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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디
작가 : 이제미
작품등록일 : 2017.2.24

[대구스토리랩 콘텐츠메이킹 당선작]
부모를 잃고 동생과 둘이 아동보호소에서 살아가던 '나'는 현재 '틴에이저 하이파이브 스쿨'에서 지내고 있다.
'틴에이저 하이파이브 스쿨'은 고아들을 위해 정부에서 교육과 생활시설, 물품 등을 제공하는 아동/청소년 복지기관이다.
이곳에서 2년간 특혜를 누리며 산 나와 동생.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위너선발에 당첨되어 집과 직장, 완벽한 미래를 제공받는 '팬텀'으로 가게 된다.
나는 동생을 따라 가기 위해 열심히 외모와 성적을 관리하던 중 담임에게 특별추천을 받아 팬텀에 갈 기회를 얻게 돼 기뻐한다.
하지만 팬텀에 간 나는 거기서 뜻하지 않았던 사건들을 맞닥뜨리고 경악하는데......!

 
2화 - 위너
작성일 : 17-02-24 11:50     조회 : 321     추천 : 2     분량 : 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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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 위너

 

 

 

 

 그동안 같이 공부하고 생활했던 아이들은 죽은 아이의 부재에 슬퍼하고 힘들어할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학교시설의 문제점에 대해 항의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일가친척 하나 없으니 그 아이의 죽음은 이대로 묻힐 수밖에 없었다. 마치 새벽에 꾼 꿈처럼 말이다.

 틴에이저 하이파이브 스쿨의 슬로건은 간단명료했다.

 ‘보호자가 없는 불쌍한 십대들을 극진히 관리해 성공적인 미래를 맞이하게 도와주자’가 바로 그것이었다.

 부모가 있는 아이들 부럽지 않게, 아니 오히려 그보다 훨씬 더 잘 나가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었다.

 경제적 수준이 어중간한 부모를 둔 아이들이 오히려 우리를 부러워할 정도였다.

 직접 그들을 만나서 들은 얘기는 아니었다. 교육시간마다 반복해서 틀어주는, 부모 있는 아이들의 부러움에 찬 인터뷰를 보고 느낀 생각이었다.

 

 햇살 따사로운 오월.

 점심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강당으로 향했다.

 오늘은 두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위너 선발의 날’이었다.

 아이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유니폼을 입은 관리자들이 나타났다.

 아이들은 저마다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오늘은 추첨으로 아이들을 뽑아 ‘팬텀(좋은 집과 직장,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파라다이스)’으로 보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위너선발의 날이 돌아왔네요. 제가 여러분에게 선물을 줄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모두 박수!”

 박영미 선생이 긴 생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박수를 유도했다.

 기대감에 들뜬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나는 덤덤한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봤다.

 이곳에 들어온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다른 부분에선 운이 꽤 좋은 편인데 위너 선발에선 항상 미끄러졌다. 나보다 늦게 들어온 녀석들은 잘도 뽑히는데 이상하게 나만 피해갔다.

 물론 뽑혀도 문제였다.

 동생을 두고 나 혼자 나갈 수는 없으니까.

 뽑히려면 둘이 같이 뽑히거나, 아니면 둘 다 안 뽑히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위너로 뽑히면 언제 여길 나가게 되는 거예요?”

 옆자리에 앉은 가영이 귀엣말로 물었다.

 가영은 한 달 전에 이곳에 들어온 신입으로, 아직 모르는 것, 신기한 것투성이였다.

 “보통은 일주일 안에 사회 적응 교육을 받고 여길 떠나. 성형수술이 잘 됐는지, 건강상의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앞으로의 포부 같은 것도 청취하지.”

 가영이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입소한지 한 달밖에 안 된 가영이 뽑힐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학교에서는 위너를 철저히 ‘추첨’으로 뽑는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은 달랐다. 인형처럼 아름다워져야만 여길 떠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실제로 성형수술로 얼굴이나 몸이 인형처럼 완벽해진 아이들이 위너로 선발된 적이 많았다.

 그게 아니고 성적을 기준으로 뽑는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는데 그 역시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체육성적이 좋으면 성형수술을 빨리, 혹은 여러 군데 받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2년 동안 위너로 뽑힌 아이들을 많이 봐온 내 결론은 이랬다.

 일단 타고난 신체적 조건이 좋아야 한다.

