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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무림 개발자
작가 : 황규영
작품등록일 : 20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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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많지만 비리 천국인 남천 무사맹. 호시탐탐 전쟁을 노리고 첩자를 보내는 북산교.

삼 년 전에, 남천의 무사였던 차삼룡이 전쟁을 막기 위해 북산교 교주에게 사기를 쳤다. 북산교의 전쟁자금을 대규모로 소모시키려고 전설의 보물인 여의보주를 만들게 했다. 당연히 실패할 줄 알았지만, 실수로 성공했다. 진짜 여의보주가 만들어졌다.
차삼룡이 상처회복과 형태변형 등의 이능을 가진 여의보주를 빼돌려 전장을 떠났다. 남천 땅으로 돌아와서 사람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살았다.

이제 다시, 차삼룡의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무림개발자 3
작성일 : 16-04-09 18:45     조회 : 508     추천 : 0     분량 : 7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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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꼬마 한미래가 기동형 강아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어른이 봐도 신기한 물건이다. 아이 눈에는 더했다. 벌써 이름까지 붙였다.

 “멍멍이야. 멍멍이.”

 한미소가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을 보다가 손뼉을 쳤다.

 “백수 아저씨. 우리 이거 많이 만들어서 팔아요.”

 “안 돼.”

 “잘 팔릴 거예요.”

 그건 누가 봐도 안다.

 “재료가 없어.”

 “예?”

 “재료에 문제가 좀 있어서.”

 북산교에게 사기를 쳐서 빼돌린 여의보주는 여러 가지 이능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단단한 쇠의 성질을 잠깐동안 바꾸는 능력이다.

 강아지 인형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내구성을 확보하려면 좋은 쇠가 필요했다. 차삼룡이 쓴 쇠는 보검을 만들 때 쓰는 귀한 것이다. 그 쇠는 구하기도 어렵지만, 워낙 단단해서 칼의 형태로 가공하기는 더 어렵다.

 수요가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른다. 그 물건이 무사의 전투력과 직결되는 칼이라면 가격은 더 잘 오른다.

 그래서 이 쇠를 제대로 가공해서 만든 칼은, 비싸다.

 차삼룡은 여의보주를 써서 쇠의 성질을 무르게 만들었다. 쇠가 나무처럼 물러지면 가공하기 쉽다. 물러진 쇠로 장난감의 작은 부품들을 정밀하게 만들었다. 완성 후에 여의보주의 이능 사용을 멈추자 쇠는 다시 단단해졌다.

 일반적인 가공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지만, 어차피 남천에서 부품만 보고 제작 방법의 차이를 눈치 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걸 대량생산하다보면, 소문이 날 수밖에 없다.

 ‘북산 놈들이 우리나라에 깔아놓은 첩자들 귀에 들어가면, 그리고 그놈들이 이게 무슨 의미인지 눈치채면, 어휴. 생각만 해도 오싹하네.’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하여간 팔 만큼은 못 만들어.”

 한미소가 대놓고 아쉬워했다.

 “피이. 좋은 기회였는데.”

  * * *

 북산 땅에서는 북전호가 왕이며 동시에 교주다. 북산교의 교리에는 되도 않는 소리가 많지만, 거기서 그걸 따지던 사람들은 대부분 죽었다. 논리와는 상관없이 맹목적으로 북산교를 믿는 신도들이 많아서 그들이 이교도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천 땅은 상황이 달랐다.

 남천 땅에는 왕이 없다.

 남천은 여러 세도문파가 자기 지역을 영지라도 되는 양 실질적으로 지배했다.

 외부의 적이 없으면 그냥 그렇게 작은 왕이 돼서 살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과 국경을 마주한 곳에는 북산교가 있었다.

 남천의 문파들은 북산교를 막기 위해 하나의 단체를 만들었다. 그게 바로 무사맹이다.

 무사맹의 맹주 자리는 공식적으로는 남천 땅에서 가장 높은 지위다. 지위만 보면 왕과 조금은 비슷했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그랬다.

