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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복미혈사
작성일 : 17-02-19 08:42     조회 : 523     추천 : 1     분량 : 9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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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화산육선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동길홍이 숨어있는 동굴로 향하자

 

 독바로는 어쩔 수 없이 은밀히 내공을 끌어올려 그들을 급습하였다.

 

 뒤에서 갑자기 날아오는 강맹한 공격에 대경실색한 그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뒤로 물러났다.

 

 "왠놈이냐!"

 

 독바로는 말을 섞을 가치도 없다는 듯이 말없이 공격을 했다.

 

 시간을 끌면 소란스러움에 주위 무림인들이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화산육선의 막내는 품에서 연막탄을 꺼내 신호를 보내려고 던졌다.

 

 독바로는 창을 낭창낭창 휘돌리며 피어오르는 연기를 풍압으로 흐트려 버렸다.

 

 화산육선은 그 틈을 타 독바로를 공격했지만 독바로는 침착하게 막아내었다.

 

 진법은 한사람 한사람 중첩이 될 때마다 진법의 요체에 의해 더욱 강하고 현묘한 현상을 일으킨다.

 

 절정고수들과 화경이 속한 그들의 육합검진은 현 강호에서 받아낼 자가 드물었다.

 

 하지만 도리어 독바로는 그들을 오히려 서서히 압박하고 있었다.

 

 독바로의 창이 창 끝에는 둥근 모양의 기운이 뭉쳐 마침내 어린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구슬만큼이나 작아졌다.

 

 하지만 강기를 조그마한 구슬 안에 모으자 그 속에 담긴 기운은 엄청났다.

 

 "크윽, 이런 강맹한 힘이라니...창환(槍環)?"

 "나이도 어려보이는데...헉 화경?"

 "속지마시오. 저들은 역체만용술을 펼치고 있을 것이오."

 

 본래 얼굴을 하고 있는 독바로였지만 어려보이는 독바로의 경지가 화경인지라 그들은 역체만용술을 얼굴을 바꾸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독바로는 빨리 끝내려고 마음먹었으나 이제껏 만난 무인들 중에 가장 강한 이들이라 애를 먹고 있었다.

 

 그때 은밀히 나타난 동길홍이 공격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동길홍이 빠른 신법과 은신법으로 기습적으로 화산육선의 뒤를 쳤다.

 

 “앗. 동길홍!”

 “이 쥐새끼!”

 

 안그래도 밀리던 화산육선은 나타난 동길홍의 협공에 손발이 어지러지며 강한 충격에 기혈이 얽혀 내부가 진탕되기 시작했다.

 

 그 때, 청성육검협이 나타났다.

 

 "찾았다 이놈들!...창환?"

 "크흠.. 신호탄을 보내라!"

 

 청성육검협은 각자 신호탄을 꺼내 사방으로 던져버렸다.

 

 화산육선은 자만심에 단 하나 밖에 소지하고 있지 않았지만 평상시 꼼꼼하고 신중한 청성육검협의 수좌 료음산(廖廕山)이 각자 신호탄을 소지하게 둔 것이었다.

 

 사방에 터지는 연막탄을 보고 독바로는 침음을 삼켰다.

 

 이제 시간은 확실하게 저들의 편이었다.

 

 새로이 나타난 자들 역시 경지가 예사롭지 않았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넉넉히 상대가 가능할지 몰라도 곧 있으면 수천수만의 무림인들과 관군들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흘리는 기운으로 봐서 청성육검협은 화경의 고수가 없고 화산육선에 비해 약해보였다.

 

 약한 쪽을 먼저 정리하기로 마음 먹은 독바로는 싸부에게 전음을 날리고 몸을 틀었다.

 

 [제가 이쪽을 먼저 처리할게요. 그들을 잘 붙잡아만 주세요.]

 

 독바로의 전음을 들은 동길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거리를 벌리면서 견제를 가했다.

 

 독바로는 쥐고 있는 염제창을 뒤에 있는 청성육검협에게 떨쳤다.

 

 창환이 청성육검협을 향해 강맹한 기운을 흘리며 날아들었다.

 

 "조심하라!"

 "엄청난 기운이다!"

 

 가까스로 막아낸 청성육검협은 속이 진탕되며 가벼운 내상을 입었다.

 

 이후로도 독바로의 공격에 진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유린당하려 하였다.

 

 화산육선은 청성육검협을 돕기 위해 독바로를 치려했지만 뒤에서 날아오는 공격에 몸을 뺄 수가 없었다.

