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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사신 카이스
작가 : 김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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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과 마신조차도 인정한 한 남자,
신조차도 소멸시켜 버리는 강대한 힘 앞에 모든 존재가 굴복한다.
차원 최강의 마족인 그가 몬스터와 마유인의 천국이 되어 버린 대한민국으로 넘어왔다.
잃어버린 4대 카드를 찾고, 카오스의 혼돈을 초래한 존재를 응징하려는 그의 활약이 시작된다.

 
제 14 화
작성일 : 16-07-20 17:42     조회 : 576     추천 : 0     분량 : 6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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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왔냐?”

 “아, 오빠. 아버지랑 어머니는?”

 “지금 카이스랑 이야기 중이시다.”

 “이야기?”

 수연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그 모습을 본 진혁 또한 어깨를 으쓱하면서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내가 자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자네의 힘을 대충 짐작하기 때문이라네.”

 “흐으음, 제 힘이라니요?”

 카이스가 전혀 모르겠다는 듯 대꾸하자, 민수는 이미 다 안다는 듯한 어조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번에 우리 집에 이상한 놈이 쳐들어왔었지. 그리고 놈은 내가 혜원이의 방으로 가는 도중 도망가 버렸어.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정식으로 붙었다면 나 역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기운을 가진 녀석이었네. 물론 내 기운을 느낀 것은 그쪽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그렇게 살육을 좋아하고 남을 죽이는 취미를 가진 놈이 그렇게 쉽게 도망간다고는 생각할 수 없네. 저번에 자네를 보고 수연이가 엄청 강하다고 했지. 그때 나는 깨달았네. 자넨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지만, 그건 사실 기운을 감출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흐으으음.”

 민수의 말에 카이스는 조용히 신음을 흘렸다.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민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한 가지 부탁할 게 있다네. 들어주게나.”

 “신세를 지고 있으니 한번 들어는 보겠습니다.”

 “고맙네. 내 부탁이란 그 이상한 놈을 죽일 때까지만 혜원이를 지켜 달라는 것이네. 솔직히 자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모른다네. 하지만 말이야, 나도 감은 제법 좋은 편이네. 나보다 자네가 더 강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혜원이를 지켜 주지 않겠나? 이 집에 있는 것보다는 자네와 함께 있는 게 더 안전할 것 같네. 물론 남자공포증이 있는 혜원이에게는 내가 잘 말해 두겠네.”

 “혜원 양을 말이죠?”

 “그렇다네.”

 카이스의 되물음에 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카이스는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어차피 저 역시 혜원 양의 도움이 필요하던 참이었습니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군요.”

 “그, 그런가? 정말 고맙네!”

 민수는 진심을 담아 감사를 표했다. 그 말에 카이스는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어차피 그분에게…… 볼일이 있었거든요.”

 카이스는 그렇게 말하며 싱긋 웃었다.

 

 다음 날.

 “카이스, 학교는?”

 “이제 가야죠. 그나저나 혜원 양도 데리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혜원이를?”

 수연은 카이스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오자 의아한 표정을 지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 카이스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민수님께서 혜원 양을 보호하라고 하시더군요.”

 “카이스한테요?”

 수연은 그 말에 의문을 감출 수가 없었다. 상대는 엄청나게 강한 능력자였다.

 그런 자를 카이스에게 맡기겠다니. 물론 카이스의 실력이 제법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는 수연이었지만, S급에 랭크된 강철이 졌다는 말을 들은 수연은 약간 걱정이 되었다.

 “걱정 마세요. 저도 충분히 시간은 끌 수 있으니 말이죠. 제가 시간을 끄는 동안에 민수님이 와 주시면 됩니다. 이 집에 있는 것보다는 안전할 테니까요.”

 “아.”

 카이스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해 주지 않았다. 실제로 민수를 부르기는커녕 자신의 손으로 용인의 머리를 베어 버릴 작정이었다.

 물론 100퍼센트 승리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카이스는 특별히 걱정하지 않았다. 사신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은 아니기에.

 “허허. 카이스 군.”

 민수가 부르는 소리를 들은 카이스가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자네 도대체 무슨 마술을 쓴 건가? 혜원이가 자네를 따라가겠다고 너무나도 쉽게 승낙했다네. 학교에 가는 것도 괜찮다는군.”

 “다행이군요. 그럼 오늘부터 제가 있는 반에 같이 데리고 있겠습니다.”

 “정말 고맙네.”

 “아닙니다.”

 고마워할 필요 없었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이룰 겸 은혜도 갚는 겸 혜원을 지켜 주려는 것뿐이었다. 물론 혜원이 예쁜 소녀라는 점이 약간 작용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 내가 특별히 선생님들한테 말해 두겠네. 수연이한테 듣기로 담임이 김민철과 박소철이라 했지?”

