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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영웅부활전
작가 : 인기영
작품등록일 : 201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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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팔아먹고 반역자의 딱지를 단 채 화형을 당하는 이젤.
그러나 그는 15살의 나이로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가진 채 환생하게 되는데….
미래의 대마법사를 제자로, 영웅을 친구로, 나라를 팔아먹었던 반역자가 아닌
영웅으로서 부활의 노래를 부른다.

 
제 20 화
작성일 : 16-07-20 11:28     조회 : 505     추천 : 0     분량 : 7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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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시장님.”

 “아, 예! 이젤 님, 말씀하시지요.”

 “그냥 이젤이라고 부르세요.”

 “제가 어찌 감히 그리 부르겠습니까.”

 “제가 불편해서 그래요.”

 “허어, 그렇다면 염치 불구하고 그리하겠습니다.”

 시장은 마치 날 존대해줄 수 없어 매우 애석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저 능구렁이 같은 인간. 아무래도 이 마을을 떠나기 전에 혼을 한번 내줘야 할 것 같다.

 조금만 조사해보면 분명히 뒤가 구린 것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마구 몰려온다.

 그건 차차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은 현재 직면한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한다.

 “시장님, 엘프라는 종족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시나요?”

 “아, 알다마다요. 카미즈 켄더린이란 고고학자에 의해 엘프의 숲이 발견된 후, 인간과 교류의 물꼬가 트이면서 엘프들의 존재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그들은 고귀하고 온화하며, 자연을 바꾸는 인간과 달리 자연의 섭리에 그들을 맞추는 조화로운 종족 아닙니까? 더불어 절대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종족이기도 하구요.”

 시장은 그리 말하며 하넬을 바라보았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시장님께 저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제 동료이자 고귀한 엘프인 하넬 아에르웬 양의 말을 전하러 왔습니다.”

 “그래, 무슨 말을 전하려 하십니까?”

 난 눈을 똑바로 뜨고 시장에게 고정한 채 얘기했다.

 “지금 이 마을로 몬스터들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모, 몬스터? 뭐, 뭣이라고요!”

 내 말을 들은 시장은 눈을 커다랗게 뜬 채 하넬을 바라보았고, 하넬은 내 말에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엘프의 대답까지 들은 마당에 시장은 더 이상 이게 거짓이 아님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 이런! 이럴 수가! 지금 당장 인근 마을에 연락해서 지원 요청을… 아, 아니! 그보다 우리 시의 모든 군인들을 집합시키고……!”

 시장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에 난 그를 진정시킨 뒤, 내게 블랙을 타개할 수 있는 좋은 술책이 있음을 말했다.

 그러자 시장은 눈을 반짝 빛내며 내게 얼른 그 대안을 말해달라고 졸랐고, 난 차근차근 시장에게 계획을 설명해준 뒤, 내가 일컫는 대로 군인들을 배치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시장은 영 못마땅한 얼굴로 날 바라볼 뿐이었다.

 “대체 그리하라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제 말대로 따르시지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결국 영웅의 아들 되는 자의 부탁을 거절하기 못했고, 드디어 내 계획은 시장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이루어져나갔다.

 

 ***

 

 카를로시의 치안과 방어를 유지하기 위해 조성되어 있는 군대의 군인들은 모두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첫 번째 부대는 성루에서 투석에 사용할 커다란 돌무더기들을 나르느라 정신이 없었고, 두 번째 부대는 서쪽 출구에서 마을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키느라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부대는 무기를 조달했으며, 마지막 네 번째 부대는 나와 함께 서쪽 출구의 100미터 전방쯤에다가 커다란 도형을 그려 넣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아마탄 시장은 한참 전부터 바닥에 석유를 철철 뿌려가며 도형을 만들어내는 날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정말 이런 게 효과가 있을까요?”

 효과가 있지. 내 기억력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니까. 전생에서 보았던 그 마법진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주겠다, 이 말씀이야.

 내가 석유를 사용하는 것은 적의 눈을 완전히 속이기 위해서다.

 석유에 젖은 모랫바닥은 시간이 지날수록 겉은 증발해버리지만 그 속에까지 흡수된 부분은 증발하지 않는다.

 그럼 완성된 마법진은 계속해서 마나를 빨아들일 것이고, 몬스터들의 눈에는 겉보기에 아무것도 없는 평평한 대지 그 이상이 아닌 이곳을 경계할 리 만무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환영 마법을 쓰지 않고도 녀석들의 눈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석유가 아닌 물로 해도 상관없겠지만, 내가 굳이 이렇게 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나중에 직접 보여주기로 하고. 일단은 마법진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해야 할 때다.

