다.

 유정민의 생존 사실에 지금의 세력판도를 더하면, 내전은 이제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현화가 물었다.

 “이분들은…….”

 유정민이 대답했다.

 “기억을 잃어서 몰랐는데, 내가 원래 칼을 쓰는 무사였어.”

 “아.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힘이 많이 세시니까. 그럼 저분들이 동료분들이세요?”

 이현화가 아기를 안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무사 스무 명이 즉시 큰 소리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어, 어머.”

 유정민이 한마디 했다.

 “야. 조용조용히 해라.”

 “예. 문주님!”

 이현화가 깜짝 놀랐다.

 “문주님? 그냥 무사가 아니라, 어디 문주님이셨어요?”

 “어. 그게 말이야.”

 방에 같이 있었던 중년 아줌마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어머. 잘 됐다. 문파에 무사가 스무 명이나 되는 거 보니까, 우리 동네 무술도장보다 큰 곳인가 봐. 이제 약초 그만 팔아도 밥은 안 굶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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