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레이지아츠
 1  2  >>
 
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지린 정벌대
작성일 : 17-02-15 11:21     조회 : 529     추천 : 0     분량 : 1062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때 도본일이 나서면서 말했다.

 

 “대장. 내가 적진에 갔다올게.”

 “네가?”

 

 도본일은 전에 없던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가서 저들을 흔들어 놓고 올게. 나 알잖아? 말 잘 하는 거”

 “수상개화(樹上開花)?”

 

 나무에 꽃 피게 한다.

 

 기러기가 높이 날아오를 때에 날갯짓으로 위용을 더하는 것과 같이 상대방의 국면을 빌어 진용을 포진하여, 병력이 약한 부대가 겉에서 보기엔 강력한 부대인 듯 위장한다. 라는 뜻으로

 

 한 마디로 ‘허풍도 때로는 큰 힘이 된다’ 라는 뜻이었다.

 

 “자칫하면 그냥 개죽음이야. 나대지 말고 그냥 찌그러져 있어.”

 

 소주우가 비아냥대며 도본일을 무시했다.

 

 독고력은 턱을 괴고 생각에 빠졌다.

 

 시간을 끌 여유는 없었다.

 

 도본일과 눈을 마주치며 똑바로 응시하고 물었다.

 

 “소주우 말대로 허탕만 치고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아?”

 “내가 이럴 때 한 몫 해줘야지. 괜찮아, 나만 믿어 대장. 나도 그동안 대장한테 받은 빚 갚고 싶다고”

 

 이국중이 도본일을 거들고 나섰다.

 

 “내가 화살을 한 발 더 쏘지. 서신을 적은.”

 

 아무래도 이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조금이라도 도본일을 도울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좋다. 그럼 그렇게 하자.”

 

 곧바로 이국중이 적진을 향해 서신을 적은 화살을 한 발 더 쏘았고 2각 후 도본일이 태양성궁의 무리들을 향해 홀로 당당히 걸어갔다.

 

 독고력과 정벌대원들은 멀어지는 도본일의 뒷모습을 보며 걱정하고 백유유는 웃음을, 소주우는 못마땅한 듯 입술을 비틀었다.

 

 도본일은 자신이 나선다고 했지만 사실은 상당히 겁이 났다.

 

 ‘쫄지 말자. 쫄리면 뒤지는 거야. 당당해야 돼. 내가 내 거짓말을 믿고 막 우겨야 돼. 아 융축아 오빠한테 힘을 줘.’

 

 독고력이 적진을 향해 걸어간 도본일이 남긴 발자국을 보고 있을 때 라나장이 옆으로 다가와 물었다.

 

 “괜찮겠어? 도본일이 잘 해낼 수 있을까?”

 “믿는다.”

 

 독고력은 간절한 마음으로 그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도본일은 적전에 거의 다다르자 자신을 포위하는 태양성궁도들을 보며 말했다.

 

 배에 힘을 단단히 주고 큰 소리로 당당하게 말했다.

 

 “태양성궁주에게 전해 줄 말이 있어서 왔다! 안내해라!”

 

 그들은 도본일의 당당한 태도에 주눅이 들었다.

 

 이미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사기가 많이 꺾여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깨닫고 있었다.

 

 도본일은 그렇게 말하고 적진의 중심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누구의 명도 없었지만 누구하나 도본일을 막는 이가 없었다.

 

 단 한명이 수천 명 사이에서 위압감을 발휘하며 위풍당당(威風堂堂)하게 적진 속으로 들어갔다.

 

 만약 바지만 누리끼리하지 않았으면 참 멋있었을 것이었다.

 

 태양성궁주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도본일을 보며 많은 생각에 빠졌다.

 

 첫 번째 화살이 날아오고 그 다음 화살이 날아왔다.

