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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사라전종횡기
작가 : 수담.옥
작품등록일 : 201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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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성의 촌놈 장소열, 마침내 그가 강호와 맞장을 뜨러 왔다!
예측할 수 없는 투로, 걸걸한 입담, 뒷골목 건달식 박투술로
칼밥 인생을 살아가는, 강호의 어두운 중심을 통과해 가는 소열.
그가 신 난투 시대의 강호를 무와 협이 살아 숨쉬던 지난날의 황금빛 시절로 되돌릴 수 있을지….

 
2 화
작성일 : 16-07-21 14:08     조회 : 728     추천 : 0     분량 : 7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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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一章 천관지약(千棺之約)

 

 

 一. 바람 불면 꽃잎이 떨어지리니

 

 

 

 

  “묻겠다. 지금의 천하가 누구의 천하이냐?”

  메마른 음성이다. 광대한 대전엔 여운조차 생기지 않는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장한이 고개를 들었다.

  “명(明). 대명의 천하입니다.”

  장한이 말을 마치자 태사의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던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을 내비쳤다.

  “그래 그렇겠지. 무불이 뛰어봐야 손바닥이니, 어이 주 씨에 비할까. 흐음…….”

  남자는 말을 멈추고 허공을 쳐다봤다. 대전의 천장에는 푸른 휘장이 물결치듯 널려 있다. 남자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死)!”

  장한의 머리가 갈라졌다. 갈라진 머리 사이로 날이 시퍼런 대두도가 반들거렸다. 정확하고 단순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일도(一刀)다.

 남자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주 씨가 좋으면 자금성으로 가서 살아. 다음.”

  남자 앞에 또 한 명의 장한이 끌려왔다. 딱 벌어진 어깨와 우람한 근육은 장한이 하급 무사가 아님을 잘 말해주고 있다.

  “묻겠다. 지금이 누구의 천하이냐?”

  장한은 답하기에 앞서 떨리는 눈길로 주위를 돌아봤다. 대전 바닥에 깔린 처참한 시체들.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동료다. 장한은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무불련의 천하입니다. 주 씨가 아무리 거대한 제국을 가진들, 감히 자명(自鳴)의 그림자에 비하겠습니까.”

  “하오, 하오.”

  남자가 흡족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칠 척의 장골. 앉아 있을 때와는 너무나 다르다. 남자는 뒷짐을 쥔 채 대전을 이리저리 거닐다가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사(死)!”

  백색 도기가 일렁였다. 장한은 바닥에 머리를 박은 모습 그대로 목이 잘렸다.

 남자가 발꿈치를 올린 독특한 걸음새로 대전 중앙까지 걸어갔다. 옷자락에 피가 묻을까 조심했음이다.

  “흐름을 모르는 물고기는 죽어야 돼. 그렇지 않나, 화조문?”

  “물론입니다, 련주.”

  짧지만 질문자를 흡족하게 하는 대답. 남자는 방금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백의인이 그곳에 서 있었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남자가 물었다.

  “련주라? 좋아. 그럼 자네가 한 번 말해봐. 지금이 누구의 천하인지?”

  털썩.

  백의인은 무릎을 땅에 붙이고 대답했다.

  “고인 물은 썩는 법. 어이 자명의 천하이겠습니까. 천하는 동불의 것이며 순욱(蓴旭)의 것입니다.”

  “하하, 역시 내 마음을 아는 이는 그대 화조문밖에 없음이야.”

  남자가 치아를 활짝 드러내며 웃었다. 경박하기보다는 가진 자의 여유이며 오만하다기보다는 넘쳐나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서불에서 움직임이 있다고?”

 “네, 천관지약입니다. 초금자(超金子)가 서불에 손을 내밀었던 모양입니다.”

  “천관지약이라…… 하긴, 오래 전에 하북에서 그런 일이 있긴, 있었지. 그래 누가 간다고?”

  “삼검회(三劍會). 그중 적화조(摘花組)가 먼저 출발했습니다.”

  “호오, 화산오검!”

  “사안이 그만큼 중대하단 뜻이겠지요. 어쩌면 자명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침묵을 깨고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대책은?”

  “광풍조(狂風組)와 함께 좌냉추를 종리세가로 보냈습니다.”

  “광풍조? 좌냉추?”

  남자가 다소 멍한 얼굴로 반문했다. 그러다가 뺨을 조금씩 실룩이더니 그만 씩 웃었다.

  “이렇게 엉뚱하다니. 광풍조에 좌냉추라. 이이제이란 말이지. 과연…….”

  남자의 미소는 이제 흐뭇한 표정으로 변했다.