 기운이 없거나 병치레가 잦으면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리고 얼굴까지 아름다우면 금상첨화다.

 나이도 좀 보는 것 같았다.

 어떨 때는 나이가 어린 애들 위주로 뽑을 때가 있었고, 또 어떨 때는 19살에 가까운 애들만 뽑을 때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종잡을 수 없긴 하네. 그래서 내가 계속 떨어진 건가? 뭐, 뽑는 사람들 마음이긴 하지만…….’

 생각에 잠긴 사이, 박영미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의 첫 번째 위너는……!”

 그 말과 함께 스크린 속의 숫자들이 미친 듯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번호가 있었다.

 나는 82번, 동생은 121번.

 나는 뒷자리에 앉은 동생을 잠깐 돌아봤다.

 번호가 거리가 있는 만큼 그녀는 세 번째 분단에서 나보다 네 줄 뒤에 앉아 있었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발표가 시작됐다.

 “96번 홍중기!”

 “와아!”

 아이들의 환호성에 놀라고, 홍중기라는 이름에 또 한 번 놀란 나는 내 바로 뒤에 앉은 소년을 돌아봤다.

 그 역시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나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뽀얀 피부와 커다란 눈, 그리고 매력적인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좋은 편이었다.

 “선배 축하드려요!”

 그는 내가 이곳에 갓 입소했을 때 배정받은 나의 멘토였다.

 그가 눈웃음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강단으로 나갔다.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떠나는 건 슬펐지만 그래도 축하할 일이었다.

 집과 직장이 주어지고, 먼저 이곳을 나간 선배 위너들과 인적 네트워크망을 통해 교류를 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나도 위너가 되어 여길 떠나면 다시 선배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아주 잠깐의 이별로 생각하면 된다.

 같은 방식으로 6명의 위너가 선발됐다.

 어떤 때는 열 명도 뽑고 어떤 때는 다섯 명밖에 안 뽑는 경우도 있어서 오늘은 몇 명을 뽑을지 예측할 수가 없었다.

 “오늘의 마지막 위너는…….”

 박영미 선생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들려왔다.

 나는 물론이고, 모두가 숨을 죽인 채 호명을 기다렸다.

 마침내 지독히 운 좋은 마지막 위너가 발표됐다.

 “121번 이지혜!”

 악!

 뒤에서 남자로 추정되는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

 아마 동생의 추종자들 중 한 명일 것이다.

 동생은 입소할 때부터 마르고 예쁜 얼굴이어서 얼쩡거리는 놈들이 많았다.

 그들 사이에 주먹다툼이 일어난 적도 있었고. 물론 싸움에 가담한 녀석들은 한동안 격리조치를 당했지만.

 동생이 떠나면 그 녀석들은 한동안 여신을 잃어 실의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별 걱정은 않는다. 어차피 새로운 입소자가 들어오면 그 중 얼굴 반반한 여자애가 새로운 여신의 자리를 꿰차게 될 테니까 말이다.

 동생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 와중에 나와 눈이 마주쳤다.

 동생의 얼굴엔 흥분으로 상기된 표정과, ‘나 혼자 어떻게 나가?’ 하는 불안감이 어려 있었다.

 난 걱정 말라며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래도 다행이잖아. 중기 선배랑 같이 나가니까.

 

 오늘 선발된 11명의 위너들이 강단 위에 올라섰다.

 난 계속해서 동생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일단은 그 애를 안심시키는 게 급선무였다.

 선배는 자기가 있으니까 마음 놓으라는 듯 날 향해 ‘걱정 마’ 하는 입모양을 만들어보였다.

 선배는 여기서 아이들을 통솔하는 반장 역할을 할 만큼 책임감이 강하고 리더십이 뛰어났다. 덕분에 난 같은 시기에 입소한 아이들보다 더 빨리 이곳에 적응했고 우수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관리자들에게 잘 보여 성형수술 기회를 얻은 것도 중기 선배 덕분이었다. 동생은 타고난 신체조건이 워낙 좋아 수술을 받을 필요도 거의 없었지만.

 “오늘 뽑힌 위너들은 일주일 뒤에 사회로 나가게 됩니다. 무상으로 거주할 집과 직장을 제공받고 결혼과 승진, 재산을 모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받게 될 테니 어른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선택받은 자, 즉 위너들이니까요!”

 박영미 선생의 말에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더불어 여러분에게 이런 엄청난 행운의 기회를 주신 오로라님을 향해 구호 외치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잊지 말자, 입은 은혜! 선택받아, 감사하다!”

