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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순환 - 5
작성일 : 17-02-16 19:13     조회 : 561     추천 : 0     분량 : 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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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라나는 침대에 앉은 채 한참을 기다렸다. 그녀는 귀를 세우고 사방을 살폈다. 적어도 이 숙소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잠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품에서 곱게 접은 천을 꺼냈다. 그것은 하얀 바탕에 까만 실로 수가 놓여 있었다. 그것은 보통 무늬가 아니었다. 둥근 원 안에 여러 도형들이 겹쳐있는 모양이었다. 라나는 그것을 침대 위에 펼쳐놓고 조용히 말을 걸었다.

 

 “라나입니다.”

 

 그러자 도형 안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들은 발견한 건가?”

 

 “네, 그렇습니다.”

 

 “상황은?”

 

 “근처에서 수면 중입니다.”

 

 “알았다. 마법으로 이동할 테니, 도착에 맞춰 내부에서 호응할 준비를 하도록.”

 

 라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왜 그러나?”

 

 “꼭 해야 하는 일입니까?”

 

 “어째서 묻는 거지?”

 

 “그들은……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희생은 어쩔 수 없고, 변수는 최대한 통제해야해.”

 

 라나가 대답하지 못하자 목소리가 다그쳤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는다.”

 

 그 말에 라나는 겨우 대답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라나는 바닥에 앉은 채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칼을 손에 들고 조용히 방 밖으로 나갔다.

 

 라나가 복도에 나와 자기 방문을 닫는 순간,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이 밤중에 어딜 가려고?”

 

 등골을 타고 소름이 쫙 올라왔다. 라나는 재빨리 칼을 앞으로 내밀며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온 신경을 소리가 들린 방향을 향해 집중했다.

 

 수인의 예민한 감각은 어둠도 꿰뚫어 볼 수 있고,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포착할 수 있다. 그리고 냄새. 아무리 감추려 해도 냄새만큼은 어쩌지 못하는 법이다. 하지만 그녀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그녀의 감각은 지금 아무도 없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칼 까지 들고서.”

 

 낯이 익은 목소리였다. 조금 낮게 내리깔았지만 분명 들어본 느낌이 들었다.

 

 “레아?”

 

 라나는 반사적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분명 아무것도 없어야 할 그림자 속에서 레아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제야 그녀의 오감은 레아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었다.

 

 “카미유가 나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던?”

 

 레아의 오른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칼을 앞으로 뻗었다. 라나는 귀를 뒤로 접으며 이빨을 드러냈다. 그녀의 칼은 왼쪽 오른쪽 어깨 위에서 언제든 튀어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그걸 본 레아는 오히려 칼끝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뜻밖의 반응에 라나는 당황했다.

 

 “정말 싸울 생각이야?”

 

 레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거기엔 살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건 무슨 작전이지?”

 

 “그런 거 아니야.”

 

 그러면서 그녀는 뒤로 돌았다. 무방비 상태의 등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만약 라나가 지금 그녀를 찌르려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 그러고 싶지 않다는 감정이 올라왔다.

 

 레아는 자기 방을 열더니 라나에게 말했다.

 

 “일단 들어와.”

 

 라나는 아직 칼을 손에 든 채로 레아의 방에 들어갔다. 불이 꺼진 방 안은 라나의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네 벽에는 똑같이 생긴 도형들이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하는 이야기는 아무도 엿듣지 못할 거야.”

 

 그러면서 레아는 침대 위에 앉았다.

 

 “무슨 속셈이야?”

 

 라나는 서 있는 채로 팔짱을 꼈다.

 

 “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버리지 않아.”

 

 “도움? 내가?”

 

 “그래.”

 

 라나는 칼자루를 꽉 쥐었다.

 

 “나는 그런 거 필요 없어. 적어도 당신에게는.”

 

 레아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카미유였지?”

 

 라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어떻게 안 거지? 그녀의 머릿속은 의문으로 가득 차올랐다.

 

 “난 할록웰의 수비학 교수야.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의 수비학 자체를 내가 정립한 거지. 제자 녀석이 어설프게 만든 장난감도 감지 못할 거 같아?”

 

 낭패였다. 레아의 말을 듣는 순간, 라나는 당황한 표정을 얼굴에서 감출 수 없었다.

 

 “카미유가 말 안 해줬을 거야. 비밀주의. 녀석은 학생 때부터 그랬으니까. 자기가 쥐고 있는 건 절대 남에게 보이지 않았지.”

 

 그렇게 말하는 레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마 너도 장기말 중에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을 걸? 그리고 난 그게 안타까운 거고.”

 

 레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살폈다.

 

 “지금쯤이면 이동 마법으로 마을 밖에 와 있을 거야. 그리고 나한테 들킨 너와 네 친구들이 내 동료들과 싸우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거고.”

 

 라나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분은…… 방황하던 제게 길을 보여주셨어. 그리고 내 꿈을 위해 선뜻 돈을 내주었고.”

 

 “황금은 사람보다 싸니까.”

 

 그렇게 말하는 레아의 목소리는 냉랭했다.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라나에게 다가갔다.

 

 “내가 부탁하는 건 딱 한 가지야. 그냥 아무 일 없이 오늘밤을 보내. 카미유에게는 그냥 우리를 놓쳐버렸다고 말 하고.”

 

 라나는 갈등하고 있었다. 레아는 그녀의 손을 한번 꽉 잡고는 자기 짐을 챙겨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혼자 남겨진 라나는 침대 위에 쓰러지듯 누웠다. 어두컴컴한 천장을 바라보며 그녀는 결국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레아는 다른 일행의 방을 돌며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사정을 들은 일행은 조용히 마을 밖으로 빠져 나갔다.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원.”

