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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무림 개발자
작가 : 황규영
작품등록일 : 20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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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많지만 비리 천국인 남천 무사맹. 호시탐탐 전쟁을 노리고 첩자를 보내는 북산교.

삼 년 전에, 남천의 무사였던 차삼룡이 전쟁을 막기 위해 북산교 교주에게 사기를 쳤다. 북산교의 전쟁자금을 대규모로 소모시키려고 전설의 보물인 여의보주를 만들게 했다. 당연히 실패할 줄 알았지만, 실수로 성공했다. 진짜 여의보주가 만들어졌다.
차삼룡이 상처회복과 형태변형 등의 이능을 가진 여의보주를 빼돌려 전장을 떠났다. 남천 땅으로 돌아와서 사람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살았다.

이제 다시, 차삼룡의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무림개발자 4
작성일 : 16-04-09 18:46     조회 : 587     추천 : 0     분량 : 7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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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차삼룡이 유인영의 그림자를 피해 옆으로 움직여 햇볕을 쬐었다.

 유산문은 나름 이름이 좀 알려준 중견문파다. 유인영은 유산문주의 무남독녀 외동딸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귀여워했다. 그녀는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는 좋은 사람만 있는 줄 알고 살았다.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래도 차삼룡처럼 그녀를 대놓고 귀찮아하는 사람은 없었다.

 

 유인영이 입을 살짝 벌렸다. 당황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일에 대응하는 건 경호무사 장혁준의 일이다. 장혁준이 호통을 쳤다.

 “무례한 놈! 아가씨에게 예의를 지켜라!”

 차삼룡이 장혁준을 위아래로 한번 쓱 훑어보았다.

 “지랄을 하세요. 초면에 말부터 까는 놈이 어디서 예의 타령이야?”

 장혁준이 칼 손잡이를 잡았다.

 “죽고 싶나?”

 당장이라도 칼을 뽑을 것처럼 눈빛이 살벌하게 변했다.

 차삼룡이 피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에이. 설마 죽고 싶을까.”

 “이놈!”

 유인영이 서슬 퍼런 장혁준의 소매를 잡았다.

 “혁준아.”

 “예. 아가씨. 명령만 하시면 당장…….”

 “보면 모르겠어? 이분은 칼을 안 무서워하잖아. 겁주는 거 실패야. 정말 벨 것도 아니면서 무서운 사람인 척 하는 거 이제 좀 그만 해.”

 “아가씨. 이번엔 다릅니다. 저놈이 아가씨를 무시했습니다.”

 “바둑이 빌려줄게.”

 “예.”

 장혁준이 순순히 칼에서 손을 뗐다. 서슬 퍼렇던 눈빛이 어느새 보통으로 돌아왔다. 처음부터 진짜로 칼을 뽑을 생각도 없었다.

 “그 전에 보여드려야 하니까 바둑이 꺼내줘.”

 장혁준이 자기 가방에서 조그마한 상자를 꺼냈다. 작은 강아지 인형이 나왔다. 차삼룡이 한미래에게 선물로 줬던 물건이다.

 유인영이 차삼룡에게 물었다.

 “이게 뭔지 알죠?”

 “돈은 주고 샀지?”

 “물론이죠. 꼬마애가 하도 안 팔려고 해서 애먹었어요.”

 “얼마 줬는데?”

 “열 냥 줬어요.”

 열 냥이면 금전이 하나다. 쌀 열 가마니를 산다.

 경호무사 장혁준이 불평했다.

 “꼬맹이 주제에 얼마나 값을 잘 올렸는지 모른다. 싫다고 우는 줄 알았는데 열 냥이라고 하자마자 방긋 웃더라.”

 차삼룡이 유쾌하게 웃었다.

 “흐흐. 미래가 어려서 그렇지, 장사 실력은 자기 언니보다 훨씬 나아. 이대로 자라면 커서 대상인이 될 거야.”

 유인영이 차삼룡에게 물었다.

