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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전우치
작가 : 권오단
작품등록일 : 20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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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는 중종 때의 인물로 도술에 능하고 시를 잘 지었는데 반역을 꾀한다 하여 1530년경 잡혀 죽었다고도 하고 〈조야집요 朝野輯要〉.〈대동야승 大東野乘〉.〈어우야담 於于野談〉 등 여러 문헌에 나타나 있는 실재 인물인 전우치를 소재로 탁월한 역사적 상상력과 풍부한 사료, 재기 넘치는 한문시의 묘미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소설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전우치 1 - 처사 전유선 - 3
작성일 : 16-04-06 13:19     조회 : 421     추천 : 0     분량 : 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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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놈들. 너희 놈들이 한양의 반촌 오형제를 아느냐? 내가 그 중에 둘째인 방물이라는 어르신이다.”

 사내가 둘러선 사람들을 의식한 듯 큰소리 치자 무리 가운데 있던 중인 사내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오호라. 알고 보니 한양 주먹이로군.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하였어. 반촌 오형제 이야기는 내 귀동냥으로 들었지. 그렇지 않아도 한양 주먹의 실력이 어떤지 보고 싶던 참인데 잘 되었군.”

 “잘 되었어? 좋아. 너희 잡것들이 쪽수를 믿는 모양인데 정 원한다면 한양 주먹맛을 보여주지.”

 방물이라는 사내가 기세 좋게 소리쳤다. 그 말하는 모습이나 기 죽지 않는 담대함이 남자다워서 실권이는 멍하게 사내를 바라보다가 중인 사내에게 시선을 돌렸다.

 중인 사나이가 코웃음을 치더니 패거리들에게 소리쳤다.

 “제법 사내다운 척 하는구나. 네 놈이 사내다운 척 해봐도 매 앞에 장사 못 봤다. 얘들아. 저놈을 쳐라.”

 그러자 패거리들이 우루루 방물이라는 사나이에게 달려들었다. 덩치 좋은 사내 둘이 방물이를 잡으려고 우악스럽게 두 팔을 벌리며 달려들었다. 벽을 등진 방물이가 발바닥으로 사내의 복부를 밀치며 그 반동으로 훌쩍 뛰어 달려드는 사내의 가슴팍을 내 질렀다.

 “어이쿠.”

 벼락같은 발기술에 두 사람이 쓰러졌지만 이 때문에 방물은 패거리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 등 뒤에 허점이 생기게 되자 한번 치면 한번 맞고, 한번 맞으면 한번 때리는 형국이 되어서 형세가 심히 불리하게 전개되었다. 이때 사람들 사이가 갈라지면서 절구공이를 든 사나이 하나가 달려나왔다.

 “이 자식, 뒈져봐라.”

 사내가 우악스러운 절구공이를 방물의 이마를 향하여 힘차게 휘둘렀다.

 방물이가 그 자리에서 몸을 굴려 사내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왔다. 헛손질을 한 사내가 몸을 돌리기도 전에 방물이가 훌쩍 뛰어 절구공이 든 사내의 등짝을 찼다.

 “어이쿠.”

 절구공이든 사내가 곤두박질하듯 뛰어가다가 같은 편과 맞부딪혀 쓰러졌다.

 가쁜 숨을 돌릴 사이도 없이 송방 패거리들이 방물의 주위를 물샐틈없이 둘러쌓다. 그동안 패거리를 불렀는지 숫자가 더 늘어난 것 같았다.

 “허, 이거 가도가도 첩첩산중일세.”

 방물은 손등으로 이마를 닦으며 좌우를 둘러보았다. 중인 사내가 신경질을 내었다.

 “저놈 하나를 못 잡고 뭣들 하는 게야? 삼시 세때 먹은 밥이 아깝다. 엉덩이가 불이 나도록 물볼기를 맞어봐야 정신을 차릴테냐? 어서 저 놈을 잡아.”

  눈치를 살피던 사내들이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방물은 먼저 달려드는 사나이의 주먹을 활갯짓으로 막으며 종종 뒷걸음으로 물러나며 손바닥으로 사나이의 이마를 밀어 쓰러뜨리고는, 또 다른 사나이의 발길질을 역시 활갯짓으로 막으면서 장심으로 상대방의 뺨을 후려쳐 쓰러뜨렸다. 가히 뛰어난 실력이었다. 하지만 등 뒤에서 달려온 한 사나이의 발길질에 등을 맞고는 앞으로 휘청거렸다.

