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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산동악가
작가 : 박신호
작품등록일 : 201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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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말 명초에 이르자 그 많은 문파 중에 수위를 다투는 문파들이 나타났다.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아홉 문파를 구대문파라 불렀고,
각 지방의 패권을 장악한 열세 가문을 강호인들은 육문칠가라 했다.
육문칠가 중의 하나로 삼백 년간 산동성을 지배해온 가문 산동악가...
중국, 수많은 왕조가 흥망성쇠를 함께 한 풍운의 대륙에서 펼쳐지는
방대한 스케일의 무예 대결이 시작된다.

 
제 25 화
작성일 : 16-07-20 13:39     조회 : 427     추천 : 0     분량 : 9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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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로(迷路)-3

 

 

 

 총사는 네 조직의 통합세력을 총괄하는 자로 사해방의 2인자라 할 수 있었고 사해방은 총사가 있으므로 4개의 조직을 관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법원은 4개의 조직에서 생길 수 있는 분란과 암투를 법에 따라 집행해 사전에 불화와 불미스런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집법원은 사해방의 네 조직과는 별도로 움직이는 조직이었고 사해방이 사업을 시행할 때마다 집법사자를 보내 감시 및 보조를 해왔다.

 사해방이 오랜 세월동안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도 그 조직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집법원의 활약 덕이었다.

 그런데 집법금패는 사해방의 방도는 물론 집법사자들의 생사마저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신물로 집법원주가 선정한 인물에게 직접 하달하는 것으로 사해방 내에서 크나큰 사태가 벌어질 때만 볼 수가 있었기에 장 총사의 의문은 당연했다.

 “말로만 들어본 집법금패를 처음 보는군요.”

 “장 총사께서는 집법금패가 나타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외다. 그러나 사태가 너무 급박해 내가 정체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소이다.”

 “무엇이 그리 급하기에 강호 2대 신비객 중에 하나인 환객께서 금패를 가지고 모습을 드러내신 거죠?”

 “내가 태을궁에 잠입한 이유는 공손 노괴가 가진 물건이 북해방주께서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해방주께서 새로 받아들인 제자가 그것을 얻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요.”

 “과연… 총사의 눈과 귀는 사해방 곳곳에 있다더니 정말이었군요. 그런데 총사께서는 북해방주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좋고 싫은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분은 본 방의 존귀하신 네 방주님 중에 한 분이시고 나는 그 밑에 있는 일개 총사에 불과한데요.”

 “총사의 말씀에 뼈가 있습니다.”

 “훗, 자 이제 그만하고 본론에 들어가죠. 무엇 때문에 정체를 밝히신 것입니까?”

 “첫째는 태을궁 지하에 탈출로가 있기 때문이오.”

 “입구 때문이라면 저를 너무 쉽게 생각하셨군요.”

 “총사의 능력이라면 탈출로의 입구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지요.”

 “흥, 저를 무시하는군요. 저곳에 지하 탈출로가 있다면 절벽 밑으로 있다는 이야기이죠. 저 절벽은 화강암으로 된 암벽이니, 지하통로를 만들었다면 서류나 이야기가 남아 있을 텐데 내가 조사한 것 중엔 그런 내용이 없었으니 비밀리에 만든 것이고 자연적인 동굴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것이죠. 그럼 이 내궁의 구조를 보아선 저 상청관 지하에 입구가 있겠군요.”

 “총사는 어찌 그리 단정하시오.”

 “간단하지요. 내궁에 위치한 건물 중에 저 상청관만 전혀 다른 배치를 가지고 있으니 이상하게 생각되는 건 당연하지요. 특히 다른 건물이 다포식(多包式)과 익공식(翼工式) 건축물인데 비해 상청관은 오래 전에 사용한 주심포(柱心包) 건축양식을 따랐으니 초기에 만들어진 건물이니 당연히 의심이 가지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저 뒤에 있는 절벽의 형상과 지세를 봤을 때 상청만이 가장 유력하지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무엇이오? 총사.”

 “동굴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아세요?”

 “잘 모르겠소.”

