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작가연재 > 무협물
사라전종횡기
작가 : 수담.옥
작품등록일 : 2016.7.21
사라전종횡기 더보기

스낵북
https://www.snackbook.net/snac...
>
작품안내
http://storyya.com/bbs/board.p...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용화성의 촌놈 장소열, 마침내 그가 강호와 맞장을 뜨러 왔다!
예측할 수 없는 투로, 걸걸한 입담, 뒷골목 건달식 박투술로
칼밥 인생을 살아가는, 강호의 어두운 중심을 통과해 가는 소열.
그가 신 난투 시대의 강호를 무와 협이 살아 숨쉬던 지난날의 황금빛 시절로 되돌릴 수 있을지….

 
20 화
작성일 : 16-07-21 15:02     조회 : 696     추천 : 0     분량 : 754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 *

 

  고수라고 해서 내공이 마르지 않은 샘물이 아니다. 광염풍은 장장 세 시진에 걸친 달리기가 끝나자 체면이고 뭐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퍼질러 앉아 육체의 고됨을 달래었다. 그러나 그런 휴식도 잠깐, 그는 광풍육호의 중간보고에 눈알을 확 뒤집고 일어섰다.

  "뭐? 또, 튀었다고? 그것도 두 놈씩이나?"

  광염풍의 기세가 얼마나 험악했던지 그 앞에서 보고를 하던 광풍육호는 지레 겁에 질려 무릎을 후들댔다. 광염풍은 생간이라도 꺼내 씹을 듯한 표정으로 쫄짜들을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안 되겠다! 오늘 아작을 내버려야지. 광풍조, 휴식 끝! 모두 선착순으로 튀어와!"

  마차 주위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맛보고 있던 광풍조 대원들이 광염풍의 말을 듣곤 기겁을 해서는 뛰어왔다. 일렬횡대로 광풍조가 늘어서자 광염풍이 손가락을 아래로 찍었다.

  "박아 새끼들아!"

  "박아!"

  광풍조는 복창과 함께 머리를 땅에 박았다. 평소에도 기합을 자주 받은 듯 동작은 빠르고 절도가 넘쳤다. 광염풍이 뒷짐을 쥔 채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며 말했다.

  "혁무독이 폐기됐다고 해서 광풍조가 사라진 건 아니다. 단에는 혁무독을 대신할 무인이 얼마든지 있다. 고로!"

  광염풍은 눈을 부릅뜨고 말을 이었다.

  "니들 같은 놈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는 말이야. 새까만 놈들이 감히 겁대가리 상실해서는…… 한 다리 들어! 양팔 벌려!"

 매 앞에 장사 없고 기합 앞에 굳센 정신없다. 광풍조는 기합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을 비 오듯 흘렸다. 하기야 내리는 비로 인해 땀을 흘리는 그 자신도 이게 비인지 땀인지 알 길 없겠다.

 근본 하체의 힘이 부실했던 광풍구호가 기합을 견디지 못해 몸을 배배 꼬며 광염풍의 눈치를 살폈다.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렸을까? 광염풍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내공 사용하지 마! 내공 사용하는 놈은 그 자리서 대가리를 빠개버릴 거야!"

  "끄응."

  광풍구호는 내공을 운기하다 말고 즉각 그만두었다. '귀신같은 놈! 징그러운 놈!'이라고 안 들릴 만큼 중얼거렸음은 당연하겠다.

  광염풍이 제자리에 멈추었다.

  "광풍사호 일어나!"

  "넷, 사도 피보리(皮步罹)!"

  광풍오도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도가 일어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풍오도라고 광풍조 내에서 거들먹거렸으나 현재는 그도 여타 쫄짜들과 하등의 차이가 없었다.

 광염풍이 물었다.

  "평소에도 니들 이랬어? 이따위 정신으로 현장 나왔어?"

  "그, 그것은……."

  "빨리 말해 새끼야! 칵 죽여버리기 전에!"

  "그,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광풍일도를 위시하여 전장에서 한 번도 후퇴해 본 적이 없습니다!"