 

 장로 방준오가 무사맹주의 집무실을 향해 걸으며 말했다.

 “어린놈이 맹주가 되더니 아주 세상 무서운 줄을 몰라. 누굴 감히 오라가라야?”

 근접경호무사가 곁에서 한마디 보탰다.

 “그래봐야 바지맹주 아닙니까?”

 “내말이 그 말이다.”

 전대 무사맹주는 북산교의 북전호와 맞먹는 엄청난 고수였다.

 원래 무사맹의 맹주는 상속되는 자리가 아니다. 여러 문파의 추대를 받아서 뽑히는 자리다.

 그런데 지금 맹주인 남기한은 전대 맹주의 아들이다.

 “맹주 자리는 역시 우리 문주님이 어울렸습니다.”

 “큰형이 맡아야 했는데, 정치란 게 어디 그러냐.”

 남기한이 예외적으로 맹주가 될 수 있었던 건, 실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각 파벌의 상호 견제 덕이었다.

 각 지역의 세도문파들은 경쟁세력의 사람이 권력의 핵심인 맹주가 되는 걸 반대했다. 그들은 대외적인 상징성을 가지면서도 세력은 없는 바지 맹주를 원했다.

 그 조건에 딱 맞는 인물이 바로 남기한이었다.

  * * *

 젊은 맹주 남기한이 시녀에게 짜증을 냈다.

 “금불상은 왜 안 챙겨? 그게 얼마짜린데!”

 날씬한 시녀가 얼른 대답했다.

 “이것만 갖다놓고 바로 챙기려고 했어요. 맹주님.”

 그녀의 손에는 책 보따리가 들려 있었다.

 “아니. 이년이? 어디서 말대꾸야!”

 남기한이 그녀의 뺨이라도 때릴 것처럼 손을 번쩍 들었다. 시녀가 깜짝 놀라 책보따리를 떨어뜨리며 몸을 움츠렸다.

 장로 나문일이 말렸다.

 “맹주님. 거. 어린 여자애한테 손찌검이라니요.”

 “내 시녀한테 내가 어떻게 하든 나 장로가 무슨 상관이야!”

 “제 조카입니다.”

 “어? 아. 그렇지. 알아. 안 때려. 그냥 손만 든 거야. 손만!”

 “얘가 깜짝 놀라는 게 이전에 맞아본 거 같아서 그럽니다.”

 “오해야. 오해! 아니. 내가 맹주인데 손도 못 들어?”

 “아. 예.”

 나문일이 시녀 나민정에게 눈짓을 했다. 시녀 나민정이 맹주 남기한과 장로 나문일의 눈치를 살피다가 금불상을 얼른 챙겨 밖으로 나갔다.

  * * *

 나민정은 얼마 걸어가지도 못하고 장로 방준오와 마주쳤다. 얼른 인사를 하고 지나가려는 그녀를 방준오가 불렀다.

 “민정아.”

 “예. 방 장로님.”

 “그 불상은 맹주 집무실에 있던 건데, 왜 네가 가지고 있지?”

 “맹주님이 비싼 것부터 먼저 옮겨놓으라고 하셔서…….”

 “알았다. 가봐라.”

 시녀 나민정이 가고 나자 방준오가 피식 웃었다.

 “난 맹주의 이런 면이 마음에 들어. 겁이 많은 놈은 다루기가 쉽거든.”

  * * *

 한미소가 차삼룡에게 물었다.

 ”아까 그 아가씨가 누군지는 알아요?”

 “대충.”

 “아는…… 사이에요?”

 “그 아가씨는 날 모르지.”

 그동안은 얼굴을 본적도 없다. 그녀의 칼을 보고 신분을 짐작했다.

 한미소가 맑은 소리로 웃었다.

 “뭐예요? 그게? 그렇게 따지면 난 맹주님도 아네요. 맹주님이 날 몰라서 그렇지.”

 차삼룡도 비웃었다.

 “맹주 따위한테 님은 무신.”

