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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사라전종횡기
작가 : 수담.옥
작품등록일 : 201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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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성의 촌놈 장소열, 마침내 그가 강호와 맞장을 뜨러 왔다!
예측할 수 없는 투로, 걸걸한 입담, 뒷골목 건달식 박투술로
칼밥 인생을 살아가는, 강호의 어두운 중심을 통과해 가는 소열.
그가 신 난투 시대의 강호를 무와 협이 살아 숨쉬던 지난날의 황금빛 시절로 되돌릴 수 있을지….

 
24 화
작성일 : 16-07-21 15:04     조회 : 646     추천 : 0     분량 : 7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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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제가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면 됐다. 어설픈 수준의 검강으로는 날 어쩌지 못한다. 무엇보다······."

  "글쎄, 과연 그럴까?"

  소열은 독제의 말꼬리를 잘랐다. 그와 동시에 그의 검이 한 자나 더 길어졌다. 검봉에 맺혀있던 푸른빛이 유형의 형체로 뭉쳐져 늘어난 것이다.

  소열이 그렇게 전의를 보이건만 독제는 별일 아니라는 듯 피식 웃고는 서너 걸음 물러나 나무 기둥에 몸을 기댔다.

 쩌쩌쩍!

 나무기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독제가 이제 알겠느냐는 눈빛으로 소열을 바라보았다.

  "넌 싸울 형편이 못 돼."

  "으음."

  소열이 검병을 와락 움켜잡았다.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검신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럼 너도 죽어."

  할 테면 해보라는 식. 종리연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면 사생결단을 내겠다는 뜻이었다.

 소열의 그런 모습에 독제가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오! 배짱하곤. 그런데 어떡하지? 난 그 정도 공갈에 넘어갈 엉터리가 아니거든."

  "쓰."

  소열은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술을 질겅질겅 씹었다. 독제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독제는 무공 실력도 실력이지만 심리적인 면에서도 그야말로 고수였다. 소열의 험한 말에도 이성을 잃지 않았고 나아가서는 오히려 소열을 언변으로 자극하고 있었다.

  소열이 침묵하고 있자 독제가 씩 웃으며 재차 말했다.

  "아! 그렇다고 너무 절망하지는 마. 난 지금 오랜만에 맛보는 감정으로 인해 아주 기분이 좋거든. 피가 튀고 땀이 튀고 욕설이 난무하는 싸움이라. 하하하! 그래 옛날엔 나도 그랬지. 아주 옛날에 말이야."

  획!

  말을 끝낸 독제가 허리춤의 독낭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졌다. 손가락 크기의 약병이었다.

 소열은 약병이 가슴에 이르자 별 힘들이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었다.

  “소류군자산(小流君子散)이다. 내공을 일시적으로 제어할 뿐 인체에는 해가 없다. 무인의 능력에 따라 제각각 다르나 최소 일각은 그것이 신체를 제어한다.”

  "이걸 내가 왜?"

  소열은 께름칙한 눈으로 독제를 쏘아봤다.

 "마셔라! 그리고 싸워라! 나는 보고 싶다. 옛날 무인의 힘찬 기백을. 만약 싸워서 이긴다면 네가 바라는 것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참! 내가 잔머리를 굴린다고 생각하지는 마라. 내가 바로 독제 당천갈이다."

  모호한 말이지만 뜻은 분명했다. 내공이 제어된 상태에서 광풍조와 싸워보라는 거였다. 그리고 '내가 바로 독제다.' 란 단정 어린 이 한마디는 속임수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패배는 죽음, 승리는 종리연.

  소열은 침묵했다. 침묵은 곧 그렇게 하겠다는 의미였다. 사실 독제를 상대할 마땅한 방법이 없던 그로선 마다할 필요도 거부할 여지도 없는 승부였다.

  독제가 이제 광삼풍 포함 광풍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소류군자산의 효과는 일각이다. 다시 말하면 일각 후에는 저 무식한 놈이 본신의 무력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너희는 그렇게 되기 전까지 이빨을 깨물고 싸워야 할 거다."

  독제는 그 말을 하고 난 후 어떤 질문도 받지 않겠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러자 광풍조가 사나운 눈길을 소열에게 맞추었다. 어차피 독제의 독에 중독되어 싸우지 않고는 살아날 가망이 없는 그들이었다. 전의를 불태우는 것은 당연했다.

  "킥킥, 좋아, 축제를 보고 싶다는 말인데, 원하는 대로 해주지."

  소열이 침묵을 깨고 나왔다. 그는 망설임 없이 군자산을 마시고는 빈 병을 거칠게 내던졌다.

