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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석공무림
작가 : 봉황송
작품등록일 : 2016.3.28

석공(조각가)의 무림행 이야기.

 
석공무림 1권 5장
작성일 : 16-04-06 13:42     조회 : 609     추천 : 0     분량 : 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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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장. 황보세가

 

 

 

 

 

 

 

 

 

 

 

 어두운 밤이다.

 촛불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다소 쓸쓸하고 호적한 실내에 도장석이 보인다.

 작업대 위에는 톱밥과 나무조각들이 널려 있다. 한쪽 공구함에는 도끼, 망치, 정, 톱, 조각도 등 갖가지 공구들이 놓여 있다.

 작업대에 몸을 기대고 있는 도장석이 수각도로 나무를 깎았다. 나무의 결을 따라서 깎고 있는 그의 눈빛이 맑게 빛났다.

 사각! 사각!

 수각도가 움직일 때마다 조그마한 나무조각이 속살을 드러냈다. 작고 앙증맞은 나무조각이 점차 형태를 갖춰나갔다.

 나무조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즉 물건 만드는 작업을 도장석이 행하고 있었다.

 조각은 만드는 자의 시선에 의해서 탄생한다.

 그의 마음에서 보인 형태와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감흥에 따라 수각도가 움직였다. 그의 느낌에 따라 나무조각이 하나의 형태를 갖춰나갔다.

 씨익!

 도장석이 맑게 웃는다.

 어둠 속에서 하얀 이가 살포시 모습을 드러냈다.

 만들고 있는 조각품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조각품은 사내의 정신세계에서 일어나서 현실에 만들어지는 창이기도 하다. 그의 마음을 조각을 통해 타인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조각을 한 지 일 년 반이 넘었지만 그는 하면 할수록 조각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 조각에 전념하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한 대륙의 풍토이다.

 도장석은 열악한 풍토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일이 몰입하였다. 만드는 일이 즐거웠다. 만드는 즐거움을 알기에 지금도 입가에 미소를 띠우고 있었다.

 도장석이 하고 있는 조각은 현실과 정신세계를 있는 통로였다. 마음을 직시하면서 조각을 하고, 그 마음이 투영된 조각품을 보면서, 사내의 눈빛이 더욱 맑아졌다.

 열일곱 살이 된 그는 이 순간이 무척이나 좋았다.

 그렇기에 조각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더욱 푹 빠져버렸다.

 사각! 사각!

 혼자만의 고독하고 즐거운 시간 속에서 그의 눈이 반짝이며 웃었다. 그 눈망울 속에 탄생되고 있는 물체의 정체가 비로소 드러났다.

 담뱃갑이었다.

 여전히 천지석공소에서 일하는 도장석은 밤마다 작고 앙증맞은 담뱃갑, 나무인형, 연, 썰매 등을 만들어서 아랫마을 잡화점에 넘겼다.

 밤마다 조각을 하는 일은 공부인 동시에 돈을 버는 일이었다. 이렇게 밤마다 시간을 내면 적지 않은 돈을 벌 수가 있었다.

 그가 만든 물건들은 인기가 좋았다.

 천지석공소에 솜씨 좋은 석공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도장석의 이름이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그가 만드는 문인석과 무인석의 인기가 높았다. 천지석공소에 의뢰되는 높은 가격의 문인석과 무인석을 도장석이 만들고 있었다.

 무덤 앞에 놓는 문인석과 무인석은 무덤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였다. 훌륭한 솜씨를 지닌 석공이 만들어야 무덤의 얼굴이 빛이 난다. 도장석이 만든 문인석은 백 리 근방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어갔다.

 명성이 커지면서 그의 품삯도 올라갔다. 석공의 품삯은 건당으로 계산됐고, 한 건이 끝나야 다른 일을 맡을 수 있었다. 보통의 석공들은 하나의 문인석을 만드는데 십일 전후가 필요하다. 그런데 도장석은 문인석을 쉽게 만들어냈고, 하루에도 서로 다른 문인석들을 대여섯 개 만들기도 했다.

 도장석은 열심히 만드는 만큼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도장석은 책을 사는 비용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돈을 고향집의 어머니에게 보냈다. 그 덕분에 궁핍했던 고향 가정 형편은 완전히 펴졌다.

 고향의 가족들은 가난한 산골마을에서 벗어나 살기 좋은 동평의 넓은 집으로 이사했다. 부모님이 경작할 수 있도록 땅도 샀다. 어린 동생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서당을 다니기 시작했다.

