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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사라전종횡기
작가 : 수담.옥
작품등록일 : 201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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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성의 촌놈 장소열, 마침내 그가 강호와 맞장을 뜨러 왔다!
예측할 수 없는 투로, 걸걸한 입담, 뒷골목 건달식 박투술로
칼밥 인생을 살아가는, 강호의 어두운 중심을 통과해 가는 소열.
그가 신 난투 시대의 강호를 무와 협이 살아 숨쉬던 지난날의 황금빛 시절로 되돌릴 수 있을지….

 
8 화
작성일 : 16-07-21 14:32     조회 : 646     추천 : 0     분량 :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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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그렇게 왈가불가하고 있을 때 불씨를 손에 든 광풍조가 창고 앞까지 걸어왔다. 좌냉추의 지시만 떨어지면 즉각 던질 태세였다.

 상황이 거기에 이르자 창고 안의 소란도 자연적으로 멈췄다. 긴장된 눈길 속에서 소열이 침묵을 깨고 나왔다.

  “셋에 간다. 하나, 둘·····.”

  획! 획!

 때마침 광풍조가 창고를 향해 불씨를 던졌다. 창고는 불길에 휩싸였고, 그 불길 속에서 ‘셋’이란 단발 음성과 함께 화산오검이 뛰쳐나왔다.

 파파파파팟!

 다섯 줄기의 검기가 광풍조를 향해 날아갔다. 광풍조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검을 휘두르며 마주 달려들었다. 곧 불길과 연기 속에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일대 혼전이 벌어졌다.

  좌냉추는 혼전에 개입하지 않았다. 대신 창고 주위를 돌며 자신에게 욕했던 건방진 놈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괴이하게도 창고에 불길이 활활 치솟거늘 그놈만큼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좌냉추는 찜찜한 심정에 창고 입구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때였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창고 안에서 불을 뒤집어 쓴 소열이 튀어나왔다. 좌냉추가 뒤늦게 움찔하며 물러섰으나, 그땐 이미 소열이 대적 거리를 좁혀 오른손 주먹을 좌냉추의 얼굴에 냅다 꽂아버리고 있었다.

  휘익!

  그러나 실전으로 무장된 광풍회주이다. 좌냉추는 소열의 주먹이 얼굴에 닿으려고 하자 벼락같이 고개를 뒤로 젖혔고, 이어서는 소열의 허리를 향해 오른발을 쳐올렸다. 소열의 공격을 방어가 아닌 반격으로 되받아치는 놀라운 대응 수법이었다.

 한데 바로 그 순간, 좌냉추의 얼굴을 향했던 소열의 주먹이 방향을 급선회해서 아래로 ‘뚝’ 떨어졌다.

  빠악!

  좌냉추의 정강이와 소열의 팔목에 감긴 철갑이 정통으로 부딪쳤다.

 

  <상대가 나보다 고수라고 생각할 때는 단번에 승부를 내야 한다. 나도 모르고, 상대도 모를 때 승부를 해야지, 서로 파악이 되어버리면 하수는 고수를 이길 수단이 영영 없게 된다. 기억하라! 하수에게는 오직 한 번이다. 그 한 번에 독기를 눈에 담고 이빨을 뿌득뿌득 갈아라.>

 

  “으읍.”

  좌냉추는 고통에 눈을 부릅떴다. 올려 찬 정강이가 쇳덩어리에 찍힌 것 같았다. 그러나 수련과 내기로 다져진 뼈와 살이 아니던가. 고통은 잠시일 것이고, 또 고통스럽기는 상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좌냉추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픈 다리로 땅을 밟았다.

  과연 좌냉추의 예상대로 소열 역시 고통에 겨워 이를 악물고 있었다.

  누가 때리고 누가 막았는지 헷갈리는 상황. 문제는 이후의 반응이었다.

  좌냉추는 발이 땅에 내려서자마자 뒤로 물러나려 한 반면, 소열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앞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그 작은 차이가 승부를 결정해 버렸다. 아픈 다리로 인해 좌냉추의 몸이 왼쪽으로 약간 기울던 순간 소열의 오른발이 좌냉추의 왼발을 안쪽으로부터 걸어 확 당겨버리고 있었다.

  붕.