  쨍!

  "덤벼! 새끼들아!"

  "꺄아아!"

  "죽어!"

  병이 깨짐과 동시에 광풍조가 칼을 휘두르며 소열에게 달려들었다. 소열은 들고 있던 검을 바닥에 꽂아놓고 두 주먹을 움켜잡았다.

 타앗!

 광풍 십호가 소열의 뒤통수를 향해 칼을 내리쳤다. 소열은 피하기보다는 몸통 자체를 '와락' 뒤로 밀고 나갔다. '투둑!' 광풍십호의 가슴과 소열의 어깨가 서로 맞붙었다. 그 순간 소열이 광풍십호의 옷깃을 잡고 벼락같이 바닥에 메쳤다.

 소열은 바닥에 쓰러진 광풍십호의 얼굴을 발로 짓이기며 떠올랐다. 떠오름과 동시에 소열의 오른발이 궤적을 그렸다. 마침 소열을 향해 막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고 있는 광풍십일호가 이를 보고 주춤하다가 그만 소열의 발에 얼굴이 걸렸다.

 빡!

 광풍십일호는 부서진 치아를 주르륵 흘리며 꼬꾸라졌다. 소열은 광풍십일호를 훌쩍 뛰어넘어 막 도기를 뿌리려고 하는 광풍육호에게 호랑이 같은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들었다.

  "하아아!"

  움직임의 연속. 팔은 멋대로 놀고 다리는 문어발처럼 움직인다. 그는 그렇게 싸움이 벌어진 이래 한 번도 신체를 정지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갈밭을 굴러다니는 공이랄까. 그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불규칙적인 행동을 보였다. 발이 날아가야 할 차례에는 주먹이 날아가고 피해야 할 상황에서는 도리어 공격을 퍼부었다.

 그렇게 일각의 반이 지났을 무렵 대지에 서있는 이는 광선풍, 광염풍, 좌냉추가 전부였다.

  "이럴 수가."

  광선풍은 눈앞 상황에 넋을 놓았다. 상대의 무력이야 새북지부에서 익히 겪어보아 잘 알고 있었다지만, 그럼에도 이건 그때와 비교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상대는 내공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었다. 거기에다 그런 상대와 맞선 이는 새북지부의 무인들처럼 어중이떠중이가 아닌 기본기가 충실한 광풍조였다. 비록 광풍조가 오늘 별 볼일 없는 꼬락서니로 전락했다지만 그래도 화산오검과의 비교에서 보듯 칼밥을 어지간히 먹은 자들이 아니고는 감히 맞설 수 없는 일급들이었다. 한데도 비등하기는커녕 상대의 발짓과 손짓에 저항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떡이 되어 버렸다.

  피유유웅!

  공간을 가르는 화염전의 음향에 광선풍은 멍청했던 심정을 접었다. 뭐가 어찌됐든 지금은 싸워야 한다. 광선풍은 장심에 내력을 모아 화염전을 피한다고 몸을 회전시키는 소열의 등에다가 날렸다.

  츠츠츠츠!

  땅이 파이며 흙먼지가 '팍팍' 일었다. 소열이 발을 지면에 붙인 채 미끄러진 탓이었다. 화염전이 스쳐간 그의 어깨는 피가 샘솟듯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상처를 무시했다. 등 뒤에서 날아오는 경력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재빨리 땅바닥을 굴렀다.

 팍팍!

 광선풍의 회선풍이 그가 지나간 땅에 연달아 자국을 남겼다. 그는 근 삼 장을 구르고서야 신형을 일으켰다. 상의가 회선풍의 여파로 넝마가 되어 있었다.

 그는 광선풍 광염풍을 노려보며 찢긴 상의를 벗었다. 햇살 아래 구릿빛 근육이 드러났다. 바늘 한 점 들어갈 곳이 없는 탄탄한 육체였다.

  소열이 손가락을 들어 광염풍과 광선풍을 가리켰다.

  "니들 이제 죽었어."

  광선풍과 광염풍이 동시에 소열을 향해 달려들었다. 좌냉추도 이때 고함을 내지르며 소열에게 달려들었다.

 슈우우웅!

 화염전이 제일 먼저 불꽃을 휘날렸다. 다음으로 광선풍의 장력이 공간을 회오리쳤고, 뒤이어 좌냉추의 천살기가 소열을 향해 무자비하게 퍼부어졌다.

 삼 인의 전력을 다한 공격!

 소열이 정상적인 몸이었대도 만만히 상대할 수는 없었으리라.

