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태선
갈마루
임준후
임허규
날 없는 창
노쓰우드
구유
글쓰는기계
유호
이원호
류지혁
사이딘
사이딘
인기영
김원호
인기영
사이딘
약먹은인삼
프로즌
염탁근
이그니시스
강명운
눈매
인기영
눈매
사이딘
이그니시스
강명운
사이딘
이그니시스
사이딘
전정현
 1  2  >>
 
작가연재 > 판타지/SF
영웅부활전
작가 : 인기영
작품등록일 : 2016.7.14
영웅부활전 더보기

스낵북
https://snackbook.net/snack/62...
>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나라를 팔아먹고 반역자의 딱지를 단 채 화형을 당하는 이젤.
그러나 그는 15살의 나이로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가진 채 환생하게 되는데….
미래의 대마법사를 제자로, 영웅을 친구로, 나라를 팔아먹었던 반역자가 아닌
영웅으로서 부활의 노래를 부른다.

 
제 15 화
작성일 : 16-07-20 11:21     조회 : 578     추천 : 0     분량 : 712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똑같다! 내가 적고 있는 글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그럼… 이 방에 바루나 카스토가 묵고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그는 이 도시에 살고 있을 텐데? 집을 놔두고 굳이 이런 여관까지 와서 집필을 할 필요가 있을까? 원체 작가들은 괴짜 같은 면이 많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때 갑자기 내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조금 전 홀에서 식사를 할 때 내 맞은편에 앉았던 사내가 멀뚱히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다시 방문으로 가 호수를 확인해보고는 미안한 듯 내게 말했다.

 “저, 여기는 제 방 같은데요?”

 상당히 예의 바른 태도다.

 이어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교차되는 수많은 생각들.

 전생에 죽어버린 바루나 카스토의 초상화를 본 적이 있다. 그는 고집스런 얼굴에 괴짜 같은 중년의 아저씨였다. 결코 저렇게 아름다운 외모가 아니었다.

 갑자기 가슴이 뛰고, 온몸이 점점 긴장되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주변의 모든 것이 정지한 듯하다. 내 시야에 비춰지는 것은 오로지 사내의 얼굴뿐, 그 이외에 어떤 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죽여야 할까?

 꿀꺽!

 마른침이 넘어가고 내 손이 점차 검의 손잡이 쪽으로 옮겨진다.

 아주 천천히, 마치 그 동작 하나에 커다란 의미라도 부여된 듯 매우 조심스럽게. 나조차도 인식하지 못할 만큼 천천히 움직여지고 있다.

 그런데… 내 앞에 있던 사내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었다. 내가 눈을 깜빡했었나? 잠시 딴생각을 하다 그를 놓쳤던가? 아니다.

 난 계속해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사라졌다.

 이건 무슨 말일까…….

 순간, 뒤에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 쉽사리 뒤를 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러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만큼…….

 점점 목뒤가 뻣뻣해지고, 등에서는 오싹한 한기가 올라오며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고개를 돌리고 싶은데 몸은 맹수 앞에 선 먹잇감이라도 된 듯 바짝 졸아서 움직이질 않았다.

 제기랄! 무심… 무심… 평정을 유지해야 한다. 갑자기 왜 이렇게 마음의 동요가 많이 이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심… 무심… 무심!!

 “후우, 후우.”

 도저히 무심의 상태로 들어가지지 않는다. 내 입에선 나도 모르게 헐떡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마에선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안 돼. 이건 아니야!

 “이… 이이익!”

 스르릉!

 난 이를 악물고 검을 뽑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사내는 이미 테이블에 앉아 펜에 잉크를 먹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날 보더니 살짝 미소 지으며 물었다.

 “갑자기 칼을 꺼내시다니요. 왜 그러시는지……?”

 뭐야, 이건? 조금 전까지 날 잡아먹을 듯한 살기와, 숨도 못 쉬게 가슴을 억누르던 위압감이 단 한순간에 모두 사라져버렸다.

 난 눈을 크게 뜨고 멜론 머리의 사내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 녀석… 날 갖고 놀고 있어!

 빠드득, 이가 갈리며 순간 모멸감이 치솟는다.

 하지만… 하지만 조금 전 녀석과 벌였던 무언의 대립으로 난 알 수 있었다. 놈은 보통 강자가 아니다.