  좌냉추의 몸이 순간적으로 허공에 떠올랐다. 떠올랐다 싶은 순간 체중이 실린 소열의 오른쪽 팔꿈치가 좌냉추의 턱을 타격했다.

 으즈즉!

 턱이 함몰된 것 같은 둔탁한 음과 함께 좌냉추가 전신을 비틀거렸다. 소열의 공격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좌냉추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무릎으로 좌냉추의 콧등을 올려쳤고, 급기야는 두 발을 좌냉추의 가슴 부위에 나란히 올려놓고 흡사 방아 찧듯 열댓 번의 타격을 가했다.

  좌냉추?

  천살집요란 명호가 부끄럽지만 골로 가는 것은 당연하겠다.

  소열은 좌냉추의 왼팔에 박힌 칼을 부러뜨렸다. 그리고는 그 칼날을 좌냉추의 목에 한 치쯤 꽂고 소리쳤다.

  “모두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이 새끼 목을 따버리겠어.”

  “······.”

  장내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촌놈에게 좌냉추마저 당했다. 이보다 더한 충격은 없었다.

  “천악, 삼걸, 내 뒤로 와!”

  소열의 부름에 천악과 삼걸이 종리한을 부축해 재빨리 뛰어왔다.

  “화산오검도 이리로 와.”

  화산오검이 공황에서 깨어나 소열의 옆으로 주춤주춤 걸어왔다. 유열이 소열의 옆모습을 멍히 바라봤다.

  “대, 대체 당신은 누구요?”

  소열은 유열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전면의 광풍조를 노려보며 사납게 소리쳤다.

  “길 비켜 새끼들아!”

  광풍조가 머뭇대자 소열은 좌냉추의 목에 칼을 더 깊이 찔러 넣었다.

 광풍조 부조장 혁무추가 대원들에게 물러나라고 손짓을 했다.

 소열 일행이 좌냉추를 앞세워 그 속으로 걸어갔다. 종리세가의 정문 앞에 도달한 소열은 삼걸에게 말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잠시 후, 삼걸이 세가 안에서 두 마리의 말을 끌고 오자 소열은 종리연에게 결정을 강요했다.

  “시간이 없다. 결정해. 누구 따라 갈 거야.”

  “무슨?”

  그녀가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깜박였다.

  소열이 제차 말했다.

  “화산오검이야. 아니면 나야.”

  “아!”

  그제야 말뜻을 알아들은 그녀였다. 하나, 그녀가 고민할 사이도 없이 종리한이 고통 어린 음성으로 그녀의 결정을 대신했다.

  “무불련으로 가거라. 그래야만 종리세가가 살아.”

  “아버님은?”

  “난, 갈 수 없다. 내가 가면 방해밖에 안 된다.”

  “그럴 수 없어요. 소녀는 아버님을 두고 갈 수 없어요.”

  그런 부녀간의 이별을 소열이 냉정하게 잘랐다. 소열은 삼걸과 천악을 시켜 종리한을 강제로 말에 태우게 하고는 말했다.

  “종리한을 데리고 먼저 떠나. 밖에 유빈이가 말을 가지고 있을 테니 함께 도망가. 당분간 숨어서 나오지 마.”

  “그럼 대장은?”

  “내 걱정은 마. 알아들었으면 가. 지금 당장!”

  삼걸과 천악이 종리한을 데리고 세가를 나가자 소열은 이제 종리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순식간에 벌어진 부녀의 이별에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울음을 그쳐. 네 아버지의 선택이 옳아. 부녀 상봉은 나중에 해도 돼.”

  냉정한 말이지만 다르게 보면 깔끔하다 싶을 정도로 단호한 결정이었다. 유정은 그런 소열을 감탄스럽게 응시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던 상황에서 저와 같은 판단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쨌든 이대로 있을 수 없는 일.

 유정이 말했다.

  "소저, 그 사람의 말이 맞습니다. 일단은 이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종리연은 원망 어린 시선으로 소열을 잠시 쳐다보곤 말에 올라탔다.

  그녀가 말에 타자 유정이 소열에게 말했다.

  "당신도 가야지?"

  소열은 고개를 끄덕이곤 뒤로 걸었다. 그의 걸음에 맞추어 좌냉추가 질질 끌려왔다.