 이때 패거리의 우두머리 옆에 있던 키 작은 사나이의 몸이 새가 된 것처럼 훌쩍 날아올랐다. 그는 둘러선 사나이들의 머리를 타 넘어 휘청거리는 방물의 가슴을 강하게 차고 바닥으로 가볍게 내려앉았다.

 방물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구부러지듯 몇 걸음 휘청거리다가 다시금 몸을 일으켜 중심을 잡았다.

 “이, 이놈들. 개성 송방은 염치도 없느냐? 언제부터 한 사람을 여러 사람이 상대했느냐? 주먹꾼들에게도 권도라는 것이 있는데 너희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느냐?”

 젊은 중인이 소리쳤다.

 “웃기는 소리마라. 상인들에게 염치가 다 무어야? 개소리말고 병신될 각오나 하거라.”

 키 작은 사내가 번개처럼 달려들었다. 방물이 한걸음 물러나며 방어하려 할 때에 달려들던 사내가 공중제비를 돌아 방물의 몸을 뛰어넘으며 등짝을 걷어찼다.

 방물이 앞으로 꼬끄라지자 사내가 다시금 땅제비를 돌아 방물에게 다가왔다. 방물이 벌떡 일어나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사내가 방물의 머리를 가볍게 타넘었다.

 방물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사내의 발바닥이 왼뺨에 적중하였다. 방물의 몸이 공중제비를 돌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일격이 제대로 들어간 모양인지 방물이라는 사내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사내가 어슬렁거리며 다가가 방물의 가슴팍을 밟으며 말했다.

 “이래도 비겁하다 할 거냐? 네놈이 사람을 몰라보았으니 속죄로 팔 하나는 내 줘야겠다.”

 무리 가운데서 절구공이를 든 사내가 기세당당하게 다가왔다.

 개칠이라는 사내가 방물의 손목을 밟았다.

 “이 놈의 주먹을 뭉게 줘라.”

 “예.”

 사내가 절구공이를 힘껏 쳐들었다. 번쩍 치켜든 손이 힘차게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어이쿠.”

 절구공이든 사내가 저 만치 날아가 무리 사이로 꼬끄라졌다. 허공이 떠 있던 절구공이가 바닥에 힘없이 나뒹굴었다. 때 아닌 사내의 등장에 놀란 개철이 재빨리 몸을 돌쳐 제비를 돌면서 무리들 가운데로 피하였다.

 “이놈들아 그만두지 못혀.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떼로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사소한 일로 주먹을 뭉개서 병신을 만들려 하다니 너희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대롱대롱 매달린 약첩을 손에 든 실권이가 쓰러진 방물이의 옆에 우두커니 서서 우뚝우뚝 서 있는 패거리들에게 호통을 쳤다.

 난데없는 실권이의 등장에 방물을 둘러싼 사내들의 시선이 실권이에게 쏟아졌다.

 중인 사내는 실권의 아래위를 훑어보다가, 손에 든 약첩을 보곤 혀를 차며 말했다.

 “집에서 병자가 기다리니 네놈은 가던 길이나 가거라. 쓸데없이 끼어들었다가 치도곤당하지 말고.”

 실권은 그 사나이의 말에 더욱 노기가 치솟아 들고 있던 약첩을 쓰러져 있는 방물의 가슴팍 위에 올려놓았다.

 “이것 좀 봐 주시유.”

 그리고 몸을 일으킨 후 좌우 소매를 차곡차곡 접어 올렸다.

 소매를 알뜰하게 접은 실권이가 중인과 패거리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쓸데없이 끼어들고 싶은 디 어쩔겨?”

 중인이 뱀꼬리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병신 되고 싶다면 할 수 없지. 얘들아. 저놈도 정신을 차리게 해 줘라.”

 키 작은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그럴 것 없이 제가 손을 봐주지요.”

 사내는 방물의 가슴을 걷어찼던 이였다.

 “자네가? 그럴 것 없이 졸개들을 시키게.”

 “저놈, 보통 놈이 아닙니다. 제가 상대하지요.”

 날카로운 눈빛이 매처럼 번뜩이며 실권이의 아래위를 훑어보았다.

 “올 테면 어서 와 보라구. 난 준비되었으니까.”

