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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무림 개발자
작가 : 황규영
작품등록일 : 20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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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많지만 비리 천국인 남천 무사맹. 호시탐탐 전쟁을 노리고 첩자를 보내는 북산교.

삼 년 전에, 남천의 무사였던 차삼룡이 전쟁을 막기 위해 북산교 교주에게 사기를 쳤다. 북산교의 전쟁자금을 대규모로 소모시키려고 전설의 보물인 여의보주를 만들게 했다. 당연히 실패할 줄 알았지만, 실수로 성공했다. 진짜 여의보주가 만들어졌다.
차삼룡이 상처회복과 형태변형 등의 이능을 가진 여의보주를 빼돌려 전장을 떠났다. 남천 땅으로 돌아와서 사람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살았다.

이제 다시, 차삼룡의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무림개발자 11
작성일 : 16-04-09 18:48     조회 : 621     추천 : 0     분량 : 7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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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북두유성검의 칼날 끝부분에는 유성비라는 이름이 따로 있다. 유성비가 하늘을 날았다. 칼날에 팔을 깊게 베인 무사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크악!”

 날아갔던 유성비가 돌아와 북두유성검에 철컥 소리를 내며 붙었다.

 상황은 여전히 암울했다. 오십여 명의 무사가 유인영을 포위했다. 그 중 하나의 팔을 유성비로 베었지만, 여전히 적의 포위는 두터웠다.

 유산문의 수석장로 도인환이 낮은 목소리로 무사들에게 지시했다.

 “서두르지 마라. 어차피 여기가 저년의 무덤이니.”

 유인영이 북두유성검을 겨누며 외쳤다.

 “날 속였어! 그 사람이, 아빠 일로 할 이야기가 있다고 여기서 만나자고 했다며!”

 그녀가 칼로 겨눈 건 도인환의 곁에 있는 여자였다.

 여자가 싱글벙글 웃었다.

 “아가씨. 남을 잘 믿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쉽게 속을 정도로 순진할 줄은 몰랐네요. 좋은 거 배웠다고 생각해요.”

 유인영의 칼이 조금 더 옆으로 이동했다.

 “너도! 도인환은 이미 다른 지역으로 도망쳤다고 보고했잖아! 이쪽은 이제 위험하지 않다고!”

 겨눠진 무사가 고개를 슬쩍 돌렸다.

 “이해하십시오. 수석장로님이 가짜 보고를 하라고 지시하셔서요.”

 내전은 결국 같은 문파 무사들끼리의 싸움이다.

 “제가 아가씨 편에 서는 척한 것도 다 작전이었습니다. 신뢰를 얻은 후에, 결정적인 순간에 가짜 보고를 하는 거지요. 제 진짜 상관은 수석장로님입니다.”

 유인영이 칼로 포위한 무사들을 겨누었다.

 “다들 나를 속였어! 내 경호부대를 잠깐 쉬게 해주려고, 오늘 밤만 임시로 경호한다더니!”

 유산문의 무사 이십 명이 와서 자기들이 교대 배치된 임시 경호부대라고 말했다. 장혁준이 없는 사이에 시녀와 간부 무사가 사실인 것처럼 연기했다. 무사들 중에 아는 얼굴이 많았다. 유인영은 의심 없이 그 말을 믿었다. 그리고 그들을 데리고 이곳에 왔다.

 오자마자 상황이 변했다. 경호부대로 데려온 무사들이 이곳에 숨어 있던 서른 명의 적과 함께 그녀를 포위했다.

 유산문 수석장로 도인환이 말했다.

 “내전이란 원래 그런 거다. 등 뒤의 칼을 조심해야지. 얼굴을 안다고 다 자기 편은 아니니까. 이게 바로 내가 준비한 비장의 한 수란다.”

 도인환이 말을 하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데 이상해. 네년은 이렇게 속이기 쉬운데. 이렇게 경험이 없는데.”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네년은 그냥 껄끄러운 경쟁자일 뿐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지금은 유인영이 차기 유산문주로 거의 확정됐다. 문주 자리에 더 가까이 있다고 스스로를 평가하던 도인환은 오리 알 신세가 됐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날 밀어냈을까?”