 

 두 번째 화살에는 지금 쫓고 있는 병력은 미끼이고 증원 병력이 오고 있으니 포위당하기 전에 당장 뒤로 물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단 한명이 자신들의 진지로 찾아왔다.

 

 이번엔 도대체 무슨 의도이란 말인가.

 

 바코초은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두통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냐?”

 “항복을 권하고 싶어서.”

 “뭐? 미친 놈. 여봐라! 이놈의 목을 잘라 저들에게 던져주어라!”

 

 태양성궁주는 상태를 흩트리기 위해서 공포를 심어 주려했다.

 

 하지만 도리어 도본일은 배에 힘을 주며 뻔뻔하게 나왔다.

 

 “날 죽이기 전에 내가 가져온 정보를 먼저 들어봐야지 않겠나? 자칫하면 너네 모두의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는데.”

 

 궁주의 말에 다가오던 궁도들은 흠칫하며 걸음을 멈췄다.

 

 태양성궁주는 그런 궁도들의 모습에 울화가 터졌지만 적을 앞에 두고 그런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짐짓 냉철한 표정을 한 태양성궁주는 되물었다.

 

 “정보?”

 “너희에게 3가지 방도를 알려주러 왔다. 첫 째, 우리는 소수의 인원을 가지고 함정을 파놓은 채 너희를 유인하고 있으니 부대를 반으로 갈라 양 쪽을 동시에 친다. 둘 째, 우리는 미끼이고 너희를 끌고 다니다 지원 병력이 포위하면 섬멸할 작정이니 이대로 후퇴한다. 셋 째, 우리는 소수의 인원을 가지고 함정을 파고, 지원 병력이 오고 있으니 너희는 병력을 셋으로 나누어 함정과 지원 병력과 지금 쫓고 있는 부대, 셋 모두를 각개격파(各個擊破)한다.”

 

 태양성궁주는 얄밉게도 자신을 가지고 노는 이 녀석의 목을 당장에 쳐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진상이 파악되지 않은 채 녀석의 목을 자를 수는 없었다.

 

 해서 더 떠보려고 했다.

 

 하지만 번번히 도본일에게 기선을 빼앗기며 이리저리 끌려 다니자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동안 저들에게 당한 계략이 생각을 꼬이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본일이 한 말은 가관이었다.

 

 “내 목을 잘라 우리 부대에게 전달해주면 부대의 사기가 더욱 오를 것이니 그것도 추천한다.”

 

 할 말을 다한 도본일은 돌아서서 여유롭게 나섰다.

 

 궁도들은 주춤주춤 물러났다.

 

 태양성궁주의 손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였다.

 

 당장에 저놈의 목을 잘라야 할 것 같은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도본일은 수천 명을 가지고 놀다가 돌아왔다.

 

 창과 검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의 혀임을 증명해보였다.

 

 결국 태양성궁주 바코초는 아무것도 결정을 내리지 못 하고 뜬 눈으로 밤을 세웠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에게 스스로 위로하였다.

 

 ‘저들은 그저 우리를 흔들려고 했음이다. 어느 것 하나 믿지 말고 하던 대로 한다.’

 

 그것도 위로라고 했다.

 

 위로가 되진 않았지만.

 

 도본일 덕에 무사히 백유유의 반간을 넘긴 독고력은 최대한 침착하게 하던 대로 작전지역으로 이동했다.

 

 결국 작전지역에 도착하였다.

 

 성공이었다.

 

 독고력이 이곳에 사활을 건 이유는 이곳의 지형의 특징 때문이었다.

 

 이곳은 용권풍을 생성하기 좋은 지형이었다.

 

 용권풍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번씩 발생하는데, 용권풍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은 지표면이 건조한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건조할수록 토양이 부드럽고, 기동성이 좋은 모래층이 두꺼울수록 용권풍이 발생하기 쉬웠다.

 

 비유이의 주술력과 연설의 음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먼저 비유이가 준비를 철저히 하여 주술력을 모아 강한 바람을 일으켜 용권풍을 생성한다.

