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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사라전종횡기
작가 : 수담.옥
작품등록일 : 201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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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성의 촌놈 장소열, 마침내 그가 강호와 맞장을 뜨러 왔다!
예측할 수 없는 투로, 걸걸한 입담, 뒷골목 건달식 박투술로
칼밥 인생을 살아가는, 강호의 어두운 중심을 통과해 가는 소열.
그가 신 난투 시대의 강호를 무와 협이 살아 숨쉬던 지난날의 황금빛 시절로 되돌릴 수 있을지….

 
23 화
작성일 : 16-07-21 15:03     조회 : 743     추천 : 0     분량 : 7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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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독제가 그녀를 등 뒤에 두고 가부좌를 틀었다. 독제는 퀭한 눈으로 그녀를 한 번 쳐다보기만 했을 뿐 그녀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떠버리, 이제 마감을 해야지?"

  "어엉?"

  광염풍이 한숨 쉬다 말고 폭탄 맞은 듯한 얼굴로 독제를 바라봤다. 그 물음이 끝이 아니었단 말인가? 다행히 이번엔 무슨 마음에서인지 독제가 상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숫자를 백까지 외쳐. 되도록 크게. 아 그러기 전에 먼저 죽여 버린다고 소리를 질러야겠지."

  "네엣? 그, 그, 그건?"

  광선풍과 광염풍이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만약 백까지 헤아려도 그놈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땐 어떡한단 말인가? 그녀를 죽인다는 말인가?

 독제가 두 사람의 심정을 아는지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죽인다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야. 이를테면 공갈이란 말이지."

  공갈? 그냥?

 눈앞 존재가 어디 그런 말을 할 위인인가. 모르긴 몰라도 능히 그런 일을 하고도 남는다.

 두 사람이 그렇게 의심의 눈으로 망설이자 독제가 웃음을 거두고 싸늘한 눈빛을 보였다.

 무언의 명령.

 이거야말로 협박이다. 당장 하지 않으면 너희의 목부터 날리겠다는 뜻이다. 두 사람은 결국 짧은 한숨과 함께 독제의 명에 따랐다.

  "야, 이 빌어먹을 새끼야! 쥐새끼처럼 숨어 있지만 말고 당장 나와 우리랑 싸워보자!"

  "백을 헤아리겠다! 그 이후엔 나머지 줄도 끊겠다!"

 곧이어 광염풍이 큰 소리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의외로 이 방법은 아주 잘 먹혀들었다. 광염풍이 오십을 헤아리기도 전에 그들의 반대편 먼 곳에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독제가 그 사내를 주시해보곤 고개를 갸우뚱했다.

  "호오, 이십 대라? 이거 실망의 연속이군. 난 혹시나 오십조 중의 하나가 아닐까 잔뜩 기대를 했었는데 말이야."

  독제가 실망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종리연은 현재 눈을 꼭 감고 무언가를 중얼대고 있었다.

 "보표인가? 아님 연인인가? 후후, 뭐 어쨌든 그런 자를 두다니 보기보단 영악하군."

  중리연은 독제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남의 말을 귀에 담을 만큼 여유 있는 처지가 아닐 뿐더러 독제의 음성이 읊조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독제가 재차 말했다. 이번엔 목소리가 좀 컸다.

  "눈을 떠라. 저기 널 구하러 오는 촌놈이 있지 않느냐."

  촌놈? 촌놈!

  종리연은 독제의 말에 눈을 번쩍 떴다. 시선은 독제를 지나 광풍조를 지나 저 멀리 있는 사내에게 단박에 꽂혔다. 그녀는 나직한 탄성을 흘려냈고 좀 있어 두 줄기 눈물을 주룩 흘려냈다. 왜 이래야 하는지는 그녀 자신도 몰랐다. 그냥 울컥하는 감정이 치솟고 있었다.

 

 * * *

 

  '상대는 모두 열. 그 중 일급은 셋! 그 이상은 하나. 그러나 그 하나는 나머지를 전부 합친 것보다 열 배는 더 무서운 존재. 조금만 방심하면 싸움이고 뭐고 중독되어 그냥 끝장난다.'

  소열은 유천벽에 올라온 후로 걸음의 속도를 의식적으로 늦추었다. 바른 힘은 안정된 심리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결전을 앞두고 무엇보다 평정심을 가지는 게 중요했다. 그는 긴장이 조금 가시자 종리연을 매단 나무기둥 앞에 앉아 있는 붉은 머리 사내를 신중히 바라보았다.