 이건 틴에이저 하이파이브 스쿨의 교훈과도 같은 구호였다.

 ‘오로라님’을 칭송하고 찬양함으로써 더욱 강한 일체감을 가지게 만드는 이곳은 하나의 왕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직 오로라님이 누군지, 어떻게 생겼는지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분은 엄연히 존재하고 우리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다고 했다.

 이곳을 떠나 좋은 집과 직장, 미래가 보장된 파라다이스, 팬텀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위너가 되어 세상으로 나가보지 않는 이상 확신할 순 없는 일이었다.

 

 ***

 

 두 달 후.

 윤곽시술은 쌍꺼풀이나 무턱보형물성형보다 훨씬 간단했다.

 마취주사를 직접 체내에 주입하지 않고 시술 부위에 마취연고를 바르기만 하면 되니까. 그럼 그 부분만 감각이 없어지고 주사기로 약을 투입해도 아프지 않았다.

 좀 따끔거리긴 하지만 그 정도 통증은 수술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헉……!’

 엄청나게 긴 주사바늘이 얼굴 위로 떠올랐다.

 난 깜짝 놀라 물었다.

 “바늘이 왜 이렇게 커요? 필러 맞을 땐 작았는데.”

 의사가 마스크를 쓴 채 내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

 “윤곽주사랑 필러주사랑 용도가 틀려요. 자, 고개 들고 위에 보세요.”

 젠장, 난 양 주먹을 꼭 쥔 채 눈을 질끈 감았다.

 차라리 주사바늘을 보지 말 걸 그랬다.

 바늘이 살갗 깊숙이 파고드는 느낌이 들었고 피부 안에서 무언가 퍼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아주 미세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자, 다 됐습니다.”

 간호사가 잽싸게 소독 솜을 시술 자리에 붙여주었다.

 난 솜을 문지르며 물었다.

 “효과는 언제쯤 나타나나요?”

 “빠르면 오늘 밤, 늦으면 내일요. 지속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예요. 딱딱한 음식은 되도록 삼가고 무른 음식 위주로 드세요.”

 의사가 그렇게 말하며 시술실 문을 열어주었다. 빨리 나가보라는 얘기였다.

 난 벌겋게 부풀어 오른 턱을 솜으로 문지르며 피부/성형센터를 나왔다.

 

 동생이 팬텀으로 간지 두 달이 지났다.

 잘 지내는지 걱정은 됐지만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을 거라 믿었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체력점수를 높이는 것.

 그래서 성형으로 더 완벽한 외모를 얻어 떠나는 시기를 앞당기는 것뿐이었다.

 동생도 중기 선배도 없는 학교는 텅 빈 것 같았다.

 군중 속의 고독이 너무 컸다.

 그렇다고 억지로 친구를 사귀고픈 마음은 들지 않았다. 어쨌든 여길 빨리 나가는 게 내 목표였으니까 말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도, 음식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아무 감흥이 없었다.

 통증이 느껴지는 주사자국을 솜으로 문지르며 방으로 가니 컴퓨터에 쪽지가 도착해 있었다.

 난 LED 화면을 터치해 쪽지를 열었다.

 ‘담임 호출. 3시 30분까지.’

 담임이 왜 부르지?

 혹시 뭐 잘못한 게 있는지 생각해봤다.

 살이 찌지 않도록 체중관리도 잘 하고 있었고 중간고사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체력측정 때도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해서 평균이상의 점수를 냈고 말이다.

 난 떨리는 마음으로 교무실을 찾았다.

 교무실은 수업을 들어가지 않은 교사들 몇 명이 앉아 있는 것 빼고는 조용했다.

 난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담임 앞에 가서 양손을 모았다.

 풍채가 좋은 담임이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어, 왔니? 앉아.”

 그가 담임이 된지 반년이 지났지만 난 그가 친숙해지질 않았다. 1대 1 면담을 주기적으로 해도 그랬다.

 그는 친절하고 학생들 개개인에게 신경도 많이 써주는 좋은 담임이었지만 어쩐지 속내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난 아직도 얼얼한 턱을 신경 쓰며 물었다.

 “무슨 일로……?”

 그는 나와 모니터를 번갈아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다른 게 아니고 내가 널 위너 특별 전형으로 추천할까 해서.”

 “네……?”

 특별 전형이라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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