 “어머. 아저씨. 국경무사대에 있었다면서요. 그럼 당연히 님자 붙여야 하는 거 아녜요?”

 “너도 거기 있어봐. 존경하게 되나.”

 “아저씨 거기서 고생 많이 했나보다. 그래도 무사맹의 맹주님인데 존경심을 좀 가져 봐요! 북산 놈들한테서 우리를 지켜주는 분이시잖아요!”

  * * *

 맹주 남기한이 독촉했다.

 “나 장로. 후퇴 준비는 어떻게 됐어? 내 마차는 공식 업무용 관용 마차 말고, 평범해 보이는 민간용으로 따로 구해놨겠지?”

 “마차는 진즉에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아무리 민간용이라도 눈치 채는 백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백성들이 모르게 후퇴하려면 밤에 출발하는 게 좋습니다.”

 “누가 오늘 도망간대? 북산 놈들이 쳐들어온 다음에 훅 밀리면, 그때 가서 금불상 같은 것들을 다 못 챙기니까, 미리미리 챙겨놓으라는 거잖아. 사람이 준비성이 있어야지.”

 장로 방준오가 집무실로 들어오며 한마디 했다.

 “맹주님. 북산교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후퇴 준비부터 하십니까? 그냥 저만 믿으십시오. 놈들이 쳐들어오면 모조리 무찌르고 진격해서 오늘 점심은 북산 땅에서 먹겠습니다.”

 젊은 맹주 남기한이 입꼬리를 비틀며 비꼬았다.

 “우리 방 장로는 참 말을 잘하지. 국경 쪽은 방 장로 책임이잖아. 국방도 말처럼 잘하면 얼마나 좋아?”

 “커험. 맹주.”

 “우리끼리 있을 때는 개수작 부리지 말고, 상황을 진짜로 말해봐.”

 남기한도 자기가 바지맹주라는 건 안다. 권위를 세워봐야 먹히지도 않는다는 걸 안다. 자신을 이용해먹으려는 상대를 존중해주면, 더 다루기 쉬운 호구가 된다. 그래서 일부러 장로들에게 말을 함부로 했다.

 “놈들이 여의강시를 만든 것 같다며? 그것도 삼백 기나! 제기랄. 여의강시 삼백 기면 세계정복도 하겠네. 그걸 무슨 수로 막나? 어?”

 “그건 단지 첩보입니다. 아직 확인 된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확인하기 전에 짐부터 챙겨놓자니까? 나중에 급하게 챙기면 빠뜨리는 거 생긴다고. 조금 전에도 나 장로네 문파에서 보내준 시녀년이 내 금불상 챙기는 걸 빼먹었으면서, 내가 지적하니까 변명 따위나 하더라니까. 내가 정말 나 장로 봐서 참았어.”

 갑자기 방 장로 파벌의 무사대장 중 한 명이 그들을 향해 뛰어오며 외쳤다.

 “큰일 났습니다!”

 무사맹주 남기한이 펄쩍 뛰었다.

 “왜? 쳐들어왔어? 진짜로 쳐들어왔어? 밀렸냐? 밀렸구나? 밀렸겠지. 여의강시가 삼백 기라는데 그걸 무슨 수로 막아? 당장 튀자.”

 “그게 아니라…….”

 “서, 설마 벌써 여기까지 밀고 온 거야? 그건 아니지? 국경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얼만데. 뭐, 뭐야. 호, 혹시 여의강시는 고속기동도 가능…….”

 “그게 아니라, 북산교 놈에게 사고가 발생했다 합니다.”

 “응?”

 “놈들이 여의강시를 깨우는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남기한이 멍하니 선 채 더듬거렸다.

 “못 깨웠으면…….”

 “움직이는 여의강시는 단 한 기도 없습니다.”

 “거기 들어간 돈이 얼만데…… 그럼 북산은 완전히 망했단 소리네?”

 “예. 북전호가 그걸 보고 울화가 치밀어 쓰러졌다는 보고가…….”

 “북산 최고수라는 북전호가, 그냥 쓰러지기만 한 거야?”