 

  <상대가 독공의 고수라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방사든 하독이든 독의 직접적인 사정거리는 열 걸음 내외다. 의지가 굳건한 무인이 철저히 거리를 두고 싸운다면 설사 독의 조종이라도 두려워 할 게 뭐가 있겠느냐. 명심해라! 무공과 싸움은 다르다. 싸움은 상대성이자 불규칙적이다. 싸움에 있어 완전한 승자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없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광선풍을 비롯한 광염풍, 좌냉추, 광풍조원들이 와르르 뛰쳐나와 소열을 포위했다.

 소열은 그들이 포위를 하든 말든 당찬 기세로 절벽 끝을 향해 나아갔다. 광염풍이 그가 진행을 못 하도록 길을 막아섰다. 소열은 한 다리를 쭉 내민 시시껄렁한 자세로 마주보고 서서 입을 이죽거렸다.

  "비켜 새끼야."

 막다른 상황까지 온 몸이다. 광염풍이 눈을 부릅뜨고 마주 고함쳤다.

  “촌놈의 새끼가 뚫린 입이라고."

  "으응?"

  소열이 광염풍을 노려보다 문득 눈을 반짝였다. 그리곤 목을 까닥까닥 대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렇군. 이제 보니 뒤에서 장난질을 한 새끼가 바로 너였군."

  "장, 장난?"

  "넌 준비하고 있어. 좀 있다가 주둥아리를 박살내줄 테니까."

  "으으으."

  광염풍은 자신도 모르게 주춤 물러났다. 수적 우세, 종리연을 잡아둔 것, 독제란 절정 고수 그런 유리한 조건들이 이 순간 별 의미 없는 것으로 변하고 있었다.

 광염풍이 주춤하는 틈을 타 소열이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이번엔 광선풍과 좌냉추가 재빨리 길을 막아섰다. 아니 그들이 막아서기 이전에 소열이 먼저 반 박자 빠른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소열은 광선풍을 단박에 건너뛰어 좌냉추의 코앞까지 순식간에 다다랐다. 이어 주변의 광풍조원들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좌냉추의 목을 벼락같이 감아쥐고는 소리쳤다.

  "비켜 새끼들아! 죽여버리기 전에."

  이걸 만만하다고 해야 되나. 아니면 한 명만 조진다고 해야 되나. 소열은 그렇게 유독 좌냉추만을 집중적으로 상대하고 있었다.

 차차차창!

 광선풍, 광염풍, 광풍조원들이 안색을 돌변해선 각자의 무기를 소열에게 겨누었다. 하나 좌냉추의 목을 감아진 소열의 자세가 방어를 겸하고 있어 그들은 쉽사리 공격에 나설 수 없었다. 즉, 소열이 좌냉추의 몸을 방패삼고 있다는 거다.

 "이런, 머리카락은 왜 그렇게 되었어? 충격 받아 탈모됐어? 아님 누가 강제로 뽑았어?"

  소열이 안 되었다는 투로 좌냉추에게 말했다.

  "미, 미치노마. 왜, 왜, 나만."

  좌냉추의 얼굴이 걸레처럼 구겨졌다. 다시는 당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무슨 마(魔)가 끼었는지 소열과 만나기만 하면 본신의 능력을 반도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제압된다.

  "이노아, 네노이 오느 여기서 무사히 바져나가 수 이을 거 가트냐? 으, 으읍."

  와락.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열이 좌냉추의 목을 비틀었다.

  “멍청한 놈! 며칠 안 봤다고 그새 잊어버려? 그러고 보니 너 정말로 바보구나? 잘 들어 돌대가리야. 넌 그런 말을 할 자격도 없고, 그런 말을 할 입장도 아냐.”

  "끄으으."

  힘으로도 안 되고 말로도 안 된다. 좌냉추는 그만 자포자기해 버렸다.

  짝짝짝.

  대원들이 소열의 기세에 짓눌려 주춤대자 독제가 손뼉을 쳤다. 내공이 실린 손뼉은 대원들의 주눅 된 심정을 단번에 일깨웠다.

  "포호빙하(咆虎馮河)라. 용기는 가상하지만 딱 뒷골목 수준이구나."

  독제가 말과 함께 고갯짓을 한 차례 했다. 물러나라는 뜻. 광풍조는 소열의 좌우로 빠르게 나누어졌다. 독제가 권태로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선택해. 화골산(化骨散)이야, 학정홍(鶴頂紅)이야, 귀혼고(鬼魂蠱)야?"

  물음. 언제나 그렇듯 독제는 이번에도 남이 잘 알아듣지 못할 말을 던졌다.

  소열은 대답 대신 엉뚱하게 좌냉추의 머리를 한 대 쳤다.

  빡!

  "내가 너 내 눈에 띄지 말랬지! 근데 왜 또 나타나!"

  소열의 다소 엉뚱한 행동에 독제가 빰을 실룩거렸다.

  "다시 묻는다. 화골산이야, 학정홍이야, 귀혼고야?"