 유인영이 칼을 꼭 쥐었다.

 “이렇게 날 죽이면 될 것 같아? 정당한 대결이 아닌 이런 암살은, 아무도 승리로 인정하지 않아! 너도 끝이야!”

 “아아. 그건 네년이 걱정할 게 아니다. 나한테는 방법이 있어. 유산문의 알맹이는 날아가겠지만, 그래도 전부 다 네년 손에 넘기는 것보다는 낫지. 내가 문주만 되면, 유산문을 천천히 다시 키워보련다. 그러니까.”

 도인환의 눈에 살기가 돌았다.

 “이제 그만 죽어줘야겠어. 네 애비가 죽은 이 장소에서.”

 여기는 그녀의 아버지가 사고로 죽었다고 알려진 장소였다.

 ‘삼룡 씨가 여기서 아버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그 사고에 관한 단서라도 잡았나 하고 나온 건데.’

 함정이었다. 데려온 경호부대는 알고 보니 도인환의 부하들이었다.

 도인환이 실실 웃었다.

 “흐흐흐. 애비와 딸이 같은 수법으로 죽겠구나. 네 애비는 네년이 불러내는 줄 알고 여기로 나왔지. 너는 네 애비 일로 불려나왔고.”

 유인영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네가 범인이구나!”

 사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은 했었다. 얼마 전에 죽어버린 일 년짜리 문주도 의심했고, 외부 세력도 의심했었다. 하지만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다.

 문득, 아까 차삼룡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 아직 빚을 다 못 갚았어.

 - 빚이라니요? 아빠한테 돈도 빌렸어요?

 그 빚을, 차삼룡이 그녀의 아버지에게 진 빚이라고 생각하고 웃어 넘겼었다.

 차삼룡이 술 한 잔을 같이 마실 때 준 물건도 가지고 있었다.

 - 그러니까, 혹시 모르니까 가지고 있어.

 그가 준 건 그녀도 아는 물건이었다.

 - 이거 알아요. 아빠가 몇 개 가지고 있었어요.

 - 옛날에 내가 선물로 줬어.

 - 훗. 이걸 받았으니까, 빚은 갚은 걸로 칠게요.

 이제 깨달았다.

 ‘빚을 진 건, 삼룡 씨가 아니야. 도인환이었어. 복수를 해야 갚을 수 있는 빚.’

 유인영의 손에 차삼룡이 준 구슬이 잡혔다.

 사용법은 안다. 그녀의 아버지가 쓰는 걸 본 적도 있다. 그리고 적들은 이 구슬에 대해 모른다.

 유인영이 손에 힘을 꽉 줬다. 앞쪽 공중으로 구슬을 휙 던졌다. 모양은 차삼룡이 썼던 포박용 손그물 구슬과 비슷하게 생겼다.

 적 무사들이 그 구슬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거기서 손그물이 튀어나오면 잘 보고 피할 생각이었다.

 유인영은 반대로 눈을 살짝 감았다.

 구슬이 공중에서 갑자기 엄청난 빛을 뿜었다. 마치 깜깜한 밤중에 눈앞에서 벼락이라도 치는 것 같은 밝기였다. 대낮보다 밝은 빛이 무사들의 활짝 열린 동공에 꽂혔다.

 “으아악!”

 빛이 폭발한 시간은 매우 짧았다. 다른 피해는 없이 빛만 뿜어냈다. 그 빛이, 구슬을 노려보던 적들의 눈을 잠깐 동안 멀게 만들었다.

 ‘이 틈에 도인환을 치려고 했는데!’

 그녀는 원래 그럴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빛의 폭발의 그녀가 알던 것보다 더 강했다.

 ‘아빠가 가지고 있던 구슬은 이렇게 밝지 않았단 말이야!’

 빛이 너무 강해서, 폭발 순간에 눈을 감았는데도 눈앞에 빛의 잔상이 남았다.

 차삼룡이 했던 말이 뒤늦게 떠올랐다.

