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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사라전종횡기
작가 : 수담.옥
작품등록일 : 201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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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성의 촌놈 장소열, 마침내 그가 강호와 맞장을 뜨러 왔다!
예측할 수 없는 투로, 걸걸한 입담, 뒷골목 건달식 박투술로
칼밥 인생을 살아가는, 강호의 어두운 중심을 통과해 가는 소열.
그가 신 난투 시대의 강호를 무와 협이 살아 숨쉬던 지난날의 황금빛 시절로 되돌릴 수 있을지….

 
14 화
작성일 : 16-07-21 14:34     조회 : 817     추천 : 0     분량 : 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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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三. 갈대꽃에 바람 일면 대지는 비에 젖는다

 

 

 

  살아가다 보면 시간이 무척 느려질 때가 있다. 사실은 느려지는 게 아니고 그 자신이 느끼는 거겠지만. 아무튼 지금 소열이 그렇다.

 그는 삶과 죽음의 문턱에 서서 시간을 붙잡고 있었다. 그게 그 자신의 의지이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든 간에 현재 그는 그 한 점안에서 숨을 쉬고,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있었다. 멈추어진 시각 안에서······.

 

  아아!

  이건 뭔가?

  왜 가슴이 뜨거운 거지?

  심장에 마치 불쏘시개가 꽂힌 것 같잖아.

  그럼 내가, 내가 당한 건가?

  그래 기억나는군.

  내 가슴을 헤집고 들어오던 불꽃 화살 말이야.

  젠장.

 다른 놈이 있으리라는 것을 왜 예상 못했을까.

 쳇, 그러고 보니 난 정말 멍청해. 승리를 확신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할 때라고 사부가 그렇게나 말했는데 그걸 정작 진짜 싸움에서 잊어버리다니 말이야.

  하지만 뭐 한편으로는 편해.

  뭐랄까.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진 것 같다고 할까.

 그냥 이대로 한잠 푹 자고 싶어.

  잠?

  그래, 그럼 아마 모든 게 끝날 거야.

  삼천왕도, 해소락도, 용화성도, 화산오검도······.

  후후, 그러고 보니 삶은 지독하게 복잡하건만 죽음은 정말 깔끔하군.

  하긴 어쩌면 처음부터 나와는 맞지 않는 일들이었는지 몰라.

  난 그냥 산에서 나무나 하는 게 딱 어울려.

  가끔은 사냥도 하면서 말이야.

  자, 이젠 그만 끝내자.

  후회는 없어. 지금까지의 삶도 내겐 행운이었어.

  안녕.

  안녕 내 인생…….

  ㅡ꺅! 소열!

  ㅡ장, 장 소협!

  응?

  왜 저들이 나를 보고 울지?

  우린 어쩌다가 만난 사이에 불과하잖아?

  그것도 만난 지 겨우 삼 일.

  한데 이건 뭘까?

  왜 저들의 음성에 내 가슴이 찡할까.

  이런 게 혹, 사부가 말한 강호인의 의리인가?

  쳇, 아냐, 아닐 거야.

  그건 서툰 애들의 투정이야. 못난 인간들의 사치야. 겁쟁이들의 만용이야. 그딴 건 칼질하는 놈들의 핑계일 뿐이란 말이야.

  난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

  아마도 지금 느낀 건 인간이 죽기 전에 맛보는 감정 같은 것일 거야.

  맞아 그게 틀림없어.

  ㅡ크으윽!

  ㅡ안, 안 돼! 유, 유선아! 유선아! 유선아!

  응?

  이건 또 뭐야? 저들이 왜 갑자기 비명을 지르지?

  ㅡ키키, 애송이 주제에 겁대가리 없이 어딜 달려들어!

  ㅡ야, 광사풍! 그만 가자. 나머지는 광풍조에 맡기고.

  그렇군.

  화산이검이 저놈들에게 당했나 보군.

  제길, 또 이상해지네.

  유선이라면 말 몇 마디 나눈 것이 전부인데 왜 분하고 슬픈 생각이 들까.

 아냐, 아냐 솔직히 미안해. 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제기랄, 생각하는 꼴이라니.

  소열 널 한 번 봐.

  넌 지금 그럴 형편이 못 돼.

  한 가닥 의식의 끈을 놓으면 그냥 하늘나라로 가는 거야.

  멀리··· 아주 멀리··· 사부가 있는 곳으로.

  사부?

  참! 그러고 보니 사부를 잊고 있었군.

  내게 글을 가르치고, 무공을 가르치고, 정을 가르치고, 의리를 가르쳐주신 분. 나의 짧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분.

  사부 미안해. 정말, 정말로.