  물음이란 답변자가 있어야 가치가 있다. 응답자가 없으면 오히려 질문자 자신이 멋쩍은 꼴이 된다. 소열은 독제가 두 번씩이나 물었거늘 대답은커녕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그냥 좌냉추의 머리통을 갈길 뿐이었다.

  빡!

  "그러고 보니 넌 귀가 문제 있구나! 좋아 그럼 앞으론 잘 들리도록 귀를 좀 찢어주지."

  "헉! 그, 그그그그, 그건."

  눈, 입, 머리털이 제거된 마당에 귀까지 상한다면 어이 사람이라 부르리. 좌냉추가 그만 사색이 되어 손을 내저었다.

 소열이 정말 그렇게 할 모양인지 좌냉추의 귀를 움켜잡을 때다. 독제가 한겨울 서릿발 같은 음성을 흘려냈다.

  "촌놈, 너부터 귀를 찢어야 하겠구나."

  "으응?"

  소열이 그제야 독제를 쳐다봤다. 하지만 그것뿐, 그는 곧 시큰둥한 표정으로 좌냉추에게 고개를 돌렸다.

 독제가 벌떡 일어섰다. 단순한 동작이었건만 이 순간 유천벽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획!

  일어선 독제가 한 걸음을 채 내딛기 전 소열이 다시 고개를 독제에게 돌렸다. 그리고는 눈을 아래위로 굴리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난, 대가리 복잡하게 말하는 놈하곤 이야기 안 해."

  멍.

  주위가 일순 조용해졌다. 아니 얼어붙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독제는 내딛던 걸음 그대로 멈추었고 광선풍을 포함한 모든 대원들은 입을 딱 벌린 모습 그대로 고정되어 버렸다.

 휘이잉!

 정적을 깨뜨리는 바람이 불었다.

  "노노노노, 놈!"

  "대, 대, 대가리?"

  바람이 지나가고 난 후 광선풍과 광염풍이 그때서야 하려고 했던 말을 마쳤다.

 독제에게 놈이라니? 대가리라니? 단언컨대 정신 나간 인간, 죽기 일보직전인 인간이 아니라면 천하 어디에 가도 그런 말을 할 인간은 없을 터다.

 분위기가 좀체 진정되지 않자 소열이 독제에게 겸연쩍은 웃음을 씩 지어 보였다.

  "내가 좀 심했나? 그럼 뭐 없던 거로 하자고."

  심했나? 없던 것? 그런 말을 한다는 자체가 독제에게 있어 농락이리라.

 독제는 동공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실눈으로 소열을 응시했다. 이윽고 독제가 침묵을 깼다.

  "좋아, 그럼 쉽게 설명해 주지. 처음 것은 뼈가 녹고, 두 번째 것은 내장이 타며, 세 번째 것은 혼이 달아난다. 아주 멋진 경험들이라고 할 수 있지."

  소열은 독제의 말에 잠깐 난감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런 표정은 정말 잠시였고, 그는 곧 시쁘둥한 얼굴로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좀 약한 것 없을까? 이를테면 손가락 하나 정도 녹는 것 말이야."

  “물,론,있,지,마,음,에,들,까,모,르,겠,지,만."

 한 자 한 자 씹어내는 말과 함께 독제가 소열을 향해 걸어갔다. 상대 거리가 십 보로 좁혀지자 소열은 목을 잡고 있던 좌냉추를 한쪽으로 던져버리곤 독제가 다가오는 걸음에 맞추어 뒤로 걸었다.

 독제가 잠깐 멈추어 섰다가 한 발 내디뎠다. 그러자 소열 역시 정확히 한 걸음 물러났다. 독제가 의외라는 눈으로 소열을 바라봤다.

 소열이 어깨를 으쓱댔다.

  "싸우기도 전에 중독되면 당신이 무척 섭섭하잖아."

  독제가 크게 웃었다.

  "크하하!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놈이구나. 그래 얼마나 대단한가 볼까?"

  독제가 손을 들었다. 손바닥에 붉은 점이 알알이 맺혀 있었다.

 낭독혈화수(狼毒血華手)!

 삼십 년 이상 묵은 이리의 피에 최소 육 개월 이상 담가야 연마할 수 있다는 독장(毒掌)이다. 독도 독이지만 독제의 내공이 담겨 있는 관계로 그 위력은 불문가지다.

  퍽!

  "으읍."

  뭐가 어떻게 되었던 것일까. 가죽 터지는 음과 함께 소열이 최소 다섯 걸음 이상 뒤로 밀려나갔다. 단순히 밀리기만 한 것이 아닌 무희(舞姬)의 춤처럼 몸을 좌우로 회전하면서였다.

 독제가 그 모습을 보곤 짧은 탄성을 터뜨렸다.