 “이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을 당신이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더 만들어달라고 해도 안 돼.”

 장혁준이 다시 화를 냈다.

 “자꾸 반말을! 너도 아가씨에게 말을 높여라!”

 “말을 깐 건 네가 먼저잖아.”

 “그럼 나한테만 반말을 해!”

 “늦었어.”

 유인영이 장혁준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경호무사 장혁준이 씩씩대면서도 입을 다물었다.

 유인영이 차삼룡에게 말했다.

 “저도 옛날에 이런 강아지를 가진 적이 있어요. 유명한 장인이 만든 강아지였어요. 그런데 이건 그것보다 더 엄청나네요. 강아지 인형이 네 다리로 자연스럽게 걷는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내가 실력이 쫌 좋아.”

 “그럼 혹시…….”

 그녀가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이것보다 더 정교한 기관장치도 다룰 수 있나요?”

 급히 말을 덧붙였다.

 “새로 만들라는 건 아니에요. 수리가 가능한지 묻는 거예요.”

 차삼룡이 그녀를 슥 쳐다보았다.

 그녀는 며칠 전부터 한미소의 재생만물상 앞을 지나다녔다.

 그녀를 실제로 본 건 그때가 처음이다. 하지만 그녀가 찬 칼을 보자마자, 누구인지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을 찾아오게 하려고, 일부러 강아지 인형을 만들어 한미래가 가지고 놀게 했다.

 차삼룡이 대답했다.

 “출장수리는 안 하는데?”

 “괜찮아요. 항상 가지고 다녀요.”

 유인영이 자기 검을 뽑아 내밀었다.

 “이 칼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있다고 해요.”

 차삼룡은 그 칼을 보자 옛날 일이 생각났다.

 ‘북두유성검.’

 같은 이름을 가진 칼은 더 있지만, 이건 장인의 손을 거치면서 형태가 조금 변했다. 칼집에 새겨진 문양도 독특했다.

 차삼룡은 국경무사대에 있을 때 이 칼을 보았다. 그가 신입무사 시절에 이 칼의 주인에게 신세를 졌었다.

 한미소는 차삼룡이 지나가는 유인영을 쳐다보느라 정신이 팔렸다고 착각했지만, 그가 며칠 전부터 본 건 그녀가 아니라 이 칼이다.

 차삼룡이 유인영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한미소가 오해할 정도로, 그녀는 예뻤다.

 그리고 눈매가 익숙했다.

 ‘그 아저씨가 딸 자랑이 심했는데, 자기를 닮았다고 그렇게 자랑하더니, 눈매만 닮고 나머지는 전부 딴판이네. 이 아가씨는 엄마 닮았나보다. 참 다행이지.’

 장혁준이 발끈했다.

 “무례한 시선!”

 차삼룡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인연이란.”

 차삼룡이 장거리 정찰대에 들어가기 직전에, 이 칼의 원주인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술을 잔뜩 마시면서 제대하면 찾아오라고 몇 번이나 말했었다.

 일부러 찾아가지 않았었다. 어쩔 수 없었다.

 차삼룡은 오른손의 영구적인 부상을 핑계로 국경무사대를 제대했다. 그 후에 여의보주의 이능을 써서 상처를 깔끔하게 치료했다. 과거의 인연을 만나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제대하자마자 찾아가면 손의 부상을 어떻게 치료했는지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

 ‘슬슬 찾아가보려고 했는데.’

 이 칼을 차고 다니는 유인영을 며칠 전에 발견했다.

 “이 칼은 원래…… 돌아가신 아빠 칼이에요.”

 “그래. 그렇구나.”

 며칠 전부터 그러리라 짐작은 했었다. 유인영의 아버지는 이 칼을 항상 가지고 다녔었다. 가문의 가보이자 상징이라고 했었다.

 이제, 신세를 직접 갚을 방법이 없어졌다.

 차삼룡이 칼을 받아 손으로 쓰다듬었다.