 좌냉추가 비릿한 음성을 흘렸다.

  "이놈들, 니들이 도망간다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와락.

  소열은 좌냉추의 머리칼을 사정없이 잡아 당겼다.

  "넌, 네 걱정이나 해."

  "카악, 죽이려면 지금 죽여. 후회하지 말고."

  좌냉추의 말에 소열은 조소를 머금었다.

  "착각하고 있군. 넌 그걸 강요할 형편이 아냐. 다시 말하면 넌……."

  퍽.

  좌냉추의 허리를 소열이 무릎으로 타격했다.

  "인질이란 말야, 새끼야!"

  소열은 그런 와중에도 계속 뒤로 걸었다. 광풍조가 따라오려고 하자 그는 재차 일갈을 토했다.

  "너네 대장을 살리고 싶으면 따라올 생각 마!"

 광풍조의 움직임이 멈췄다. 일각이 지나고 한식경이 지나고 반 시진이 지나자 광풍조와의 거리가 꽤 멀어졌다. 도중에 소열이 화산오검에게 먼저 가라고 말했지만 그 말만큼은 화산오검이 듣지 않았다.

 소열이 못마땅한 시선으로 쳐다보자 유정이 멋쩍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너무 몰아붙이지마 마. 우리도 자존심이란 게 있어."

  돌려 말했지만 그 안에는 고맙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광풍조의 추적 사정권에서 벗어났다.

 좌냉추가 말했다.

  "죽여라.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 뼈를 갈아버리겠다."

  유열이 말했다.

  "맞습니다. 죽여야 합니다. 장 소협."

 소열을 대하는 유열의 어투가 이전과 다르다. 소열은 유열을 슬쩍 쳐다보곤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다. 무인의 약속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요즘 세상에 그, 그런."

 유열이 볼멘 음성을 흘렸다. 죽고 죽이는 전장 같은 무림이다. 소열의 말은 적어도 팔십 년 전에나 있음직했던 협객들의 논리이다.

 좌냉추가 눈을 빛냈다. 끝이라고 생각했거늘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살기만 한다면 오늘의 수치는 언제든지 되갚을 줄 수 있다.

  “그렇지, 협객이라면 약속을 잘 지켜야지.”

  좌냉추는 억양을 순화시켜 말했다. 그러면서 남몰래 단전에 기를 모았다. 목덜미에 박힌 칼날만 풀린다면 단박에 놈을 죽일 참이었다.

  그때였다.

 좌냉추는 별안간 눈알이 빠개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시야도 막혔다. 본능적으로 눈알을 향해 손을 뻗어보니 칼날이 잡히고 있었다.

  “끄아아! 눈! 내 눈!”

  “난, 죽인다는 약속만 안 했어.”

  소열이 시큰둥한 음성을 흘리곤 뒤돌아 걸어갔다.

  화산오검은 얼떨떨한 얼굴로 소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소열의 다음 행동을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들은 좌냉추의 꼴을 보고는 쾌재를 불렀다.

 “천살집요의 명성도 오늘로서 끝이군.”

  “이젠 애꾸가 아니라 소경이 되었어.”

 

  좌냉추로 그로부터 한 시진 후에 광풍조 대원들에게 발견되었다. 좌냉추는 그때 길을 헤매고 있었는데 미친 사람처럼 했던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죽인다. 반드시. 광풍단을 동원해서라도. 광풍단을 동원해서라도······.”

 

 * * *

 

 사람의 인생은 때때로 불규칙적인 사건에 의해 흘러가는 수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그로 말미암아 남은 인생 전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소열이 지금 그렇다.

 동생들로 인해 본의 아니게 개입했지만 이젠 그 자신이 발을 못 뺄 상황에 다다랐다.

 물론 그 자신은 현재 잘 모른다. 그는 일을 대충 매듭짓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고자 한다. 지저귀는 새 소리에 아침을 시작하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낮잠을 즐기고, 찬란한 별빛을 바라보며 생명의 신성함을 느끼는, 그런 하루 일과가 연속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바람일 뿐이다. 상대는 이제 그를 은둔자로 살게 하지를 않는다.

 그들이 바로 불가쟁명(不可爭命) 무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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