  내게 많은 걸 기대를 했지만 난 솔직히 사부의 꿈을 이루어줄 만한 큰 인물이 못 돼.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고만고만한 놈이란 말야.

  음, 졸립군.

  이제 그······ 만······ 끝······ 내······ 야······.

  으응?

  이건 또 뭐야.

  왜 내 뺨에 물이 떨어지지?

  피인가?

  아냐 이건 그런 게 아냐.

  축축하면서도 따뜻하게 젖어오는 느낌.

  맞아! 이건 눈물이야.

  한데 누가, 누가 우는 걸까?

  ㅡ흑흑. 소열, 소열, 소열.

  아! 이 음성!

  바로 그녀야!

  그런데 그녀는 왜 울고 있지?

  슬퍼서? 무서워서? 그것도 아니면 무작정?

  젠장! 젠장!

  이제 보니 난 정말 나쁜 놈이군.

  의리 빼면 시체란 놈이 그깟 여자 하나 책임지지도 못하고 먼저 도망가려 하다니.

 야, 장소열!

 그러고도 네가 남자야!

 용화성의 악바리 장소열이냐고!

  씨발.

  갑자기 기분이 더러워지는군.

  내게 기습을 했던 놈의 이빨을 부숴버리고 싶어.

  다시 산다면 말야.

  다시······.

  젠장!

  사부! 어디 있어! 말해 봐! 나 지금 어떡해야 해!

  내가 그나마 살고자 할 때 빨리 답을 줘봐.

  빨리······.

 

  ㅡ후후, 사명조가 있지 않느냐. 사명조가 완성될 때까지 뽑지 말라고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우. 생사의 갈림길이라면 신명조 하나는 네 의지대로 사용해도 무방함이다.

 자, 일어나라, 장소열!

 너에겐 저들을 지켜줄 힘이 있다. 그 힘이 바로 사명조다!

 

 사명조?

 사명조…….

 아! 사명조!

 

 * * *

 

 소열과 장취산인의 논검일지

 엉터리 내공과 사명조.

 

  <초식의 응용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초식을 뒷받침할 수 있는 힘이다.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내공이다. 이 힘은 참으로 신묘해서 뭐라고 딱히 정의를 내릴 수가 없다. 나 역시 내공의 근원이 무엇인지, 그 힘은 또 어디에서 나오는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자, 각설하고.

  알다시피 강호에는 수많은 내공 심법이 있다. 인간에게 내재된 힘을 각각의 방법으로 일깨우는 것이다. 그중에는 정말로 훌륭한 것도 있고, 혹은 엉터리 무리로 무장된 해괴한 것도 있다. 오늘 내가 하려는 말이 바로 그 엉터리 같은 내공이다. 아울러 내게 지독한 선물도 하나 줄 것이고.

  이른바 강호에는 내공이 몇 갑자니, 백 년 내공이니 뭐니 해대는 말들이 있다. 내 단언컨대 그건 전부 헛소리다. 내공이란 눈에 보이는 현상이 아니거늘 어찌 키재기를 하듯이 수치를 측정하겠느냐.

 하물며 소림의 십 년 내공이 저잣거리 이류 무인의 십 년 내공과 같을 리 없고, 사악함으로 물든 인간의 백 년 내공이 참선의 도로 만들어진 무당 도인의 백 년 내공과 같을 수 없을진대 말이다.

 내공은 그런 성질이 아니다. 내공은 부단한 수련, 자기와의 끝없는 싸움, 고행과 의지, 땀과 피에서 쟁취하는 부산물이다. 고로 내공에 대한 기준은 오직 그 자신만이 정할 수 있다.

  자, 이제 그럼 그런 헛소리를 신봉하는 놈들이 주로 지껄이는 두 가지 경우를 볼까.

  첫째는 고수가 자신의 진원지기를 하수에게 전이해서 하수를 일약 내공 고수로 만드는 경우다. 흔히 무슨 무슨 대법이라 칭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이 얼마나 해괴한 생각이냐. 각자의 피와 골육이 모두 다르거늘, 몸속의 진기가 어이 타인과 합치될 수 있겠느냐.

 사문 간에도 그렇다. 단지 흐르는 기가 비슷하다고 해서 인간이 잠자리를 옮기듯 내공을 멋대로 전이할 수 있다면 수련자는 뼈를 깎는 내공 수련을 왜 하느냐. 차라리 늙어 죽을 때가 된 사문의 존장들 뒷수발이나 드는 게 훨씬 능률적이지.

 동종의 진원지기 같은 경우에는 전이되는 과정에서 십중 칠 할은 그냥 허무하게 사라진다. 나머지 삼 할 역시 대상자가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고는 진수를 절대로 얻을 수 없다. 설혹 대법이 성공적이라고 해도 장기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그 자신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일 뿐이다.