 함부로 상대할 수 있는 애송이가 아니었다. 내 앞에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빠르기로 움직여 내 뒤를 잡더니, 언제 어느 때고 날 죽일 수 있다는 살기를 내뿜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은 하나하나가 예의 바르다.

 난 녀석을 보며 이만 빠득빠득 갈다가 도망치듯 밖으로 나와 버렸다.

 “후우! 후우!”

 갑자기 숨이 턱턱 막혀오면서 말도 못할 전율이 온몸을 감싸고 돈다.

 점쟁이가 말했던 나와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는 또 한 명의 사내! 아마도… 아마도 녀석은 그가 확실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바루나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드래곤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이토록 똑같은 내용을 적어나갈 수는 없다.

 녀석과 대면하고 그의 정체를 간파하게 된 순간, 솔직히 그를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살의를 품은 날 조롱하기라도 하듯 너무 쉽게 가지고 놀았다.

 그를 죽이면 앞으로의 내 인생은 그야말로 편안할 것이다.

 …하지만 난 그를 죽일 수 없었다. 녀석에게서 풍겨지는 강함이란 이루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것이었다.

 기습을 해서 죽일까? 아니, 불가능하다. 전장에서 뼈가 굵은 난, 상대방이 얼마나 강한지, 기습을 해서 먹힐 상대인지 아닌지 보는 눈이 확실하다.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녀석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일단은 동태를 지켜봐야 한다. 단순히 기습이 아닌 또 다른 무엇으로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지 없는지. 이왕이면 목숨까지 끊어버리는 것이 최고의 수단이겠지만.

 어쨌든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녀석과 나의 마찰, 누가 먼저 선수를 치느냐 하는 순발력 싸움이.

 나는 한동안 무심술의 구결을 발휘해 생각을 모두 비우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뒤, 천천히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펜을 들어 종이에다가 쓰고 있던 글을 마저 써나가기 시작했다.

 이겨야 한다. 난 아직 녀석의 이름도, 그의 과거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지만, 내가 확실히 이겨야 한다.

 아마도 아직 출간되지 않은 서적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은 그 녀석도 나처럼 과거를 모두 기억한 채 환생했다는 것일 테다.

 어떤 이유로 내가, 그리고 그 녀석이 이렇게 환생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눈앞의 일에 충실해야 할 때다. 난 어떻게든 녀석을 누른다, 기필코!

 

 끼적끼적.

 난 열심히 종이 위에다 펜을 휘갈기고 있다.

 아무래도 전생의 그 내용을 똑같이 적어서 출간한다는 것엔 문제가 있는 듯했다.

 게다가 나와 같은 운명을 지닌 그 녀석도 나와 같은 글을 끼적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다시 써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그가 썼던 내용을 모두 기억하고 있으니 거기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조금 부족하다 싶은 부분을 첨가하고, 문장이 어색했던 곳은 손을 봤다.

 또한 내용의 정렬도 이전과는 살짝 다른 방식으로 바꾸어놓았다.

 물론 내가 뛰어난 글재주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추어라도 프로의 글을 읽으며 뭔가 이 부분은 좀 아니다 싶은 것이 느껴질 때가 있는 법이고, 난 그런 내 감각을 믿으며 글을 각색해나간 것이다.

 아무튼 난 열심히 글 쓰는 일에 매진하고 있었고, 내 뒤에선 그레이스와 하넬이 일에 집중하고 있는 날 위해 조용히 있… 기는 뭘 조용히 있냐!

 “저번에 이젤이 소환했을 때 잠깐 봤었지. 이게 정령이라, 이거지?”

 “네. 실프라고 해요.”

 “이야! 요놈도 먹을 수 있나?”

 “네? 그레이스, 정령은 씹는 게 아니에요.”

 “어라? 안 씹히네? 늑대들이랑 있을 땐 살아 있는 거라면 뭐든 다 잡아먹었었는데, 이건 뭐야?”

 “그러니까 정령입니다.”

 “느낌이 이상해. 입속에서 젤리처럼 물컹거렸어, 씹히지는 않고. 한 번 더 해볼까?”

 “그레이스!”

 이것들이 정말!

 “조용히 안 해! 집중을 할 수가 없잖아!”

