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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메리로제: 푸른 부케의 수장
작가 : 유리씨
작품등록일 : 2017.6.1

아름다운 남자와의 약혼, 그러나 그 비정한 아름다움이 주는 폐해에 시달리는채 그녀-메리로제에게는 5년의 시간이 흐른다. 정략으로 완성될 결혼식은 곧 3개월 후. 오만과 가식으로 점철된 수렁에서 벗어나 푸른 부케의 메리로제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주의 * 전개상 약간의 폭력/비하/권력욕에 관한 탐욕 등의 묘사있습니다.) [로맨스 묘사 옅음+심리극+스릴러(후반)+지배]

 
Episode 00. 5년전 (2)
작성일 : 17-06-01 17:45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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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00. 5년전

 

 (2)

 

 

 

 "메리로제! 나의 정숙하고 아름다운 약혼녀. 그레이던트 영애."

 

  금발을 한데로 올려 묶은 포니테일의 미남자는 방으로 들어서며 환히 웃어보였다.

 

  보기드문 적안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세간에 드문 미인임을 증명해주었으나, 그 속안에 감춰진 집요한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라캉은 인상을 영 찌푸렸다.

 

  "테오도르, 어서와."

 

  메릴은 예의없는 남동생의 발을 꾹 밟고 지나가 테오도르의 양볼에 사교적인 키스를 했다.

 

  "계단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늦었지. 기다렸어?"

 

  ..덕분에 라캉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굽이 높은걸 신었으면서 인정사정없군.

 

 "그다지. 아, 한데.."

 테오도르가 라캉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라캉 그레이던트, 반갑습니다."

 

  자신을 반기지 않는다는 양 팔짱을 끼고 위협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라캉이 못마땅했지만 테오도르는 겉으로는 웃어보였다.

 

 "오랜만이군요. 오실때마다 없어서, 많이 아쉬워 했습니다."

 

  라캉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지만 한쪽 입가가 떨렸다.

 

 "아, 예.."

 

  그러나 그를 제외한 둘은 그들만의 대화에 이미 집중하고 있었다.

 

 "늦진 않았지만 기다릴수 없어서 데리러 왔지. 그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나의 꽃, 메리로제."

 

  메릴의 손등에 키스를 하는 미남자의 뻔뻔함, 라캉은 기분이 하강하는 걸 느꼈다.

 

  전우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총을 쏴 부상을 입혔는데도, 그 계급 덕분에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던 스티글리츠. 치명상을 입은 사람중에는 라캉의 친우도 있었다.

 

 비록 신분은 백작에 불과했으나 스티글리츠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게, 팔 하나를 못쓰게 될만한 이유는 아니다.

 

 

  "역겨운 새끼."

 

 라캉이 작게 중얼거리는 것을 테오도르가 주워들었는지 차가운 시선으로 돌아보았다.

 

 "무슨 말씀 하셨습니까?"

 

 메릴을 소중하다는 듯이 안은 채로 사교적인 미소를 짓는 그.

 

  라캉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둘에게서 멀어져 방문으로 향했다.

 

 "두분 약혼 축하드린다고요."

  어깨를 으쓱하며 항복처럼 두손을 흔드는 약혼녀의 남동생.

 

 "정말로 고맙구나 나의 남동생, 라캉."

 

 방을 나서는 남동생에서 시선을 떼어 메릴은 테오도르 스티글리츠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나 테오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테오도르."

 

  드레스 앞섶사이로 희게 드러난 가슴으로만 시선이 쏟아지고 있어, 메릴은 부케로 가렸다.

 

 "정숙하지 못해."

 

 처음에는 웅얼거림에 가까워서 메릴은 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두번째부터는 간신히 알아 들을 수 있었다.

 

  "무슨소리야?"

 

  테오가 메릴의 손목을 힘입게 움켜쥐어 그자신쪽으로 끌어당겼을 때에는 확실히.

 

 " 어떻게, 사람들 앞에 나서는데 이렇게도...이렇게도 다 드러내 보일 수 있는거야!"

 

 욱씬거릴정도로 손목에는 힘이 주어졌고 메릴은 아직까진 긴장을 드러내지 않고 웃는 낯으로 손목을 흔들었다.

 

 " 테오. 살살 잡을래?.. 그, 아파서.."

 

  그러나 테오는 얼굴을 굳힐뿐만 아니라 그 자신쪽으로 확 끌어당겨 그녀의 하얀 가슴을 가리던 부케는 바닥에 떨어졌다.