 

 다음으로 현설의 음공, 즉 공기를 다루는 힘으로 조금이라도 용권풍의 힘을 더욱 키워, 마음대로 방향을 조절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나아가는 어느 정도 방향을 조절해 적에게 피해를 줄 생각이었다.

 

 이것이 특수능력, 무공과 다른 이능력의 장점이었다.

 

 무공처럼 새로운 힘을 가져다주지만 주변 환경과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千差萬別)로 약하거나 강해질 수 있었다.

 

 독고력은 정벌대의 최대한의 힘을 충분히 끌어다 쓴 것이다.

 

 “준비는 다 끝났어?”

 “응. 완벽해.”

 

 그녀들은 모를 것이다.

 

 불과 하루 전만해도 그녀들은 죽음에 당할 위기에 놓여있었단 것을.

 

 하지만 굳이 말할 필요는 없었다.

 

 이제 태양성궁을 끝내는 일에만 집중하면 되었다.

 

 태양성궁주는 모래언덕 위에서 진을 치고 있는 적들을 보고 이동을 멈췄다.

 

 이제는 갑자기 다른 행동을 하면 심기가 불편해졌다.

 

 적들은 자신들이 가까이 접근해 왔음에도 조용히 기다렸다.

 

 “모래 언덕 위에 올라가 있으니 지형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건가?”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체 갑자기 싸우려는 이유가 멀까?”

 “이 곳은 탁 트인 곳이라 매복할 곳도 없습니다. 대막신응이 위에서 정찰하고 있는데 발견된 것이 없습니다.”

 

 부장이 말을 했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쳐다만 보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도망 다니기에 지친 것인가? 저들은 중간 중간 휴식을 취했으니 해볼 만하다 여긴 건가?”

 “그렇지 않을까요?”

 

 바코초는 자신이 먼저 말해놓고도 단지 자신의 말에 동의를 한 부장을 향해 화를 내었다.

 

 “우리 태양성궁이 그렇게 우습게 보인단 말인가!!”

 

 바코초는 손을 뻗어 정벌대를 가리키며 외쳤다.

 

 “저들에게 우리의 무서움을 알려줘라!”

 “우와와와!!!”

 

 태양성도들은 드디어 뜨거운 사막 이동의 종지부를 찍게 될 전쟁을 하게 되어 기쁜 듯 기세좋게 사지(死地)를 향해 달려 나갔다.

 

 “지금이야? 지금 해? 응?”

 

 비유이는 태양성궁도들이 물결처럼 밀려오자 불안한 마음에 독고력을 다그쳤다.

 

 독고력이 신호를 주기 전까지 절대로 술법을 시행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점차 거리를 가까워져가고 있었다.

 

 “이일대로!(以逸待勞)”

 

 기회가 올 때까지 힘을 비축해서 기다린다는 뜻이었다.

 

 독고력은 때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

 

 마치 화살이 뒤로 땡겨 현이 완전히 팽팽해질 때까지.

 

 이제 저들은 20여장 앞 까지 도달했다.

 

 “진화타겁!(振火打劫)”

 

 남의 집에 불난 틈에 도둑질한다 라는 뜻으로 기회가 왔을 때 벌떼처럼 공격하란 뜻이었다.

 

 이것이 독고력이 정한 신호였다.

 

 700여 명의 정벌대원들은 화살을 마구잡이로 쏘았다.

 

 달려드는 태양성도들은 모래 위를 뛰고 있음에도 몸을 재빠르게 날려 화살을 쳐내거나 피하면서 빠르게 거리를 좁혀들어왔다.

 

 비유이는 손가락을 외로 꼬으며 눈을 감고 술법을 외웠다.

 

 “龍腦勸轉風射繁莫介多竹漁麗羅台星兩宮!!!“

 

 비유이가 주술념을 일으켜 세우며 술법을 시행했다.