  놀란 광풍사도가 다급히 대답했다. 급한 만큼 내심 생각하고 있던 말이 줄줄 흘러나온다.

  "우리의 투철한 충성심, 용감성은 저기 계시는 광풍회 회주께서도 익히 잘 알고 계십니다."

  광풍사도는 좌냉추를 바라보며 말을 마쳤다. 이를테면 구원 요청이자, 물고 늘어지자는 심산이다.

  "그건 그렇지."

  광풍사도의 말에 좌냉추가 고개를 끄덕였다. 광풍조가 자기 직속이라고 해서 챙겨주자는 뜻은 아니다. 사실이 그런 것이다. 광풍조는 그가 거느린 조직 가운데에서도 가장 용맹한 단체였다.

  광염풍이 좌냉추를 힐끗 쳐다보며 입술을 이죽거렸다.

  "누가 저 새끼한테 물어보랬어! 저건 이제 니들 대장이 아냐. 총단에 가면 그 길로 모가지야!"

  잔인하게 씹는다고 할 수도 있겠다만 좌냉추는 광염풍에게 반발을 하지 못했다. 광염풍의 말이 틀린 게 없기 때문이다.

  광염풍이 다시 광풍사도에게 물었다.

  "용감? 근데 왜 도망가? 뭣 때문에 도망가냐구?"

  "그게, 그게, 저, 저."

  광풍사도는 대답을 못했다. 그 역시 그 점에 대해서 난감해하고 있던 차였다. 조직을 이탈했다고 해서 그게 끝이 아니란 것은 무불련 소속 무인이라면 누구나가 알고 있는 일이었다.

 산 속에서 평생 살 작정이 아니라면 무불련의 감시를 결코 피할 수 없었다. 무불련에는 그런 임무만 전담하는 살벌한 조직체가 서너 개 있었다.

 그렇게 광풍사도가 대답 못해 쩔쩔대고 있을 때였다. 지금까지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던 광선풍이 초조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아냐, 어쩌면 도망간 게 아닐지도 몰라."

  "뭐? 어쩌면?"

  광염풍이 의아한 눈으로 광선풍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광선풍이 말했다.

  "암만 생각해도 광풍조가 도망갈 이유가 없어. 싸우는 것도 아니고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것도 아닌 우리들 보금자리, 련으로 돌아가고 있는 이 마당에 말이야."

  "흠."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다. 광염풍은 턱을 매만지며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매사에 주먹을 앞세우는 인간들이 대개 그렇듯 안 돌아가는 머리 돌려봐야 골만 아프다. 광염풍은 곧 뒤숭숭한 표정으로 광선풍을 건너다보았다.

  광선풍이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왜 인지는 몰라. 아무튼 일단은……."

  광선풍은 광풍사도에게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대원들을 일으키라는 지시. 광풍사도가 즉각 소리쳤다.

  "대원 기상!"

  "기상."

  복창과 함께 대원들이 일어났다. 몰골이 엉망인 건 보나마나다. 광선풍이 일어난 대원들의 어깨를 다정하게 툭툭 치며 지나갔다. 이를테면 병 주는 인간 따로 있고 약 주는 인간 따로 있는 셈이다.

 광선풍이 물었다.

  "광풍십팔호와 이십삼호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지? 이 점에 대해서 누구 아는 사람 있나?"

  광풍칠호가 손을 들고 대답했다.

  "광풍칠호 대차리(代蹉罹)! 제가 재 넘기 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약 반 시전 전이었습니다."

  광선풍이 무언가를 잠깐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여섯 명만 지원해라. 지금 즉시 나와 함께 되돌아 가보자."

  "되, 되돌아가요?"

  광풍칠호가 끔찍하다는 듯 눈을 번쩍 떴다.

  광선풍이 광염풍을 슬쩍 건너다보며 말을 이었다.

  "나머진 저 사람하고 여기서 논다."

  "제, 제가 가, 가겠습니다!"