  “나의 장자방이로세. 죽은 공명이 무색할 정도야.”

  “과찬이십니다.”

  “좋아. 자네 뜻대로 해. 단, 나는 모르는 일이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대화가 끝나자 남자는 가벼운 걸음으로 대전을 빠져나갔다. 남자의 모습은 없지만 남자의 음성은 대전을 한참 맴돌았다.

  “천관지약이라… 천관… 핫핫!”

 

 * * *

 

  장성의 동쪽 줄기를 타고 하북성 동북 경계 변에 다다르면 산해관(山海關)이 나온다. 동북의 요충지로 일찍이 산세의 수려함을 두고 천하제일관이라 칭했다.

 산해관을 다시 넘어 천진(天津) 요녕(遼寧) 방향으로 이백 리 정도 향하면, 중원과 기후도 다르고 생활 방식도 다르고 때에 따라서는 언어도 다른 낯선 도시가 나온다.

 끝없는 벌판과 메마른 바람, 황량한 도시와 깡마른 얼굴의 사람들, 살을 얼리는 추위와 죽어버리고 싶은 외로운 밤, 그 옛날 동북아의 맹주였던 고구려가 남긴 도시, 용화성이다.

  산(山)!

  용화성 저잣거리에 산이 나타났다. 더한 것은 그 산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진짜일 리가 없다.

 사내가 짊어진 지게에 그만큼 나무가 많았던 탓이다. 아마 이 모습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게 틀림없다. 그도 아니면 턱이 빠져라 소리치든지. ‘저건 나무꾼의 전설이야.’ 라고.

 다행히 저잣거리 사람들은 별다른 동요를 하지 않았다. 그는 정확히 사시(巳時)가 되면 저런 모습을 하고 저잣거리에 나타나는 것이다.

  “소열, 어제보다 더 많아 보여.”

  지나가는 그를 향해 방물장사가 말을 건넸다.

  “하하, 오늘은 무리를 좀 했죠.”

 해맑은 음성.

 듣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하다.

 방물장사를 지나간 그는 장터 한쪽 끝 구수한 김을 무럭무럭 뿜어 올리고 있는 만두 좌판을 향해 나아갔다.

 만두장사가 그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칼이다, 칼. 난 소열을 보면 이제 사시가 되었구나, 라고 생각하지.”

  “하하, 왕 아저씨 장사가 좀 되었습니까?”

  “글쎄다. 오늘은 평소보다 사람들이 적구나.”

  “그래요? 그럼 저라도 좀 팔아주죠.”

  획!

  만두장사의 좌판 위로 동전이 떨어졌다. 팔아준다는 말과는 달리 미리 준비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경우이다. 짊어진 나무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그로선 양손을 놀릴 여유가 없었다. 동전은 그의 입에서 날아왔었다.

  “녀석.”

  만두장사는 흐뭇한 기색으로 만두를 봉지에 꾹꾹 눌러 담았다. 만두가 봉지에 묵직하게 담기자 만두장사는 그를 향해 ‘휙’ 내던졌다. 만두 봉지는 정확히 그의 입 앞에서 멈추었다. 던지는 사람이나 입으로 받는 사람이나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그러, 저느 그마 가, 가게요.”

  사내는 치아에 바람 들어간 듯한 발음으로 인사하고 다시 저잣거리를 걸어갔다.

  만두장사는 고개를 갸웃해서 중얼거렸다.

  “거 참, 저런 녀석을 두고 접근불가 미친 개, 대적불가 악바리라고 하니. 이거야 원…….”

  접근불가 미친 개? 대적불가 악바리?

 

  저잣거리를 지난 사내는 용화성에서 제법 큰 음식점으로 알려진 황춘루로 들어갔다. 그는 지난 삼 년 간을 이곳과 거래를 해왔다. 땔감을 납품함에 수량이나 시간을 어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황춘루 주인 엽달평도 몹시 만족하여 사내외에 다른 나무꾼은 일체 쓰지 않았다.

 엽달평이 품에서 은전을 꺼냈다.

  “옛다. 이달치 품삯이다.”

  “고맙습니다, 대인.”

  엽달평에게서 돈을 건네받은 사내는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그러자 색깔이 다른 천으로 엉성하게 기워놓은 등판이 드러났다.

 엽달평이 혀를 찼다.

  “쯧쯧, 이놈아. 돈 벌어 뭐하냐. 웬만하면 옷이라도 하나 해서 입어라.”

