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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무림 개발자
작가 : 황규영
작품등록일 : 20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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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많지만 비리 천국인 남천 무사맹. 호시탐탐 전쟁을 노리고 첩자를 보내는 북산교.

삼 년 전에, 남천의 무사였던 차삼룡이 전쟁을 막기 위해 북산교 교주에게 사기를 쳤다. 북산교의 전쟁자금을 대규모로 소모시키려고 전설의 보물인 여의보주를 만들게 했다. 당연히 실패할 줄 알았지만, 실수로 성공했다. 진짜 여의보주가 만들어졌다.
차삼룡이 상처회복과 형태변형 등의 이능을 가진 여의보주를 빼돌려 전장을 떠났다. 남천 땅으로 돌아와서 사람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살았다.

이제 다시, 차삼룡의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무림개발자 5
작성일 : 16-04-09 18:46     조회 : 628     추천 : 0     분량 : 7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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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복면인과 남자 사이에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차삼룡이 혼잣말을 했다.

 “이 집주인은 유산문하고 무슨 관계일까. 밖에 사는 걸 보면 문주는 아니고.”

 무사들이 모두 문파의 담장 안에서 사는 건 아니다. 가족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밖에 자기 집이 있다.

 “기와집 크기를 보면 한자리 하는 놈 같은데.”

 정보가 필요하다.

 

 차삼룡이 근처 야간 국밥집을 들렀다.

 누구 집인지 알아내는 건 쉬웠다. 국밥에 막걸리 한 병을 추가하며 말 몇 마디만 건네도 대답이 간단히 나왔다.

 “저런 좋은 집에는 누가 살아요?”

 “거기는 유산문에서 장로를 하는 분이 사시지요. 무술이 아주 어마어마한 고수래요.”

 “그렇게 세요?”

 “그럼요. 곧 유산문의 문주님이 되실 거라는 소문이 있어요.”

 차삼룡이 멈칫했다.

 “지금 문주님은요?”

 “얼마 전에 죽었어요.”

 “일 년 전…….”

 “아. 일 년 전에 돌아가신 분은 그 전 문주님이고요. 참 좋은 분이셨는데. 새 문주는 죽은 지 한 달쯤 됐나?”

 ‘일 년 전에 취임한,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던 새 문주가, 한 달 전에 죽었어?’

 상황이 조금 변했다.

 “저런. 어쩌다가…….”

 “우리야 모르죠. 하여간 갑자기 죽었다는 거 같던데.”

 

 차삼룡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면서 혼잣말을 했다.

 “왜 죽었을까? 천벌을 받았나?”

 피식 웃었다.

 “천벌 따위가 있으면, 세상이 이 꼬라지가 되지는 않았겠지.”

  * * *

 젊은 남자가 유산문의 장로를 찾아와 물었다.

 “아버지. 그 사기꾼 장인이 그 물건의 비밀을 눈치채면 어떻게 합니까?”

 장로가 대답했다.

 “내가 준 건 빼돌렸던 기관장치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그놈은 시장에서 고장 난 물건이나 고쳐주며 먹고 사는 반백수다. 다시 끼우는 것 자체는 그 정도 실력으로도 할 수 있어. 하지만 내부 구조를 이해하려면, 보통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장로가 웃었다.

 “이해는 고사하고, 감히 분해할 엄두도 못 낼 거다.”

 젊은 남자도 같이 웃었다.

 “하하하. 좋군요.”

  * * *

 차삼룡이 방바닥에 종이를 깔고, 복면인으로부터 받은 기관장치 부품을 완전히 분해해 늘어놓았다.

 “이야. 쇠 질 좋은 거 봐라. 강도나 복원력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네. 요즘은 이런 쇠 만들기 어려운데.”

 어떤 부품들은 너무 작아서 쌀알만 했다.

 “이 튼튼한 쇠를 이런 높은 수준으로 정밀가공 하기는 더 어렵고.”

 결론은 간단히 나왔다.