 - 옛날보다 조금 더 밝을 거야. 내가 성능을 좀 올렸거든.

 유인영이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이게 어떻게 조금이야!’

 지금 상태로는 도인환을 잡기 어렵다. 도인환 정도 되는 고수는, 눈을 감아도 어느 정도는 싸울 수 있다.

 유인영이 길게 생각하지 않고 뒤로 뛰었다.

 ‘여기서 빠져나가기만 하면.’

 다시는 이런 함정에 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확실한 복수를 맹세했다.

 ‘아빠의 원수!’

  * * *

 차삼룡이 유인영을 찾기 위해 산을 헤맸다.

 “이 산 어딘가에 있는 건 확실한데.”

 북두유성검은 동력으로 내부에 들어 있는 쌀알만 한 괴수 내단 조각을 쓴다. 차삼룡은 북두유성검을 수리할 때 그 동력 추출 부분을 일부러 약간 덜 고쳐놓았다. 그 결과는 동력손실로 나타났다. 북두유성검은 그 수리 이후로 괴수내단의 기운을 조금씩 뽑아내 공중에 흘렸다.

 차삼룡은 계속 괴수내단 조각을 소모시킬 생각은 없었다. 유산문의 내전이 완전히 끝나면 그 부분을 다시 고쳐놓으려고 했었다.

 그 괴수내단 기운은 북두유성검을 거치며 독특한 파동을 만들었다. 차삼룡은 그 파동의 특징을 여의보주에 등록해 두었다. 그 다음부터는 여의보주의 이능을 쓰면 북두유성검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

 몇 가지 문제는 있었다. 추적가능거리가 짧고, 방향만 알 수 있으며, 정밀도도 형편없었다.

 “분명히 이 산 어딘가에 있는 건 확실한데.”

 여의보주 덕분에 여기까지라도 찾아올 수 있었지만, 북두유성검의 정확한 위치는 알아내지 못했다.

 차삼룡이 여의보주를 넓적한 그릇 모양으로 만들어서 유인영의 위치를 찾으며 투덜댔다.

 “너도 만능은 아니구나.”

 그때 산 한쪽에서 밝은 빛이 번쩍 빛나는 게 보였다. 마치 벼락이라도 치듯이 밝은 빛이었다.

 “섬광탄!”

 그가 직접 만든 물건이다. 못 알아볼 리가 없다.

 “아직 잡힌 건 아니네. 다행이다.”

 차삼룡이 빛이 터진 방향으로 달렸다.

 

 작은 동산을 하나 넘었을 때, 앞쪽에서 칼을 든 남자 두 명이 튀어나왔다.

 남자들은 깜짝 놀랐다.

 “어? 이 놈 뭐야?”

 차삼룡이 즉시 판단했다.

 ‘지금 이 산에 칼을 든 남자들이 돌아다닌다면 둘 중 하나.’

 산적이 아니면, 유인영을 노리는 놈들이다.

 일부러 질문을 던졌다.

 “인영이 지금 어디 있냐?”

 적이 상황파악을 못하고 대답했다.

 “우리도 찾고 있…… 어?”

 상황을 깨닫고 당황하는 바로 그 순간에, 차삼룡이 발을 쭉 뻗었다. 걷어차인 적이 비명을 지르며 나자빠졌다.

 “케엑!”

 다른 적이 깜짝 놀라며 차삼룡의 허리를 노리고 칼을 휘둘렀다.

 놀라 휘두른 칼을 막는 건 어렵지 않았다. 차삼룡이 짧은 쇠막대로 적의 칼을 튕겨내며 바짝 다가섰다. 동시에 적의 턱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적이 피하려고 했지만, 차삼룡의 주먹이 훨씬 더 빨랐다.

 “컥!”

 무사 둘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차삼룡이 주머니에서 줄을 꺼내 적들을 재빨리 묶으며 물었다.

 “야. 인영이 어느 쪽으로 갔어?”

 “모, 모른…….”

 차삼룡이 적이 떨어뜨린 칼을 들었다.

 “한 놈은 죽어도 다른 놈이 대답하겠지.”

 남자가 급히 대답했다.