  광풍칠호는 말과 함께 재빨리 앞으로 걸어 나왔다. 뒤이어 광풍조원들이 죽기 살기로 앞 다투어 뛰어나왔다.

 힘이 들어도 광선풍을 따라가는 게 백 번 낫다. 광염풍과 한 시진을 놀면 못 되어도 한둘은 골로 갈 게 자명하다.

 

 * * *

 

  마지막으로 본 게 약 반 시진. 그렇다면 그만큼 달려가야 한다는 뜻이다. 광선풍과 광풍조 육 인은 그들이 달릴 수 있는 최고 속도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다행히 자원한 대원들은 경신술에는 나름대로 자신을 하였기에 반 시진에 훨씬 못 미쳐 광풍십팔호와 이십삼호를 마지막으로 본 장소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이 인 일 개조씩 나누어 근방을 샅샅이 조사한다!"

  광선풍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지시를 내렸고 대원들은 지시대로 조를 짜서 흩어졌다.

 혼자 남게 된 광선풍은 실종된 광풍조원들의 흔적을 찾아 이곳저곳을 주도면밀하게 살펴나갔다. 그러길 일 각. 그는 막막한 숨을 내리쉬었다.

 폭우로 인해 현장에는 그 어떤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그 역시 여기에 온다고 해서 사라진 대원들의 흔적을 찾으리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가 굳이 이곳까지 온 까닭은 무언가 확인할 게 있어서였다. 솔직히 그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길 바라고 또 바랐다.

  광선풍은 하늘을 쳐다봤다.

  빗발은 현저히 약해졌지만 서편 하늘에서 빠르게 밀려오는 어둠으로 인해 으스스한 느낌은 한층 더하고 있다. 광선풍은 나직이 중얼댔다.

  "아냐, 아닐 거야."

 

  "야, 구호 좀 대충대충 하자. 우리가 이렇게 한다고 도망간 새끼들이 돌아오겠어?"

  광풍칠호가 볼멘소리로 투덜댔다. 광풍구호는 광풍칠호가 그러거나 말거나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 사방을 훑어보며 이곳저곳을 쑤시고 다녔다.

  "제기랄, 재수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하더니 하필 저 고집불통하고 짝이 될 줄이야."

  칠호의 불만. 이해할 수 있다. 광풍구호는 누구나가 인정하는 광풍조의 표준이다. 무표정한 얼굴, 무식한 저돌성, 상급자를 하늘같이 모시는 우직함. 처세술만 좋았다면 광풍오도의 한 자리는 능히 차지하고도 남았을 터다.

  그리고 꼭 그 점이 아니었대도 칠호 입장에서는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당연했다. 조사도 뭐가 있어야 하지, 보이는 건 질벅한 땅밖에 없는 곳에서 무슨 놈의 조사를 한단 말인가.

  광풍구호는 투덜대는 칠호를 등 뒤에 달고 한 식경 가량을 돌아다니다가 멈춰 섰다. 조사의 어려움을 느낀 듯 표정이 굳어 있었다.

 구호를 바라보던 칠호가 '거봐라, 내 말이 맞지 않느냐'라고 눈빛을 굴렸다. 다음 순간 광풍구호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자세로 입을 열었다.

  "여긴 없다. 다른 곳에 가자."

  "에헥!"

  광풍칠호는 입을 딱 벌렸다.

  답이 없다. 누가 저 무식한 인간을 이해시키겠는가.

  광풍구호가 다음으로 간 곳은 황하의 지류로 보이는 강변이었다. 평소였다면 보잘것없었겠지만 현재는 물이 불어 어지간한 강의 크기는 되어 보였다. 그런 곳에 무슨 흔적이 있을까 만은 그럼에도 광풍구호는 진지하게 임무를 수행하였다.

 얼마나 돌아다녔을까.

 광풍칠호가 뒤에서 하품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 광풍구호가 검을 세워 들었다.

  "으응?"

  처음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데 유심히 보니 그게 아니다. 광풍칠호는 잽싸게 구호에게 뛰어갔다. 구호의 검에 광풍조의 옷이 꽂혀 있었던 것이다.