 

 "정숙하지 못해. 다른 사람들이 널 어떻게 볼지 생각은 해본거야? 유혹하는거냐고, 나아닌 다른 사람을 !"

 

 "테오.."

 

 메릴의 팔을 잡아 벌리며 봉긋한 가슴팍을 더더욱 환히 드러나게 만들자 메릴은 식은땀이 나고 소름이 돋았다. 허나 그 두려움을 감지하지 못한 매서운 눈길은 흰 피부가 노출되기 직전의 아슬아슬함 위에만 머물렀다.

 

 

 

 " ..정신차려. 그런 의도가 아니야."

 

 

 

  테오가 그녀를 한차례 잡아 흔들자 본능적으로 메릴은 손을 날렸다. 이것을 언제까지 되풀이해야할까. 짝하는 소리가 들리자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그의 고개는 돌아가, 눈동자에는 빛이 돌아왔다.

 

 

 실망감이 첫번째로 스며들었고, 비참함이 두번째로 마음을 적셨다.

 

 

 "테오도르 스티글리츠. 미친짓하지마. 한동안 조용하다 싶었더니, 또 이 짓거리야?"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른 차갑고 엄숙한 목소리가 그에게로 가 닿았다.

 

  "내가 말했을 텐데. 제정신을 유지하라고. 나는 '가주'야, 수장이기도 하고. 네가 함부로 대해도 될 상대가 아니야."

 

  스티글리츠는 얼얼한 한쪽 뺨을 감싼채, 나머지 한손은 뒤로 숨겨 주먹을 꽉 쥐었다. 정숙한 옷을 입지않은 여자는 오만불손하게 그를 대했다.

 

 그러나 지금 그 분노를 표출했다간 약혼식은 엉망이 될것이다. 물론 그게 두려운게 아니다.

 

 "아버지..."

 

 그의 중얼거림에 메릴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사과는 커녕 생뚱맞게 아버지라니.

 

 "테오도르."

  메릴이 한걸음 다가가 쏘아보자 테오도르는 내키지 않지만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두분 말씀은 다 나누셨습니까. 슬슬 모습을 드러내주셔야 합니다."

 

  노크후 기다리지 않고 문을 확 열은 늙으수레한 집사가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아직 결혼도 안 올린 남녀가 방안에 같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걱정되는 일이었지만 그는 그런 생각을 접기로 했다.

 

  좋은 경사가 있는 날이니 아가씨의 행동이 어리석더라도 넘어가 드릴수 있다. "아가씨, 그리고 스티글리츠 공작님."

 

  젊은 스티글리츠 공작은 메릴만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메릴은 그런 그를 뒤로 한채 집사에게로 겉치레 미소를 지은채 다가왔다.

 

  "준비는 끝났어. 가지."

 

  계단참까지는 집사가 앞장섰고 그뒤를 드레스 자락을 손에 쥔 메릴이, 마지막에는 테오도르가 따라갔다.

 

 

 드디어 계단에서 인영이 보인다.

 

 

 "시작하려나 봅니다."

 

  1층의 북적거리는 홀안에서 약혼식을 고대하던 퉁퉁한 사람이 샴페인 잔을 들어올렸다. 그옆에 있던 단단한 근육질 체구의 50대 남자는 정장이 옥죈다는 듯이 맨 위의 단추를 풀러 심호흡을 했다.

 

  "이시간부로 ... 정말 '가주'가 되는거군."

 

 딸아이는 어릴시절부터 어른스러웠고, 가주가 되는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러나 이순간만큼은 왠지 실감이 나지않는다. 자신이 거래를 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까지도 내려놓을 수 없는 분노때문일까.

 

 "까미유..."

 

  이자리에 나올 수 없는 아내와의 추억이 떠올라 목이 탔다.

 

 근처를 지나가는 시종의 쟁반에서 샴페인잔을 들어 입술을 적시면 홀안을 떠돌던 음악이 멈춘다. 새싹잎처럼 두갈래로 나눠진 양 계단 참에서 각각의 인영이 보였다.

 

 

 오케스트라 사회자의 목소리가 홀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레이던트의 가주, 메리로제 그레이던트를 위하여!"

 

  청색 방울꽃 모양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오른쪽 층계위에 고고히 서 있었다.

 

 홀안의 누구나 할 것없이 박수쳤다. 특히 홀과 계단의 연결부 부근에 있던 50대의 오수나 공작부인과 그 주변의 젊은 영양들은 열성이다.