  의아하다면 상황이 이렇건만 소열이 몸을 피하지 않고 있다는 거였다. 그는 무슨 생각인지 자신의 몸을 박살낼 듯 휘몰아쳐 오는 경력에 눈을 반쯤 감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니, 그러고 보면 완전히 서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손가락이 꿈틀대고 손목이 놀고 팔목이 놀고, 발바닥이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급기야 엉덩이가 휘돌고 허리가 휘청 넘어가고 고개가 돌아가고 있었다.

  환청일까.

  유천벽 정상으로 늙수그레한 음성이 아련히 들려왔다.

 

  ㅡ여기 황금빛 시절을 그리워하는 촌부가 작은 흔적을 남기노니, 이는 하늘을 울리는 손짓도 아니며 땅을 흔드는 발짓도 아님이라. 살아가다 보면 알면서도 지나치는 그저 그런 아홉 개의 형(形)을 모아 춤을 만드니 이를 구박용심무(九搏用心舞)라 하리라.

 

  이건 뭔가. 도대체 이걸 뭐라고 해야 하는가. 소열은 자신에게 휘몰아쳐 오는 세 사람의 경력을 흐르면 흘러가는 대로, 부딪치면 부딪치는 결(決) 대로 놓아두고 있었다. 걸음은 마디가 없고 휘두르는 손은 굽힘이 없었다. 주당(酒黨)이 보면 취권이라 우길 것이고, 도인이 보면 태극권이라 외칠 것이었다.

  "오호라!"

  독제가 지켜보다 말고 벌떡 일어났다. 그 역시 독공의 고수이기 이전에 한 명의 무인. 어찌 소열의 동작이 저잣거리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싸움박질인지 모르랴. 그리고 그 별 볼일 없는 투로가 오늘 천하 그 어떤 문파도 따르지 못할 절정의 무술로 승화되었음을 모르랴.

  퍽!

  소열의 발길질에 좌냉추가 복부를 부여잡고 꼬꾸라졌다. 광염풍이 화들짝 놀라 뒷걸음치다가 그만 발이 꼬여 넘어졌다. 그러자 소열이 광염풍을 밟고 지나갔다. 밟은 부위는 입이었다. 소열이 공언했듯이 광염풍은 치아가 하나도 남김없이 박살이 나버렸다.

 남은 이는 하나!

 광선풍이 젖 먹던 힘까지 뽑아내 소열에게 장력을 갈겼다. 두 걸음이 채 안 되는 짧은 거리라 그런지 소열은 피하지를 못하였다. 아니, 그 역시 피하지를 않고 있었다. 그는 광선풍의 장력에 맞서 같이 손바닥을 내밀고 있었다.

  퍽!

  "우으읍!"

  충돌과 동시에 광선풍이 피를 토하며 술 취한 사람처럼 허우적거렸다. 소열이 의아해 하는 광선풍에게 시큰둥하니 말했다.

  "일 각 지났어."

  "끄르륵."

  광선풍은 소열의 말을 끝으로 고개를 땅에 처박았다.

  장내가 그렇게 정리되자, 소열은 거칠어진 숨을 달래곤 독제를 향해 천천히 돌아섰다.

 바로 그 순간, 소열은 눈앞에서 작렬하는 빛을 보았다. 피할 틈은 없었다. 그렇다고 몸으로 때울 것도 아니었다. 무방비로 맞았다가 머리가 통째로 날아가고 말 터였다.

 그는 두 팔목을 모아 얼굴 앞에 가렸다. 믿을 것이라곤 좌냉추와의 싸움에서 써먹었던 손목에 두른 철갑뿐이었다.

  쾅!

  철갑 주위로 불꽃이 거세게 튀겼다. 소열은 비틀거림으로 정신없이 물러났다. 당연히 따랐어야 할 비명이 나오지 않은 까닭은 그가 중독을 염려해 호흡을 멈추었기 때문이다.

 소열은 삼 장을 그렇게 물러나고 나서야 자세를 바로잡았다. 몸 상태를 말해 주듯 호흡은 모래를 삼킨 듯 퍼석퍼석했고 안색은 창백하다 못해 밀랍 인형을 연상시켰다.

 남은 건 깡!

 소열이 악 받친 음성을 토했다.

  "뭐야! 이건 무슨 뜻이야! 당신도 똑같은 부류란 말이야?"

  "후후."

  독제가 소열의 손목에 둘러진 철갑을 이채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천만에, 난 약속을 확실히 지켜. 단, 너무 칼 같아서 문제지만 말이야. 하하하, 넌······."