 

 동길홍이 공격한 것이다.

 

 동길홍은 무공을 늦게 익혀 선천지기를 쌓은 만정신공이라 하지만 내공이 다소 빈약했고 공격적인 무공 또한 약했다.

 

 다만 빠른 발놀림으로 판관필을 휘두르며 몸을 빼지 못하도록 묶어두며 그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화산육선은 청성육검협의 진이 점차 붕괴되는 모습을 보고 애간장이 탔다.

 

 한명이 무너지자 결국 청성육검협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씩 죽임을 당하기 시작했다.

 

 쥐새끼같은 홍길동이 요리저리 피하면서 판관필을 휘두르고 있었다.

 

 이궁아는 육선에게 전음을 날렸다.

 

 [동길홍부터 먼저 죽인다.]

 

 내상을 입을 각오를 하고 이기어검을 시전하였다.

 

 어검술(馭劒術)은 현경이 이르러서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경지였다.

 

 화산육선은 진법의 활용과 격체전공을 통해 억지로 수준높은 경지의 무공을 사용해서 동길홍의 숨을 끝으려고 하였다.

 

 제 아무리 빠른 동길홍일 지라도 이기어검의 속도는 전광과 같고 검에 담긴 힘은 엄청났다.

 

 막는데 급급해진 동길홍은 점차 내부가 진탕됨을 느꼈다.

 

 푸읍.

 

 결국 참지 못하고 입에서 피를 뿜었다.

 

 그 시간동안 독바로는 청성육검협을 고혼으로 만들고 사부를 돕기 위해 몸을 날려 화산육선의 뒤를 공격했다.

 

 ”지태쟁투(地跆爭鬪)!“

 

 독바로의 몸이 반바퀴 회전을 한 후 한 쪽 다리를 폭우처럼 쏟아냈다.

 

 화산육선이 막아보려 했지만 엄청난 빠르기로 쏟아져 내리는 발차기를 막아낼 순 없었다.

 

 직접적으로 공격을 막아내던 두 명이 독바로의 각법에 의해 가슴과 머리가 부서지며 절명해버렸다.

 

 화산육선은 마지막 남은 독기로 독바로를 포기하고 동길홍을 향해 동귀어진의 수법을 사용했다.

 

 동길홍이라도 확실히 끝내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했다.

 

 "안돼!!"

 

 독바로가 바로 사사유회(死沙遊回)의 수법으로 그들의 뒤를 공격하였으나 그들은 독바로의 공격을 맞아가며 동길홍에게 검을 날렸다.

 

 싸부는 내상을 입어 원활하게 움직이기 힘든 몸이라 이기어검의 공격에 가슴팍이 갈라졌다.

 

 "싸부!"

 

 동길홍은 황급히 싸부에게 달려가 상세를 살폈다.

 

  다행이 뼈와 장기는 상하지 않았지만 상처가 얕지 않았다.

 

 하지만 동길홍은 엄살을 부리지 않고 괜찮다며 독바로를 안심시켜 주었다.

 

 ”다행이 저들의 화후가 낮아 온전치 못한 이기어검이라 상처가 얕다. 그보다 어서 벗어나자꾸나."

 

 스스로 점혈을 가해 지혈한 동길홍을 독바로는 부축하며 달아났다.

 

 잠시 후, 엄청난 숫자의 무인들이 나타났다.

 

 그 중에 패호사수의 수좌인 팽구사(彭九思)가 나타나자 추격꾼들이 보고를 했다.

 

 "화산육선과 청성육검협 모두 죽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한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혈흔을 찾아내었습니다."

 "으음..."

 

 화경의 고수와 절정고수들이 포함된 각 문파의 최고수들이 1각을 버티지 못하고 모두 죽어버렸다.

 

 이것은 둘 모두 화경의 고수인 것이다.

 

 "어디서 그런 고수가 나타나서 그를 돕는단 말인가.. 아.. 이번에도 놓치고 말겠구나..."

 

 팽구사가 앞으로 불어닥칠 폭풍을 예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추격에 나섰다.

 

 독바로는 이제 환갑(60)이 다 되어가는 동길홍이 부상을 당하는 터라 걱정이 되었다.

 

 여름인 지금 저녁이라도 매우 덥고 습한 기후를 가진 사천 지역은 자칫하면 상처가 악화되어 곪을 위험성이 있었다.

 

 독바로는 동길홍을 숨겨두고 약초를 찾으러 나섰다.

 

 "되었다. 이 정도 상처쯤은 아무것도 아니야."