 

 바닥에는 여러 산짐승들의 뿌려진 피가 술법에 따라 찰랑거리며 주술력을 키워나갔다.

 

 비유이는 절정에 다다르자 귀술을 부릴 때 쓰는 부적인 귀대부(鬼大富)를 수십 장 허공에 뿌렸다.

 

 귀대부는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허공에서 원을 그리며 맴돌았다.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 닥치며 점차 바람이 뭉쳤다.

 

 맑은 하늘에 거대한 용권풍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후웅 후웅 후우우웅.

 파츠츠츠.

 

 그런데 그 용권풍은 뇌기(雷氣)를 머금고 있었다.

 

 ”헤에 정말이네?“

 

 비유이는 자신이 만든 용권풍을 보며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독고력이 뇌(雷)의 술법도 같이 준비해서 사용하라고 말해줬기 때문이었다.

 

 ”모래폭풍에는 미세한 모래 알갱이가 마찰하기 때문에 정전기(靜電氣)가 생겨. 뇌의 술법을 쓰면 아주 강한 기운을 머금을 수 있을 거야.“

 

 라고 자신에게 말해주었다.

 

 그 결과가 눈앞에 펼쳐진 뇌전용권풍(雷電龍卷風).

 

 거친 바람이 불며 모래먼지가 날리자 눈앞이 보이지 않았다.

 

 시전자인 자신도 거친 바람에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현설은 음공의 심결을 운용하며 크고 작은 종을 아래 위 두줄로 묶어둔 편종(編鐘)을 두드렸다.

 

 ”댕댕댕댕~“

 

 종에서 울리는 소리는 내공의 힘을 받아 용권풍의 이동방향을 태양성궁쪽으로 틀었다.

 

 거대하고 거친 뇌전용권풍은 태양성궁을 덮쳤다.

 

 ”으아아!!“

 ”함신이다!“

 

 사막은 통상 일어나는 모래폭풍의 수십 배가 강한 용권풍이 불때가 간혹 있었다.

 

 사막인들은 그 용권풍을 함신이라 불렀다.

 

 아무리 고강한 무공을 익히고 있더라도 자연 앞에서는 한낱 피조물에 불과했다.

 

 용권풍에 휘말려 사람들은 공중으로 날아갔다.

 

 동시에 머금은 뇌기에 뼛속까지 타버렸다.

 

 이곳에 있는 태양성도들이나 정벌대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몸을 숙여 저 용권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용권풍이 지나간 후, 자연의 위대함을 겪은 태양성궁은 전력의 절반 이상이 사라져 있었다.

 

 장시간의 이동으로 인해 피곤과 피폐해져 있던 정신은 갑작스러운 용권풍에 의해 혼을 잃어버렸다.

 

 태양성도들이 전의(戰意)를 잃은 채 대열이 흐트려져 있을 때,

 

 어느새 활을 거둔 정벌대원들은 각자 무기를 꺼내 전방을 주시하고 독바로의 명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호랑이가 사냥하기 전 상대를 주시하고 몸을 낮추며 웅크리는 듯 했다.

 

 ”끝낼 시간이다.“

 

 조용히 말했지만 내공이 실린 단단한 목소리는 정벌대원들의 귀에 쏙쏙 들어왔다.

 

 ”가자!“

 

 그렇게 외친 독고력은 선두에 서서 네발 달린 짐승처럼 거칠게 뛰며 이미 사기를 잃은 태양성도들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짐승의 움직임에 천마군림보가 섞이자 갈지(之) 모양으로 좌우로 움직이면서 잔상이 남겼다.

 

 독고력의 신형은 상대를 공격할 때 더욱 가속하여 움직이며 상대의 숨통을 놓았다.

 

 검붉은 열 개의 손가락을 쫙 벌린 다음 손가락 끝만 구부려 손등에 힘줄이 도드라졌다.

