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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석공무림
작가 : 봉황송
작품등록일 : 2016.3.28

석공(조각가)의 무림행 이야기.

 
석공무림 1권 5장
작성일 : 16-04-06 13:43     조회 : 853     추천 : 0     분량 : 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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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조각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은 여행을 하는 가운데 더욱 발전을 하는 법이다. 여행을 하며 산수를 직접 보고 느끼면서 그 진수를 얻는다. 옛 사람들이 말한 강산의 도움이 바로 이것이지. 그저 고인들의 유명한 화집이나 화보만을 따라 그린다면 평범한 예술가로 밥이야 먹고살 수 있겠으나, 조금이라도 창작을 하려 한다면 세상을 돌아다녀야 한다. 길을 떠남으로써 시각의 경계를 넓히고 마음의 경지도 발전하지. 타고난 자질과 끊임없이 노력을 하다가 보면 답답한 기분이 들 때가 있을 거다. 장석아! 제자리걸음을 한다고 느끼면 길을 떠나 산천을 둘러봐라.>

 

 먼 곳에 떨어져 있지만 송광은 여전히 도장석의 앞날을 밝혀주고 있었다.

 “스승님!”

 도장석이 가만히 송광을 떠올렸다.

 송광에는 그는 천하제일석공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황보세가의 시험을 보러 오는 석공들을 모조리 밟고 넘어서야 했다.

 “스승님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을게요.”

 다른 석공들에게 순순히 물러나지 않겠다고 그가 굳게 다듬었다.

 

 까앙! 깡!

 망치가 정을 때릴 때마다 맑은 쇳소리가 울렸다. 차분한 가운데 뜨거운 열정을 지닌 도장석이 연신 망치를 휘둘렀다.

 망치를 휘두르는 그의 동작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중량감이 있었다. 이제 도장석은 처음 망치를 잡았던 새파란 애송이가 아니었다.

 그의 움직임에는 노회한 석공들의 노련함이 흘렀다.

 휘이익!

 어깨 위로 솟아오른 망치가 허공에 짧고 경쾌한 호선을 그렸다.

 “우와! 도석공, 오늘 따라 기합이 팍 들어가 있네.”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석공이 중얼거렸다.

 매섭게 집중하고 있는 도장석에게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위기가 흘렀다. 아침부터 해가 중천에 떠오른 지금까지 도장석이 한시도 쉬지를 않았다.

 새롭게 각오를 다진 그가 하루 종일 망치와 정, 수각도를 안고 살았다. 그의 눈이 횃불처럼 타오른 가운데 끊임없이 집중했다.

 “정말로 대단해. 어떻게 저렇게 쉬지도 않고 일을 할 수가 있을까?”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사람이 말했다.

 “망치가 알아서 움직이는 것 같아.”

 콧수염을 무성하게 기른 석공이 감탄했다.

 석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 한 번 삐끗하게 되면 오랜 시간 조각하던 석상이 못 쓰게 된다.

 그런데 생각도 하지 않고 때리는 것처럼 보이는 도장석의 망치는 한 점의 실수도 없었다. 정은 꼭 필요한 장소에 위치했고, 망치는 적절한 힘과 속도로 정을 때렸다.

 규모가 크게 커진 천지석공소는 이제 석공들의 숫자가 서른 명을 넘었다. 석공들 가운데 가장 높은 실력을 가진 자가 바로 도장석이었다.

 석공들은 도장석과 조각을 어깨 너머로 보면서 배우고 있었다.

 “후후후! 잘하고 있어.”

 왕천삼이 도장석을 보면서 씩 웃었다.

 그는 구슬땀을 흘리며 지속적으로 석상을 조각하고 있는 도장석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그에게 있어 도장석은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도장석이 있었기에 천지석공소가 크게 성장했고, 왕천삼의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주변의 동종업체에서 도장석을 빼앗기 위해 많은 돈으로 유혹을 한 적도 있었다. 왕천삼이 도장석의 이탈을 막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의뢰의 수수료도 적게 가져갔고, 그리고 나이를 떠나 도장석을 깎듯이 위했다.

 따앙! 땅!

 도장석이 매섭게 망치와 정을 휘둘렀다.

 그의 손가락에는 검붉은 피멍이 들었다. 딱지가 앉을 새도 없이 다시금 망치와 정을 손에 잡았다. 피멍이 심해지면서 손가락이 시퍼렇게 변했다.

 도장석의 손가락이 왕천삼의 눈에 가득 들어왔다.

 “헉!”

 그가 기겁했다.

 도장석의 손가락은 그 개인의 것이 아니었다.

 그 손가락에는 왕천삼이 벌어들이는 돈이 함께 걸려 있었다.

 “도석공! 당장 멈추게. 손가락이 다쳤네.”

 왕천삼이 도장석을 말리며 소리쳤다.

 “괜찮아요.”

 도장석이 왕천삼을 돌아보며 씩 웃었다.

 “내가 괜찮지 않네. 당장 의원에게 가서 침을 맡도록 하세. 약을 먹고 오늘 하루 푹 쉬도록 하게나.”

 왕천삼이 말했다.

 “이 정도 상처는 괜찮아요.”

 도장석이 피멍으로 새파랗게 변한 손가락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망치와 정을 사용하다보면 손가락에 피멍은 자연스럽게 따라다닌다.

 “잘못하면 크게 다치네. 지금 치료를 해야 좋네.”

 “아니에요.”

 도장석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곱상한 얼굴에 보이는 고집이 다부졌다.

 신념에 찬 눈빛의 도장석은 어느 누고도 막을 수가 없었다.

 땀냄새를 폴폴 풍기는 고집스런 모습에 왕천삼이 안절부절 했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도장석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크으윽!”

 지독한 불길함에 왕천삼이 머리카락을 움켜쥐면서 신음했다.