 "싸부! 잔말 말고 계세요 금방 돌아올 테니까."

 

 독바로는 인근 산을 수색해서 곧 약초를 구해 복귀하려는 찰나 의문의 기척을 느꼈다.

 

 추격당하고 있는 입장이라 기감을 끌어올려 예민하게 주위를 느끼고 있었기 망정이지 평상시처럼 풀어져 있으면 느끼지 못할 미세한 기척이었다.

 

 이것은 사람과 동물이 흘리는 기척이 아니였다.

 

 무공이 몸에 밴, 그것도 수준 높은 무인의 기척이었다.

 

 누구일까하는 궁금함에 몸을 숨긴채 상대를 훔쳐보았다.

 

 도깨비의 탈을 쓴 괴인은 몸을 숨긴 자신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조용히 물러서려 했으나 상대도 자신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누구냐?”

 

 젊지만 음울하고 강압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물었다.

 

 독바로는 대답하지 않고 몸을 굳히고 가만히 기다렸다.

 

 도깨비 탈에서 다시 한번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좀 전과 다른 점이라면 신경질적인 음성이 묻어나왔다는 것이다.

 

 “누구냐니까?”

 

 그제야 독바로는 어쩔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숨기던 몸을 드러냈다.

 

 상대방을 주시하며 손에 들고 있던 약초를 서서히 내려놓고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우기 나서 대답하였다.

 

 “지나가던... 행객이야.”

 

 도깨비 탈을 쓴 괴인은 잠시 자신을 쳐다보며 파악하려는 듯 했다.

 

 독바로 역시 상대의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으나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다만 상대방에서 상당히 기분 나쁜 기운이 흘러나온다는 적이었다.

 

 “꺼져라.”

 

 마침 상대가 싸울 의사가 없어보였다.

 

 독바로는 쫓기는 입장에서 가늠할 수 없는 상대와 싸우는게 원치 않았기 때문에 바로 수긍했다.

 

 “알겠어.”

 

 도깨비 탈을 주시하며 뒷걸음질 치려하던 독바로는 괴인의 뒤에 있는 집에서 작은 소녀가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둘의 대화소리를 듣고 나온 것 같았다.

 

 그 소녀는 한참이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붓고 빨개져 있었다.

 

 소녀는 괴인을 보며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왜, 왜 그랬어요?”

 

 괴인이 소녀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을 한 것 같았다.

 

 탈을 써 얼굴을 가린 괴인, 한참 울은 듯한 소녀가 괴인을 보자 왜 그랬냐고 물었다.

 

 꺼츰칙한 저 기운이 자꾸만 독바로의 감각을 건드렸다.

 

 순수한 선천지기와 제천의식을 토대로 만들어져 사기와 악기를 부정하는 기운을 가졌다.

 

 그로 볼 때 지금 자신이 물러서면 저 소녀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아직 물러가지 않은 독바로에게 괴인이 다시 한번 말했다.

 

 “꺼지라고 했다.”

 

 결국, 독바로는 다시 한번 전혀 모르는 사람에 일에 참여하고 말았다.

 

 “...저 애를 데려갈게.”

 “그건 안 되겠는데”

 

 소녀만 빼돌리고 달아나야겠다는 생각을 독바로는 즐겨쓰는 방법인 기습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창강을 둘러싼 창두가 상대에게 이르렀지만 상대 또한 무시못할 고수인지라 손에 기운을 둘러 가볍게 막아내었다.

 

 그런데 상대의 검은 색 기분 나쁜 기운에 닿을 때마다 힘이 쭈욱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추격을 당해 피로가 쌓인 탓이라 여긴 독바로는 언제든지 몸을 뺄 수 있게 기회를 엿보고 있었따.

 

 몇 번 손속을 나누던 괴인은 심사가 뒤틀리는 점점 행동이 거칠어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듣기 싫은 쇳소리가 담긴 괴성을 내질렀다.

 

 “키에에엑! 암흑마벽”

 

 괴인의 몸에서 검은 구름 같은 것들이 뿜어져 나오더니 괴인의 몸을 휘감았다.

 

 갑자기 더욱 강해진 괴인의 공격에 연신 뒤로 신형을 물리며 물러서기 급급했다.

 

 혼월자령보를 이용해 상대의 뒤를 선점한 뒤 창을 찔러도 그가 몸에 두른 검은 기운은 독바로의 공격을 막아주었다.