 

 어떠한 초식도 없이 모래를 긁으며 위로 쭉 긋자

 

 태양성도의 몸이 대각선으로 찢어졌다.

 

 실로 앞도적인 힘으로 상대의 무기와 방어구를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그대로 분쇄해버렸다.

 

 이미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몸을 가진 독고력은 혼원아화공을 쓰지 않음에도 그의 한수 한수에 태양성도들의 몸이 터져나갔다.

 

 한 손을 땅에 짚고 두 다리를 개구리처럼 웅크렸다가 직선방향으로 폭팔적으로 쏘아져 나갔다.

 

 뭉쳐있던 태양성도들은 시정잡배들이나 할 독고력의 몸통박치기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의 차이가 있었다.

 

 공격을 받은 성도는 가슴뼈가 우그러 들며 내장에 충격을 받고 피를 뿜으며 수십 여장을 튕겨져 나갔다.

 

 뒤에서 달려든 태양성도는 독고력의 등을 향해 검을 주욱 내리그었다.

 

 하지만 곧 경악한 표정을 짓고야 말았다.

 

 깡.

 

 ”윽.“

 

 사람의 등을 때렸는데 검이 울리며 자신의 손이 저렸다.

 

 수십년간 무공을 익힌 자신이 벤 것이라곤 고작 옷뿐이었다.

 

 ”크르르르.“

 

 짐승처럼 낮게 그러렁 거리며 독고력은 당혹스러워하는 자의 머리통을 덥썩 움켜잡았다.

 

 손목의 힘줄이 도드라지고 팔뚝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며 사내의 머리통을 잡고 있던 손바닥이 주먹을 쥐었다.

 

 퍼석.

 

 머리통이 터지며 뇌수가 튀었다.

 

 독고력은 손에 묻은 살점을 털어낼 생각지도 않고 전장을 종횡무진(縱橫無盡)하며 태양성도의 목숨을 앗아갔다.

 

 마치 흉악한 괴수처럼.

 

 도본일은 독고력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다니며 밭에서 벼를 베어내듯 편하게 적들의 목을 베어었다.

 

 팔을 뻗어오면 팔을 잘라내고 목을 잘랐다.

 

 정벌대원이 위급해 보이면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가 발목을 잘라버리고 목을 잘랐다.

 

 끝은 항상 목이었다. 집요하게 목만 잘랐다.

 

 이국중은 사력을 다해 주술을 펼쳐 기진맥진한 비유이와 현설을 엄호하며 화살을 날렸다.

 

 자신의 발 앞 모래 바닥에 꽂힌 수백 개의 화살은 빠른 속도로 없어졌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양민 보았더라면 이국중이 외팔이로 보였을 것이다.

 

 활을 쥐고 있는 왼팔은 건재하지만 바닥에 꽂힌 화살을 쥐었다가 시위를 걸고, 당기고, 놓는 오른팔은 엄청난 속도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손에서 떠난 화살은 어김없이 생명 하나를 빼앗았다.

 

 쌔액. 쌔액. 퓻. 쌔액. 퓻.

 

 ”윽.“

 ”윽.“

 ”욱.“

 

 화살에 담긴 힘은 한 명을 관통하고도 힘이 남아 그 뒤에 있던 무인의 가슴팍에 꽂혔다.

 

 백발백중(百發百中).

 

 단 한 발이라도 빗나가는 화살이 없었다.

 

 한창 전투 중에 어느 순간 날아와 꽂히는 화살 덕분에 태양성도들은 전투에 집중하지 못하고 좌우를 두리번거려야만 했다.

 

 바코초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넋을 잃고 말았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태양성궁이, 사막에서, 자신들의 반도 안 되는 병력에 의해 모조리 죽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저들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이동 중에 아군보다 휴식을 많이 취했어도 이건 아니었다.

 

 변황육세의 태양신궁.