 “맞습니다.”

 “내가 말해 두지.”

 “감사합니다.”

 

 한편 민철과 소철은.

 “우, 우리가 꿈꾼 파라다이스 학교 생활이 다 무너지고 있어!”

 “……형어어어엉!”

 민철의 절규를 듣자마자 소철은 서러운지 눈물마저 뚝뚝 흘렸다. 그 모습을 본 민철이 그의 어깨를 다독거려 주었다.

 툭툭.

 “네 마음 다 알아. 그 빌어먹을 놈 때문에……. 이게 뭐야? 냄새 나는 전사들 틈을 벗어나서 모처럼 아름다운 이상형을 만났는데…….”

 민철이 정말 분하다는 듯 말하자 소철이 갑자기 온몸을 배배 꼬았다. 민철의 휴대폰이 울리고 있었다.

 또르르르!

 “서, 설마 그 인간……?”

 전화만 오면 카이스라고 생각할 만큼 노이로제에 걸린 민철이었지만 다행히도 이번에는 발신자 번호가 표시되어 있었다.

 “아니군.”

 그렇게 말한 민철은 가볍게 휴대폰의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민철인가?

 “누구세요?”

 민철은 모르는 상대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말을 놓자 혹시 높은 사람의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곧 전화기 너머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수고가 많네. 김민수라고 하네만.

 “기, 김민수님!”

 그 이름을 들은 민철은 깜짝 놀랐다. 김민수라면 2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SS급 실력자 중 한 명으로 얼굴 보기도 힘들다는 사람이었다.

 ―허허 뭘 그렇게 놀라나? 우선 내 딸 수연이를 잘 보살펴 줘서 고맙네.

 “수, 수연이요?”

 수연이라는 말에 민철은 설마 설마 하면서 다시 물었다. 곧 그의 귀에 들려서는 안 되는 말들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다네. 내 딸이네만. 몰랐구먼. 허허, 앞으로 잘 부탁하네.

 “……아, 알겠습니다.”

 ―그래, 고맙네. 내가 자네에게 전화를 한 이유는…… 카이스라는 학생 알지?

 “카, 카이스요?”

 이번에는 카이스라는 이름이 나오자 민철은 자신도 모르게 바짝 긴장했다. 곧 민수의 음성이 들려왔다.

 ―오늘 카이스가 여학생 한 명을 데려갈 거네. 물론 아직 나이가 안 돼서 고등학교에 다닐 수는 없지만, 카이스 옆에 앉혀 주게나. 교장한테는 벌써 다 말해 놓았으니 괜찮을 거네.

 “아, 알겠습니다. 근데 카이스를 잘 아시나요?”

 민철이 조심스럽게 묻자 민수가 호탕하게 답했다.

 ―조금 아는 사이지. 그나저나 잘 부탁하네. 그럼 이만.

 민수는 그렇게 전화를 끊었고, 민철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허무한 듯 중얼거렸다.

 “모든 게 끝났어…….”

 “형, 왜 그래요?”

 “나의 이상형 수연 양이…… 그 유명하신 민수님의 딸이란다.”

 “아하, 그렇군요. 그럼 저는 상관없네요. 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훗. 원래 사랑은 힘들게 쟁취하는 거니까요.”

 “내가 못하는데 네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서, 설마 방해공작을!”

 소철의 과장된 반응에 민철은 그저 웃음으로 답할 뿐이었다.

 

 “……오늘 또 전학생이 왔다.”

 “저, 전학생?”

 전학생이라는 말에 학생들은 다시 눈을 반짝였다. 지난번 카이스 때와 마찬가지인 반응이었다.

 “남자? 여자?”

 “어느 쪽이에요, 선생님?”

 “가르쳐 주세요!”

 “여자다.”

 “여, 여자……?”

 여자라는 말에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의 표정이 엇갈렸다. 하나같이 눈을 빛내던 남학생들은 이내 수연과 민정 쪽을 힐끔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저 정도 예쁜 애가 있을 리 없겠지.”

 “그래. 꿈 깨자.”

 수연과 민정을 한 번 본 것만으로도 너무나 쉽게 체념하는 남학생들이었다. 그 모습을 본 민철이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리고 참고로 너희와 같은 학년이 아니다. 이제 15살 중학생이다. 카이스의 동생인데 사정상 여기에 오게 된 것이다.”

 “카이스의 동생이요?”

 “중학생이 왜 고등학교에……?”