 내가 몸을 확 돌려 뒤를 돌아보자, 하넬은 놀란 얼굴로 그레이스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레이스는 입 안에 뭘 넣고서는 우물거리고 있었다.

 “정령 씹지 마!”

 내 말에 그레이스는 정령을 퉤 뱉어내고는 내게 쪼잔하다는 듯한 시선을 던졌다.

 아니, 뭐 저딴 녀석이 대륙 영웅으로까지 불리게 되는 거야? 한편으로는 저 녀석을 잘 키워낸 호머 백작이 존경스러워지기도 한다.

 휴우. 아직도 남은 분량은 많은데 도무지 도움을 주지 않으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나저나 그 녀석도 지금쯤 열심히 글을 쓰고 있겠지? 왠지 염탐하러 가고 싶어지는데……. 뭔가 방법을 모색해야만 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서로 같은 입장에서 글을 써나간다면 왠지 내가 밀릴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흐음. 뭐가 좋을까…….”

 내가 혼잣말을 하며 하넬을 보고 있자, 그녀는 정령을 돌려보내고 한숨을 쉰 뒤 싱긋 웃어 보였다.

 하넬은 언제나 나와 눈이 마주치면 쑥스러워하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부드럽게 웃어준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아닌 그레이스에게도 마찬가지다. 아마 그녀는 누굴 만나든 저렇게 편안하게 다가가겠지.

 문득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하넬은, 가까이 다가와 맞은편 테이블에 앉아서 내가 써놓은 원고를 들여다보았다.

 “음… 그런데 이젤, 갑자기 글은 왜 쓰는 거예요?”

 “돈을 벌기 위해서요.”

 “돈이라……. 과연 이게 돈벌이가 될까요?”

 “그럼요!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어요. 장담하죠.”

 “인간들은 무언가를 기록해놓고, 또 그것을 읽어 지식을 섭취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고 듣긴 했지만… 드래곤에 대한 고찰이라는 건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소리 아닐까요?”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겠지. 하지만 난 미래를 알고 있거든.

 내 앞에서 궁금하다는 듯, 커다란 눈을 껌뻑거리는 하넬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하하하. 정말 전생에서와는 딴판인 모습이네. 이번 생에서 그녀를 일찍 만나게 된 게 정말이지 다행이다.

 나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 자체가 살가운 것도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겐 아직 생소한 엘프와 동행을 하게 되면 모든 이목이 내게 집중된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그들은 엘프라는 존재에 대해 무던히도 관심을 갖고 있을 시기니까.

 가만… 사람들이 엘프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렇다면 옆방에서 머무는 그 녀석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런 바보 같으니라고!

 녀석이 내 예상대로 전생을 기억하고 있다면 하나도 신기할 것이 없을 것이다.

 녀석의 시간을 끌기는커녕 나 스스로 자멸하는 길을 걷게 되겠지. 내가 하넬과 그레이스를 데리고 녀석의 방으로 찾아간다면 그는 필시 그레이스를 알아보게 될 테니까. 그가 어떤 경로를 통해 영웅이 되었는지 알고 있을 것이 뻔한데, 내가 데리고 간다면 미래가 뒤틀렸다는 것을 눈치 채고 나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가 유리한 위치를 빼앗기게 된다. 그렇다면 무작정 부딪칠 수밖에 없다.

 난 다시 펜을 잡고 열심히 글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녀석과 내가 제대로 맞붙게 된 첫 번째 라운드. 이미 공은 울렸다.

 

 ***

 

 45페이지. 현재까지 내가 집필한 페이지 수다. 밤새도록 글을 휘갈겼더니 어깨와 허리가 말도 못하게 저리고, 눈은 당장이라도 빠져나올 듯 뻑뻑하다.

 이제 동이 트려는 시각. 침대에서 자고 있는 그레이스를 보며 잠시 나도 모를 상념에 잠겼다.

 점쟁이는 내게 말했었다.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그것이 내 얼굴상이란다. 그런데 나와 똑같은 상과 미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녀석도 나 못지않게 기억력이 좋다는 얘기일 것이다.

 솔직히 전생에서의 난 내 기억력에 대해 누구에게도 드러낸 적이 없었다. 그저 나 혼자만 알고 감추려 했지.