 

 그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으으으, 이건 꿈이야. 이건 말도 안돼.“

 ”그래 이건 꿈이야. 영원히 꿈을 꾸도록.“

 

 바코초의 귓가에 낮고 굵직한 목소리가 웅웅 거리며 들려왔다.

 

 어느새 뒤로 몰래 다가온 독고력은 정신을 놓고 전장에 우두커니 서있던 바코초의 등에 손을 찔러넣었다.

 

 바코초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가슴을 쳐다보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손이 하나 삐져나와 있었다.

 

 그 손에는 아직도 힘차게 뛰고 있는 심장이 들려있었다.

 

 ”태양성궁주가 죽었다!“

 

 도본일은 그 사실을 목격하고 큰 소리로 전장에 외쳤다.

 

 전장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한 곳을 향했다.

 

 독고력은 심장을 쥔 채 바코초의 가슴에서 팔을 빼내 팔을 번쩍 들었다가 터트렸다.

 

 빠직.

 

 심장이 터지며 바닥에 쓰러진 바코초의 등에 잔해물이 튀었다.

 

 그러자 한 쪽은 절망의 얼굴을, 한 쪽은 희열의 표정을 지었다.

 

 사막을 지배하던 태양성궁은 그날부로 사라지게 되었다.

 

 백유유는 전투가 끝난 후 정벌대원들을 무덤덤히 챙기는 독고력을 주시하며 입술을 핥았다.

 

 ‘너무 빨리 커버리는데? 히히 이제 먹을 때가 된 건가... 아앙 탐스럽다...’

 

 백유유의 입술은 좌우 귀밑으로 주욱 늘어나며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

 

 독고력과 마룡대원들은 천마전으로 위풍당당하게 돌아왔다.

 

 비록 잘 먹지 못하고 고생을 해서 몰골은 꾀째째했지만 다들 눈빛만큼은 독수리처럼 날카롭게 벼려져있었다.

 

 지린내나는 바지를 벗고 멀끔한 옷을 입은 그들은, 이미 소식을 접한 신교에서 환송을 받았다.

 

 독고력은 한 쪽 무릎을 꿇고 가슴에 주먹을 대서 예를 표한 다음 교주와 수뇌부들에게 보고를 올렸다.

 

 ”독고력외 520명은 태양성궁을 정벌하고 왔습니다. 정벌대원 사상자 320명.“

 

 잠시 말을 끊은 독바로는 고개를 치켜들고 담담히 한 마디를 내뱉었다.

 

 ”태양성궁 생존자 무(無)!”

 

 대전 안은 이 엄청난 소리에 소란스러워졌다.

 

 상대가 어디인가.

 

 변황육세 중 당당히 한 곳을 차지하고 있는 태양성궁이었다.

 

 그들은 최소 마도칠세 중 한 가문 이상의 힘을 끌어다 써야 상대가 될 만큼 굉장한 곳이었다.

 

 태양성궁을 정벌했다는 소리보다 더욱 믿기지 않는 건 그런 그들을 이겼는데 생존자를 남겨두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 병력을 데리고서 말이다.

 

 차라리 상대보다 몇배 많은 병력을 데리고 갔었으면 수긍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배는 적은 병력이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무림 역사에 길이 남을 대전공이었다.

 

 수뇌부들은 성공하라고 던져준 임무가 아니었다.

 

 실패하라고 준 덫이고 억지였다.

 

 이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고 오라고 했던 임무였다.

 

 하지만 독고력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고 병아리를 가지고 왔다.

 

 호천신가의 가주 라부노가 한 마디 더했다.

 

 ”이번 임무에서 입은 피해는 정벌대의 삼분지 일의 목숨과 태양성궁이 쥐고 있던 비단길 교역권을 천산파에게 준 것입니다.“

 ”하, 하, 하하하하!“

 ”껄껄껄“

 

 어이없이 한 번의 웃음을 흘린 교주 현무노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교주가 웃자 대호법 북섬진도 따라 시원하게 웃었다.