 “신비한 힘이 깃든 게 아니라, 이 칼을 움직이는 기관장치가 특별한 거지.”

 유인영이 환하게 웃었다.

 “한 번에 알아보시네요.”

 “세상에 북두유성검이 이것 한 자루는 아니니까.”

 북두유성검은 오래 전에 여러 자루가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 남아 있는 건 별로 없다.

 변명을 대충 둘러치고 추가 설명을 했다.

 “이 칼은 동력원으로 괴수의 내단 조각을 써.”

 맹수가 아니라 괴수를 잡으면, 어쩌다 내단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자연의 기운과는 다른 것이 담겨 있어 사람이 그 힘을 흡수할 수는 없다. 대신에 이런 기관장치의 동력으로 쓰인다.

 “네. 원래는 쌀알만한 게 들어가요.”

 괴수내단 중에서 작은 건 깨알만한 크기다. 보통은 그런 물건이 유통된다. 쌀알 정도 크기만 되도 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차삼룡은 여의보주를 가진 이후로 세상의 기운에 민감해졌다. 칼을 잡았는데 그 안에서 느껴져야 할 괴수의 내단 조각이 감지되지 않았다. 지금 이 안에는 깨알만한 내단조차 없다.

 “원래는 그렇단 말이지. 그런데, 지금은…….”

 차삼룡이 칼 손잡이를 돌렸다. 손잡이가 쩍 갈라지며 내부를 드러냈다. 차삼룡이 손잡이 내부의 기관장치를 확인했다.

 국경무사대에 근무하던 시절에 이 칼의 내부 기관장치를 본 적이 있다. 그때도 수리가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았었다.

 그때는 고칠 수 없었다. 실력도 모자랐지만, 그곳에서 구하기 어려운 금속 재료가 필요했다. 설사 그 재료가 있었다 해도, 정밀한 가공은 더 어려웠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여의보주를 만들면서 깨달은 게 많다. 기관장치 제작기술도 늘었지만, 특히 금속의 정밀 가공은 여의보주가 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차삼룡이 칼의 기관장치를 열어보고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알맹이가 좀 모자라네?”

 예전에 봤던 것보다 내부가 휑했다. 잘못 조립된 부분까지 보였다.

 “사고가 있었…….”

 유인영이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눈에 눈물이 살짝 고였다.

 경호무사 장혁준이 대신 설명했다.

 “한 번 부서졌었다. 부품을 최대한 회수했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은 끝내 찾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다가, 조금 전에 묻지 못했던 것을 물었다.

 “아버님이, 사고로 돌아가셨나?”

 “예.”

 “언제?”

 “일 년 전에요.”

 차삼룡은 그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지는 않았다. 그녀가 진실이라고 아는 게 꼭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다. 국경무사대 장거리 정찰대에서는 진실처럼 보이는 것도 다시 한 번 의심해야 오래 살아남는다.

 ‘사고가 아니라면, 제일 큰 이익을 본 놈이 범인이겠지.’

 유산문 정도 되는 중견 문파는 문주 자리를 오래 비워두지 않는다.

 ‘지금은 누가 문주일까? 빚을 이자 쳐서 받아야겠는데.’

 유인영이 슬프게 웃으며 물었다.

 “고칠 수 있나요?”

 차삼룡이 그녀의 눈을 보았다. 그녀의 눈에서 국경무사대에서 만났던 남자가 보였다. 호탕하고 좋은 남자였다.

 “내가 좀 비싸.”

 유인영이 이번에는 진짜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실망할 준비를 하고 왔었다. 이미 다른 유명한 장인 몇 명이 거절한 일이다. 그런데 차삼룡이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잘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그래도 믿었다. 그녀가 본 강아지 인형은 깜짝 놀랄 만한 작품이었다.

 그녀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부탁할게요. 아빠의 유품이에요.”

 경호무사 장혁준이 잔뜩 의심하는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며 경고했다.

 “그 칼을 들고 도망가면 네 목숨 하나로 안 끝난다.”

 “안 가.”