  "뭐야? 이거 어디서 났어?"

  칠호의 물음에 구호는 손가락을 전면으로 가리켰다.

  전면.

  질벅한 진흙이 삼 장 가량 펼쳐져 있다.

  물과의 혼합으로 인해 거의 수렁을 방불케 한다.

  "저곳이라고?"

  "응."

  "하면 왜 이렇게 있어. 들어가서 확인하지 않고."

  칠호가 따지듯 쏘아붙였다.

  구호가 무표정하게 말했다.

  "확인은 네가 해."

  "왜?"

  "난 옷에 진흙 묻히기 싫어."

  "지, 진흙? 이런 썅!"

  칠호는 반문하다 말고 인상을 잔뜩 구겼다. 하지만 어쩌랴. 자세에 죽고 자세에 사는 광풍구호인데.

 광풍칠호는 잠시 투덜대다가 진흙 안으로 들어갔다. 진흙은 생각보다 깊었다. 처음에 종아리에서 머물다가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자 금세 무릎을 넘었다. 광풍칠호는 진흙을 이리저리 헤치며 조금씩 중앙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혹시나 도망간 대원이 여기에 빠져 죽었는가 싶어서였다. 진흙은 이제 허리 아래까지 차올랐다. 광풍칠호는 더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다가 구호에게 소리쳤다.

  "야! 그만 하자. 꼭 뭔가가 내 발목을 잡아당길 것 같다."

  "안 돼."

  광풍구호가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고개를 흔들고는 손을 뒤로, 자꾸만 밀어댔다. 안으로 더 들어가라는 뜻이다.

  "씨파, 정말 쵸오오오오 같은 하루다!"

  광풍칠호는 욕설과 함께 진흙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더 이상 머뭇대진 않았다. 어차피 더럽혀진 몸, 더 꺼릴 게 뭐 있냐는 심산이었다.

 다행히 진흙은 허리 이상까지는 오지 않았다. 두 바퀴를 돌고 난 칠호는 광풍구호에게 더 이상은 조사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을 던졌다. 광풍구호도 이번엔 반대하지 않았다.

 "그럼 나와. 그냥 옷만 벗었나봐."

  광풍칠호가 투덜대며 진흙 밖으로 조금씩 걸어 나왔다.

 세 걸음 걸었을까.

 칠호는 문득 멈추어 섰다.

  이건 뭔가?

  발에 걸리는 육질감. 이건 뭐란 말인가?

  광풍칠호는 반사적으로 두 손을 진흙 안에 넣었다.

  잡힌다!

  이건 틀림없는 그거다!

  "왜 뭐가 있어?"

  광풍구호가 광풍칠호의 돌연한 안색 변화에 무언가를 느끼곤 소리쳤다.

 광풍칠호는 손에 잡힌 그것의 일부를 진흙 밖으로 꺼내었다. 수박만 한 크기. 진흙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지만 그게 사람 머리라는 것은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제 광풍조원이 맞는지 확인할 일만 남았다. 칠호는 떨리는 손길로 형체의 얼굴에 묻은 진흙을 조금씩 걷어냈다. 뺨에 이어 이마가 드러나던 바로 그 순간, 당연히 죽었으리라 생각했던 형체가 눈을 번쩍 떴다.

  "으헉!"

  광풍칠호는 혼비백산해 그것의 머리를 잡았던 손을 황급히 놓았다. 그러나 손을 놓았건만 이젠 오히려 칠호 자신의 머리가 다른 손에 의해 잡혀 있었다. 칠호가 비명과 함께 발버둥을 쳤으나 머리를 감아쥔 손은 너무나 완강했다. 칠호는 순식간에 진흙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광광광, 칠칠칠칠, 칠칠칠호!"

  광풍구호가 뒤늦게 진흙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눈앞 동료가 죽는 모습에는 자세고 뭐고 필요 없는 모양이다.

 창!

 광풍구호는 칼을 빼들고 요동을 치고 있는 진흙 덩어리를 향해 칼을 내리쳤다. 아니, 내려치려고 했다.