 내가 열심히 석유를 뿌려대고 있을 때, 하넬이 다가와 물었다.

 “그런데 마법진이라니.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법에 대해선 알아도, 이런 것은 또 처음 듣는군요.”

 전생에서도 하넬은 대마법사 바네스토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그때 바네스토가 그녀에게 해주었던 말이 있었지.

 “모든 것의 해답은 구시대적 유물과 오래된 기록에 있습니다. 그것들을 한데 모아 잘 분석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다 보면 해답은 나오기 마련이지요. 이 마법진은 그렇게 탄생된 것이에요.”

 “이젤이 마법에도 관심이 있는 줄을 몰랐네요.”

 “하하하!”

 난 멋쩍게 웃으며 계속 작업을 해나갔다.

 마법? 별로 관심 없다. 다만 남의 것을 훔치는 것뿐이다.

 그렇게 한두 시간 정도가 흐르고 나서야 작업은 모두 끝이 날 수 있었다.

 저 복잡한 마법진은 보통 사람의 머리로는 결코 외울 수가 없는 것이란 말이지. 게다가 이미 그려져 있는 다른 도형을 보고 따라 그리려고 해도 헷갈릴 정도거든. 그러니까 머리가 좀 좋지 않은 이상 마법진을 그린다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란 말이야.

 마법진이라는 것은 책에 실을 수도 없다.

 그 책에 실린 마법진에 마나가 모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펑! 하고 터져버릴 테니까. 물론 마법진의 문양들을 하나하나 나누어서 한 권의 책으로 그려낼 수도 있지만, 그 복잡한 마법진의 모형을 그렇게 나누어 그려봤자 더 헷갈리기만 할 뿐, 도무지 흉내 내기가 어려웠다.

 마치, 결코 풀어낼 수 없는 퍼즐처럼 느껴졌다고 할까? 즉, 마법진을 익히고 싶다면 곧 죽어도 외워야 한다는 소리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군인들은 성루에 올라가 몬스터들을 기다렸다. 나도 성루에 올라가 있었고, 하넬과 그레이스는 내 곁에 서서 눈앞의 먼 언덕을 바라보았다.

 그때 문득 그레이스가 갑자기 이를 드러내놓고 으르렁거렸다. 그리고 성루에 서서 하늘을 향해 크게 울부짖었다.

 아우우우우우우!

 그러자 어느새 저 멀리 숲 속에서 백색의 털을 휘날리며 늑대 한 마리가 튀어 나오더니, 성루를 4발로 밟으며 직각으로 타고 올라왔다.

 허허. 전생에서도 그랬지만 보면 볼수록 탄성만 나오는 녀석이다.

 “뭐, 뭐냐!”

 병사들은 깜짝 놀라 백색의 늑대, 카츠에게 석궁과 창을 겨누었지만 카츠가 그레이스의 곁에서 꼼짝도 않고 있자 설명을 요하는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여러분을 공격하지 않을 겁니다. 이 녀석은 그레이스의 애완 늑대 같은 거예요.”

 이에 병사들은 카츠를 경계하면서도 석궁과 창을 치우고는 다시 전방만 열심히 주시했다.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드디어 저 멀리서 대단한 흙먼지를 일으키며 몬스터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모, 몬스터다! 재앙의 블랙이 몬스터를 끌고 왔다!”

 “저, 정말로 몬스터가 쳐들어왔단 말이더냐!”

 시장은 고함을 치면서 날 놀란 눈으로 바라보다가 부리나케 성루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하여튼 저 이기적인 행동이란…….

 저 멀리서부터 당도해오는 몬스터들은 어느새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할 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몬스터들의 선두에는 멜론 머리의 사내, 블랙이… 뭐? 멜론 머리?

 난 깜짝 놀라 선두의 사내를 주시했다. 어둑어둑한 하늘 때문에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진 않지만, 머리카락은 확실히 멜론색이었다.

 그런데 점점 더 성루에 가까이 다가올수록 그의 머리카락은 마치 카멜레온처럼 검은색으로 물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한 손을 위로 높이 치켜들었다. 마치 하늘을 찌를 듯 힘 있게 들어 올려진 그의 손은 검은색이었다.

 갑자기 혼란스러움이 인다.

 내가 상대해야 했던 또 다른 라이벌. 그는 다름 아닌 전생에 호머 백작에게 잡혀 죽어버린 블랙이었다.