 “이쪽 방향으로 도망쳤는데 아직 못 찾았습니다. 흩어져서 수색중입니다!”

 차삼룡이 다른 무사를 쳐다보았다. 그 무사가 목을 크게 끄덕였다.

 “진짜입니다.”

 차삼룡이 칼을 내려놓았다.

 “시간이 많이는 없겠네.”

  * * *

 수석장로 도인환의 무사 네 명이 산을 뒤지다가 낡은 옷을 입고 약초를 캐는 남자를 발견했다. 남자의 등에는 망태기가 있었다.

 무사 중 하나가 나서서 남자의 멱살을 잡았다.

 “너 뭐야? 이 시간에 여기서 뭐 해?”

 “야, 약초꾼입니다. 밤에만 나는 약초를 구하려고…….”

 “밤마다 이 산으로 와? 전에 여기서 본 적이 없는데?”

 “나으리. 저는 원래 저쪽 강 아래쪽 산에서 약초를 캐는데, 가끔 이쪽 산에서 약초를 찾아보고 싶어져서…….”

 무사들이 서로를 돌아보았다.

 “이 약초꾼을 어떻게 하지?”

 “목격자가 없게 하라고 했잖아. 죽여야지.”

 “참 재수 없는 놈이네. 하필 오늘 이 산에 와서 죽게 생겼네.”

 무사 중 하나가 칼을 들었다.

 차삼룡이 끼어들었다.

 “재수는 너희들이 없지. 하필 날 만나냐.”

 무사들이 바로 반응했다. 약초꾼 남자에게서 떨어져 차삼룡을 포위했다. 무사들의 칼이 달빛을 받아 시퍼렇게 빛났다.

 “누구냐!”

 차삼룡이 대답했다.

 “딱 봐도 지나가던 과객은 아니지?”

 “이놈!”

 “너희들도 좋은 놈은 아니고. 저 아저씨 약초 팔아서 먹고 산다는데,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들면 이 한밤중에 산속을 돌아다니겠냐. 밤에 산길은 더 위험한데. 저 아저씨 옷 좀 봐라. 낡기도 엄청 낡았고, 얼굴도…… 응?”

 지금은 어두운 산에서 초승달의 빛으로 사물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사들은 보통 눈이 밝아서 어두운 산이지만 돌아다닐 수는 있었다.

 차삼룡은 여의보주를 차고 다니면서 눈이 일반 무사들보다 더 밝아졌다.

 좀 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 여의보주의 이능을 작동시켰다. 여의보주의 힘이 그의 눈에 깃들었다. 한밤중 산속이 대낮처럼 보였다.

 차삼룡이 약초꾼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했다. 아는 얼굴이다.

 그래서 당황했다.

 “어? 어? 아저씨. 죽었다면서요?”

 남자는 차삼룡을 알아보지 못했다.

 “나으리. 저를 아시는지…….”

 차삼룡이 당황한 시간은 짧았다. 활짝 웃었다.

 “살아있으면 됐지.”

 차삼룡도 북산교에서 빠져나올 때 가짜 사망사고를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을 납득하는 게 쉬웠다.

 “그나저나 내가 아저씨한테 나으리 소리를 다 듣네. 두고두고 놀려먹어야지.”

 차삼룡이 자기를 향해 칼을 겨눈 무사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너희들도 많이 수상하네. 나야 한밤중에 조금 떨어져서 봤으니까 못 알아볼 수도 있었지만, 너희들은 바로 앞에서 저 아저씨를 봤잖아.”

 “그게 무슨 소리냐?”

 “어떻게 너희 문주를 못 알아봐? 죽었다고 소문난 지 일 년 밖에 안 됐는데.”

 “뭐? 무, 문주?”

 “아. 그런 거구나. 너희들은 이 아저씨의 얼굴을 모르는구나. 그러니까.”

 차삼룡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너희들은 유산문의 무사가 아니구나? 그럼 어디서 왔을까? 응? 도인환이 이런 함정에 아무나 데려오지는 않았을 텐데.”

 무사들이 당황한 얼굴로 서로를 힐끗 보았다.