 “물과 바람입니다. 특히 지하에 생성된 동굴은 물이 만들지요. 오랜 세월동안 물에 깎여 동굴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내가 저곳을 찍은 이유는 물이 흐르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총사의 학문이 높다고 들었소만 만나보니 총사의 학문 깊이와 넓이를 확인할 수 있었소.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왜 생겼는지 알았소. 특히 토목건축지학과 풍수지리학까지 익혔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소.”

 “과찬이시군요. 하지만 제가 듣고 싶은 것은 패주가 말하지 않은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알겠소이다. 두 번째는 우리 집법원에서 찾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오행도(五行刀)!”

 장 총사가 놀라 외치자 환객은 경악하고 말았다.

 “그, 그걸 어찌 아시오….”

 “어째서 바로 회수하지 못했죠?”

 “나 혼자서는 불가능하오. 그들 중에 그 누구도 일대일로는 상대할 수 있지만 단 둘만 합공을 해도 승부를 점칠 수 없는 자들이 모여 있어 어떻게 할 수가 없었소… 그런데 총사! 어떻게 오행도를 알고 있었습니까?”

 “집법원주는 네 방주님을 너무 우습게 보는군요. 그분들 역시 오행도를 찾고 있습니다.”

 “하~아!”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습니다. 저들을 모두 잡아야 합니다. 사해방이 세상에 알려질 때가 아닙니다. 또한 저들이 자파로 돌아간다면 당장 본 방은 육문칠가와 구대문파를 상대해야 합니다. 비록 본 방에 비한다면 별 것이 아니지만 저들이 연합하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네, 그리고 찾아야 할 물건을 가지고 와야 하지요.”

 “당연하지요. 그렇지 않다면 무슨 볼일이 있다고 수고롭게 이곳까지 왔겠습니까. 본 방이 사업을 벌인 이상 이문은 필히 얻어야지요. 이 정도의 투자를 했는데도 얻는 것이 없다면 문제가 있지요.”

 “그러나, 총사. 건양당이나 곤음당이 거의 절반 이상이 죽었습니다. 현재 전력으로는 무리입니다.”

 건양당의 당주가 장 총사에게 조심스럽게 말하자 그녀는 잠시 동안 고민을 하다가 목도렴을 찾았다.

 “목 호법, 두 번째 투자를 해야겠어요.”

 “알겠습니다. 총사.”

 소리장도 목도렴은 역겨운 미소를 짓더니 품속에서 길이 반자 정도의 죽통을 꺼냈다.

 죽통의 끝에는 심지가 달려 있었고 목도렴은 화섭자를 이용해 불을 붙였다.

 심지가 타오르더니 폭음을 내고는 죽통안의 내용물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펑.”

 “파팡. 파팡.”

 폭죽은 공중에서 두 번에 걸쳐 폭음을 내며 붉고 푸른 두 종류의 원형을 그렸다.

 폭죽이 터지고 일각이 지나기도 전에 태을궁을 향해 수백여 명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이화당(離火黨) 6개 향 240명과 사해방의 최고 정예인 해룡단(海龍團) 천지풍운 4개 전대 중에 풍대 30명이면 충분하겠죠.”

 “해룡단!”

 경악한 환객이 내뱉는 단발마 뒤로 교자 안에서 장 총사의 미묘한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해룡단 풍대 소속으로 보이는 30대 정도의 장년인들 삼십 명이 바람같이 날아 태을궁 연무장을 지나 장 총사가 있는 교자 앞에 부복(付伏)했다.

 “총사를 뵙습니다.”

 “오시느라 수고했어요.”

 그들은 사해방의 최고 전단인 해룡단의 단원들이었고 그들의 뛰어난 신법은 지닌 무공의 강함을 말해 주었다.

 

 

 

 

 

 

 미로(迷路)-3

 

 

 

 각 파의 수장들은 자신들이 지나온 통로에서 음습한 살기가 안개처럼 몰려오자 안색이 변해 버렸다.