 

 아무리 호신강기라고 하더라도 선천강기를 이렇게 막아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몸에 두른 기운은 독바로의 창강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공격이 통하지 않는 걸 상대도 느낀 탓인지 더욱 과감하게 자신을 몰아부쳤다.

 

 ‘으윽’

 

 점점 밀리고 힘에 부쳐 후회감이 밀려올 때 어디선가 또 하나의 강맹한 기운이 기감에 들어왔다.

 

 얼굴에 짐승이 할퀸듯한 큰 흉터가 있고 드러난 몸에 붉은 색 문양이 그려진 남자였다.

 

 그 남자는 도깨비 탈과는 적대적인지 나타나자 말자 다짜고짜 자신을 도와 협공하기 시작했다.

 

 ******

 

 독바로가 가면의 사내와 승부를 벌이던 그 때 동길홍의 상황은 위급했다.

 

 상처 때문이 아니라 추격자들 때문이었다.

 

 흔적을 철저히 지우고 도망쳤지만 그들에게는 혈응비(血鷹飛)라는 영수가 있음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혈응비는 천산에서 사는 귀한 영수인데 이 새는 피 냄새를 귀신같이 찾아내었다.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거리의 혈향(血香)까지 맡았다.

 

 만약을 위해 준비한 혈응비가 요긴하게 쓰인 것이다.

 

 패호사수는 결국 동길홍을 찾아내었다.

 

 *****

 

 겨우 한숨 돌린 독바로는 다시 한번 자세를 잡아 창을 휙 가볍게 돌린 후 괴인을 공격해 들어갔다.

 

 흉터남은 근접박투를 사용하는 무인인 듯 시종일관 괴인에게 달라붙어 공격했다.

 

 그 덕분에 여유로워진 독바로는 기운을 충분히 끌어 올려 괴인을 공격했다.

 

 계속된 공격을 허용하자 그가 두르고 있는 암흑마벽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눈에 이채를 띈 독바로는 기운을 끌어올려 창환을 만들어 냈다.

 

 “비키시오!”

 

 창환이 암흑마벽과 부딪혀 힘겨루기를 하다가 결국 두 기운은 동시 터지며 두 사람 모두 뒤로 물려났다.

 

 빠직.

 

 창대가 기운을 해소하지 못하고 금이 가버렸다.

 

 승기를 잡은 독바로와 흉터남은 연이어 괴인을 몰아 붙였다.

 

 흉터남이 근접에서 상대의 경로를 파악하고 끊으면서 움직임을 제안하고 독바로가 뒤에서 창개가 금이 간 창을 낭창낭창 휘돌리며 빈틈을 찔렀다.

 

 괴인은 결국 암흑마벽이 없으니 하나하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공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괴인은 다시 한번 괴성을 지르며 무공을 사용했다.

 

 “크아아앆!! 지옥재래!”

 

 몸을 웅크리더니 쫙 뻗으면서 검은 불꽃들이 공간을 메웠다.

 

 작은 알갱이 같은 불꽃들은 크기와는 달리 하나하나 아주 강한 기운을 머금고 독바로를 덥쳐왔다.

 

 경시 할 수 없는 상황에 혼월자령보를 밟으며 신형을 뒤로 물렸다.

 

 도깨비 탈을 쓴 괴인은 그 기회를 틈타 도망치려 하였다.

 

 그 와중에도 지강을 뿜어내 소녀를 공격하기에 공격을 막아냈지만 그 과정에서 창대가 결국 부러지고 말았다.

 

 독바로는 흉터남을 응시했다.

 

 하지만 흉터남은 어떠한 행동도 말도 하지 않았다.

 

 독바로는 흉터남에게서 어떤 묘한 느낌을 받았다.

 

 고향 친구를 본 느낌?

 

 ‘아차! 싸부’

 

 독바로는 갑자기 생각난 자신의 상황에 황급히 몸을 돌려 떠났다.

 

 지금 자신의 코도 석자였다.

 

 소녀와 눈이 마주쳤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쫓기는 입장이라 자신이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어떻게 도움은 준 듯 싶으나 끝까지 책임 져줄 수 없었다.

 

 흉터남을 보니 흉터남도 소녀를 보고 있었다.

 

 그리 나쁜 사람같아 보이진 않았다.

 

 자신의 느낌일 뿐 이지만 흉터남을 믿고 독바로는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벗어났다.

 

 독바로는 싸부에게 향하던 중 생각나는 사실이 있었다.

 

 “아 맞다 약초...”

 

 *****

 

 독바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싸부가 있는 장소에 몰린 것을 보고는 일이 잘 못 되었음을 직감했다.