 “에이. 죽여!”

 무사들이 서로를 힐끗거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차삼룡이 움직였다. 그의 손에서 구슬 여덟 개가 날았다. 여덟 개 모두 확산형 손그물이었다.

 무사들은 이미 이 무기에 대해서 경고를 받았다. 어두운 밤이지만 막으려 하지 않고 몸부터 피했다.

 그래도 그물이 워낙 많았다. 넷 중에 둘이 그물에 얽혔다.

 “으헉!”

 차삼룡이 나머지 둘 중 하나를 먼저 노렸다. 그물을 피하기 위해 몸을 비트는 적의 등짝을 짧은 쇠막대로 내리찍었다.

 “케엑!”

 비명을 지르며 엎어지는 남자의 턱을 무릎으로 올려쳤다.

 마지막 남은 무사가 괴성을 질렀다.

 “으아아아!”

 “일당들을 부르는 거냐? 소리 더 질러라. 너희 일당들이 인영이를 그만 찾고 나한테 오게.”

 적이 소리를 지르며 차삼룡을 향해 칼을 뻗었다.

 차삼룡이 몸을 기울여 그 칼을 피하며 쇠막대를 앞으로 쭉 내밀었다. 쇠막대가 짧았다. 닿지 않았다. 적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피했…….”

 갑자기 쇠막대가 쭉 늘어나 남자의 목젖을 콱 찔렀다.

 “캑!”

 적이 목을 잡고 고꾸라져서 캑캑댔다.

 차삼룡이 그물에 걸린 둘도 한 대씩 걷어찬 후에, 한쪽에서 멀뚱멀뚱 서 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아저씨. 왜 구경만 하는데요? 좀 도와주지. 아니. 아저씨 실력에 왜 겨우 저런 놈들에게 멱살을 잡혀요? 무슨 비밀 작전이라도 하나?”

 “나, 나으리.”

 “응? 아직도 나으리?”

 남자가 간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저를 아십니까?”

 “어어?”

 “제가 기억이 없습니다. 제가 누군지를 모릅니다.”

 차삼룡이 당황했다.

 그는 이 사람을 잘 안다. 같이 국경무사대에 근무했었다. 유산문의 전대 문주이며, 유인영의 아버지다. 일 년 전에 사고로 죽었다고 들었던 바로 그 사람이다.

 “기억상실?”

 “의원 말로는 그렇다고 합니다.”

 차삼룡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일 년 전에 머리라도 다쳤나 보네.”

 일이 어떻게 된 건지는 짐작이 갔다.

 “시체는 못 찾고. 그래도 암살하려던 놈들조차 아저씨가 죽었다고 생각할 만한 정황은 있었고. 절벽에서 떨어졌다든지. 강물에 쓸려갔다든지. 아저씨는 기억상실로 집에 못 돌아왔고.”

 차삼룡의 궁리는 짧았다. 오래 고민할 시간은 없다. 지금은 밤의 어둠이 유인영을 지켜주고 있지만, 그게 언제까지 갈지는 모른다.

 “급하니까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해줄게요. 아저씨 이름은 유정민.”

 “유정민?”

 “유인영이라는 딸이 있어요. 기억나요?”

 “유인영…… 기억은 안 나지만.”

 유정민이 자기 가슴을 만졌다.

 “심장이 두근거리는군요.”

 “그리고 나는 차삼룡.”

 차삼룡이 히죽거렸다.

 “아저씨가 예전에 나를 부를 때는 보통 차 선생, 평생의 은인, 인생의 이정표 같은 호칭을 썼어요. 날 존경한다고 참 많이 그랬는데. 아. 나한테 돈도 천 냥 꿔갔어요.”

 유산문주 유정민이 크게 당황했다.

 “처, 천 냥이나요?”

 한 냥으로 쌀 한 가마니를 산다.

 “저는 가난한 약초꾼이라 그런 엄청난 돈이 없…….”

 차삼룡이 유정민의 손을 잡고 흔들며 활짝 웃었다.

 “에이. 아저씨는 하나도 안 가난해요. 천 냥입니다. 천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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