 그는 성루 앞에서 큰 목소리로 외쳐댔다.

 “내 손에 쥐어지지 않은 영광이라면, 모두 다 없애버려라!”

 

 ***

 

 ‘재앙의 블랙’ 검은 손을 가진 남자를 일컫는 말이다. 보통은 그저 블랙이라고 부르지만, 언제나 재앙을 몰고 다니는 그를 사람들은 재앙의 블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물론 블랙의 존재는 3, 4년이 지난 뒤에야 밝혀지지만, 블랙이 아닌 아이반! 저 녀석이 나처럼 미래를 모두 알게 된 상태로 다시 환생한 거라면,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블랙에 대한 기억과 그가 일으켰던 사건들은 모두 없애버리는 게 좋다.

 점쟁이가 말한 나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사나이. 그가 지금 몬스터들을 이끌고 성루 앞에 서 있었다.

 “내 손에 쥐어지지 않은 영광이라면, 모두 다 없애버려라!”

 천지를 쩌렁쩌렁 울리는 그의 외침과 함께 몬스터들이 미친 듯이 성루를 향해 돌격해 들어왔다.

 빌어먹을! 자기 손에 쥐어지지 않는 영광이라면 모두 없애버리시겠다? 내게 글을 빼앗겼기에 마을 자체를 멸망시키겠다는 건가? 어처구니없는 녀석이군.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아니 그보다 더 상상을 초월하는 놈이다.

 언제 무슨 짓을 저지를지 결코 예상할 수 없는 녀석이다. 출판사 관계자들만 없애도 될 일을 이토록 크게 만들어? 이런 찢어 죽일 놈!

 아이반, 저 녀석은 정상이 아니야.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일을 이토록 쉽게 저지를 수 있을 리가 없다.

 곱상한 얼굴을 가지고 항상 미소 짓고 있는 놈들은 뭔가 구린 구석이 숨겨져 있기 마련이거든. 이 진리를 또 한 번 내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기분이 참 상쾌해진다

 “퉤!”

 난 성루에 침을 탁 뱉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옆에서 진득한 살기가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이반의 얼굴을 확인한 그레이스가 당장이라도 뛰어 내려갈 듯, 눈에 불똥을 튀기며 녀석을 노려보고 있었다.

 난 그런 그레이스의 등을 조심스레 쓰다듬어주었다.

 “진정해. 아직은 아니야. 섣불리 덤벼들었다간 복수는커녕 너까지 죽어버리는 수가 있다.”

 그러자 그레이스는 내 손을 탁 쳐내며 단어 하나하나를 씹어뱉듯이 말했다.

 “나도 아니까, 손 치워.”

 녀석의 가슴이 거친 분노로 인해 들쑥날쑥한다. 꽉 쥐어진 그의 주먹에선 붉은 피가 떨어져 내려 성루의 바닥에 진홍의 꽃을 피운다.

 난 고개를 돌려 다시 성루 아래로 시선을 두었다. 내 시야에 하넬이 들고 있는 활이 살짝 걸쳐진다. 장전되어 있는 활의 개수는 3개.

 몬스터들은 광기에 사로잡혀 이성을 완전히 박탈당한 생명체처럼 무섭게 성문으로 짓쳐들었다.

 그 모습에 나는 천천히 손을 하늘로 들어올렸다 다시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그와 동시에 저 높은 밤하늘을 가르며 꽃잎을 단 수많은 검은색의 직선들이 성루 아래로 내리꽂힌다.

 화르륵! 소리를 내며 쏘아져나간 그것들은 모래 속에 감추어져 있는 석유에 옮겨 붙어 커다란 불꽃의 축제가 일어난다.

 그러나 몬스터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되레 콧방귀까지 뀌어가며 더욱 매섭게 달려드는 것 같았다. 이런 것도 함정이냐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몬스터들은 내가 바란 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모르겠지. 물론 아이반도. 성루 위에서 볼 때, 치솟아 오르는 불길은 멋들어진 마법진의 모양을 연성하고 있지만, 아이반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불의 장막이 쳐진 것처럼 그려질 테니까.

 그래, 고작 우리가 파놓은 함정은 그것이 전부라 생각하고 달려들어라. 마법진 안으로 계속해서 몰려들어라! 이 빌어먹을 오크들아, 저주 받은 미노타우르스들아, 이 역겨운 바실리스크들아! 자아를 잃고 맹목적으로 타인의 명령에 따르며 꼭두각시 춤을 추고 있는 너희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심어주마.