  독제가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시간을 넘겼어. 내가 준 건 정확히 일 각이야. 그러니까 넌 내 행동에 대해 토를 달 자격이 없어."

  "으음."

  소열은 대꾸하지 않았다. 이유야 어찌됐던 칼자루를 쥔 쪽은 독제였다. 강자의 횡포라고 해도 할 말 없고 원래 비겁한 인간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이제 거친 숨을 달래고자 노력했다. 이 순간 무엇보다 그에게 필요한 건 평정, 집중, 그리고 용기였다. 평정보단 집중이, 집중보단 용기가 그에게 먼저 찾아왔다.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쳤다.

  "좋아! 멋대로 나불대는 그 잘난 입을 찢어주지!"

  다다다닥.

  소열은 말을 끝내자마자 쏜살같이 뛰쳐나갔다. 보법은 무류표였고 상체의 흔들림은 구박용심무였다. 독제와의 거리는 순식간에 일곱 걸음 이내로 좁혀졌다.

 독제는 소열이 다섯 걸음까지 접근하자 지금까지의 방관하던 자세를 버리고 쌍장을 벼락같이 내밀었다. 방향은 의외로 소열이 아닌 그 자신이 밟고 선 땅이었다.

 쾅! 꽈르르!

 일순 유천벽이 무너질 것처럼 흔들렸다. 충격 여파로 종리연을 매단 나무기둥이 균열을 일으켰다. 소열은 동작을 멈추었다. 멈출 수밖에 없었다. 독제가 한 번만 더 장력을 발출한다면 나무기둥이 뽑히거나 부러져 나갈 터였다.

  독제가 소열을 넌지시 쳐다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틀렸어, 틀렸어. 기본이 되면 뭐해. 성질머리가 솥뚜껑인데. 이 봐 촌놈, 아직 내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아직 희망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단 말이야."

  "희망? 헛소리! 또다시 날 가지고 놀 작정이면 당장 집어치워!"

  획.

  소열이 냉소를 흘리자 독제가 이번에도 무언가를 던졌다. 소열이 그것을 받아 확인해 보니 구슬 크기의 녹색 환약이었다.

 독제가 말했다

  "칠보단장마(七步斷臟痲)다. 그걸 먹으면 일곱 걸음을 걷기 전에 하체가 마비된다. 그렇다고 해서 인체에 유해한 독은 아니니 두려워할 것까지는 없다. 단장마는 의가에서 사용하는 마취제의 일종일 뿐이다. 조금 독하긴 하지만 한식경이 지나면 신체는 원래대로 돌아간다."

  "이걸 내게 주는 이유는?"

  소열의 반문에 독제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먹어라. 그리고 걸어라! 나는 또 보고 싶다. 옛날 무인의 기백에 이어, 진짜 무인의 굳센 정신을. 단장마를 복용하고 일곱 걸음을 걷는다면 이번엔 네가 원하는 것을 정말 얻을지도 모른다."

  "······."

  독제의 교묘한 화술에 한 번 당한 바 있어 소열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침묵에 빠져들었다. 침묵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는 단장마가 과연 하체만 마비시키는 것인가, 라는 의구심이었고, 둘째는 마비라고 해도 마비 후에 독제가 과연 지켜보기만 할까, 라는 의문이었다.

 그는 그 두 가지 점에서는 그 어떤 답도 내릴 수 없었다. 만약 응한다면 이번에도 독제란 이름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셋째는 독제가 비록 대수롭지 않게 일곱 걸음 이내에 마비라고 했지만 그건 분명 한계 이상의 고통일 터였다. 어쩌면 서너 걸음도 못 걷고 바닥에 드러누울 수도 있었다. 그럼 모든 게 끝이었다. 지금은 싸울 경우 일말의 가능성이 있지만 그땐 손톱만큼의 가능성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에겐 선택의 폭이 무척 좁다는 거였다. 그는 독제와 싸울 수는 있어도 독제의 눈을 피해 그녀를 무사히 구해 낼 수는 없었다. 이건 곧 하나를 의미했다. 도박! 강자와 맞선 약자가 늘 그렇듯 실낱같은 가능성에 운을 걸어야 한다는 거였다.

  소열이 침묵을 깨고 나왔다. 그런데 그게 좀 엉뚱했다. 그는 뭐가 불만인 듯 칼날 같았던 눈썹을 대각으로 기울인 채 입을 우물대고 있었다.

 "당신 독제 맞아? 혹시 돌팔이 약장수 아냐? 뭐가 그렇게 괴상한 약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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