 “이거 진퉁이네. 지들이 만든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 칼에서 빼낸 거야. 일 년 전 사고 당시 사라진 부품.”

 차삼룡이 그 중에서 콩알만 한 유리 부품을 젓가락으로 집었다.

 “이것만 빼고.”

 투명한 작은 유리 속에는 어두운 색의 액체가 들어 있었다. 그걸 불빛에 비춰보았다.

 “이 보라색이 은은히 흐르면서도 녹색이 어우러지는 때깔 봐라. 죽이네. 이거 딱 봐도 비천쌍각사 독이잖아.”

 고수일수록 자기 몸의 상태를 제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런 사람에게 어지간한 독은 안 통한다.

 괴수 비천쌍각사의 독은 어지간한 수준이 아니다. 고수를 죽인다.

 “그 괴수 백 마리를 잡아도 한 번 구할까 말까한 귀한 걸 여기다 넣었네.”

 괴수 비천쌍각사의 독은 추출이 대단히 어렵다. 비천쌍각사를 잡아서 칼로 갈라봤자 독은 못 구한다. 독이 너무 지독해서 비천쌍각사조차도 몸속에 독주머니를 가지고 있지 못한다. 그래서 비천쌍각사는 이빨을 적의 몸에 박아 넣고, 거기서 독을 순간적으로 합성한다.

 그래서 비천쌍각사의 독은 구하기가 어렵다. 보관도 어렵다.

 대신에 효과는 치명적이다.

 차삼룡은 국경무사대에 있을 때 이 칼의 기관장치를 열어본 적이 있다.

 “옛날에는 이런 건 없었어. 그러니까 누군가 여기다 추가로 끼워 넣었다는 소리잖아. 나야 고맙지. 이건 내가 가져야겠다.”

 챙기는 김에 다른 분해된 부품들도 다시 확인했다.

 “해독제는 같이 안 넣어놨나? 그게 더 비싼데.”

  * * *

 “사기꾼 장인이, 그 물건의 비밀을 알아볼 리는 없지만, 아버지의 계획이 성공하고 나면, 그때도 모르겠습니까??”

 “그때는 앞뒤 사정을 다 짐작하겠지. 지금도 수상한 줄은 알면서도 돈에 눈이 멀어서 하는 거니까.”

 “그때는 놈의 입이 문제가 됩니다.”

 “당연하지. 놈이 떠들기 전에 제거할 계획이다.”

 “수리가 끝나 칼을 넘겨주면 사람을 보내서 바로 처리할까요?”

 “서둘지 마라. 그년이 의심하면 곤란하지. 며칠 뒤에 그 행사가 있으니, 그때까지는 살려두어라.”

 “알겠습니다.”

 “흐흐. 놈에게 잠시 맡겨둔 돈이 백 냥이다. 일이 끝나면 백 냥을 더 받을 줄 알고 지금쯤 좋아서 웃고 있겠지.”

 “한 푼도 남김없이 회수하겠습니다.”

 “후후후. 웃으며 저승에 가게 됐으니 고마운 줄 알아야지.”

  * * *

 차삼룡이 좋아서 웃었다.

 “괴수독이 생겼으니 여의보주로 정화하면 괴수 내단 결정을 만들 수 있겠다. 결정이 쌀알만 하겠지만 그게 어디냐.”

 북산교가 백 년 동안 모았던 보물을 쏟아부어 만든 여의보주는, 들어간 돈값 이상을 하는 이능들을 가지고 있다. 독을 소멸시키고 그 힘만 남기는 정화의 능력도 그 이능 중 하나다.

 분해한 부품 곁에는 백 냥이 들어있는 돈주머니가 놓여 있었다. 쌀 백 가마니를 살 수 있는 돈이다.

 ”고마운 놈들 같으니라고. 으흐흐흐.”

  * * *

 유인영이 아침부터 책상을 쓰다듬었다.

 “아빠. 나 힘들어요.”

 책상을 만지는 그녀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경호무사 장혁준이 다가왔다.

 “아가씨. 다음 일정은 묵검문 문주 주최의 다과회입니다.”