 “거품을 물고 눈도 돌아갔다고…….”

 맹주 남기한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하.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장로 나문일은 그동안 겉으로는 여유 있는 척 해왔다. 하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전쟁이 터질 상황은 어떻게 겨우 피했구나.’

 나문일이 기분이 좋아져서 맞장구를 쳤다.

 “이 기쁜 소식을 널리 알리고 축제를 해야 합니다.”

 “축제? 나 장로. 지금 축제를 할 때야?”

 “예?”

 장로 나문일이 당황했다.

 ‘놀고먹는 거라면 환장하는 놈이 이 좋은 기회를 왜 그냥 넘기려는 거지?’

 “때, 때가 아닙니까?”

 “지금은 다른 때야.”

 “무슨…….”

 “북벌을 하자.”

 “예?”

 “북산 놈들한테 이제 여의강시가 없다며? 게다가 북전호가 쓰러졌다며? 기회다. 하늘이 날 돕는 거야.”

 나문일은 황당해서 말문이 막혔다.

 ‘어린 맹주 새끼가 뭘 잘못 처먹었나?’

 “맹주님. 놈들의 무사 숫자가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숫자는 숫자일 뿐이야. 그 정도 차이는 정신력으로 극복해야지. 그렇지? 방 장로.”

 방준오 장로는 그동안 언제든지 북벌이 가능하다고 큰소리를 쳐 왔다.

 “당연…….”

 근접경호무사가 얼른 방 장로의 옷깃을 당기며 속삭였다.

 “장로님. 이번에는 맹주님이 진심이신 것 같습니다.”

 “그, 그래?”

 “여기서 맞장구 잘못 치면 우리가 다 뒤집어씁니다.”

 방준오가 아무리 큰소리를 잘 쳐도, 숫자 계산은 할 줄 안다.

 “맹주님. 설,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 *

 유인영이 고개를 돌렸다. 검은색 긴 머리가 그녀의 등을 따라 부드럽게 미끄러졌다.

 “저거 말이야.”

 그녀의 시선이 한미소의 재생만물상을 향하고 있었다.

 곁에 있던 개인경호무사 장혁준이 설명했다.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하주거나, 망가진 걸 싸게 사들인 후에 고쳐서 파는 가게입니다. 아가씨.”

 “알아. 요 며칠 이쪽으로 다니면서 자주 봤어.”

 “저런 가게에 아가씨에게 어울리는 좋은 물건은 없습니다.”

 “파는 거 말고.”

 “그럼…….”

 “저기 꼬마애가 가지고 있는 거.”

 장혁준의 시선이 한미소의 동생인 꼬마 한미래를 향했다. 한미래가 가게 옆에서 강아지 모형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옛날에 아빠가 저런 강아지 인형 사줬었는데.”

 “바둑이 말입니까?”

 “그래. 바둑이. 자기 혼자 머리도 까닥였는데. 저 바둑이도 그럴까?”

 “돌아가신 문주님께서 아가씨를 위해 구해 오셨던 바둑이는 유명한 장인이 만든 명품입니다. 아주 정밀한 기관장치가 들어 있어서, 생명이 없는 사물이면서도 머리를 스스로 돌릴 수 있었습니다.”

 “알아. 아빠가 구하기 힘든 거라고 얼마나 자랑했는데.”

 “저런 작은 중고품 가게에 그런 명품이 있을 리 없습…….”

 한미래가 가지고 노는 나무 강아지 인형이 고개를 까닥였다.

 “어?”

 유인영이 손뼉을 쳤다.

 “어머. 저 바둑이도 그 장인이 만든 거 아냐?”

 장혁준은 무술 고수답게 눈이 좋고 빠르다.

 “아닙니다. 저 바둑이는 새 물건처럼 보입니다. 그 장인은 은퇴한 지 오래 됐습니다. 그래서 바둑이의 수리를 못했습니다.”

 “그렇구나. 바둑이 보니까 옛날 생각난다.”

 유인영이 한미래를 향해 걸어갔다.

