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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물과 기름
작가 : 꽃화
작품등록일 : 2017.6.4

선천적으로 싸이코패스 기질을 타고난 우진.

많은 노력으로 일상생활은 가능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남들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우진의 앞에 나타난 감정이 풍부하고 표현이 많은 여자, 연지.

물과 기름처럼 반대인 그들의 이야기.

 
1화
작성일 : 17-06-05 04:07     조회 : 436     추천 : 1     분량 : 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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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기자기한 장난감이 바닥을 굴러다니는 유치원 교실 안은 작은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했다.

  까르륵- 맑은 웃음소리와 어눌하면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대화소리. 그중 공기 사이로 파고드는 높은 울음소리는 복도의 발소리를 크게 만들었다.

 

  종이접기를 가르치고 있었던 것인지 한 손에 연한 색종이를 든 선생님은 놀라 재빨리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아들었다. 아이의 이마에 난 상처는 꽤나 깊어 선생님의 옷을 적시기 충분했고, 그런 두 사람을 올려다보는 또 다른 아이의 손엔 모서리가 제법 단단한 블록이 쥐어져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가해자의 표정. 또박또박 써진 ‘정우진’이라는 글씨는 샛노란 이름표와 잘 어울렸다.

 

 

  “우리 우진이가 왜 그런 나쁜 행동을 했을까?”

 

  작은 공간으로 따로 불려온 우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는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는 6살이었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영리한 아이였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그녀의 얼굴빛은 더욱 나아지지 않았고 며칠 전에도 곤충을 잡아 괴롭히던 우진의 모습이 생각난 것인지 그녀가 질문을 바꿨다. 왜 친구를 때렸어? 이번엔 질문의 답을 찾았는지 우진이 밝게 웃었다.

 

  반응이 재밌어요, 아직 정확한 발음이 되지 않는 아이의 말과 예쁘게 휘어진 눈은 여느 6살 아이들과 같이 순수했다.

 

 

 

 

 

  안녕히 계세요-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인사 소리를 들으며 우진은 의자 아래로 두 발을 흔들었다.

 

  항상 먼저 기다리시던 기사 아저씨 덕분에 아이들이 먼저 떠나는 것이 낯설었는지 그들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던 우진은 평소보다 많은 횟수로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선생님들과 눈이 마주칠 땐 해맑게 웃어 보였다. 자신의 웃는 모습을 예쁘다며 칭찬했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우진은 기억하고 있었다.

 

 

  멍하니 문 쪽을 바라보기를 몇 분. 정장을 입은 젊은 남성이 급히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미처 정돈하지 못한 넥타이는 그의 왼쪽 어깨에 사뿐히 걸려있었다.

  아빠! 선생님들께 짧게 인사를 하는 그를 향해 우진은 큰 소리로 외쳤다. 기다림에 질리려던 차에 등장한 남자의 모습은 우진의 진심 담긴 웃음을 짓게 만들기 충분했다. 우진의 소리에 고개를 돌린 그는 이내 환하게 웃었다.

 

 

  “우리 아들, 아빠가 늦었는데도 얌전하게 잘 기다렸구나. 대단하네.”

 

  남자는 자상한 말투로 우진을 안으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칭찬을 해주었다. 칭찬을 들을 때마다 우진은 기분이 좋은지 소리 내어 웃었고, 그런 그들을 보던 선생님은 눈치를 보다 입을 열었다.

 

 

  “우진이 아버님.”

 

  하늘색 앞치마를 입은 그녀는 조금 전 우진과 이야기를 했던 선생님이었다.

  작은 상담실에서 나눈 대화는 분명 좋은 일이 아니었기에 우진의 아빠는 유치원을 나서기 전까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해야 했다. 아빠가 도착했어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다시 혼자 의자에 앉아 기다림을 반복한 우진은 상담실에서 나온 후 계속해서 사과하는 아빠의 모습에 빨리 집에 가자는 눈빛으로 옷 끝을 잡아당겼다.

 

 

 .

 

 

  “응. 그쪽 부모님하고는 내일 자리 내서 만나 뵙기로 했어.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 거의 다 왔으니까 천천히 준비하고 내려와.”

  “지금 엄마 만나러 가는 거야?”

 

  차 안을 울리는 익숙한 여자 목소리에 우진은 다시 한 번 들떴다.

 

  백미러 안으로 보이는 우진의 모습은 오늘 사고의 주범이라 생각지 못 할 정도로 당당했고, 그런 우진을 힐끔힐끔 보던 우진의 아빠는 핸들을 다시 한 번 꽉 쥐었다.

  ‘저번 일도 그렇듯 우진이는 자신이 왜 잘못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나쁜 행동의 구분도 없는 것 같아요. 우진이가 이해력이 좋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이해를 못해요. 특히 오늘 우진이의 대답은..’ 걱정스러운 그녀의 말이 자꾸 머리에 맴도는지 차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반사회성 인격장애. 공감능력이 결여된, 흔히 말하는 싸이코패스 기질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우진이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선 너무나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비록 세 명일뿐이었지만 잦아진 가족모임과 일을 그만둔 저의 엄마, 주기적으로 가는 병원에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우진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23년 후

 

 

  “와, 방 진짜 좋다.”

 

  모처럼 늦잠을 잘 수 있는 주말 오전.