 더 이상 방울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지만 상당한 수의 추적자들이 지하 통로에 들어온 것을 그들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각 파의 수장들이나 연남삼수, 강동삼괴, 악가의 후손들 안색은 다급하게 변해 버렸고 그들은 아무런 말없이 빠른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하 탈출로는 직선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구절양장처럼 꼬여 있었고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전혀 다른 길로 빠지게 만들어져 있었고 조금만 걸어도 몇 갈래가 넘는 길이 나오는 미로였기에 그들은 전력을 다해 달릴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 길은 어떻게 된 것이 이리도 어지럽고 움직이기 힘들게 만들어져 있는가!”

 “경운도장, 그렇기 때문에 이 지하동굴을 탈출로로 만들었겠지요.”

 “제갈 도우, 빈도는 이 길을 지나가는 것도 어지럽소.”

 “그러니 이런 탈출로를 만든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들도 우리를 쫓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이야기구려.”

 제갈사와 경운도장은 선두에서 달려갔고 다른 사람들은 그 뒤를 따라 달렸다.

 

 악전은 멍하니 서 있는 악삼을 거칠게 잡아끌고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악전과 악삼이 달려가자 바로 갈운영도 그 뒤를 따라 달려갔다.

 악삼의 안색은 분노가 실려 보는 이를 흠칫 놀라게 만들 정도였다. 악삼의 두 눈동자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넘실거렸다.

 빠른 속도로 달린 악전 덕분에 그들은 먼저 달려갔던 각 파의 수장과 연남삼수, 강동삼괴의 후미까지 따라 붙었다.

 악전은 그들이 넓은 지하동굴에 도착해 좌측면에 있는 동굴을 향해 달리자 등에 매고 있던 마대를 풀어 악삼에게 던져 주었다.

 “삼아, 이 마대를 어깨에 매어라.”

 “이건 뭐요?”

 “이 지하 미로에서 살고 싶다면 잊어 먹지 말아라. 그럼 나중에 다시 보자.”

 악전은 악삼에게 나지막하게 말하고는 빠르게 달려나갔다. 악삼은 악전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악전이 던진 마지막의 말속에는 의미심장한 뜻이 숨겨져 있다고 느껴졌다.

 

 하북벽력당의 당주인 화신 뇌염은 손자인 뇌명과 함께 오기에게 다가갔다.

 벽력화정에 휩쓸려 정예를 잃은 각 파의 수장들은 뇌염에 대해 원한을 곱씹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오기에게 다가가는 뇌염의 행동을 본 각 파의 수장들과 무영수 진삼과 낙성수 여진천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들은 뇌염이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원한을 갚겠다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기 앞에선 뇌염의 안색은 평온하였다.

 “오 형, 부탁이 있소.”

 “무엇이오?”

 “오 형이 뇌 숙부의 은혜를 잊지 않았다면 우리 뇌가에 보은을 해주시오.”

 “그게 무슨 소리요?”

 뇌염이 오기에게 뜻밖에도 부탁을 하자 그들에게 다가서던 연남이수와 각 파의 수장들은 걸음을 멈추었다.

 뇌염은 뇌명을 힐끗 쳐다보고는 탄식하며 말을 이었다.

 “오 형은 모르시겠지만 본 당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소.”

 “그게 무슨 소리요?”

 “본 당의 주도권이 더 이상 뇌씨에게 없소이다.”

 “하북벽력당에서 그런 일이 가능하단 말이오?”

 “흐흐흐, 그것이 화기를 다루다 보니 발생한 일이었소. 화기는 국가에서 통제하는 무기라 본 당은 조정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 있소. 문제는 동창의 교위가 파견돼 본 당의 모든 화기를 통제하면서 제자들에 대한 영향력을 본가는 상실하고 말았소.”

 “그럼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오 형의 무공이오. 본가가 더 이상 유명무실한 당주에서 벗어나는 길은 강력한 무공을 확보하는 것이오. 본가에서 가장 강했던 뇌 숙부께서 돌아가신 후 하북벽력당에는 제대로 된 무학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소. 이것은 무인으로 태어나 무공을 등한시하고 잡기에 매달린 결과이니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할 일이나 벽력당의 당주인 나로서는 손놓고 구경할 수만 없는 일이오.”

 “벽력당의 서고에 비전무공에 대한 서책이 남아 있지 않소.”