 어렵게 살던 시절 배불리 먹고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잘 살기를 바라던 도장석의 꿈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런 부유함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천지석공소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밤에는 공부를 겸해 물건들을 만드는 도장석이 많은 돈을 벌었다. 그가 벌어들이는 금액이 적지 않았다.

 고향살림이 펴졌기에 이제 도장석이 편한 마음으로 조각을 공부했다. 그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밤마다 물건을 만들었다.

 “여기에 쇠뿔로 만들면 가격이 올라가지.”

 도장석이 쇠뿔을 집었다.

 도축장에 돈을 주고서 구매한 쇠뿔이었다.

 쇠뿔을 갈아서 윤이 나게 만들면 담뱃갑이 무척이나 고급스러워진다. 쇠뿔로 잘 여닫히는 뚜껑을 만들면 나무로 만든 담뱃갑보다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이윤도 이윤이지만 쇠뿔을 다는 것이 더욱 멋있어 보인다.

 마른 잎 담배와 물 담배가 유행하고 있는 시기였기에, 담뱃갑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스윽! 스윽!

 도장석이 쇠뿔을 갈기 시작했다.

 그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어렸다.

 물건을 만들면서 그는 무척이나 재미를 느꼈다.

 재료를 가지고 능력껏 하나하나씩 만들어가는 재미가 무척이나 쏠쏠했다.

 어둠이 찾아왔지만 여름의 밤은 후덥지근했다.

 그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다.

 기쁜 마음으로 그가 담뱃갑을 열심히 만들었다.

 사악! 사악!

 기묘한 소리와 실내에 울렸다.

 “어떤 걸 새겨 넣을까?”

 도장석이 매끈하게 갈린 쇠뿔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일반적인 세공기술자들은 나무나 쇠뿔 등에 새기는 문양은 천편일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도제관계를 통해 전해진 꽃바구니 형식은 대대로 변함없이 이어졌고, 사람들은 그 모습에 익숙했다. 인물 역시 기린이 아이를 태우고 있는 기린송자나 장원급제 같은 것이었다.

 대부분의 세공기술자들은 알고 있는 대여섯 가지들의 그림들만을 가지고서 번갈아가면서 사용했다.

 하지만 도장석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저번에 모란을 새겼으니 이번에는 작약으로 하자.”

 도장석은 자신의 작품에 어떻게든 변화를 주고자 했다.

 꽃바구니에 포도, 석류, 매화, 자두, 살구 같은 열매를 그렸고, 모란,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같은 꽃이나 초목을 새겨 넣었다. 거기에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나 짐승, 곤충 또는 물고기를 새겨 넣어 배경으로 만들었다.

 도장석의 색다르게 만든 물건들은 잡화점에서 인기가 있었다. 사람들의 호감을 얻었고, 도장석은 더욱 신이 나서 새로운 것들을 새겼다.

 사각! 사각!

 수각도가 움직이는 소리가 기분 좋게 울렸다.

 어둠 속에서 도장석의 하얀 손이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사각!

 마지막 소리를 끝으로 수각도의 움직임이 멈췄다.

 매끄러운 쇠뿔 표면에 작약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잘 나왔네.”

 그의 손끝과 마음이 닿아 탄생된 꽃을 보는 순간이 행복했다. 다양한 기법으로 조각들에 매일 새로운 꽃들을 새겼다. 같은 작약이라도 꽃의 크기와 모양 등이 미세하게 달랐다. 공부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도장석에는 참으로 벅찬 기쁨을 안겨줬다.

 슥!

 그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창문 밖을 보자 깜깜했다.

 별도, 달도 숨을 죽인 깊은 밤이었다.

 그는 여전히 천지석공소의 이층숙소에서 지내고 있었다.

 도장석은 충분히 아랫마을의 여염집을 구입할 능력이 됐다. 집을 사게 되면 일터와 오고가는 시간이 무척이나 아까웠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천지석공소의 이층숙소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그리고 예전의 협소하고 더럽던 이층다락방은 이제 완전히 바뀐 상태였다. 부지런히 일하는 도장석 덕분에 천지석공소는 그저 그런 평범한 업체에서 벗어나 크게 성장했다.

 천지석공소의 허름했던 작업장이 새롭게 증축됐고, 도장석이 머무는 이층다락방도 다시금 만들어졌다. 도장석의 개인적인 작업공간까지 딸려있는 이층다락방은 넓은 공간에 편안한 실내를 자랑했다.

 “이제 한달 뒤 황보세가에서 석공들의 시험이 펼쳐지는구나.”