  저의 집도 울리는 것 같은 쿵쿵 소리와 열린 베란다 사이 들뜬 여자들의 음성은 우진이 이불을 더 덮어쓰기 충분했다. 전날 괜히 승낙한 회식을 원망하며 어지러운 머리에 우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언니, 소미야, 뭐가 그리도 신이 나는지 서로를 찾는 대화는 끊길 줄 몰랐고, 동생의 이름이 소미라는 것을 외울 정도가 되었을 때

 

  “베란다는 절경이로구나!!”

 

  이번엔 베란다로 나온 것인지 거의 옆에서 말을 하는듯한 큰 목소리에 우진은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하하하하, 우렁차게 웃는 소리로 가까이 가자니 신경질이 났다. 저녁 날씨가 좋아 베란다를 열어놓고 잔 것이 실수 아닌 실수였다.

 

  탁- 세게 닫아 짧고 강하게 난 소리에 옆집의 존재를 인식했는지 그 후엔 크다 할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우진의 머릿속엔 조용했던 빈 옆집에 새로 들인 사람들은 꽤나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고, 그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이삿짐을 옮기는 소리가 멈춘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초인종 소리가 그의 집에 울렸다.

 

  침대에 누워 집에 없는 척을 할까 했지만 아까 베란다를 닫는 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두세 번 더 울리는 소리에 우진은 결국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야 했다.

 

 

  “안녕하세요. 옆집으로 이사 왔는데, 오전부터 많이 시끄러우셨죠?”

 

  작지만 이거 드세요, 예쁘게 깎아놓은 과일들과 알록달록 조그마한 떡이 올려진 주황색 접시를 내밀며 웃는 연지의 모습은 꽤나 어여뻤다.

 

  크지 않는 키와 어깨에 닿아 이리저리 뻗친 어중간한 길이의 어두운 갈색 머리, 숱이 적은 앞머리 아래 보이는 예쁘게 휘어진 눈, 하얀 피부와 어울리는 노란 셔츠까지.

  눈동자를 굴리며 연지를 관찰한 우진은 그제야 입을 뗐다.

 

  “괜찮아요.”

  “에이, 죄송해서 그래요. 또, 이 층에 이웃은 서로밖에 없는데 잘 지내봐요.”

 

  꽤나 정 없이 뱉은 우진의 말에도 개의치 않다는 듯 연지는 미소를 거둘 줄 몰랐고, 더욱 당차게 접시를 내밀었다.

  생각보다 차가운 접시가 우진의 손끝에 닿았다. 받을 때까지 접시를 내밀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 짧게 생각을 마친 우진은 접시를 받았다.

 

  “..고맙습니다.”

 

  딱히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도 없을뿐더러 보는 이도 없으니 우진은 굳이 웃지 않았지만 반복된 학습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나온 그의 짧은 감사 인사는 연지를 더욱 웃음 짓게 만들었다.

 

  “그럼 이제 자주 볼 테니 통성명이라도 할까요? 저는,”

  “아뇨. 그건 다음에 또 마주친다면 해도 늦지 않죠. 이제 가세요.”

 

  대화가 길어질 것 같음을 직감한 우진이 말을 끊으며 문을 닫으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에 놀란 연지가 닫힐 것 같은 문을 손으로 잡아 반사적으로 제지했다.

 

  문을 좀 더 빠르게 닫을걸, 우진은 생각하며 연지를 쳐다보았고 그런 그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금 말을 잇는 그녀였다.

 

  “미리 알아서 나쁠 건 없을 것 같은데. 안 그래요?”

 

  귀찮아, 우진은 마음속으로 말하며 작은 한숨을 쉬었다.

 

  “정우진입니다. 됐죠? 이제 그 손 놔줄래요?”

  “제 소개도 해야죠.”

  “아니, 부를 일 없을 것 같으니 그냥 놔요. 좀.”

 

  조금은 신경질적인 그의 말에 연지는 몸을 살짝 움찔거렸다.

 

  “..음 알겠어요.”

 

  쾅, 작은 실랑이를 한 끝에 힘을 줘 닫은 문소리는 짧은 복도를 울렸다.

 

  “하필 옆집이 저런 놈이라니, 친하게 지내긴 글렀네.”

 

  작게 고개를 저으며 투덜대던 연지는 금방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생각보다 젊은 나이에 큰 키, 짙은 눈썹에 깔끔하게 생긴 외모는 많은 여자들에게 호감을 샀을 법했다.

  만약 그가 저에게 친절하게 반응했다면 분명 대놓고 칭찬을 했을 거라 연지는 생각했다.

 

  “그래, 뭐 오늘 기분이 안 좋았을 수도 있지.”

 

  자신에게 차갑게 대한 것은 금세 잊고 나름의 합리화를 해 또 싱글벙글 거리며 자신의 집 문고리를 돌리는 그녀였다.

 

 

 

 

  한편, 우진은 접시를 들고 부엌 쪽으로 걸음을 돌렸다.

  하얀 식탁에 놓은 접시는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그 위의 과일과 떡을 빤히 쳐다보던 그는

 

  “말이 많아.”

 

  작게 말을 뱉으며 수건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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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17-06-05 16:26
 
우왓~ 잼있어요!! 다음 내용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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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1) 2017 / 6 / 5 437 1 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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