 유인영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차게 대답했다.

 “아. 그래. 가야지. 아. 거기 가는 길이, 그 장인의 집에서 가깝지?”

 “거기 들르는 건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어제 수리를 맡기시고 오늘 또 들르시면, 아가씨가 아쉬워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유인영이 손가락으로 뺨을 찍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실이잖아. 한 번 더 찾아가면 그만큼 더 열심히 고치지 않을까?”

 장혁준이 그녀의 손가락에 살짝 눌린 뺨을 보면서 말을 바꾸었다.

 “게으름피우기 좋아하는 놈 같았으니까, 압박을 가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 * *

 “다 고쳤는데?”

 유인영은 당황했다.

 “어, 어제 맡겼는데요?”

 장혁준은 호통을 쳤다.

 “어디서 수작질을! 그건 그냥 칼이 아니라 북두유성검이다! 하루 만에 어떻게 없는 부품을 만들어내서 고쳐? 말이 안 된다!”

 “돼.”

 차삼룡이 칼을 넘겨주었다.

 “직접 확인하든가.”

 “확인하나 마나다!”

 유인영이 칼을 조심스럽게 받았다.

 “혁준아. 내가 보면 알아.”

 그녀가 칼의 손잡이를 조작했다. 기관장치가 내장된 부분을 열었다. 내부를 꽉 채운 부품들이 보였다.

 “아!”

 어제까지만 해도 속이 꽤 비어 있었다. 지금은 온갖 부품으로 가득 찼다.

 “정말로…….”

 장혁준이 반항했다.

 “아무 부품이나 대충 채워 넣었을 겁니다.”

 “아니야. 진짜 같아. 진짜라고 믿고 싶어.”

 그녀의 목소리가 젖었다. 이 칼은 그녀의 아버지의 유품이다.

 그녀가 차삼룡을 보고 진심을 담아 인사했다.

 “고마워요.”

 갑자기 장혁준이 자기 칼을 잡았다. 어제처럼 연기를 하는 게 아니다. 기세가 진짜로 날카로워졌다.

 “아가씨. 수상합니다.”

 “응?”

 장혁준이 차삼룡을 노려보았다.

 “북두유성검을 만드는 기술은 이미 실전됐습니다.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겨우 하루 만에 부족한 부품을 만들어서 수리를 끝냈다니요.”

 새로 만든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젯밤에 복면을 쓴 놈이 알아서 가져다주었다.

 수리를 날로 먹었다.

 차삼룡이 툴툴댔다.

 “아. 내가 수리 쫌 한다니까.”

 “믿을 말을 해야지! 일 년 전에 문주님이 돌아가실 때, 그때 고장 난 칼을 단번에 고쳐? 이건 미리 준비된 함정이다!”

 차삼룡이 반박했다.

 “함정이라니! 내가 찾아갔나? 너희들이 날 찾아왔거든?”

 “그것도 계획이겠지! 우리 눈에 바둑이가 보이게 해서!”

 뜨끔했다.

 ‘이놈. 눈치챘나?’

 일부러 그녀의 눈에 뜨이라고 장난감 강아지를 한미래가 가지고 놀게 했다. 덤으로 한미소 자매의 살림에 보탬이 되기를 바랐었다. 그가 아는 그녀의 아버지는 인형을 돈을 주고 사면 샀지 빼앗을 사람이 아니었다. 그 딸도 그럴 거라고 기대했다.

 굳이 강아지 인형을 만든 데는, 옛날 약속을 지키는 의미도 있었다.

 그래도 딱 잡아뗐다.

 “너. 거기 매일 들르냐? 내가 그 가게 자주 들르는데, 난 이 아가씨를 본적도 없다.”

 며칠 전부터 봤다.

 유인영이 말렸다.

 “혁준아. 우리가 그 앞을 지나다닌 거 며칠 안 되잖아. 그날 정말 우연히 거기 지나가다가 바둑이를 본 거야. 함정은 말도 안 돼.”