 

 라부노와 몇몇 사람들이 입가에 호선을 그렸고 혈천가주 외 다른 수뇌부들의 얼굴은 소금을 한 움큼 삼킨 듯 잔뜩 일그러졌다.

 

 이충송은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다.

 

 이대로 물러나서 능력을 보여준 독고력이 소교주 자리를 차지하고 성장한다면 혈천신가와 그를 따른 세력들은 당분간 기를 펴지 못할 것이다.

 

 무공으로 보나 수하를 부리는 것을 보나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 같았다.

 

 그래서 억지로 딴지를 걸었다.

 

 ”태양성궁을 정벌하였으나 얻은 것은 없습니다. 교역권을 천산파에게 넘겨주다니요. 이것은 죽 쒀서 개준 꼴이 아닙니까?“

 ”그렇지만 신강에서 우리의 발목을 붙잡을 태양성궁을 큰 피해 없이 없애버렸지 않소. 그 점을 높게 쳐주어야 하오.“

 

 여태 침묵을 지키고 있던 수석장로인 강독낙이 독고력을 옹호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충송은 얼굴에 철판을 깔고 토를 달았다.

 

 ”이대로는 독고력을 소교주로 인정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출신도 불분명하고 마룡대전에서 임무에 반하는 행동을 했고 또 이번 정벌전에서는 헛짓만 하다 온 게 아닙니까? 이대로 찜찜하게 넘어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맞소이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오이다.“

 ”본인도 그렇다고 생각듭니다.“

 

 이충송을 따른 세력들의 수뇌부들이 찬동을 했다.

 

 고작 하는 꼴이 향후 자신들의 세력의 이득과 권력을 위해서 전공을 세워온 사람에게 보상은커녕 약점을 잡아 흠집을 내려하고 있었다.

 

 현무노는 미간을 찌푸렸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었다.

 

 ”또 그 소리요? 쯧, 헛짓? 그럼 어디 누가 700의 무인들을 이끌고 변황육세의 한 곳을 없애고 오시오“

 ”......“

 ”......“

 

 현무노가 그렇게 말하자 아무도 찍소리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잠시 조용해진 대전에 다시금 권태로운 현무노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래서 아직도 독고력을 소교주로는 인정 못 하겠다?“

 ”그렇습니다.“

 ”그렇소 교주“

 

 현무노는 고개를 까딱거려 백유유를 가리키며 독고력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독고력이 보고를 올렸다.

 

 ”백유유는 이번 정벌전에서 정보를 수집하여 작전을 수행하는데 크나큰 공을 세웠으나 마지막에 개인적인 사유로 적들에게 작전을 알려 배신하려 했습니다. 그 배신으로 인해 정벌대는 전멸의 위기에 처했으나 도본일의 재치로 작전을 무사히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 본교에서 배신자는 어떻게 하오 대호법?“

 ”죽음을 내려야 마땅합니다.“

 

 변경백은 가만히 있는데 도리어 이충송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교주 저 독고력이 하는 소리를 듣고서 무조건 그렇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소이다. 증거가 없지 않소이까 증거가. 백유유가 적에게 보냈다는 서신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하지만 700여명의 증인이 있지 않소이까?“

 ”흥! 독고력이 장차 걸림돌이 될지도 모르는 백유유를 제거하기 위해 700명의 아이들을 속였을지 모릅니다. 본인이 알아본 결과 백유유가 화살을 날리는 광경을 본 자는 독고력 밖에 없다하오. 아이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본 것이라곤 백유유가 활을 들고 있는 것 밖에 없었다 하오이다. 그것만으로 백유유가 간첩짓을 했느니 배신을 했느니 하는 것은 부당하오이다.“

 ”백유유가 현장에서 수긍했다고 하오만?“

 ”제가 백유유에게 다시 물어보니 그런 소리를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 현재 의견이 맞지 않은 것은 독고력이 소교주가 되는 것과 백유유의 처벌에 관한 것인데. 의견을 맞춰봅시다.“

 

 현무노는 독고력과 백유유를 같이 말하며 은근히 압박을 넣었다.

