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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사라전종횡기
작가 : 수담.옥
작품등록일 : 201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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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성의 촌놈 장소열, 마침내 그가 강호와 맞장을 뜨러 왔다!
예측할 수 없는 투로, 걸걸한 입담, 뒷골목 건달식 박투술로
칼밥 인생을 살아가는, 강호의 어두운 중심을 통과해 가는 소열.
그가 신 난투 시대의 강호를 무와 협이 살아 숨쉬던 지난날의 황금빛 시절로 되돌릴 수 있을지….

 
4 화
작성일 : 16-07-21 14:29     조회 : 692     추천 : 0     분량 : 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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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二. 꽃잎은 바람을 타고 일만 리를 날아가리라

 

 

 

  하북에는 예로부터 뛰어난 무가가 많았다. 삼백 년의 세월을 오직 도(刀)로써 지켜왔던 팽가(彭家), 벽력신장으로 유명한 태산의 황보세가, 무주(武州)의 석가장(石家莊) 등 대충 나열만 해도 손가락이 모자랄 형편이다.

 그런 무가가 많았던 이유는 아마도 하북이 북방에 가까웠기 때문일 것이다. 남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번한 전란은 곧 그들 자신으로 하여금 힘을 갖도록 끊임없이 각성시켰을 테니 말이다.

  하북 끝단의 도시 상주의 종리세가도 그중의 하나다. 한때는 가문의 위세가 일개 무가를 넘어 국가의 군문(軍門)을 좌지우지했을 정도로 대단했었다. 물론 한때지만.

  현재 종리세가는 상주 인원이 오십 명이 넘지 않을 정도로 가세가 기울어져 있다. 그나마도 늙은 노인이나 애들이 대부분이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상주 인원 오백에 달하던 종리세가가 이렇게까지 몰락하게 된 이유는 지난날 난투 시대 말미에 벌어진 한 사건으로 인해서다. 그리고 그 사건은 곧 하나의 약속으로 대변된다.

  이른바 천관지약이다.

  무불련주 무력일세 쟁투자 조자명은 평생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중 이십 년 전 천겁령(千劫嶺)에서 있었던 일은 세 번의 위기 중에서도 가장 위험했던 상황이다.

  당시 조자명은 천하의 칠 할을 통일한 상태였다. 그 위세는 하늘에 다다라, 수많은 무파들이 그를 떠받들었고, 강호의 내로라하는 초인들이 앞다투어 그의 그림자가 되기를 자청했다. 하지만 조자명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대륙 끝으로 계속 전선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는 완전 통일, 완벽한 절대자가 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때까지 조자명에게 굴복하지 않았던 나머지 삼 할은 공동, 청성, 천산의 삼대 정파와 흑미조(黑彌組), 검파천(劍把千), 사혈궁(死血宮) 등의 사파가 서로 의기투합해 만든 연합체였다. 연합의 명칭은 무불련을 반대한다하여 반불련(反弗聯)이었다.

  통일의 야심에 불타던 조자명이 반불련을 가만 놓아둘 리가 없었다. 그는 반불련을 괴멸시키고자 끝없이 공격했고, 끝없이 추적했다. 중원의 동북방, 산해관까지 밀려난 반불련은 굴복이냐, 항전이냐를 놓고 갈등하다가 결국 항전을 선택했고, 목숨을 버릴 각오로 마지막 승부수를 날렸다.

  반불련은 먼저 무불련 전위대 제일군과 후방대 제삼군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도록 상주의 무가인 종리세가에 은밀히 무력 지원을 요청했다. 종리세가가 비록 반불련 소속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조자명에 귀속치 않은 무가 중의 하나였기에 자신들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다음, 반불련은 전 무인을 이끌고 산해관의 최고 험지 천겁령에 자진해서 들어갔다.

 사실 이는 위험천만한 계획이었다. 천겁령이 협곡 지대로 형성된 천혜의 방어지대이긴 하지만, 달리 보면 그들 자신도 천겁령을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조자명은 이를 반불련을 섬멸할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주력들과 함께 직접 천겁령 안으로 뛰어들었다.

  반불련은 처참하게 당하면서도 한편으로 천겁령 깊숙이 본진을 물렸다. 이를 도망이라 여긴 조자명은 주력들을 동서남북으로 분산해 반불련을 포위 공격하여 모조리 섬멸하는 전술을 시도했다.

 하나 그것은 조자명의 크나큰 착오요, 뼈아픈 실수였다. 포위가 광범위한 만큼 상대적으로 조자명 주변의 전력도 많이 약해져 버린 것이다.