 창문을 통해 깜깜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던 도장석이 중얼거렸다.

 그의 말처럼 무림세가인 황보세가에서 실력있는 석공들을 모집하기 위해 시험을 본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도장석도 이제 나름 괜찮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암산봉에 있는 석공들 가운데 황보세가의 시험에 참가를 준비하는 자들도 많았다. 황보세가의 시험을 통과하면 최저 금자 열 냥에서부터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황보세가에서 석공들을 모집하려고 하는 것에는 강호의 변화와 연관이 있었다.

 당금 무림세가와 무림방파들에는 흥미로운 변화들이 다양하게 일어났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원림과 원예 문화의 등장이었다. 화훼 재배와 관련된 원림과 원혜는 하북팽가로부터 시작됐다.

 강호무림에서 하북팽가 웅화전의 정원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됐기 때문이었다. 정원에 심어져 있는 분재들에 팽가의 시조 팽웅진의 무상심도가 녹아들어있다는 소문이 강호무림에 파다하게 퍼졌다.

 그 이후로 웅화전의 정원에는 높은 담장이 세워졌고, 분재를 보거나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하북팽가의 직계들로 한정이 됐고, 분재들을 지키는데 있어 무사들이 철통경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임학사가 그곳에서 무상심도를 얻었다고 했지?”

 도장석이 말했다.

 그는 이제 임학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강호무림에서 신비로운 임학후의 이야기는 아주 많이 퍼져 있었다. 임학후로 인해 무림에 일어났던 파란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런 기이한 이야기만을 모아서 만든 책들이 수십 권 있었다. 도장석은 그런 책들 가운데 유명한 몇 권을 직접 구매해서 읽어보았다.

 “황보세가에서는 원림에 석상들을 만들겠다고 한다. 단순한 석상이 아니라 무공을 펼치는 석상을…….”

 황보세가는 하북팽가처럼 무공을 간직할 수 있는 석상을 만들 생각이었다. 석상을 보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석상을 만들어 후대로 전할 심산이었다.

 황보세가의 석공들에 대한 시험은 무공을 펼치는 무인을 석상으로 조각하는 것이었다. 황보세가는 만들어진 석상들을 보고 합격자를 뽑겠다고 밝혔다.

 이번 일이 황보세가의 태상가주인 천왕권 황보충에 의해 이뤄진다는 소문이었다.

 하북팽가가 분재로 무공을 후대에 전한다면 황보세가의 황보충은 석상으로 무공을 전수할 생각이었다. 물론 황보세가의 초절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절기를 사용할 심산이었다.

 하북팽가에 밀릴 수 없다는 황보충의 고집이 황당하다고 할 수도 있는 이번의 일을 만들어냈다. 황보충은 근래 잘 나가고 있는 하북팽가에 밀리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딱히 황당하다고 매도할 수만은 없었다.

 무공비급에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투로와 자세를 설명하고는 한다. 그런 투로와 자세를 평면적인 그림이 아니라 입체적인 석상으로 대신하는 것일 뿐이었다.

 “참가해볼까?”

 도장석이 중얼거렸다.

 그는 언제까지나 천지석공소에서 일을 할 생각이 없었다. 이제 그의 발전속도는 송광에게 처음 배웠을 때에 비해 무척이나 떨어진 상태였다. 더욱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떨어진다고 해도 괜찮다. 경험 삼아서 도전하자.”

 도장석이 결정을 내렸다.

 사실 그는 황보세가의 시험에 통과하기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여겼다.

 석공들 가운데에는 그보다 실력이 뛰어난 석공들이 많았다. 오랜 세월동안 노력한 석공들은 기초적인 학식이 도장석보다 높았고, 경험도 훨씬 많았다.

 만약에 황보세가의 시험에 통과한다면 그에게는 새로운 길이 활짝 열릴 것이었다. 실력이 출중한 석공들을 뽑는다고 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된다면 도장석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가 있었다. 황보세가가 석공에게 준다는 돈도 돈이지만 도장석은 새롭게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임학후가 강호무림의 무상심도와 만나면서 폭발적으로 예술적인 부분이 성장했다고 했다. 도장석은 그런 임학후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의 뇌리에 스승인 송광이 보내준 서신의 내용이 떠올랐다. 간간히 천지석공소의 도장석에게 천지를 유랑하는 송광의 서신이 날아들었다.

 마지막으로 받았던 서신은 중원남쪽 끝에 있는 광동성에서 날아왔다. 송광은 그때 해남도까지 둘러보겠다고 이야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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