 

 이충송은 한 발 물러나야함을 깨달았다.

 

 아직 백유유를 잃으면 안 되었다.

 

 혈천신가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없어져야 되었다.

 

 장시간 회의를 한 끝에 결론이 났다.

 

 ”그럼 독고력에게 정벌을 한 공로를 치하하고 충분히 쉴 시간을 주도록 하겠소. 그런 다음 후에 다시 이야기토록 하지.“

 

 독고력은 마교라는 한 울타리 속에서 7개의 세력으로 갈라져 자신 세력의 이득과 권력만을 위해 악다구니 쓰는 모습을 보게 되니 왜 천마신교가 천하제일의 거대세력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변방에서 웅크리고 천하통일(天下統一)을 이루지 못했는지 여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공과 수하뿐만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해줄 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중단 2017 / 2 / 26 1309 0 -
48 훔치지 않은 것이 없다. 2017 / 2 / 21 503 0 6042   
47 등광형의 신위 2017 / 2 / 20 410 0 8066   
46 복미혈사 2017 / 2 / 19 524 1 9868   
45 미미객잔, 너구리 사냥 2017 / 2 / 17 750 0 15018   
44 지린 정벌대 2017 / 2 / 15 530 0 10620   
43 이겨 놓고 싸운다 2017 / 2 / 15 414 0 9996   
42 자꾸 방해자가 나타난다 2017 / 2 / 14 399 0 11490   
41 딸바보의 태세전환, 알 수 없는 마음. 2017 / 2 / 13 507 0 13520   
40 오기조원(五气朝元)을 이루었으나 눈치를 본… 2017 / 2 / 13 449 0 8232   
39 마음, 괴롭힘, 보따리 2017 / 2 / 13 511 0 7566   
38 지저왕전(地底王戰) 2017 / 2 / 12 847 0 15576   
37 민국한(with. 부용화, 흑야화, 낭중화, 몽인화, … 2017 / 2 / 12 399 0 10867   
36 천재가 천재라고 한 천재. 2017 / 2 / 11 455 0 8378   
35 부끄러움이 옮다. 2017 / 2 / 11 594 0 10251   
34 호구의 탄생 2017 / 2 / 10 482 0 8683   
33 광서삼흉, 소심남매, 무림깡패 2017 / 2 / 10 493 0 7687   
32 강해질 것입니다.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2017 / 2 / 9 515 0 10142   
31 한 명을 향한 천 명의 목숨 2017 / 2 / 9 830 0 10811   
30 마지막 시험, 천마지관 2017 / 2 / 8 867 0 16178   
29 아, 나는 천재가 아니구나 2017 / 2 / 7 435 0 10843   
28 역대급 가볍고 허술한 대장 2017 / 2 / 7 477 0 9197   
27 죽음의 결사대 2017 / 2 / 7 462 0 12150   
26 면접, 백유유의 어릴 적 2017 / 2 / 6 421 0 6105   
25 역시 될 놈은 떨어져도 된다. 2017 / 2 / 6 611 0 9166   
24 그 와중에도 청춘은 뜨겁다. 2017 / 2 / 6 510 0 10488   
23 독고력을 원하는 두 남자. 2017 / 2 / 5 466 0 13551   
22 동정의 화경 고수 2017 / 2 / 4 450 0 6616   
21 일당천(一當千)의 늑대들을 키우다 2017 / 2 / 4 613 0 13240   
20 외전 동길홍의 과거 2017 / 2 / 4 434 0 7625   
19 독바로, 그러게 나서지 말걸 후회하다 2017 / 2 / 3 482 0 944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