 “감시가 붙을 거라고 생각해라.”

 “안 간다고.”

 

 그녀가 가고 나서, 차삼룡이 국경무사대에서 있었던 일을 추억했다.

 

 - 아. 그까짓 강아지 인형. 내가 제대만 하면 찾아가서 고쳐준다니까요.

 - 못 고치면?

 - 그럼 아예 새로 하나 만들어주면 되잖아요.

 - 삼룡이 너. 약속했다.

 - 이 아저씨가 속고만 살았나. 약속했으니까, 어서 그 술 한 병 더 까요. 입에 짝짝 달라붙네.

 

 그녀가 저 강아지 인형에 관심을 가질 거라는 건 예상했다. 그게 결국 그녀 손에 들어갈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방법은 달랐지만, 옛날 약속을 지켰다.

 “인연이란…….”

  * * *

 차민혁이 한미소의 중고품 가게로 들어갔다.

 “고기 먹으러 가자.”

 한미소가 반색을 했다.

 “우와 고기! 그동안 얻어먹은 값 하는 거예요? 무슨 고기 사주시는 거예요?”

 “네가 사야지.”

 “네?”

 “강아지 인형 팔았다며?”

 한미소가 움찔했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

 “우리 미래를 위해서 돈이 좀 필요해서, 그래서 그걸 팔았…… 죄송해요.”

 “이미 준 거 팔았는데 뭐가 죄송해. 그리고 내가 듣기로 그거 팔아먹은 건 네가 아니라 미래일 텐데?”

 미래가 가게 구석에 숨어 있다가 그때서야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아저씨. 히히.”

 차삼룡이 한미래를 붙잡아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잘 했다고 말하러 온 거야. 그걸 사간 손님이 나한테 일을 맡겼어. 나도 선금 받았으니까 고기 먹으러 가자.”

 “우와아! 우리 소고기 먹어요.”

 “우리 미래. 소고기를 좋아하는구나?”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어요.”

  * * *

 비단옷을 입은 남자가 인상을 찌푸렸다.

 “불가능하다. 북두유성검의 기관장치를 만드는 기술은 실전된 지 오래다.”

 북두유성검은 아주 옛날에 여러 자루가 만들어졌다. 세월이 지나면서 대부분 부서지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남천 땅을 통틀어도 몇 자루 되지 않는다.

 유인영이 가진 북두유성검은 그 중에서도 실전에 사용되는 유일한 칼이다. 다른 칼들은 골동품 취급을 받았다.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수리입니다. 아무래도 만드는 것보다는 쉽습니다.”

 “그걸 수리할 정도로 뛰어난 장인이 수도에 있었나?”

 “알아보니 삼 년 전에 이사 온 놈인데, 놀고먹는 백수입니다. 가끔 부서진 손금고 같은 걸 고쳐주며 먹고 산다고 합니다.”

 “하하하. 그런 놈이 그 정밀한 기관장치를 수리해? 전문 장인도 거절한 걸? 그년이 정신이 나갔나? 어떻게 된 거야?”

 “아무래도 유인영이 사기꾼에게 당한 것 같습니다.

 “사기라…… 잘 됐군.”

 “예?”

 “우리가 북두유성검을 수리할 장인을 알선하려고 했잖아. 문제는 그러면 나중에 우리가 의심 받을 수 있지.”

 “예. 그걸 감추기 위한 사전 공작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유인영이 직접 찾아간 사기꾼을 이용하면, 우리와의 연결고리는 없겠군.”

 “물건만 주시면 확실히 처리하겠습니다.”

 남자가 금고를 열어 작은 상자를 꺼냈다.

 “실수 없이 잘 처리해.”

 “예!”

  * * *

 차삼룡이 두 자매에게 소고기를 배불리 먹이고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 작은 집이지만 그래도 대문과 마당은 있다. 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가며 혼잣말을 했다.