 처음엔 조자명의 작전이 성공하는 듯했다. 후퇴할 곳을 찾지 못한 반불련은 이리저리 쫓기며 죽어나가기만 할 뿐 변변한 저항을 하지 못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도교 남종 정일교의 횃불이라는 청성파가 천겁령 남쪽 용암 계곡에서 무불련 주력부대 호혈단의 허리를 끊으면서부터였다.

 물론 세가 약할 대로 약해진 청성파가 호혈단에 맞선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조자명이 수하들로부터 고립되는 시간만큼은 충분히 벌어줄 수 있었다.

 그와 비슷한 시각에 무불련 제일군, 제이군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천산파와 흑미조가 매복하고 있다가 그들을 습격한 것이다. 비록 삼대 문파가 비참한 종말을 당하긴 했지만 그로 인해 조자명은 무불련의 주력과 완전히 떨어졌다.

  당시, 포위당한 조자명과 함께 있었던 무인은 고작 삼십여 명이었다. 오전에 시작되었던 싸움이 오후로 접어들었을 때 조자명은 마침내 혼자가 되었다. 혼자가 된 조자명은 한 마리 사자처럼 용맹하게 싸웠지만 그 자신이 집단전술로 무림을 정벌했듯이 죽기를 각오하고 차륜전을 펼치는 반불련 무인들을 그가 이겨낼 수는 없었다.

 조자명에게 더욱 암담했던 일은 그 무렵 종리세가가 삼백여 명의 무인을 이끌고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불련은 환호를, 조자명은 절망을 했던 순간인데 그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종리세가가 뜻밖에도 조자명을 보호하고 나섰던 것이다.

 반불련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종리세가를 무차별로 공격했다. 날이 저물어 사물을 분간할 수 없었지만 조자명 주변에서는 고함과 비명, 번쩍이는 칼날이 한순간도 그치지 않았다.

 전투는 으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새벽녘, 반불련의 저지선을 뚫고 온 무불련 본진의 개입으로 종결됐다. 비로소 천하가 무불련에 의해 통일됐던 순간이다.

 그러나 조자명은 기뻐하기는커녕 오열을 토했다. 그 자신의 작은 방심으로 말미암아 죽지 않아도 될 많은 무인들이 죽은 것이다.

 특히 그를 가슴 아프게 한 사실은 그를 위기에서 구해준 종리세가가 전멸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희생되었다는 점이다.

 조자명은 그때 차디찬 주검으로 변해 있는 종리가주와, 두 발이 잘려 고통에 몸부림치는 가주의 아들을 부여잡고 근 한 시진 동안 목 놓아 울었다.

 그 후 슬픔에서 진정된 조자명은 무불련 무인들에게, 천겁령 안에 흩어져 있는 종리세가 무인들의 시체를 하나도 남김없이 수거하라고 했다. 그런 다음 천 개의 관을 만들어 목이 없으면 몸통을 담고, 몸통이 없으면 잘린 사지라도 담고, 그나마도 없으면 병기라도 담으라고 지시했다.

 조자명은 그 관들을 가지고 종리세가로 가서 세가의 연무장 땅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파내어 천 개의 관을 묻었다. 세가에 남아있는 식솔들은 어이없는 현실에 통곡을 했고, 조자명은 그들에게 수십 번이나 엎드려 절했다.

 종리세가의 책임자급이 모두 죽은 그때, 세가의 책임자는 죽은 가주의 며느리였다. 당시 그녀는 임신을 한 상태였다. 조자명은 그녀에게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용천검(龍泉劍)을 꺼내주며 말했다.

 

 - 난투 시대에 의기를 드높인 위대한 가문이여! 천하는 그 이름에 머리를 숙이고 세세토록 우러러보리라. 피 빚을 갚을 길이 없는 자명은 여기 용천을 남기노니, 이십 년 후 용천을 가져오는 이가 남아라면 내 제자가 될 것이고, 여아라면 내 가족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천관지약이다.

 현재 천관의 비문은 종리세가의 연무장 중심에 삼 장의 높이로 세워져 있다. 천하를 통일한 무불련이 사천의 한 돌산을 갈아버리고 그중 가장 빼어난 암석을 다듬어 종리세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지금 그 천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때의 뱃속 태아가 훌쩍 자라서 성인이 된 것이다.

 남자가 아닌 여자란 게 아쉬운 일이지만…….

 

 * * *

 

 십 리를 뻗친 구름 햇볕을 가렸는데

 기러기 몰고 가는 북풍에 눈은 내려

 서러워 말아라 그대의 가는 길을

 천하에 그대를 누가 모르리.

 

 十里黃雲白日熏

 北風吹雁雪紛紛

 莫愁前路無知己

 天下誰人不識君

 

 “때가 되면 떠남이 당연하거늘, 이내 몸은 왜 이리도 무거울까.”