  두 번째는 해괴함을 넘어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른바 강호상에 무슨 무슨 약이니, 천 년 혹은 만 년 묵은 짐승의 내단이니 하는 것들이다. 자고로 약 좋아하는 놈 치고 정신 제대로 박힌 놈 없다.

 약은 약으로서 끝나는 것이지 내공 증진과 무슨 상관이 있으랴. 만약 약으로서 내공을 높일 수 있다면 천하를 떠도는 심마니나, 뱀 장수나 이런 놈들 중에 고수 아닌 놈들이 없겠고, 돈 많은 인간들치고 고수 아닌 놈들도 없겠다.

 그러므로 너는 진기 전수나 약물에는 혹하지 말라. 그딴 것은 엉터리 무인들이 지껄이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에······ 또······ 음······.

  솔직히 말하자면 난 막강한 내공도 없고, 돈도 없다.

  그러니까 내게 그런 공짜는 기대하지 말란 거다.

  껄껄껄.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지 마라.

  나는 그런 것 대신 너에게 사명조를 줄 테니까.

  사명조는 심법도 아니요, 영약도 아니다. 이것은 혈도를 점하는 네 개의 침으로서 수련자의 무공 수련 기간과 무공 성취도에 상관없이 수련자가 처음 무공에 입문할 그때 당시에 몸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든다.

 즉, 수련자가 순수한 신체일 때 처음으로 접한 무공에서 보이는 높은 성취도를 사명조로 하여금 인위적으로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물론 거저먹는 것은 없다. 사명조는 수련자에게 끊임없는 움직임과 각성을 요구함이니 사명조가 몸에 박힌 수련자는 일정 이상의 경지에 달하지 않고는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는 일반인들의 삶을 영위하지 못함이다.

 뭐. 쉽게 말하자면 개목걸이 비스무리하다고 할 수 있겠다. 껄껄껄.

  사명조는 모두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네 몸을 다스리는 신(新)명조요, 두 번째는 네 피(血)를 다스리는 휴(休)명조다. 세 번째는 네 기(氣)를 다스리는 남(濫)명조요, 마지막 네 번째는 네 정신을 다스리는 태(太)명조다.

 이것은 각각의 단계로 나누어져서 네 몸을 철저하게 제어할 것이다. 우선 네가 무공을 배운 후 기를 방출시킬 수준이 되면 나는 너의 회음혈에 신명조를 박을 것이다. 그러면 너는 다시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는 원래의 몸으로 돌아간다. 그 상태에서 수련을 하여 네가 다시 기를 방출시킬 것 같으면 나는 다시 네 몸에 휴명조를 중극혈에 박아 네가 무인으로서 가지는 원초적인 힘을 잃게 할 것이다.

 그다음은 남명조를 관원(關元)혈에, 또 그다음은 태명조를 기해(氣海)혈에 박을 것이다.

 그런 과정을 모두 마치면 네 단전은 사명조로 완전히 제어될 것이다.

 사명조는 네가 네 번째 단계에서도 기를 방출할 경지에 다다르면 자연적 뽑혀져 나올 것이다. 그럴 경우 네가 어떤 힘을 가지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나 역시 이론으로 생각한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음, 달리 말하면 네가 시험 대상이란 말도 되겠다.

  나는 믿는다.

  네 정신과 노력이 반드시 사명조를 완성하리라는 것을.

  그래서 해괴한 내공과 약으로 도배된 가짜 무인에게 진짜 무인이 어떤 것인가 가르쳐 주리란 것을.

  껄껄껄.

  힘없고 돈 없는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최선, 최고의 것.

  이것이 바로 사명조다.>

 

 * * *

 

  맞아!

  난 정말, 정말 멍청해.

 사명조가 내게 있다는 것을 잊었어.

  그래 현 시각부터 사명조를 사용한다.

 

 * * *

 

  깜박.

  소열은 힘겨운 눈을 떴다. 눈을 뜬 그가 처음으로 본 것은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었다.

  "흑흑, 보세요, 보세요. 당신은 정말 죽은 건가요."

  소열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입술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사실 그가 눈을 떴다는 것만 해도 보통의 의지로선 불가능했다. 그는 슬픔에 잠긴 그녀의 눈을 주시했다. 그리고 애타게 외쳤다.

  종리연 나를 봐.

 지금 당장 나를 봐. 제발······.

  무언가 통한 것일까.

  그녀가 문득 울음을 멈추고는 그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당신, 당신······."

  그녀는 말을 채 잇지 못했다. 대신 갑자기 양이 많아진 눈물을 그의 얼굴로 뚝뚝 떨어뜨렸다. 그런 가운데에도 두 사람은 눈과 눈을 부딪쳤다.