 여학생들은 카이스의 동생이라는 말에 눈을 반짝였다. 물론 그건 남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카이스의 잘생긴 얼굴은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유전적으로 그 동생도 당연히 예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물론 중학생이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건 이해가 안 됐지만 민철은 눈빛으로 그것에 대해서는 묻지 말라는 무언의 협박을 하고 있었다.

 “혜원아, 들어와라.”

 드르륵.

 민철의 말이 끝나자 교실 문이 열리면서 조금 쑥스러워 하는 듯한 표정의 혜원이 들어왔다. 그녀가 들어오자 교실은 침묵에 잠겼다.

 “…….”

 “…….”

 “…….”

 그러나 그것도 잠시, 경직 1분 후 어디선가 오우거의 비명이 들려왔다.

 “……크아아아악!”

 “주, 죽인다!”

 “영계야, 영계!”

 남학생들은 완전 발광을 하고 있었다. 그 반응에 혜원이 몸을 움찔거렸다.

 “자자, 혜원이가 거북해 하잖냐? 조용히 해라!”

 민철의 한마디에 학생들은 곧 조용해졌다. 지금 민철의 목표는 민수와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잘 보이는 것으로 변경된 상태였다.

 “혜원이도 오빠 옆에 가서 앉아라.”

 “네.”

 혜원은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럽게 짐승 어린 눈빛을 하고 있는 남학생들을 바라보았고 그 눈빛에 혜원은 역시 움찔거리면서 카이스에게 다가갔다.

 “교복이 잘 어울리시는군요.”

 “……고마워요.”

 카이스가 수연의 여벌 교복을 입은 혜원에게 싱긋 웃으며 말하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화답했다.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그에게만큼은 친근하게 대하는 그녀였다.

 “혜원아, 수고했어. 자리에 앉아.”

 그때 카이스의 앞에 앉은 수연이 혜원을 이끌었다. 그 옆에서 민정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카이스와 수연, 혜원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누구?”

 “아, 혜원이는…….”

 수연은 민정에게 짧게 설명해 주었다. 대충 설명을 들은 민정은 가느다란 눈으로 카이스를 보면서 말했다.

 “수연이 아버지가 너한테 맡길 정도면……. 장난 아니라는 거잖아.”

 “그런가요?”

 “……너무 태연하게 말하는 거 아냐? 그 정도면 어딜 가도 귀빈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아니, 귀빈대접도 부족해.”

 민정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카이스를 보며 되레 흥분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카이스는 그저 싱긋 웃을 뿐이었다.

 “그런가 보군요. 잘 알았습니다.”

 “정말…….”

 다른 사람 같으면 이 기회를 이용해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려 할 텐데, 카이스에게는 그런 마음 자체가 없어 보였다.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야야, 너희들. 고개 안 돌리냐?”

 “고개 돌려, 이것들아!”

 그때 수연과 민정, 혜원 쪽으로 고개가 완전히 돌아간 남학생들을 향해 민철과 소철이 호통을 쳤다. 남학생들은 아쉬운 듯, 칙칙한(?) 민철과 소철 쪽으로 억지로 고개를 돌렸다.

 “책 펴! 오늘 1교시는 수학이다.”

 민철의 말에 학생들은 전부 책을 폈지만 단 한 명, 카이스만은 그냥 의자에 기대앉아 있을 뿐이었다. 물론 이건 하루 이틀 있었던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책을 지급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안 가져오는 카이스를 보고 의아해 했고 그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선생들의 행동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단 며칠 사이에 성격 더러운 것으로 결론이 난 두 담임선생이 이상하게 카이스에게만은 관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감히 물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성격 더러운 두 담임을 잘못 건드려 괜한 사단을 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어쨌든 이 학교를 지키러 온 자들이기에, 그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기에 교장조차도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런 민철과 소철이 잘해 주는, 아니 꼼짝 못하는 듯 보이는 카이스의 존재가 아이들은 점점 궁금해지기만 하고 있었다.

 

 2교시 쉬는 시간.

 “카이스, 우리 오늘부터 친하게 지내자!”

 “음하하! 난 카이스 널 처음 봤을 때부터 무지 마음에 들었다니까!”

 어색한 미소를 지은 남학생들이 갑작스레 카이스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민정은 설레설레 고개를 저어 보였다.

 물론 저들이 저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옆에서 움찔거리고 있는 혜원 때문일 것이다. 혜원에게 남자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수연에게 들어 알게 된 민정은 할 수 없이 다가오는 남학생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스톱!”

 “왜?”

 “왜 그러는 거야?”

 갑작스러운 민정의 행동에 남학생들은 항의 섞인 의문을 토했다. 그런 그들을 향해 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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