 “그 비급은 동창으로 넘어간 지 십 년이 넘었소.”

 오기는 뇌염의 설명을 듣고는 탄식하더니 품속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뇌명에게 내밀었다.

 “받아라. 이 비급은 내가 뇌 사부에게 전승 받은 무학을 새로이 정립해 놓은 것이다. 이 무공은 오기의 무학이 아니라 하북벽력당의 무공이다.”

 “고맙습니다.”

 뇌명이 오기의 앞에서 무릎을 끓고 절을 하고 나서 비급을 받았다. 오기는 뇌명을 찬찬히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그 비급을 언젠가 하북벽력당에 전해 줄 생각으로 몇 년 전에 작성해 둔 것이다. 비급을 받고 기뻐하는 네 모습을 보니 사부님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 내 마음이 가볍다.”

 “증숙조와 작은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아 절차탁마(切磋琢磨)하겠습니다.”

 뇌명에게 작은 할아버지라 불리자 오기의 마음은 흡족했다. 오기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벽력문은 애증의 대상이었다.

 뇌염은 비록 정예와 다른 손자 한 명을 잃었지만 하북벽력당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자 노안에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뇌염은 각 파의 수장들 앞에 나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 실수로 여러분들의 원한을 사게 됐습니다. 그 원한을 제 생명으로 바꾸려 하니. 여러분들께서는 이 아이를 앞으로 성심성의껏 지도해 주시기 바라오며 벽력당에 원한을 품지 말아 주십시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뇌 당주.”

 뇌염은 고개를 깊이 숙이고는 뇌명에게 말했다.

 “명아! 하북벽력당의 운명은 네 두 어깨에 달려있다. 너는 그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뇌염은 지하 탈출로의 입구를 향해 되돌아 갔다.

 각 파의 수장들은 뇌염을 바라보며 탄식하며 고개를 흔들고 말았다. 뇌염이 죽음을 선택하려는 마음을 각 파의 수장들은 알 수 있었다.

 손자의 죽음에 그만 각 파의 제자들과 사해방도들의 격전장에 화기를 던져 대량학살을 저질러 각 파와 원한이 생긴 것을 무마하려는 뇌염의 뜻을 그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경운도장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뇌염과 그 모습을 쳐다보다가 전신을 부르르 떨고있는 뇌명을 보고는 깊은 주름을 잡고 말았다.

 ‘한순간의 실수로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던져야 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그 후손은 아무런 말조차 하지 못하고 속으로 피눈물을 흘려야 하다니… 참으로 인생이라는 것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가 쉽지 않구나.’

 악삼은 자신을 지나쳐 바로 지하 미로의 출구방향으로 달려가는 뇌염을 보다 이상한 표식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그냥 스쳐 지나갈 정도로 작게 스친 세 개의 자흔(疵痕)이 벽면에 있었다. 악삼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흔적을 조사했다.

 흔적에는 먼지가 전혀 없어 방금 전에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악삼은 악전을 제외한 다른 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악삼은 발견한 흔적을 아무도 모르게 오른손으로 살짝 밀어 없애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통로에 똑같은 흔적을 태을지의 지력을 이용해 만들어 버렸다.

 악삼은 자기 앞에 걸어가는 연남삼수와 강동삼괴, 각 파의 수장들, 악가의 다른 형제들을 머리 속에 넣고 의심이 가는 인물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악삼의 두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환객이 삼청관의 지하 탈출구의 입구를 열자 장 총사는 해룡단과 선위대, 이화당이 3개향을 투입시켰다.

 해룡단 삼십 명, 선위대 여섯 명, 이화당 120명은 지하 통로에 내려오자마자 각 파의 수장과 연남삼수 등을 바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들어온 선위대는 바닥을 확인해 먼지에 찍힌 발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선위대는 남은 병력이 모두 모이기를 기다렸고 얼마 후 지하통로는 이화당의 무인들로 가득했다.

 이화당의 무인들은 지하통로에 내려와 정렬하기 시작했다.