 우우웅.

 마나의 응집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 느껴진다.

 자, 이제 곧 터지겠지.

 난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리고 5개의 손가락을 느리게 펴며 속으로 수를 세었다.

 하나.

 화르르르르르!

 더욱 거세게 치솟아 오르는 불길 속으로 몬스터들은 거침없이 몰려든다.

 두울.

 내 손은 이제 절반쯤 펴져 있다. 저 멀리서 아이반이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성루를 올려다보고 있다.

 어떻게 자신이 쳐들어올 것을 알았냐는 듯한 시선을 대답이 들려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하릴없이 던지고만 있다.

 바보 같은 녀석. 넌 언제나 내 발 아래에 있다.

 세엣!

 쫙 펴진 내 손바닥이 보인다. 그것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리고 잠시 동안 숨을 고른 뒤, 아이반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이를 악물며 주먹을 쥐었다. 마치 내 손 안에 그 녀석을 집어넣고 우그러뜨리듯이!

 퍼어어어어어어엉!

 마법진에서 폭발이 일었다. 마치 내 손으로 그렇게 만들어버린 것인 양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푸화아아아아악!

 땅이 파헤쳐지고 몬스터들의 갈길갈기 찢겨진 육체의 파편들이 검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피와 살육의 향연이 벌어진다.

 붉고 푸르고 검은색의 피들이 이리저리 뒤섞여 사방을 물들인다. 성루에 튄 진득한 살점들은 돌로 지어진 벽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난 그것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문득 내 쪽으로 팍 날아드는 무언가를 손으로 낚아챘다.

 그것은 오크의 반쪽짜리 얼굴이었다. 난 이를 드러내며 조소를 흘린 뒤, 그것을 그레이스에게 건넸다.

 그레이스는 분노로 몸을 떨며 녀석의 얼굴을 무참히 씹어버렸다.

 아직까지도 아이반과 나 사이의 드넓은 공간을 마법진의 폭발로 인한 여러 가지 잔해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피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뼛조각 하나가 허공을 가르고 떨어져 내리면서 그 너머에 가려진 아이반의 얼굴이 서서히 드러났다.

 건틀릿으로 끝끝내 감추고 있던 검은 손. 그리고 평상시에는 드러나지 않던 검은색 머리카락과 검은색 눈동자.

 군부대를 지휘하는 영리한 지휘관의 목소리가 갑자기 하늘 가득 울려 퍼진다.

 “활을 쏴라! 적들에게 사정없이 투석하라!”

 아주 정확하고 맘에 드는 타이밍. 내 양옆으로 수많은 화살비가 마법진에 걸리지 않은 몬스터들에게 내리꽂힌다.

 순식간에 고슴도치가 되어 쓰러지는 녀석도 보이는 반면, 화살이 몸에 박히지도 않는 녀석들도 있다.

 그런 녀석들은 투석된 거대한 돌덩이에 짓눌려 처참하게 짓이겨져 죽여버리곤 했다.

 어느새 성루 아래까지 다가온 녀석들은 미리 준비해두었던 끓는 기름을 부어버리고 석궁을 쏘아대며 쫓아냈다.

 하넬은 밤낮에 구애 받지 않는 축복 받은 눈으로 어둠 속에 가려진 적들을 정확히 포착하여 그들의 심장에 사신의 활을 꽂아주었다.

 손동작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우아한 그녀의 자태는 과연 그녀가 전장에 서 있는 것이 맞는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그레이스는 아래의 전황을 바라보다가 한순간 크게 울부짖더니, 성루를 밟고 지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달려 내려갔다.

 그러다 한순간 벽을 밟고 도약하더니, 허공에서 몸을 틀어 착지하는 동시에 쌍검을 꺼내들고 2마리의 오크를 베어 넘겼다.

 그 뒤를 따라 카츠도 몬스터들 속으로 몸을 던졌다. 높이 도약하는 녀석의 몸이 둥그런 달을 가려, 마치 그 달에 그대로 박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크르르르르르!

 녀석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성루 위까지 들려온다.

 다가오는 바실리스크의 날카로운 앞발을 피하고 녀석의 코를 물어뜯더니, 이내 옆으로 몸을 틀어 달려가 복부에 그 날카로운 이빨을 푹 박아 넣는다.

 그리고 강인한 모가지를 위로 쳐들어 사방으로 흔들자 바실리스크는 저 멀리 날아가다 미노타우르스와 부딪쳐 곤두박질 쳤고, 카츠의 입엔 녀석의 살점이 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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