 

 "드디어 나외에 공식적 여성가주가 나왔네요. 이제 성별이 문제되는 시대는 지났군요."

 

  공작부인이 흐뭇한 듯이 말하면 옆에 있던 다른 영양이 부러움과 자부심이 뒤섞인 얼굴로 속삭였다.

 

 "메릴이 '수장'으로 있는 동안은 여성이 가주가 되는것도 수월하겠죠. 좋은 일이이에요."

 

 영애 자신역시 가문의 '장녀'. 멍청한 남동생이 여기저기서 사고치는 덕분에 수습하는 일로 골머리를 잃고 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아직 그녀를 '가주'로서 인정해주길 꺼리고 있었다.

 

  "하지만 ..걱정이 되네요. 공작부인. 그레이던트 영애가 스티글리츠를 너무 믿어버리기라도 하면. 스티글리츠는 ..."

 

 스티글리츠는 사교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무례로도 유명했다. 허나 그 괴팍한 성정에 비해 외모는 천상의 것.

 

  가주가 되고자 하는 20대의 젊은 영애로서는 자신의 편을 들어야 할사람이 적으로 돌변할까 걱정할 만했다.

 

 "정말이지 우리 다아는 이야기를 하지 말지요." 순진한 걱정에 오수나 공작부인은 웃어버리고 말았다.

 

 

 "스티글리츠 공작에게 빠질 정도라면 메리로제 영애가 수장으로서 인정받지도 않았겠지요.

 

 그레이던트 가의 '가주'역할을 오래전부터 아이언베어대신 해오는걸 보면서, 그녀가 적합하다는 확신을 다들 가졌고요.

 

 생각해봐요. 우리들에게 외모가, 성격이, 사랑이 의미있는 일이던가요?"

 

 

 아무리 아름다워도, 잘생겼다 하더라도 귀족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것은 '자질'이다. 아름다운 외모는 그보다 부차적인 문제였다.

 

 더군다나 사랑을 믿는다면 애초에 '저' 테오도르 스티글리츠와 약혼따위 할리는 없었다.

 

 이전에 혼담이 오가던 아르고 영애를 찾아, 보복했던 테오도르. 그런 그를 어떤 여성이 남편으로 바라볼수 있을까.

 

  "하지만 그래도 스티글리츠는 ..."

 

  테오도르와 아르고 영애 사이의 고소 공방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그걸 아는 다른 영애는 우물거렸다. 그러나 절차는 슬슬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사실 오늘 아침에 아르고 영애는 그레이던트가에 전갈을 보냈다.

 

  테오도르는 아직까지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미 영애와 메리로제 사이에서 이야기는 끝나 있었다.

 

 

 "아름다운 수장께서 내려오시는 군요! 그레이던트가의 가주인 메리로제 그레이던트, 앞으로 그녀를 보필해주실 테오도르 스티글리츠 공작도 같이 계십니다."

 

 약속해놓았던 사회자의 수신호에 따라, 층계참위에서 손을 흔들면서 메리로제와 테오도르는 층계의 중간부분에 멈춰섰다.

 

 다른 계단과 달리 넉넉한 여유공간이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딱 적당했다.

 

 

  "테오도르의 미모가 아까워. 메리로제는 우리 테오만큼 미인이 아니잖아."

 

 그런 그 커플을 바라보고 있던, 홀 맨끝의 중년귀부인이 부채를 탁 접으면서 울상으로 칭얼거렸다.

 

 "부인."

 

 옆에 있던 키큰 염소수염의 남편이 떫은 표정을 지었지만, 늘씬한 귀부인은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이해못하겠어. 완벽한 우리 테오가 뭐가 부족하다고, 저 평범하게 생긴 애와 결혼하는거람.

 

 게다가 다들 '메리로제'라면 홀라당 넘어가버리고,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우리테오는 왜 여자운이 없는걸까."

 

 

 남편은 집을 나오기 직전 몇번이고 부인에게 이 혼담이 얼마나 행운인지 설명했던 일을 떠올렸지만, 보는 눈이 많은 이 북적거리는 홀안에서 그러는 건 체면이 상하는 일이라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후..."

 

  옆에서 지나가던 웨이터에게서 잔을 한개 잡아들어, 부인에게 권했다.

 

 "그러지말고, 오늘만큼은 기쁜날이니 받아."

 

  알코올 중독인 부인에게 떨어진 의사의 금주령은, 기분파인 부인이 이곳에서 고래고래 울거나 칭얼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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