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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암행형사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2020년 특별감찰관법의 파격적인 개정.
개정내용
1. 서울특별시, 6개의 광역시, 전국 9도에 각 1명씩 16명의 특별감찰관을 둔다.
2. 특별감찰관의 명칭을 '암행형사' 로 칭한다.
3. 암행형사는 이 법 개정 발표 이후 3개월 이내에 국가에서 날짜를 지정하여 전국적인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합격여부는 개별통지 하되, 그 성적은 익명으로 대국민 공개한다.
4.암행형사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무원을 수사할 수 있음은 물론, 대한민국 수사기관에 대한 지휘, 수사권한 일체를 갖는다.
5.암행형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파면되지 않는다. 단, 파면에 대한 대국민투표를 통해 전 국민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득하였을시 예외로 한다. ( 이 경우 투표 대상자의 인적사항은 비공개 하고, 대상자의 파면투표 사유에 대해서만 공개한다 )

"이야, 법 진짜 믓지네. 행님 이제 대통령이고 검찰총장이고 까딱하면 한방에 다 모가지 아니겠소?"
"참말로. 암행어사 현대판이여~ 옛날 사또 볼기짝 치는 기분이겠구먼"
"시방, 행님이 사또를 봤소? 저기 슈퍼에 파는 사또밥이나 먹어봤겠지"
"이 시펄놈이.. 근데 왜 암행검사도 아니고 암행형사냐? 가오떨어지게"
"에헤이 좆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암행검사 했다가는 또 힘 이빠이 쌘 검사나으리들끼리 다 해 쳐드시겠지. 검사잡는 형사. 아따 가오 사는구먼"
"검사잡는 형사 믓지네. 나도 한자리하고 싶구만"
"아 행님같은 꼴통이 얼어죽을"
"야이새끼야. 거 어사나으리들 뒷꽁무니 따라 몽둥이 들고 따라다니는 놈들 있잖아. 내가 그냥 문을 쾅 차고! 암행어사 출..!아니, 암행형사 출두야!"

 
12화. 사라진 소녀(7)
작성일 : 17-06-04 19:52     조회 : 327     추천 : 0     분량 : 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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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혁이 경일을 바라보니 경일도 짐짓 놀랐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아 형수님이셨구나. 형수님. 그럼 혹시 경우형님 연락처는 알고 있나요?"

 "..아니요.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지시켜놨더라고요"

 "저.. 그럼 형수님. 경우형이 같이 일하자고 저한테 자기 물건까지 맡겨놨는데 못 돌려주고 있어서 곤란하던 참이거든요. 혹시 형수님이 맡아주실 수 있을까요?"

 "...무슨 물건인데요?"

 "그건... 만나서 말씀드릴게요"

 잠시 침묵하던 여자가 준혁에게 자신의 주소를 불러준다.

 "아 잠시만요. 메모 좀... 네, 네. 댁에 계시죠? 지금 제가 바로 그 쪽으로 가겠습니다"

 "..네. 기다릴게요"

 뚝

 전화가 끊긴 것을 확인한 준혁이 경일에게 말한다.

 "새살림?"

 "민경우 멋진 놈이네"

 경일이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린다.

 "일단 그 쪽으로 갈까요?"

 "가서 뭘 어쩔건데?"

 잠시 생각하던 준혁이 대답한다.

 "일단 간다고 했으니까 가서 만나는 봐야죠"

 "...대책없는 놈"

 경일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행님도 알다시피 제가 좀 행동파잖아요?"

 준혁이 차량 운전석에 오르며 중얼거렸다.

 "무식파겠지..."

 인상을 찡그리는 준혁을 보며 경일이 피식 웃었다.

 "시동 걸어, 네비 찍어줄테니까"

 "예,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경일이 차량에 달린 네비게이션을 몇 번 조작하니 이윽고 기계음이 울렸다.

 "경로안내를 시작합니다. 도착 예정시간까지 5분 남았습니다"

 경일이 귀를 후비며 준혁에게 물었다.