 소열은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 그로서는 의식이 간신이 붙어 있었다. 그나마 그 시간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상황을 반전하려면 무엇보다 그녀의 도움이 절실했다. 그는 그녀의 눈에 시선을 맞추고 최대한의 의사 표현을 했다.

  ㅡ종리연, 내게 가까이 와. 그래서 뺨과 뺨을 붙이고 눈과 눈을 부딪쳐······.

  그녀는 답답했다. 소열의 시선에서 무언가를 느꼈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ㅡ종리연, 빨리 시간이 없어. 빨리······.

  그녀는 소열의 눈을 뚫어져라 주시했다. 봄날 아지랑이처럼 일렁대던 소열의 눈빛이 한순간 횃불처럼 일어났다. 그건 갈구였다. 저게 뭘까? 그는 지금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종리연은 그런 생각으로 자신도 모르게 소열에게 가까이 갔다. 그 순간 소열이 눈을 한번 깜박였다.

  "아!"

  무언가 느낌이 온다.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곤 서로의 코끝이 닿을 듯이 소열의 얼굴에 접근했다. 소열은 눈을 계속 깜박였다. 그녀는 얼굴을 더욱 아래로 내렸다. 입술과 입술이 스쳤고 뺨과 뺨이 만났다. 그녀는 곧, 쥐어짜는 듯한 소열의 미약한 음성을 들었다. 아니 어쩌면 음성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그녀가 소열이 전하는 뜻을 알아듣는다는 것이었다.

  ㅡ아무것도 묻지 마. 우린 시간이 없어. 내 말을 무조건 따라. 오직 너만이 날 살릴 수 있어.

  그녀도 소열처럼 눈을 깜박였다. 너무 가까워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기에 자연스레 취해진 표현이었다.

  ㅡ화산오검을 살리고 싶어?

  그녀는 눈을 깜박였다.

  ㅡ무서워? 저들에게 잡혀가기 싫어?

  그녀는 또 눈을 깜박였다.

  -나를, 나를 살리고 싶어?

  그녀는 눈을 마구 깜박였다.

  ㅡ좋아. 그렇다면 지금 내 바지 속에 손을 넣어.

  그녀는 바지라는 말에 난감한 표정을 잠시 비쳤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오는 소열의 음성에 그녀는 재빨리 소열의 바지 속으로 손을 잡아넣었다.

  ㅡ빨리 해. 시간 없어. 네가 하지 않으면 난 죽어.

  그녀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소열의 남성이 손가락 끝에 스쳤던 것이다. 하지만 소열은 그것보다 더한 것을 강요하고 있었다.

  ㅡ더 깊이 손을 넣어. 그래서 그 밑을 만져봐.

  그녀는 소열의 남성을 손으로 감아쥐었다. 부끄러워 죽고만 싶었다. 예전엔 이런 것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ㅡ주위를 잘 만져보면 걸리는 게 있을 거야. 크기가 새끼손가락 정도 되는 침 같은 것.

  그녀는 이제 소열의 남성을 주물럭주물럭 만졌다. 이건 남성이 아냐, 이건 그냥 문어발이야,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소열의 남성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려댔다. 그러던 한순간 그녀는 손동작을 딱 멈추고는 눈을 깜박였다.

  ㅡ그럼 그걸 뽑아! 지금 당장! 이젠 정말 시간이 없어.

  그녀는 방금 잡았던 부분을 손으로 당겼다. 하지만 끝이 조금 나와 있었고 또, 어떻게 박혔는지 확인이 안 돼 뽑기가 수월치 않았다. 몇 번 그렇게 해보아도 진척이 없자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머리를 하체로 가져갔다.

  침은 소열의 축 처진 남성 바로 밑에 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남성을 밀어 올리고 남은 한 손으로는 침을 잡아 당겼다. 침은 빠져 나오지 않았다. 아니 그녀는 침을 뺄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긴장으로 인해 손가락이 땀에 흥건히 젖어 있었건만 눈앞 커다랗게 보이는 소열의 남성으로 인해 손가락이 덜덜 떨린 탓이었다.

 몇 번을 시도해 봐도 그녀의 마음만 다급할 뿐 침이 여전히 그 자리에 박혀 있자 그녀는 난감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소열을 바라봤다. 그 순간 그녀는 소열의 하체에 대뜸 머리를 박았다. 소열의 안색이 백짓장을 연상할 만큼 창백해져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또 자신이 지금 무슨 행동을 하는지도 몰랐다. 다만 그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것과 그가 죽음 직전에서 그렇게 시켰다면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는 생각만 뇌리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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