 “손님이라…… 아까 그녀석이 감시한다고 한 건 허풍이었고. 북산교 놈들이 보낸 암살자면 겨우 이정도일 리 없고. 그래도 강도 수준은 넘어선 것 같고. 와야 할 손님이기는 한데 참 일찍도 찾아왔네.”

 혼잣말 소리는 남이 듣지 못할 정도로 작았다. 그 작은 마당을 다 지나가기도 전에 복면을 쓴 남자가 슥 나타났다.

 “겁먹지 마라. 일을 의뢰하러 왔다.”

 겁 대신에 소고기를 먹고 왔다.

 “이 야밤에 복면을 쓰고?”

 복면 남자가 눈살을 찌푸렸다.

 “겁을 상실한 놈이구나. 하긴. 그런 놈이니 너 따위가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맡았겠지.”

 남자가 주머니 하나를 차삼룡의 앞에 툭 던졌다.

 “받아라.”

 차삼룡이 주머니를 열어보지도 않고 활짝 웃었다.

 “이야아. 백 냥이네?”

 복면남자가 당황했다.

 “어, 어떻게 알았지?”

 “돈 소리 들리잖아.”

 “돈 소리를 그렇게 잘 구분하다니. 역시 돈에 환장한 놈답구나.”

 “그거야 내 사정이고. 돈값으로 뭘 바라는데? 참고로 말하는데 난 출장수리는 안 나간다.”

 복면남자가 얼굴을 구겼다..

 “그러고 보니 네놈이 지금 감히 내게 반말을…… 끄응. 나중에 따지마.”

 그가 작은 상자를 꺼내 마루에 내려놓았다.

 “북두유성검의 수리를 맡았지?”

 “소문 빠르네.”

 “거기 필요한 부품이다.”

 “백 냥에 부품까지 제공이라. 막 퍼주네?”

 “이미 너에 대해 조사를 끝냈다. 너는 손금고나 수리하는 게 고작인 놈이지. 그래도 이걸 끼워 넣는 정도는 할 수 있겠더군.”

 복면 남자가 일부러 말을 거칠게 했다.

 “그런 놈이 아가씨를 속여서 북두유성검을 수리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쳐? 그러다 죽는 수가 있다.”

 겁을 주려고 했지만 차삼룡에게는 씨도 안 먹혔다.

 “내가 그걸 그렇게 큰소리로 말한 건 아니야.”

 “이건 너한테도 좋은 이야기다. 백 냥도 벌고. 목도 붙어있고.”

 복면남자가 일부러 칼을 소리가 나도록 반쯤 뽑았다가 다시 꽂았다. 쇠가 칼집에 스치는 소리가 났다.

 “오해하지 마라. 내가 이러는 건 순수하게 아가씨를 위해서다. 곱게 자란 아가씨가 마음에 상처를 받으실 필요는 없지. 그러니까 이건 너도 좋고 아가씨도 좋은 일이다.”

 차삼룡이 실실 웃었다.

 “백 냥이라. 확실히 나한테는 좋은 일이네.”

 공돈이 생겼다.

 “일을 잘 처리하면 백 냥을 더 주겠다.”

 “맡겨놓고 가.”

 복면 남자가 그의 집을 나서며 말했다.

 “도망치면 죽인다.”

 

 차삼룡이 돈주머니를 챙기며 피식 웃었다.

 “어째 하는 말이 다 똑같냐. 같은 동네 놈인가?”

  * * *

 복면 남자가 커다란 기와건물에 들어가 상관에게 보고했다.

 “사기꾼이 일을 맡았습니다.”

 “순순히 받던가?”

 “명분을 주고 돈도 줬습니다.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모른 척 할 겁니다. 이정도 일에 그 돈이면 귀신도 부립니다.”

  * * *

 국경무사대 장거리 정찰대의 암호명 귀신그림자에게 복면 남자를 미행하는 건 일도 아니다.

 차삼룡이 복면 남자가 들어간 건물의 기와지붕 위에 드러누워서 혼잣말을 했다.

 “귀신 안 부려봤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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