 

 싸부가 패호사수와 수많은 무인들의 협공에 분투하고 있었다.

 

 "크허어엉!!!"

 

 독바로는 사자후를 터트리며 높은 곳에서 시선을 끌어 모은 후 싸부의 옆으로 떨어져 내렸다.

 

 쿠쿵.

 

 "싸부 죄..송해요. 늦었어요."

 "왜 왔느냐. 너만이라도 도망쳤어야지..."

 

 독바로는 다급한 상황에서 궁금증에 무인을 따라나서서 일을 망친 미안함과 동길홍은 자신 때문에 독바로마저 잘 못 될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제 발로 찾아 들어왔구나. 순순히 항복한다면 최대한 예우는 해주지."

 

 팽구사는 어느새 얼굴이 활짝 피었다.

 

 바라던 두 놈을 잡기 일보직전(一步直前)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많은 고수들과 무인들을 잃은 그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탕발림을 하였다.

 

 하지만 그리 쉽게 넘어갈 두 사람이 아니었다.

 

 "응. 내가 들어본 말 중에 제일 설득력 없는 말이었어."

 

 독바로의 심퉁한 말에 팽구사는 어이가 없었다.

 

 처음에 독바로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최소 화경의 고수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저 젊은 나이와 잘생김은 머란 말인가?

 

 아마 그 역체만용술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하지만 저 유치한 말 때문에 정말 어린 나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소름이 끼쳤다.

 

 '그렇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반드시 죽여야 한다'

 

 만일 그가 살아나간다면, 그리고 다시 나타나게 된다면.

 

 향후 최소 50년은 그의 세상이 될 것이었다.

 

 독바로는 점점 두터워지는 천라지망을 보며 자책을 하였다.

 

 강해져서 자신의 사람을 지키려고 하였다.

 

 이제 오기조원에 오른 터라 자만하고 있던 독바로는 쓸데없이 남의 일에 나서 의문의 사내를 만나 내상까지 입고 싸부가 곤경에 처했음에도 이제 지켜주지 못하게 될 것만 같았다.

 

 자신의 멍청함에 분함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으드득 까르르륵.

 

 어찌나 쌔게 물었는지 치아가 갈리다 못해 부서지려 했다.

 

 팽구사는 그런 독바로의 기세가 느껴져 잔뜩 긴장한 채 패호사수에게 전음을 날렸다.

 

 [확실해질 때 까지 앞으로 나서지 마라.]

 

 패호사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아는 것이다.

 

 맹수가 가장 사나울 때는 다쳤을 때라는 것을.

 

 "쳐라!"

 "우아!!!"

 "우와와와!!"

 "이야압!!!"

 

 수 천의 개미들이 고양이와 쥐를 잡으러 몰려들었다.

 

 반 시진이 지나자 가뜩이나 고령에다 부상을 입은 동길홍의 신형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추워서가 아니였다 체력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며 온 몸에서 경련이 일어나는 것이다.

 

 독바로는 동길홍의 전면을 휩쓸면서 싸부를 보호했다.

 

 용린보가 아니였으면 독바로의 몸은 이미 난도질 당했을 것이다.

 

 싸부를 걱정해 무리하게 전투를 이끌어갔기 때문이다.

 

 한손에는 포천적양갑과 한손에는 창대가 없는 짧은 중단검 같은 염제를 들고 제천태견각과 혼월자령보를 이용해 미친 사람처럼 전투를 벌였다.

 

 한 시진이 지나자 독바로는 자신도 버거워 짐을 느꼈다.

 

 이미 몇 번이나 사람의 한계를 초월한 몸이지만 도깨비 가면과의 싸움에서 입은 내상과 창을 쓸 수 없자 전투가 더욱 어려웠다.

 

 그 때 미쳐 신경쓰지 못한 싸부가 다시 부상을 당했다.

 

 허벅지가 길게 갈라지며 피를 쏟아 냈다.

 

 그 부상의 범인은 뒤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팽구사였다.

 

 집요하게 빈틈을 노리면서 약한 곳부터 무너트리겠다는 속셈.

 

 독바로는 속에서 천불이 났다.

 

  이것밖에 안 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흐아아아!!!"

 

 오른 발을 높이 뻗어 다리에 강기를 실은 다음 팽구사가 있는 전면을 향해 쾅 찍었다.

 

 그러자 수십의 무인들이 피떡이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독바로가 원하는 팽구사는 이미 저만치 뒤로 물러난 뒤였다.