  "호오, 첫 세 걸음은 충격 여파를 줄이기 위해서, 다음 세 걸음은 중독을 염려해서. 후후, 이걸 영악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기본에 충실하다고 해야 하나?"

  "흥! 개소리!"

  소열이 마지막 회전을 멈추고 코웃음을 쳤다. 손에는 언제 뽑혔는지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검이 들려 있었다. 소열은 검봉이 땅에 닿을 만큼 팔을 아래로 축 늘이곤 차갑게 소리쳤다.

  "난, 당신이 얼마만큼 강한가 알아본 거라고. 타앗!"

  소열이 검을 아래에서부터 쳐올리며 독제에게 달려들었다.

 투투투투!

 땅을 스친 검기로 인해 소열의 몸보다 흙 알갱이가 먼저 독제에게 날아갔다.

  "아니지, 아니지."

  독제가 고개를 살짝 흔들곤 손을 한 차례 휘저었다. 흙은 잘게 부수어진 분말이 되어 공간으로 퍼져나갔다. 뒤이어 독제의 혈화수가 검을 내밀고 달려들고 있는 소열을 향했다. 좀 전보다 손바닥이 배로 붉어져 있었다.

  쾅!

  장과 검기가 부딪치자 폭음이 일었다. 소열이 주춤했다. 내공 차이가 확연함이다. 그러나 소열은 이를 악다물며 좀 전보다 더욱 빨리 앞으로 내달렸다.

  "글쎄, 안 돼, 안 된다니까."

  독제가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혈화수를 소열에게 견주었다. 이번엔 손목 전체가 핏물에서 금방 건져 올린 것처럼 붉었다.

  퍽!

  "으흡."

  허공엔 뜬 그대로 소열이 뒤로 튕겨 나갔다. 안색은 창백했고 입가에는 선혈을 흘리고 있었다.

 주변의 광풍조원들이 '과연 독제!'라며 탄성을 터뜨렸다. 그렇게 상황이 끝났으리라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소열은 신체가 땅에 처박히기 직전 검을 벼락같이 땅에 꽂았다. 검은 부러지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로 굽혀졌다가 펴졌고, 그는 그 반동을 탄력 삼아 좀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독제를 향해 되돌아 날아갔다. 머리 뒤로 돌린 검날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일격 필살 단마류였다.

  "으응?"

  독제가 당혹한 기색을 살짝 내비치곤 손을 들었다. 감정하고 무공하고는 별개. 이번엔 끝낼 요량인 듯 독제는 지금껏 무형이었던 혈화수를 유형의 기로 응축시켜 소열에게 쏘아 보냈다.

 콰콰콰!

 단마류와 낭독혈화수 정면 대결!

 관전 무인들은 소열이 참혹한 고깃덩어리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독제도 광풍조도 모두 '어' 하는 어벙한 한마디를 뱉어냈다.

 소열의 검이 혈화수를 두부처럼 갈라버렸다. 혈화수를 가른 소열의 검은 잠깐 사이에 독제의 머리맡에 다다랐다.

  "감히!"

  독제가 뒤늦게 일갈을 뱉어내며 손을 벼락같이 휘둘렀다. 손끝의 궤적을 따라 거무스름한 기체가 일어났다. 낭독 혈화수보다 위력이 더 강한 오독마라수(烏毒魔羅手)였다.

  쾅! 찌지지직.

  단마류와 마라수의 격돌.

 격돌과 동시에 소열의 검이 독제의 머리맡에서 정지됐다. 마라수가 만든 유형체의 막에 소열의 검이 박힌 것이다.

 독제가 소열을 쳐다보곤 피식 웃었다.

  ㅡ제기랄!

  소열은 퉁기듯 뒤로 날아갔다. 그가 있던 자리에는 백색 분말이 분분히 날리고 있었다. 조금만 판단을 늦게 내렸던들 중독이 되었을 터다.

  소열은 독제와 거리가 삼 장 이상 벌어지고 나서야 착지했다. 그리고 그동안 참았던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그는 공격 중에 기합은 물론이고 숨조차 쉬지 않았다. 상대는 독의 조종. 접근하면 숨을 멈추어야 하고 접근한대도 오래 머물 형편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빡빡한 싸움, 이것저것 가리자니 너무나도 불리한 싸움이라 할 수 있었다.

  "젠장, 이번엔 사부가 틀렸어. 저자는 거리가 문제가 아냐. 어검이나 검강이 아니고선 애초에 상대가 불가능하단 말이야."

  소열이 혼잣말로 투덜댔다. 하나 그렇다고 물러날 수도, 기세가 꺾일 수도 없는 일.

  "끙!"

  소열은 이를 악다물며 독제에게 검을 견주었다. 검신이 미세하게 떨리는가 싶더니 검봉에 진한 푸른빛이 맺혔다. 이전과 다른 검공을 발현하려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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