  “산골 촌놈이 어디 갈 데가 있겠습니까.” 사내는 멋쩍은 웃음을 흘리며 허리를 활짝 폈다.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이 사내의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남들보다 명암이 선명한 눈동자를 제외한다면, 조금 검은 살결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콧날, 살짝 튀어나온 광대뼈, 저잣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얼굴이었다.

 사내가 물었다.

  “참, 대인. 혹시 삼걸이나, 천악이 못 봤습니까?”

  “그놈들? 새벽 일찍 남서문을 나갔다고 하던데. 우리 집에 온 손님이 봤다고 하더군.”

  “으음.”

  사내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엽달평이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왜? 무슨 문제 있는가? 또 싸움 났어?”

  “아, 아니에요. 싸움은 무슨. 우린 이제 그런 짓 안 해요. 그럼 대인, 저는 이만 갈게요.”

  사내는 굳었던 안색을 지우곤 엽달평에게 인사하고 황춘루를 빠져나갔다. 엽달평이 문 밖까지 따라나와 소리쳤다.

  “그래, 해소락(咳少樂)에 가느냐?”

  “그렇다고 봐야죠.”

  사내는 뒤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앞모습과는 달리 사내의 뒷모습은 완강했다. 거친 파도와 맞서 싸우는 뱃사람의 모습이랄까. 어떤 고난이 닥친대도 회피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사내의 이름은 장소열.

 나이는 이십대 중반. 직업은 나무꾼. 이상에서 보듯 그는 대단할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용화성에서 그를 만만히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용화성 암흑가에서 나이 불문 지위 불문 모든 이들에게 대형으로 불린다. 삼 년 전 두 주먹만으로 용화성 암흑가를 초토화시켜 버렸으므로.

  그러나 알고 보면 그건 그쪽 부류에게나 통하는 말이다. 용화성의 일반인들에게 그는 어디까지나 순박한 촌놈으로 통한다.

  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우리끼리는 순둥이요, 니들한테는 악바리다.

 

 * * *

 

  용화성에서 서남쪽으로 약 팔십여 리 내려가면 산세의 험함이 중원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박룡새(樸龍塞)가 나온다. 그 옛날 조조가 북방 오환족(烏丸族)을 정벌하기 위해 이용했던 지름길이라고도 하였고, 고구려와의 싸움에 오십만 대군을 이끌고도 패배한 당태종이 이틀 밤을 지새우며 분루를 삼켰다는 곳이라고도 하였다.

  수풀이 우거진 산등성이 부분.

 두 사람이 몸을 숨기고 있다.

  “틀림없겠지?”

  “이런 썅! 몇 번을 말해야 돼. 정보는 틀림없어.”

  “하지만…….”

  뭔가 미심쩍은 듯 재차 물어보는 사내. 길거리에서 스치면 한 번쯤 뒤돌아볼 곱살한 얼굴이다.

  “뭐가 하지만이야. 지금 저 밑에 있는 천악이가 안보여? 이제는 누가 와도 돌이킬 수 없어.”

  퉁명스럽게 대꾸한 사내. 앞서 말한 이와는 대조적이다. 이건 거지가 따로 없다. 군데군데 기워놓은 옷에, 땟물이 자르르한 얼굴, 거기에다 왼쪽 신발은 앞부분이 뜯겨져나가 뭉툭한 엄지발가락이 볼썽사납게 튀어나와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미 배는 떠났어. 그러니 넌 대형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말조심을 해. 대형이 만약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너나 나나 최소한 삼 개월은 사망이니까.”

  “아무리 그래두…….”

  “이 씨! 그만큼 말해도, 칵!”

  “알았어, 알았다고.”

  거지 차림의 사내가 눈을 부라리며 주먹을 치켜들자, 귀여운 사내는 기가 죽어 어깨를 바짝 움츠렸다. 귀여운 사내는 불안이 가시지 않는 듯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치만 대형이 알면 우린…….”

  귀여운 사내의 이름은 전유빈. 거지 차림의 사내는 고삼걸. 용화성에서는 한다하는 거물(?)들이다.

 이름하여 사천왕.

 하긴 뭐 그래봤자 우물 안 개구리겠지만.

 

 * * *

 

  혹시 꼴불견이라고 아는가?

  여러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겠으나 쉽게 말해 꼴같잖은 행동을 한다거나, 차마 눈뜨고는 못 봐줄 유치한 행동을 할 때 하는 말이다. 대표적 경우로 쥐뿔도 가진 것 없는 인간이 거들먹거리거나, 대가리 굴려봐야 돌 부스러기만 흘릴 것 같은 인간이 아는 척을 하는 거다. 그리고 그런 경우와 비슷한 한 가지가 더 있다. 무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모습인데, 그 수준이 눈에 뻔하건만 곧 죽어도 고수의 흉내를 내는 인간들이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괜히 팔뚝에 칼자국을 낸다거나 남보란 듯 화려한 문신을 하고 다니는 수가 많다. 물론 나름대로 겉모습에 자신 있다면 충분히 통할 수도 있는 방법이다.