 

 반 각뒤, 이미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당해 자신의 장기인 경신보법을 활용하지 못한 동길홍은 하나둘 상처가 늘어가기 시작했다.

 

 "안돼!!!"

 

 독바로가 울부짖으며 싸부 주위의 개미들을 털어냈지만 꾸역꾸역 싸부의 상처를 갈아먹기 시작했다.

 

  결국 싸부가 쓰러졌다.

 

 독바로는 싸부를 보았다.

 

 싸부의 눈과 마주쳤다.

 

 그리고 싸부가 입술을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너 라 도 도 망 가 거 라 꼭 살 아'

 

 무림인 한 명이 복수와 확인 사살을 하겠다는 듯 이미 엎어져 생명이 꺼져가는 싸부의 등에 검을 찔러 넣었다.

 

 콰직.

 들썩. 움찔움찔..

 

 독바로는 머릿속에서 먼가 툭.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

 

 온 몸에 잠들어 있던 내기가 들끓었다.

 

 아직 자신의 것으로 화하지 않은 미증유의 기운이 불길처럼 타들어가며 몸속을 내달렸다.

 

 주화입마(走火入魔)의 전조였다.

 

 두 눈이 붉게 빛나면서 입에서는 괴상한 소리를 흘렸다.

 

 머리가 쭈뼛쭈뼛 서면서 마치 한 마리의 짐승을 보는 듯 했다.

 

 그 짐승이 원하는 것은 오직 살육(殺戮).

 

 "크르르르...."

 

 소리 또한 짐승의 그것과 같은 것을 내었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사지를 뜯어버리기 시작했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몸에 핏줄이 솟아오른 손으로 걸리는 것들을 할퀴자 그의 갈고리 같은 손에 모든 것이 터져나갔다.

 

  피의 축제라도 벌이려는 것일까.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숫자의 시체들이 산을 이루었다.

 

 시체에서 흐르는 피가 고여 발등까지 차올랐다.

 

 첨벙첨벙.

 

 마침내 무인들은 겁에 질려 비명을 쏟아 내었다.

 

 "괴..괴물이다!!!"

 "도망가자!!"

 "으아악!!"

 

 개미들이 겁에 질려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개미들을 흉포한 짐승이 뒤를 쫓으며 생명을 앗아갔다.

 

 독바로의 신체는 점점 더 붉어지다 못해 푸르러져 갔다.

 

 주화입마의 마지막.

 

 독바로의 칠공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도 독바로의 신형은 멈추지 않고 사람들을 좇아 하나라도 더 죽이려는 살성을 비췄다.

 

 얼마 후 독바로의 몸에서 폭팔적으로 뿜어내던 기운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마치 다 타버린 양초의 심지처럼 불꽃이 일렁거렸다.

 

 쫓던 사내의 입 속에 손을 찔렀다.

 

 목 뒤로 손이 나오며 사내의 몸이 독바로의 팔에 걸려 덜렁덜렁 매달렸다.

 

 독바로는 거추장스러운 사내를 털어냈지만 어디에 걸렸는지 빠지지 않았다.

 

 반대편 손으로 목을 쥐어 뜯자 한 쪽 팔에는 머리만 끼여있었는데 그마저도 찢어내서 벗겼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주변에 생명체가 느껴지지 않았다.

 

 눈에서 흐른 피때문인지 붉어진 눈이 하늘을 보았다.

 

 화가 난 듯 소리를 질렀다.

 

 "쿠와와앙!!!!!!!"

 

 한껏 소리를 지르며 달리던 독바로는 얼마가지 않아 신형을 멈추고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주화입마의 기운이 모두 소진되어 버린 탓이다.

 

 그때 도망쳤던 무인들이 다시금 돌아왔다.

 

 다리가 후들거리도록 두렵지만 그들도 무인이라 주화입마가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것이다.

 

 한 평생 동고동락하던 친구가, 형제들이, 수하들이 저 괴물에게 죽었다.

 

 마지막 남은 무인들이 이제 독바로의 숨통을 끊어놓으려 온 것이었다.

 

 이제 단 500명이 남았다.

 

 관군 오천에 무인 3천이 투입된 일명 너구리 사냥.

 

 이제는 그냥 너구리 사냥이라고 칭할 수 없을 것이다.

 

 후인들은 아마 복미혈사(復米血嗣)라고 기억하게 될 것이었다.

 

 그 때였다.

 

 한 명의 초로한 노인과 하얀 머리카락의 소녀가 나타났다.

 

 "늦어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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