 “하지만…….”

 유인영이 차삼룡을 향해 다시 고개를 꾸벅 숙였다.

 “고마워요. 그런데 어떻게 하죠? 벌써 수리가 됐을지 몰라서 돈을 가져오지 않았어요.”

 “돈은 천천히 줘도 돼.”

 어차피 다른 데서 한 몫 단단히 받았다.

 

 유인영이 방방 뛰는 장혁준을 끌고 갔다. 두 사람이 사라진 후에 차삼룡이 몸을 움찔 떨었다.

 “아우. 저 칼잡이놈. 경호무사가 아니라 포졸을 하지. 놀랬다.”

 그녀를 도와주려고 유인은 했지만, 함정을 파지는 않았다. 차삼룡에게 돈을 주며 함정을 판 놈은 따로 있다.

 “저 아가씨는 또 지나치게 순진하고. 그 아저씨. 딸이 좋은 것만 보고 자라게 했나보다.”

  * * *

 사흘이 지났다. 차삼룡이 평소처럼 한미소의 중고품 만물상에 들렀다.

 “나 왔다.”

 한미소가 반가워했다.

 “요즘은 매일 오네요?”

 “요즘 반찬이 잘 나오잖아.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 팔아서.”

 그때 번 돈이 열 냥. 쌀이 열 가마니다.

 한미소가 찔리는 게 있어서 움찔했다.

 “알아요. 그래도 오늘은 너무 일찍 왔잖아요. 아직 밥 안 했어요.”

 “오늘은 밥 하지 마.”

 “왜요?”

 “오늘 유산문이 광장에서 진검 대련 행사를 하잖아.”

 “아. 그거 알아요. 며칠 전부터 사람들이 그 이야기 했어요. 저쪽에 벽보도 붙었고요.”

 “가게 문 잠깐 닫고 그거 구경 가자.”

 한미소가 손뼉을 쳤다.

 “와아. 진짜요? 아. 자, 잠깐 기다려요.”

 그녀가 얼른 가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무술 문파에서 주최하는 진검 대련은 보통 축제의 성격을 가진다.

 

 남천 땅은 여러 문파가 각 지역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다. 큰 문파는 보통 더 넓은 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영향력이 강할 때는 해당 지역이 그 문파에 소속된 영지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 중에서 치안을 잘 유지하고 다른 일처리도 나쁘지 않게 하는 곳은 정파로 분류된다.

 일정 지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건 큰 문파에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작은 문파는 지역을 지배하지는 못하지만 대신에 사람들과 섞여서 지냈다.

 무사는 공짜로 싸워주지 않는다. 문파를 유지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돈을 벌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힘 있는 문파일수록 각종 치안, 경비, 호송 등으로 많은 돈을 번다. 후원금이 들어오기도 한다.

 문파가 강하다고 알려질수록 후원금이 더 많이 들어온다. 괴수 토벌 같은 것도 문파의 무력을 알리기 좋은 행사이지만, 그러다 잘못하면 문파의 주력이 잡아먹힌다. 산적에게 쫓겨 돌아오면 들어오던 후원금도 끊긴다.

 그래서 남천의 문파들은 좀 더 안전한 방법을 선호했다. 무술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국 대회에서 소속 무사가 우승이라도 하면 문파의 명성이 치솟는다.

 그런 대회가 항상 있는 건 아니다. 대회에 참가한다고 꼭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아니다.

 더 쉬운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남천의 문파들은, 무사들의 공개 대련 행사를 자주 열었다.

 

 “북산 놈들은 자기네 무술을 남이 보면 아주 죽이려고 덤비는데, 우리는 오히려 자랑을 한단 말이야. 하긴. 무술 몇 번 봤다고 따라할 재능이 있는 놈이면, 그런 거 안 봐도 엄청난 고수가 되겠지.”