 눈매가 무서운 사내가 실권이를 씹어 먹을 듯이 노려보더니 갑자기 왼쪽 무릎을 굽혀 들고 뛰어올라 오른발로 얼굴을 걷어찼다. 이것은 두발당성이라는 수법으로 택견의 기술이었다.

 실권이는 사나이가 몸이 작고 날렵하여 발기술이 능하리라 짐작했던 참이라 번개 같은 발길질이 날아오자 그 자리에서 돌개질을 하여 피하면서 이마도 사내의 얼굴을 박았다.

 퍽-

 허공에 떠 있던 사내가 그 자리에서 큰 대자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이것은 실로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개철이라는 사내는 송상 주먹패들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싸움꾼이었다. 발재간이 좋고 몸이 빨라 원숭이라는 별명이 있었으며 개성 시장거리에는 왈짜로 유명한 사내였다. 그런 사내가 일격에 쓰러져 버리자 중인 사내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저놈 보통실력이 아니다. 얘들아. 저놈을 쳐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방물을 둘러싸고 있던 사나이들이 달려들었다.

 “이놈들아. 내가 치러 간다.”

 실권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사이로 끼어들어 주먹과 발길을 휘둘렀다. 실권이의 한 주먹 한 발길질에 사나이들은 볏단처럼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급소를 공격하는 실권이는 실력은 번개처럼 날렵하고 강인하며 정확하였다.

 실권이가 순식간에 대여섯 사람을 쓰러뜨리자 사나이들은 저마다 손에 몽둥이와 몽치를 들고 달려들었다. 실권이는 몽둥이를 든 사나이 하나를 딴죽을 걸어 쓰러뜨리고 몽둥이를 빼앗아 패거리들을 상대하였다.

 무기가 없이도 범 같은 실권이였는데 손에 무기가 들려지니 범보다도 무서웠다. 빠른 몸놀림으로 치고 빠지면서 상대방의 이마를 탁 탁 치고 나가니 순식간에 송방의 패거리들이 이마를 감싸 쥐고 땅바닥에 쓰러져 괴성을 내뱉었다. 양떼를 희롱하는 호랑이처럼 실권이는 송방 주먹패들 사이를 무인지경으로 휘젓고 있었다.

 혼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중인 사내는 놀라서 입을 쩍 벌린 채 어찌할 줄 몰랐다. 순식간에 스무 명 남짓한 패거리들이 한 사나이에 의해 쓰러진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 듯 손등으로 눈을 비비며 다시 보길 반복하다가 놀라서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이놈. 어딜 가려고?”

 어느 틈에 정신을 차린 방물이가 중인 사내의 덜미를 붙잡았다. 젊은 중인은 맥이 풀린 듯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두 손을 모아 빌었다.

 “내가 잘못하였소. 내가 잘못하였소.”

 기세등등하던 모습과는 달린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부하들이 모두 쓰러지는 것을 보고 체념한 것 같았다.

 방물이 웃으며 농을 건네었다.

 “당신이 뭘 잘못했단 말이오? 나는 잘 모르겠구려.”

 “내 객기가 지나쳤소. 나를 용서해주시오.”

 젊은이는 맥이 빠진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보아하니 송방(松房)의 귀한 자제 같은데 힘이 있다고 아무렇게나 쓰면 큰 화를 당하게 되는 거요.”

 “알겠소. 내가 잘 알겠소.”

 힘없는 중인 젊은이의 말에 방물은 덜미를 잡은 손을 놓으며,

 “어서 가 보시오.”

 하고 젊은이를 보내 주었다. 젊은이는 이제는 살았다 싶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대문 안으로 뛰어가다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멈춰 서더니만 고개를 돌려 실권이에게 물었다.

 “이보오. 당신 이름이 뭐요?”

 “그건 왜 물어본데? 알면 복수하러 오려구?”

 실권이가 껄껄거리며 웃었다.

 우두머리가 도망치듯 구경꾼들 사이로 사라져 버리자 뒤늦게 정신을 차린 왈짜들이 혹이 난 이마를 부여잡고 그 뒤를 따랐다. 둘러선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싸움으로 과거를 보면 장원급제는 따논 당상이요.”

 “보다보다 이런 기막힌 싸움꾼은 처음이오.”

 “젊은이 참말 대단하오.”

 싸움 구경하러 길가에 모여든 사람들이 염천 더위를 피하여 하나씩 흩어지기 시작하니 잠시 만에 빼곡하던 대로가 한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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