 가녀린 음성을 흘리는 여인. 여인은 천관 비문에 기대서서 용 문양이 양각된 짧은 검을 만지작대고 있었다.

 순백의 살결에 갸름한 콧날. 기다란 속눈썹 아래 젖어 있는 눈. 한 떨기 수선화를 연상케 하는 용모였다.

 "아씨, 처소로 들어가세요. 벌써 두 시진 째란 말이에요. 이러다간 떠나시기도 전에 병부터 나겠어요."

 "글쎄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구나. 오늘을 위해 이십 년을 기다려왔건만 왜 마지막 밤이 안 왔으면 하는지."

 그녀는 시종으로 보이는 앳된 소녀에게 처연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천관 비문의 둘레를 천천히 돌았다.

 몇 바퀴를 돌았을까. 그녀는 문득 멈춰 서서 세가 가주의 처소를 아련히 바라봤다.

  “이제 내 떠나면 홀로 계신 아버님은 누가 돌볼까.”

 

 * * *

 

  “불쌍한 녀석”

  종리한은 창밖으로 보이는 딸을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릴 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딸이었고, 자라서는 병든 아비를 지성으로 병시중하는 착한 딸이었다. 그에게 딸의 존재는 곧 남은 인생 전부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헤어져야 했다. 약속이기 이전에 딸의 미래를 위해서도, 종리세가의 부활을 위해서도 보내야만 했다.

  “가주, 언제쯤 출발할까요. 저희는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종리한은 고개를 돌렸다. 그의 뒤로는 신체 건장한 다섯의 무인이 서 있었다. 남색 도복의 가슴에 새겨져 있는 붉은 매화가 그들의 출신을 잘 말해주고 있었다.

 

  무불련 삼검회 적화조!

  일검, 화류검(火流劍) 유정(劉情).

  이검, 수류검(水流劍) 유선(劉線).

  삼검, 목류검(木流劍) 유열(劉烈).

  사검, 금류검(金流劍) 유경(劉競).

  오검, 토류검(土流劍) 유진(劉進).

 

  상대가 누구라도 검을 겨눔에 두려움을 모른다는 화산파 검사들이다.

  “빠를수록 좋겠지만 그래도 하루는 주시구려. 대협들께서는 그간 먼 여정에 지친 몸을 잠시나마 달래시길.”

  종리한의 간청에 화산오검의 첫째 유정이 포권을 하며 말했다.

  “하루 정도라면 저희도 괜찮습니다. 그럼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화산오검이 방을 나가자 종리한은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딸은 아직도 천관 비문을 돌고 있었다. 이곳과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이거늘 오늘따라 대륙의 끝과 끝만큼이나 멀게 느껴지고 있었다. 종리한은 무겁게 중얼댔다.

  “맞아, 이젠 때가 된 거야.”

 

 * * *

 

  종리세가 앞 관도.

  두두두두.

  두 마리 흑마가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었다. 말 등에 탄 이는 소열과 유빈. 이곳까지 오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았는지 그들도 말도 호흡이 무척 거칠었다.

 전면에 종리세가의 가옥이 나타나자 소열이 말에서 뛰어내렸다.

  “유빈! 너는 이곳 어딘가에 숨어 있어. 삼걸과 천악이 나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가!”

 유빈이 걱정스러운 낯빛으로 되물었다.

  “그럼 대형은?”

  “그딴 걱정은 마!”

  소열은 단호한 외침과 함께 되돌아섰다. 종리세가의 대문이 그의 시야에 들어온다. 그는 짧은 숨을 몇 차례 내쉬고는 종리세가를 향해 힘차게 뛰어갔다.

 

 * * *

 

  “위대하고 우러러보는 종리세가라? 참, 세상사 허망하군.”

  화산삼검 유열이 종리한의 방을 나오며 말했다.

  “그래. 인간사 새옹지마라더니, 종리세가가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느냐.”

  유열에 이어 화산오검의 첫째 유정이 말했다. 그는 여러 사제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너희도 정신 똑바로 차려. 최근 련 내의 상황으로 봐선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라.”

 “네. 대사형.”

  유정과 화산사검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진지한 가운데 타오르는 눈길. 그들은 무인이기에 앞서 피 끓는 청춘이다. 어쩌면 평화보다는 난투 시대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검 유경이 문득 물었다.

  “참, 대사형. 그 황당한 놈들은 어떡할까요?”

  “글쎄다. 나도 강도 행위를 처음 당해 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구나. 일단 한 번 가보기는 하자.”

  유정은 난감한 기색을 드러내고는 어설픈 강도들을 잡아두었던 창고로 갔다.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으나, 최근의 급박한 정세로 보아 조사는 해봐야 했다. 대체 그놈들이 무슨 심산으로 감히 화산파 검사들의 주머니를 털려고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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