 공개 대련은 어차피 무술을 널리 알리려고 하는 행사다. 북산과는 반대로, 남천의 각 문파는 공개 대련을 구경하다 운 좋게 한두 수 배우면, 그건 그 사람의 복이라고 생각했다. 꾸준히 따라다니면서 무술을 베끼려고 들지만 않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무사의 수는 북산이 더 많지만, 고수는 남천이 많은 데는 그런 문화의 영향이 컸다.

 한미소가 가게 밖으로 나오다가 차삼룡의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국경무사대에 있었다고, 아주 북산 땅에 가본 곳처럼 말하네요?”

 차삼룡도 실실 웃었다. 장거리 정찰대의 주요 임무가 바로 국경을 넘어 북산 땅의 후방까지 침투해 활동하는 것이다.

 “말로는 뭘 못하겠냐. 가자.”

 “잠깐만요. 그게 할 말 다예요?”

 그녀의 만물상의 취급 품목에는 중고 옷도 있다. 판매는 물론이고 종종 옷 수선을 맡기도 한다. 그녀가 지금 입은 건, 가게에 진열되어 있던 것 중에 제일 예쁜 옷이다.

 “왜? 뭐 더 있어?”

 “에휴. 아니에요. 가요.”

  * * *

 다른 문파와 진검을 가지고 대련을 하다보면, 치열한 싸움으로 변하는 일도 흔하다. 가끔 피를 보는 경우도 있어서 애들이 구경하기에는 좋지 않다.

 그 대련이 한 문파에서 하는 행사일 때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피를 보는 일도 드물고, 분위기도 밝다.

 그래서 한미소도 어린 동생 한미래를 데리고 자리를 잡았다. 그녀들의 곁에는 차삼룡이 바닥에 앉아 있었다. 몇 번의 대련이 지나고, 마지막으로 두 명의 후계자들만 남았다.

 한미소가 물었다.

 “근데요. 제일 앞자리를 어떻게 잡았어요?”

 “샀지.”

 “아저씨 백수 아니에요? 돈이 어디서 나서요?”

 “강아지 인형 산 사람이 부업을 맡겼다니까. 거기서 몇 푼 벌었어.”

 한 백 냥 넘게 벌었다.

 한미소가 잔소리를 했다.

 “그럼 그걸 저축해야지, 여기다…… 아니다. 이미 쓴 돈인데. 에휴.”

 “마누라도 아닌 게 잔소리는.”

 “누, 누가!”

 꼬마 한미래가 손을 앞으로 뻗었다.

 “언니. 저기 호구 언니다.”

 한미소가 시선을 돌렸다. 대련을 하러 나온 유인영이 보였다.

 “알아. 아저씨가 아주 그냥 저 아가씨만 본다니까.”

 차삼룡이 말했다.

 “예쁘잖아.”

 “어디 언감생심. 저 손님은 일 년 전에 돌아가신 유산문주님의 하나밖에 없다는 딸이에요. 소문에 예쁘다 그러더니 실제로 보니까 진짜 예쁘다.”

 한미소가 차삼룡을 향해 고개를 쓰윽 돌렸다.

 “아저씨. 그럼 저 손님한테 일감을 의뢰받은 거예요?”

 한미래가 그녀에게 강아지 인형을 팔았다. 그때 차삼룡이 어디 사는지도 가르쳐주었다.

 “어.”

 “싸게 해줬어요?”

 “어떻게 알았냐? 반 값 할인 했다.”

 복면을 쓴 놈에게서 협조하는 대가로 백 냥을 받았다. 그래서 정작 의뢰인인 유인영에게는 반값 할인을 해줬다.

 “에휴. 그럼 그렇지. 남자는 다 똑같다더니.”

 “뭐가?”

 “아니에요. 흥.”

 차삼룡이 피식 웃으며 유인영을 보았다. 그녀가 든 칼은 사흘 전에 그가 수리해준 바로 그 칼이다.

 “의미 깊은 칼이라 수련할 때는 잘 안 썼구나.”

 제대로 썼다면 벌써 예전에 그를 다시 찾아왔어야 했다. 예전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물어봤어야 했다.

 “실전에서 그걸 보면, 좀 놀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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