 120명이나 되는 병력이 좁은 통로에 모이자 긴 열을 만들었고 그만 늘어나는 줄을 맞추기 위해 앞으로 나간 한 이화당의 무인 발이 통로 밑에 은밀하게 연결한 줄을 건드리고 말았다.

 “딸랑, 딸랑.”

 적막한 지하통로에 갑자기 방울소리가 나자 이화당의 무인들은 그만 당황해 움직이다 밧줄을 더욱 거세게 흔들고 말았다.

 “딸랑, 딸랑, 딸랑….”

 여러 명이 움직이며 밧줄을 건드리자 방울소리는 더욱 커졌고 그 소리는 좁은 통로를 통해 공명하듯 울려 나갔다.

 “이런, 저들이 우리가 들어온 것을 알아챘겠군. 기습효과를 볼 수는 없겠어.”

 “혁 대장, 당신은 무척 기쁜 듯이 말하는구려.”

 “허~어, 해룡단 단원께서 이상한 오해를 하시는구려.”

 “흥,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저들이 더 도망가기 전에 잡으러 가야겠소.”

 “이런 알지도 못하는 지하 통로에 아무런 준비도 안하고 뛰어 드는 것은 화약을 안고 불 속에 뛰어드는 어리석은 행동이요.”

 “혁 대장. 당신은 도대체 우리 사해방의 방원이요, 아니면 저들 편이오.”

 혁무강은 아무런 말없이 계속적으로 시비를 거는 해룡단의 단원을 향해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해룡단의 단원도 혁무강의 싸늘한 눈빛에 못지 않게 격렬한 눈빛으로 마주했다.

 두 사람 사이에 격렬한 투기가 흐르자 해룡단의 풍대의 대주인 가득인이 중간에 나섰다.

 “지금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으킬 때가 아니다. 감적형, 혁 대장께 사과하고 물러나라.”

 “네, 대주. 알겠습니다.”

 감적형은 혁무강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혁 대장, 본인은 실수를 했습니다.”

 “나 역시, 흥분을 했소.”

 두 사람이 싸늘한 사과와 어색한 화해가 끝나자 서로를 외면해 버렸다.

 감적형이 해룡단 단원들이 모인 곳으로 가자 가득인은 혁무강에게 다가왔다.

 “혁 대장, 나는 해룡단 풍대의 대주인 가득인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소이다. 말로만 들은 본 방의 최강 전대인 해룡단을 보게 되어 영광이외다.”

 “아닙니다. 혁 대장이야말로 본 방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고수가 아닙니까. 그런 혁 대장을 만나게 되니 참으로 감격스럽습니다.”

 “하하하, 사해방의 십대 고수라… 그것이야 진정한 고수들이 자신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제가 그렇게 불리는 것이지요. 당장 해룡단만 해도 얼마나 많은 고수들이 있는 줄 알 수가 없고 집법원에도 얼마나 많은 고수들이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 않습니까?”

 “하하하, 저는 혁 대장이 지금까지 드러낸 무공보다 숨긴 무학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득인과 혁무강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때 환객이 입구에 들어와 두 사람에게 말했다.

 “기본적인 물품과 식량이 준비됐네. 어서 추적하러 가세.”

 “네, 알겠습니다. 패주님.”

 “그리하죠.”

 환객의 재촉을 받은 두 사람은 선위대와 해룡단 풍대를 이끌고 달려나갔다. 환객은 선두에 서서 선위대와 해룡단을 이끌었고 그 뒤로 이화당의 3개 향이 순서대로 오와 열을 맞추고 뒤따라갔다.

 환객은 교차로가 나타나면 바닥이나 벽에 그려진 3개의 자흔을 보고 각 파의 수장들이 간 곳을 알아내 바로 추적에 들어갔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환객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화신 뇌염을 볼 수 있었다.

 환객은 뇌염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뇌염이 돌진해 오는 모습에서 두려운 예측이 환객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저자는 화신 뇌염이다!”

 혁무강은 뇌염의 이름을 듣는 순간 전멸해버린 백살대가 기억났다. 혁무강은 바로 옆에 있는 우회통로로 뛰어들며 외쳤다.

 “피해라!”