 문제는 누가 보아도 엉터리가 자명한데, 정작 그 자신은 그러한 걸 모르는 경우이다.

 지금 수풀 속에 몸을 웅크린 채 숨을 헐떡이고 있는 이 사내가 바로 그러하다.

  “끄으응.”

  얼추 보기에는 이 사내도 한가락 할 것 같다. 우락부락한 얼굴, 곰만 한 덩치, 허리춤에 꽂아둔 대망치, 거기에다 둥둥 걷은 팔뚝에는 화려한 용 문신과 함께 세 가닥의 칼자국이 섬뜩하게 지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눈썰미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우락부락한 얼굴에는 반달 같은 눈이 자리해 있음을 알고, 곰만 한 덩치란 튀어나온 배로 인해서임을 안다.

 그리고 팔뚝에 그어진 선은 깊이가 없는 흉내임을 알며, 화려한 용 문신은 조잡해서 미꾸라지도 못 된다는 것을 안다. 무엇보다 그가 어설픈 인간임을 말해주는 것은 그의 팔뚝에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는 이런 문구다.

  一心, 英姿

  자고로 잘 나가는 인간들 치고 저 딴 것 새기는 놈은 없다. 저건 동네 삼류들이나 할 짓이다.

  사내는 현재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다. 하기야 장장 반 시진이나 이런 자세였으니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생각해 보라. 칠척장신, 돼지 같은 몸이 개구리가 되어 있는 모습을. 그러니 다리는 저리고, 허리는 찌뿌듯하고, 호흡은 거칠기 한정 없다.

  “제기랄, 이 새끼들은 오는 거야, 안 오는 거야. 화딱질 나서 돌아가시겠네.”

  사내는 신체에 걸맞지 않은 예쁘장한 눈으로 전방을 주시하며 투덜거렸다. 사내의 솔직한 심정은 조직의 번영이고 뭐고 간에 당장 다 때려치우고 집에 가서 한잠 때리고 싶다.

  “씨! 사천왕 좋아하고 있네. 동네 개도 그것보단 낫겠다.”

 사천왕.

 용화성 최고의 조직!

  사실 그는 사천왕 중의 삼천왕 남천악이다. 원래 출신은 주방장. 출신치고는 대단한 성공을 한 것도 같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공한 인간이 뭐 하러 이런 산골짜기에 개구리처럼 숨어 있겠는가.

 이제 사천왕에 대해, 아니 그들의 대형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사천왕이라면 용화성에서 해결사로 유명하다. 해결사라고 해서 막돼먹은 행동을 한다거나, 살벌한 작업을 하는 밤 조직을 연상하면 안 된다. 그냥 말 그대로 해결사다.

 이웃집에 초상이 나면 상여를 들고, 농번기에 일손이 딸리면 농사를 돕고, 마을에 폭우나 폭설이 오면 누가 시키지도 않건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구조대 역할을 한다.

 물론 가끔은 해결사의 본분을 발휘해 몽둥이를 들 때도 있다. 저잣거리에 턱도 아닌 인간들이 나타나 구역 설정을 하려 드는 경우다. 불량스러운 인간들이 저자에 얼씬도 하지 않음이니 그 몽둥이의 위력이야 이미 충분히 검증된 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천왕이 정의감에 불타 이 모든 일들을 자발적으로 행하는 것은 또 아니다.

 사천왕 가운데 한 사람. 그러니까 그들의 대형이 매사에 그렇게 행동을 해왔던 것이다.

  일천왕 장소열.

  기실 그는 아주 특이한 성격을 가졌다. 뭐랄까, 양면성을 가졌다고 할까. 평소에는 산골 무지렁이처럼 순박하다가도 누군가 눈에 거슬리면 그때부터는 독기가 철철 넘치는 악바리로 변한다.

 후자의 모습을 보아서는 설이 분분하여, 혹자는 그를 두고 현상금이 붙은 악명 높은 범죄자라 하였고, 혹자는 그가 전쟁터를 굴러다니던 살벌한 인간이라고 하였다. 이는 진위 여부를 떠나 그만큼 그가 위험스럽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일례로 삼 년 전 그가 용화성의 밤을 지배하던 구적회(九赤會)와 벌인 전쟁을 보면 그 위험스러움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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