 

 타나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레아는 씁쓸하게 말했다.

 

 “내가 빠진 순환이지. 어쨌든 서두르자.”

 

 일행은 잰걸음으로 길을 따라 걸어 나갔다. 다행히 낮에 눈을 붙여놔서 잠이 오지는 않았다.

 

 얼마나 걸었을까. 머리를 텅 비우고 앞만 보고 가던 그때, 에테라가 일행을 멈춰 세웠다.

 

 “앞에 뭔가 있어.”

 

 앞뿐만이 아니었다. 길 양 옆의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눈동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도적일까?”

 

 리코는 칼을 뽑으며 물었다.

 

 “적어도 친구는 아니겠지.”

 

 그렇게 대답하며 타나 역시 칼을 뽑아들었다.

 

 이윽고 찢어지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습격자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고블린이군.”

 

 네 사람은 서로의 등을 지고 섰다. 스물 가까이 되는 괴물들이 일행을 포위했다.

 

 “상인의 길은 안전하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타나가 그렇게 투덜대자 에테라가 혀를 찼다.

 

 “그러게 말이야. 나도 이제 갈 때가 됐나보네.”

 

 그때 고블린들이 뒤쪽 길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일행들도 모두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운이 좋았네요. 원군이에요!”

 

 타나가 그렇게 외치자 에테라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또 다른 적이야.”

 

 곧 낯익은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쪽을 향해 온 것은 카미유와 그의 부하들이었다.

 

 괴물들의 일부는 이쪽을 공격했고, 일부는 카미유 쪽으로 달려들었다. 다행히 수가 반으로 줄자 꽤 상대할 만 했다. 리코와 타나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사이, 레아가 마법을 준비했고 에테라는 그녀를 지켰다.

 

 이런 양상은 카미유 쪽도 비슷했다. 다만 그들은 십 여 명 정도나 되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괴물들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이윽고 괴물들이 모두 죽어 사라졌다. 양쪽은 약간의 거리를 두고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특히 레아와 카미유는 서로의 마법이 준비되었다는 걸 눈치 채고는, 상대방의 빈틈만 엿보고 있었다.

 

 다른 적들은 점점 포위망을 좁히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지난번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준비를 단단히 한 것처럼 보였다. 그들 모두 로브 아래로 갑옷을 입고 있었다.

 

 “힘든 싸움이 될 거 같은데…….”

 

 리코는 그렇게 말 하면서 칼끝을 아래로 내렸다. 언뜻 싸움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지만, ‘바보’라고 부르는, 엄연한 롱소드의 기본자세 중 하나였다. 이 자세에서 칼을 위로 들어 올리면 성급하게 들어오는 적의 손을 뒷날로 벨 수 있었다. 갑옷 때문에 몸통을 노리는 공격은 피해를 주기 힘들 터라 리코는 이 전술을 택했다.

 

 “뭔가 뾰족한 수 없나요?”

 

 리코의 물음에 에테라도 레아도 대답이 없었다. 타나 역시 긴장한 채로 적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괜히 손에 든 칼이 무겁게 느껴져서 그녀는 칼자루를 더욱 세게 쥐었다.

 

 “언제까지 이러고 계실 건가요, 교수님? 이제 나이도 있으신데, 포기 하시죠.”

 

 카미유의 말에 레아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

 

 “못난 누구 때문에 오기로라도 버텨야지.”

 

 “아 뭐, 강함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살아는 있을 줄 알았죠.”

 

 “살아만 있는 게 아니라, 꽤 신나게 놀다 왔거든?”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소금사막에서 크게 한탕 하셨더군요.”

 

 레아는 잠시 머리를 굴리며 미간을 접었다. 그리고는 카미유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냐?”

 

 “무슨 말씀이시죠?”

 

 “주술사들. 그리고 괴물들.”

 

 그 말에 카미유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제 지식을 걸고 맹세하건데,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죠.”

 

 “반대라니?”

 

 레아가 묻자 카미유는 칼끝을 아래로 내렸다. 그걸 본 레아는 잠깐 움찔했지만, 섣부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할록웰에서 엉덩이만 붙이고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시는군요.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저희랑 같이 가시죠. 왕께서 충분히 설명해 드릴 겁니다.”

 

 그의 말에 이번엔 타나가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칼자루를 더욱 꽉 잡으며 말했다.

 

 “우리를 이라스토 앞으로 데리고 간다고?”

 

 “그래.”

 

 타나는 자신의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몸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뜨거운 피가 빠르게 솟구치기 시작했다.

 

 리코는 타나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그는 왼손을 뻗어 타나가 든 칼을 살짝 내리면서 말했다.

 

 “그 말을 어떻게 믿지? 이유라도 있나?”

 

 카미유는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소금사막에서 있었던 일. 네가 대전쟁 때부터 이어졌던 레돈도를 대화로 끊었다면서? 네가 같이 있다면 저 성질 급한 교수님도 우리 왕의 말을 일단 듣긴 할 거라 생각했어. 너도 알겠지만 교수님은 동료를 정말 끔찍하게 아끼는 사람이거든.”

 

 리코는 다른 일행들을 돌아보았다. 그는 입을 열지 않았지만, 모두들 그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에테라가 먼저 칼을 집어넣었고, 그 다음은 레아였다. 타나는 마지막까지도 칼을 손에 쥐고 있었다.

 

 리코는 그걸 보고는 타나에게 조용히 이야기했다.

 

 “복수를 하려면 일단 가까이 다가가야지.”

 

 그의 말에 타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칼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은 여전히 세차게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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