  촤촤촤촤!

  칼이 진흙에 닿기도 전 형체가 진흙을 사방으로 튀기며 튀어나와 광풍구호의 목을 사납게 움켜잡았다.

  "끄으윽."

  자세에 죽고 자세에 산다는 광풍구호. 죽는 순간만큼은 완전히 자세가 무너졌다. 두 사람을 삼킨 진흙은 곧 잠잠해졌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진흙 표면에 몽글몽글한 구멍을 '툭툭' 피워 올렸다.

 

 * * *

 

  광풍구호와 광풍칠호는 돌아올 시각이 한참이나 지났음에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함께 왔던 조원들이 주변을 돌아다니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어디에서도 그들 두 사람의 반응이 없었다.

 조원들은 이제 눈빛도 교환하지 않았다. 근무 중 이탈이란 말을 이번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었다.

  "어떡할까요? 더 기다릴까요."

  광풍사도가 광선풍에게 다가와 말했다. 음성엔 묘한 떨림이 있었다. 그것이 공포로 인한 것임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니, 돌아간다. 더 이상은 무의미하다."

  광선풍은 굳은 안색으로 답하고 뒤돌아섰다.

  "지금부터 전속력으로 달린다. 가는 도중 사주경계를 철저히 할 것이고 혹, 무언가가 발견된다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 즉시 타 대원에게 알린다."

  광선풍의 말을 끝으로 대원들은 흩날리는 빗발을 헤치며 달려갔다.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달리기를 함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광풍사도가 광선풍 옆에 따라붙어 말했다.

  "누구죠? 누가 우리를 따라 오는 겁니까? 혹시?"

  “음”

  광선풍은 광풍사도의 물음에 신음성만 흘릴 뿐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이 순간 그들은 한 존재를 떠올리고 있었다. 새북지부에서 한 자루 검을 미친 듯이 휘두르던 바로 그 사내였다.

  어느 덧 하늘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먹구름으로 인해 달은 보이지도 않았다. 깜깜한 암흑. 그리고 숨 막힐 것 같은 침묵. 대원들은 달리는 내내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박동하고 있었다.

  휘이이익.

  야조인가? 광풍조 대원들의 머리 위로 한줄기 선이 지나갔다. 경계를 철저히 하면서 달리는 광풍조 대원들이었건만 그들은 그것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ㅡ까아아악!

 

 "누, 누구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25 화 2016 / 7 / 21 714 0 7058   
24 24 화 2016 / 7 / 21 647 0 7210   
23 23 화 2016 / 7 / 21 744 0 7590   
22 22 화 2016 / 7 / 21 790 0 6750   
21 21 화 2016 / 7 / 21 1000 0 7312   
20 20 화 2016 / 7 / 21 697 0 7545   
19 19 화 2016 / 7 / 21 727 0 7158   
18 18 화 2016 / 7 / 21 788 0 8096   
17 17 화 2016 / 7 / 21 656 0 6902   
16 16 화 2016 / 7 / 21 699 0 9420   
15 15 화 2016 / 7 / 21 775 0 8014   
14 14 화 2016 / 7 / 21 825 0 7725   
13 13 화 2016 / 7 / 21 796 0 5755   
12 12 화 2016 / 7 / 21 656 0 6363   
11 11 화 2016 / 7 / 21 691 0 5477   
10 10 화 2016 / 7 / 21 649 0 6506   
9 9 화 2016 / 7 / 21 651 0 6877   
8 8 화 2016 / 7 / 21 648 0 5011   
7 7 화 2016 / 7 / 21 657 0 6693   
6 6 화 2016 / 7 / 21 692 0 6512   
5 5 화 2016 / 7 / 21 671 0 6022   
4 4 화 2016 / 7 / 21 714 0 5819   
3 3 화 2016 / 7 / 21 699 0 7745   
2 2 화 2016 / 7 / 21 728 0 7416   
1 1 화 2016 / 7 / 21 1218 0 938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청조만리성
수담.옥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