 선위대 대원 다섯 명은 혁무강이 총알같이 옆으로 피하자 바로 뒤따라갔고 해룡단 풍대 역시 뛰어난 경공을 자랑하며 다른 통로로 뛰어 들어갔다.

 이화당은 오와 열이 한꺼번에 무너지면 우왕좌왕했다. 사해방의 이화당 무인들을 향해 뇌염은 몸을 던졌다.

 그의 품속에는 한 알의 벽력화정과 십여 개의 벽력탄이 있었다.

 “콰콰쾅.”

 벽력화정의 폭발음은 지하통로를 통해 끝까지 퍼져나갔고 타오르는 화염은 수십 장이 넘는 통로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이화당 무인들은 폭발력으로 발생한 충격파로 몸이 날아가면서 거대한 화염에 갇혀버렸다. 지옥 속에서 나올 만한 비명들은 폭음 속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지하통로는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선위대 대원들은 먼지를 털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 총사가 이번에 3개 당을 완전히 정리해버리고 자기 사람으로 모두 교체할 생각이군.”

 “쿨럭… 쿨럭… 그건 무슨 소리입니까? 대장님.”

 “장현, 이 바보 녀석아. 네 머리는 장식이냐? 총사처럼 머리 좋은 사람이 백살대가 화약으로 몰살한 것을 보고 그 대비도 안하고 지하 속에 몰아 넣은 이유가 무엇이겠냐?”

 “그렇다면….”

 “이번에 남해방과 북해방의 세력을 어느 정도 정리하려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우리까지….”

 “장현 이 바보 녀석아! 당연히 우리 대장이 사해방 무사들의 우상이 아니냐! 그러니 이번에 같이 정리할 생각이었지.”

 “아니, 대장! 고전 녀석이 말하는 것이 사실입니까?”

 “그렇다. 사해방이 30년마다 대방주를 뽑지 않느냐! 그 시기가 다가오니 당연한 일이지.”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아직은 저들의 명령을 받아들여야지.”

 “네?”

 “한마디로 추적은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온몸에 묻은 먼지와 한순간에 지나간 화염으로 그슬려진 머리카락을 털고 일어난 선위대는 혁무강을 따라 앞으로 전진했다.

 어차피 자신들이 도망 나온 곳은 폭발로 통로가 붕괴되었고 그들에게는 전진밖에 남지 않았다.

 

 엄청난 폭음이 터져 나오자 각 파의 수장들은 탄식하며 뇌염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어떻게 되었든 뇌염 덕에 추격자를 털어 낼 수가 있었기에 각 파의 수장들은 원한을 접어버렸다.

 참담한 안색을 한 뇌명 때문이었는지 다들 조용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젖어 천천히 지하 통로를 걸어갔다.

 세 시진이 넘는 시간 동안 지하 미로를 걸어 다들 긴장이 풀려 해이한 상태가 됐을 때 갑자기 제갈사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콰쾅.”

 갑작스런 폭발이 일어나면서 지반이 무너져 내렸다.

 각 파의 수장과 악가의 기재들, 연남삼수 등은 마른 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무너진 지반과 함께 어둠 속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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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15 화 2016 / 7 / 20 435 0 7480   
14 제 14 화 2016 / 7 / 20 438 0 6556   
13 제 13 화 2016 / 7 / 20 429 0 6485   
12 제 12 화 2016 / 7 / 20 420 0 6962   
11 제 11 화 2016 / 7 / 20 442 0 6595   
10 제 10 화 2016 / 7 / 14 436 0 8563   
9 제 9 화 2016 / 7 / 14 445 0 6826   
8 제 8 화 2016 / 7 / 14 430 0 6924   
7 제 7 화 2016 / 7 / 14 441 0 7049   
6 제 6 화 2016 / 7 / 14 427 0 6656   
5 제 5 화 2016 / 7 / 14 437 0 6938   
4 제 4 화 2016 / 7 / 14 442 0 7264   
3 제 3 화 2016 / 7 / 14 425 0 6421   
2 제 2 화 2016 / 7 / 14 452 0 7211   
1 제 1 화 2016 / 7 / 14 673 0 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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