 "내가 지금 잘못 들었냐?"

 준혁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주 잘 들으신 것 같은데요?"

 "와, 민경우 진짜 난놈은 난놈이다. 바로 옆집에 새살림을 차리셨어?"

 준혁이 운전을 하며 장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장혜진입니다"

 "아 형수님, 제가 한 5분 있으면 도착할 것 같거든요?"

 "네? 벌써요?"

 "아, 마침 근처였거든요. 바로 뵐 수 있을까요?"

 "..네, 올라오세요. 노벨아파트 103동 806호에요"

 "네, 네. 조금 있다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준혁이 차량 엑셀을 거세게 밟기 시작했다.

 

 5분 뒤, 용인시 기흥구 소재 노벨아파트 앞.

 차량을 주차시킨 준혁이 경일을 바라본다.

 "행님"

 "왜?"

 "아까부터 찝찝했던 게 있는데... 왜 민경우는 장혜진이랑 오재희 둘 다랑 갑자기 연락을 끊었을까요?"

 "그걸 내가 알 턱이 있나... 혹시 알아? 또 새살림 차리셨을지. 한국에서 일부다처제라 캬~ 우리 민경우씨 힘도 좋아?"

 "농담 말고요"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 준혁을 보며 경일이 한숨 쉬었다.

 "나도 몰라. 민경우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자기 딸을 죽였고, 그래서 잠수탄 스토리면 아다리가 딱딱 맞아 떨어지지만. 아까 내가 말한대로 새살림을 차렸을 수도 있는 거고.. 너나 나나 직접 본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지"

 "차라리 행님 말대로 새살림 차린 거면 좋겠네요"

 준혁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일단 올라가자. 5분 후에 도착한다고 얘기했는데 우리 고객님 기다리실라"

 "예.."

 띵

 준혁과 경일이 탄 노벨아파트 103동 엘리베이터가 8층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여긴 복도식 아파트네요. 지어진지 오래되서 그런가.."

 "민경우가 오재희를 더 좋아했나봐? 본처라서 그런가?"

 "예?"

 "오재희 집은 경비아저씨가 직접 문까지 열어줘야하는 고급 아파트고 장혜진 집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잖아. 민경우가 그래도 이름값은 하는놈이네"

 "그건 무슨 말이에요?"

 "경우가 있는 놈이라고 크크크. 그래도 지 본처 재산까지 홀라당 새여자한테 갖다 바치는 놈은 아니잖아?"

 경일의 농담에 잠시 인상을 찡그리던 준혁이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806호.. 806호... 저기 왼쪽 끝인가 보네요"

 준혁이 손으로 복도 끝을 가리키며 경일에게 말했다.

 "가보자"

 806호 문 앞에 도착한 준혁이 이윽고 초인종을 누른다.

 띵똥

 "윽, 초인종 소리도 구닥다리네"

 또 다시 농담하는 경일을 한번 노려본 준혁이 문 앞에서 잠시 기다린다.

 "누구세요?"

 집 안에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준혁이 대답한다.

 "저.. 장혜진씨 댁 맞나요? 아까 전화 드렸던 경우형님 친한 동생인데요"

 잠시 아무런 반응이 없자 경일이 말한다.

 "속옷만 입고 있었나? 가령... 티팬티?"

 "아 행님 좀!"

 낮은 목소리로 신경질을 내던 준혁이 문 잠금쇠가 열리는 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철컥

 곧 이어 문이 열렸다.

 

 *****************

 

 "팀장님, 오경옥이랑 정미숙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했구요. 발부되는대로 검찰에서 바로 연락 주겠답니다"

 희연의 말에 용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희연이랑 병재는 지금 바로 박미현씨가 얘기한 야산으로 가라. 삽도 챙기고. 서장님한테는 내가 보고할테니까 서에 있는 대원들도 다 데려가. 인원 부족하면 지방청에 기동대 인원까지 추가로 협조요청 할테니까"

 용진의 말에 희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 박미현씨?"

 희연의 물음에 미현이 흠칫 몸을 떨었다.