 왕천삼의 신음을 깔끔하게 무시한 도장석이 다시금 만들고 있는 석상에 집중했다. 이번에 그가 만들고 있는 것은 무인석이었다.

 무인석은 안찰사로부터 높은 절개를 인정받은 무관의 무덤 앞을 지킬 석상이었다. 투구와 갑옷을 뒤집어쓰고 있는 석상의 옆구리에서 금방이라도 칼이 뽑힐 것만 같았다.

 따앙! 땅!

 피멍이 든 손가락으로 도장석이 망치를 휘둘렀다.

 그때였다.

 정을 움켜쥐고 있던 그의 왼쪽 새끼손가락의 피부가 터졌다. 피멍든 살이 터지면서 검붉은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크크큭!”

 도장석의 입에서 이상야릇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피가 흐르면서 아픔과 함께 시원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이고! 내가 오늘 하루 쉬라고 했잖은가! 금창약과 붕대 빨리 가지고 와.”

 왕천삼이 소리쳤다.

 정작 다친 사람보다 옆에서 애타게 지켜보던 왕천삼이 더욱 난리를 벌였다. 석공들은 다치는 일이 빈번했다. 그렇기에 천지석공소에는 응급한 상황을 대비해서 붕대와 급창약, 우황청심환 등의 의약품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알았어요.”

 석공 한 명이 응급약들이 있는 곳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작업장 한쪽에 비치되어있는 응급약을 석공이 도장석에게로 가지고 왔다.

 “어디 상처를 보세.”

 왕천삼이 도장석의 손가락을 살펴보려고 했다. 새끼 손가락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검붉은 피로 물든 왼손이 흥건했다. 여전히 손에 움켜쥐고 있는 정도 검붉은 피로 번들거렸다.

 스윽!

 도장석이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어이쿠! 귀한 손이 아주 엉망이 되었구나.”

 진심으로 왕천삼이 안타까워했다.

 이 귀한 손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고, 아름다운 첩들을 세 명이나 새로 들여서 살아갈 수 있었다.

 그에게 있어 도장석의 손은 귀하게 보호해야 할 대상이었다.

 스윽! 슥!

 그가 직접 지혈과 상처 치료를 위해 금창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선우세가의 비연약당에서 만든 금창약으로 가격 대비 효과가 탁월한 옥선고였다. 옥색으로 빛나는 끈적끈적한 연고가 도장석의 상처입은 새끼손가락을 뒤덮었다. 왕천삼의 꼼꼼한 손놀림에 의해 새끼손가락에서 흘러나오던 피가 멈췄다.

 스윽! 슥!

 왕천삼이 깨끗한 수건으로 도장석의 왼손에 묻어있는 피를 깨끗하게 닦아냈다.

 “이제 붕대를 감고 푹 쉬도록 하게.”

 왕천삼이 하얀 붕대로 도장석의 왼손을 묶으려고 했다.

 “붕대는 필요 없어요.”

 도장석이 왕천삼의 손길을 뿌리쳤다.

 “아! 피가 멈췄으니 붕대를 감지 않아도 되겠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뭐든지 이야기를 하고, 숙소에 올라가서 푹 쉬게나.”

 왕천삼이 이해했다.

 하지만 그건 도장석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한 말이었다.

 “아니요. 다시 일 할래요.”

 도장석이 다시금 손에 망치와 정을 들었다.

 붕대를 감으면 손의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거부를 한 것이었다. 지혈을 마친 그가 다시금 만들고 있던 무인석을 향해 다가갔다.

 “도석공! 무리하면 큰일이 나네. 상처가 덧날 수 있으니 절대안정을 취해야 하네.”

 등 뒤에서 들려오는 호들갑섞인 왕천삼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하지만 도장석은 그의 이야기를 깔끔하게 무시했다.

 따앙! 땅!

 망치가 정을 때리는 소리가 시원하게 울렸다.

 “큭!”

 그때마다 도장석의 입에서 신음이 절로 새어나왔다.

 하지만 그가 격렬한 동작을 결코 멈추지를 않았다.

 철철!

 결국 상처 부위에서 다시금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망치가 정을 때릴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이 도장석의 몸을 찌르르 울렸다.

 그의 눈에서 강렬한 독기가 넘쳤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아픔을 견대내고 있는 도장석이 팽팽하게 당겨진 현처럼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의 정신이 만들어지고 있는 무인석에 집중됐다.

 간간히 신음소리를 내뱉었지만 도장석은 참고 버텼다.

 황보세가의 석공 시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장석에게서 절심함, 독한 광기가 일어났다.

 “미쳤군. 미쳤어.”

 “대체 왜 저렇게 날뛰는 거야?”

 “장석이의 저린 모습은 처음이네.”

 “저렇게 미쳐서 노력하니 짧은 시간에 높은 실력을 쌓은 것이겠지.”

 석공들이 도장석의 독기어린 행동을 보면서 저마다 중얼거렸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미쳐서 날뛰는 도장석을 말리지 못 했다. 한쪽에서는 왕천삼이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수군거리는 그들과 달리 정작 당사자인 도장석은 태평했다. 그저 광기라고 할 만큼 열심히 무인석에 매달리고 있을 뿐이었다.

 부르르!

 도장석이 몸을 떨었다.

 아픔 때문일까?

 물론 아픔도 있었다.

 하지만…….

 “후후후!”

 그의 입 밖으로 엷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픔이 있지만 도장석은 만들어지고 있는 무인석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다. 마음에 있는 무인의 형상이 석상에 투영되고 있었다.

 조각하면서 그는 배우고 부족함을 느꼈다.

 그렇기에 현재의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그가 부단히 노력했다.

 도장석이 망치와 정, 그리고 무인석과 함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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