 “아빠 생각도 나고.”

 장혁준이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저건 손으로 머리를 흔드는 짝퉁이 틀림 없…….”

 강아지 인형이 네 다리를 움직여 앞으로 걸어갔다. 쇠와 나무로 된 외형만 아니라면 진짜 강아지로 착각할 만큼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다.

 장혁준은 크게 당황했다.

 “어어?”

 그는 유인영의 경호무사를 맡을 정도로 칼을 잘 쓴다. 그렇다고 그가 잘 하는 게 칼밖에 없는 건 아니다. 기관장치에 대해서도 보통 사람보다는 훨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쇠와 나무로 만든 강아지를 저렇게 자연스럽게 걷게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장혁준은 전대 유산문주가 죽은 이후 처음으로, 자기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마, 말도 안 돼.”

 강아지는 이제 걸으면서 꼬리까지 흔들었다.

 “어어어?”

 유인영은 기관장치 쪽은 잘 모른다.

 “왜? 쫌 대단한 거야?”

 “조금이 아닙니다. 저런 다양한 동작을, 그것도 저런 자연스러운 움직임……. 크기가 커도 쉽지 않은데, 저렇게 작은 크기에서는……. 장난감에 쓸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 장난감을 보고 있는데?”

 “그렇죠. 그게 문제입니다. 누가 했는지 몰라도 비효율적인 미친 짓입니다.”

 유인영이 살짝 웃으며 꼬마 한미래에게 다가갔다.

 “얘. 이 바둑이 네 거니?”

 “멍멍이에요.”

 “그래? 나도 이런 강아지가 있는데, 내 건 바둑이야. 지금은 고장 났어.”

 “아저씨가 고쳐줄 수 있을 거예요.”

 “아저씨?”

 “멍멍이를 만들어준 아저씨요.”

 유인영의 표정이 환해졌다.

 “아는 사람이 만들어줬니?”

 “네.”

 “잘됐다. 그럼 말이야. 바둑이, 아니, 멍멍이 언니한테 팔래?”

 언니 한미소가 가게에서 나오며 대답했다.

 “죄송해요. 멍멍이는 제 동생이 좋아하는 거라서 팔 수가 없어요.”

 “꼭 사고 싶은데…….”

 경호무사 장혁준이 나섰다.

 “한 냥 주겠다.”

 한 냥이면 쌀이 한 가마니다.

 한미소가 보기에 이건 차삼룡이 하룻밤 만에 만든 장난감이다.

 “그 정도면 적당…….”

 꼬마 한미래가 유인영과 장혁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곧바로 강아지 인형을 품에 안았다.

 “멍멍이 내 거야. 안 팔아!”

 한미소가 난처해했다.

 “죄송해요. 제 동생이 싫다고…….”

 “두 냥 주지.”

 “두 냥! 그럼 당연히…….”

 한미래가 울음소리를 냈다.

 “흐애앵. 안 팔아! 두 냥에는 안 팔아! 아저씨가 만들어줬단 말이야!”

 유인영도 난처했다.

 “언니가 미안. 그래도 꼭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 열 냥이면 안 될…….”

 울음소리를 내던 꼬마 한미래가 발딱 일어났다. 얼른 강아지 인형을 내밀었다.

 “고맙습니다.”

 “으응?”

 “열 냥 주세요. 말 바꾸기 없기에요.”

 유인영이 당황했다. 꼬마 한미래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서럽게 우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얼굴에 눈물이 흐른 자국이 전혀 없었다.

 방긋 웃기까지 했다.

  * * *

 차삼룡이 자기 집 앞 길가에 앉아서 햇볕을 쬐었다.

 “아. 편안한 내 인생. 내가 평생 할 고생은 국경무사대에서 다 했나보다. 내 팔자지만 참 좋다.”

 유인영이 그에게 다가왔다.

 “저기…….”

 그녀의 그림자가 그의 몸을 덮었다.

 차삼룡이 옆으로 조금 움직였다. 다시 따뜻한 햇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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