 "네?"

 "많이 힘드시겠지만... 미현씨가 저희를 많이 도와주셔야 해요. 혹시 아까 말씀하신 야산으로 저희를 안내해 주실 수 있을까요?"

 희연의 말에 미현이 옆에 앉아 있는 경숙을 바라봤다.

 고개를 끄덕이는 경숙을 보며 미현이 결심을 굳힌 듯 희연에게 말한다.

 "...예. 안내해드릴게요"

 

 경찰서 창고에 있는 삽으로는 부족하여 추가로 철물점에서 삽 20여자루를 더 구매해 온 희연과 병재가 경찰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량에는 이미 의경대원 20여명과 여청계 직원 2명, 박미현과 박경숙도 함께 타고 있었다.

 "출발하겠습니다"

 차량 운전 대원의 말에 병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출발해"

 차량이 경찰서에서 출발한지 약 30분이 지나자 마산 도심에서 벗어난 작은 야산에 도착하였다.

 거기서 차량으로 약 5분을 더 올라가자 차량이 멈춰섰다.

 "여기서부터는 더 이상 차로 못올라 갈 것 같습니다"

 운전 대원의 말에 희연이 미현을 돌아봤다.

 "박미현씨, 여기가 맞나요?"

 희연의 물음에 미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는 것 같아요"

 미현의 말을 듣고 있던 병재가 외친다.

 "대원들은 짐칸에서 삽 하나씩 들고 내리자. 오늘 삽질 좀 해야 될 것 같으니까 조금만 고생해주라"

 "예!"

 병재의 말에 힘차게 대답한 대원들이 차례, 차례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대원들, 여청직원들과 박미현, 박경숙이 모두 내리자 희연과 병재도 차에서 내려섰다.

 야산 위쪽으로 걸어갔다가 약 5분 뒤 다시 내려온 병재가 말했다.

 "저기 보이는 큰 나무 위쪽으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병재가 여청계 직원들에게 말하자 희연이 되물었다.

 "왜요 선배?"

 "보니까 경사가 너무 가팔라, 무언가를 땅에 묻기에는 힘들지 싶다"

 "그럼..."

 희연이 주변을 한 차례 둘러보더니 말한다.

 "눈에 보이는 이 부지들만 다 파보면 되겠네요?"

 병재가 한숨을 쉬더니 말한다.

 "말이 쉽지, 눈에 보이는 부지들만 가로, 세로 50m씩은 되겠다. 얼마나 깊이 파야 될지도 모르겠고. 나무 사이, 사이까지 빈틈 없이 다 파봐야 되니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선배답지 않게 왜 약한 소리에요?"

 짝

 희연이 소리나게 손뼉을 한 번 치더니 외쳤다. 

 "대원들! 눈에 보이는 땅들만 다 파보면 돼! 혹시 무언가 삽에 걸리는거 있으면 바로 바로 얘기하고! 일 끝나면 누나가 짱깨에 탕수육까지 쏜다!"

 희연이 외치는 소리에 병재가 피식 웃었다.

 "기운 하나는 경찰서 1등 인정"

 혼자 중얼거린 병재가 옆에 놓여진 삽 2개를 주워 들었다.

 "너도 가야지"

 병재가 삽 한 자루를 희연에게 건내며 말한다.

 "헐.. 선배.. 어떻게 저같이 여리여리한 숙녀한테 삽질을 시킬 수가 있죠?"

 "으리으리겠지"

 병재가 삽질을 하며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희연이 쌍심지를 켰다.

 "뭐요?"

 "거 잡담 그만하고 빨리 삽질이나 해. 날 어두워지면 이 짓도 못해"

 "아 예, 예"

 희연이 입을 뿌루퉁 내밀더니 삽을 건내 받았다.

 

 장장 7시간이나 삽질이 계속 되었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병재가 한숨 쉬었다.

 "아무래도 내일 다시 하고 인원을 더 요청해야..."

 턱!

 손 끝에서 전해지는 감각에 병재가 눈을 크게 떴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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