 하지만 내 기억력이라는 것이 범상치 않다는 건 알고 있었고, 일반인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 역시 상기하고 있었다.

 흔히 불리는 천재라고 해야 할까? 내 입으로 말하자니 쑥스럽지만, 세상은 나와 같은 사람을 그렇게 부른다.

 그런데… 난 이 기억력으로 인해 전생의 일들을 모두 기억한 채 부활하게 되었고, 나와 대립하게 된 사람 역시 같은 입장에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이것이 무얼 의미하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리고 녀석과 내가 마치 필연인 양, 이런 곳에서 마주치게 된 것도, 왜 피할 수 없이 서로를 짓밟기 위해 싸워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나! 이 싸움에선 일단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고나 할까?

 녀석은 내 얼굴을 아직 모르고, 나란 존재가 있다는 것 역시 모를 것이다. 점쟁이는 녀석을 먼저 만난 뒤 날 만났다.

 나는 녀석에 대해 알고 있지만, 그는 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적어도 내가 우위에 있다는 얘기다.

 솔직히 이 싸움에서 출판사에 원고를 먼저 넘기게 되면 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 바루나 카스토란 이름이 아닌 이젤 발렌타인이란 이름으로 출간된 책을 보며 녀석은 나의 존재를 인식하게 될 것이다.

 아니, 그 한 번의 사건만으로 어떠한 감을 잡을 순 없겠지. 그저 내가 그래왔던 것처럼, 미래가 미묘하게 틀어진 것인가 하는 생각만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미래에 일어날 크고 작은 사건들의 공을 내가 계속 가로채는 일이 두세 번 벌어지다 보면 그도 이상한 낌새를 알아 차리게 될 것이다. 때문에 더더욱 이 초반 싸움에서 내가 이겨야만 한다.

 출간을 해서 얻게 된 부와 명예로 나만의 포석을 깔아놓을 생각인 것이다. 밑바탕이 든든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

 난 지금 나만의 밑바탕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 고생을 사서 하고 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은, 요 근래 <드래곤에 대한 고찰>이라는 서적이 출간되는 것 말고는 없다.

 그리고 출간 후에는 녀석이 내 존재에 대해 알게 되더라도 상관이 없다. 어차피 서로의 먹잇감을 빼앗다 보면 라이벌이 있다는 것쯤은 언젠가 알게 될 테니 말이다.

 그 시기가 조금 빨라질 것을 두려워해 지레 겁을 먹고 발을 뺀다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후우.”

 그나저나 너무 졸린데.

 난 침대를 한번 바라보다가 고개를 휙휙 내젓고는 다시 펜을 들었다. 지쳐 쓰러지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글을 써야 한다.

 이 한판엔 아주 커다란 의미가 달려 있으니까.

 

 ***

 

 눈이 침침하다. 눈앞에 놓인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인데, 서로 다른 두 색이 이리저리 섞이더니 뒤죽박죽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정신이 몽롱해지려 한다. 으음… 갑자기 눈앞이 어두워지는데?

 그때 갑자기 뒤통수에서 커다란 충격이 느껴졌다.

 퍼억!

 “으윽!”

 번뜩 정신을 차리며 옆을 돌아보니 그레이스가 히죽거리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얼른 써.”

 녀석은 날 다그치며 말했다.

 제기랄! 열이 확 오르지만, 내가 부탁한 일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죽겠군.

 난 그레이스에게 내가 졸 때마다 머리를 한 대씩 때려달라고 부탁했었다.

 처음엔 하넬에게 부탁했지만, 그녀는 나쁜 감정도 없이 타인을 때리는 일은 못하겠다기에 어쩔 수 없이 그레이스에게 부탁한 것이다.

 확실히 녀석은 맡은 일에 충실했고, 내가 글 쓰는 데 집중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었지만 기분이 너무 나쁘다.

 나는 그레이스에게 살짝 눈을 부라린 다음, 다시 펜을 잡고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나갔다.

 그레이스는 내 옆에서 그 모습을 잠시 구경하는 듯하더니 이내 하품을 하고는 하넬의 곁으로 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제 25 화 2016 / 7 / 20 525 0 7352   
24 제 24 화 2016 / 7 / 20 525 0 7311   
23 제 23 화 2016 / 7 / 20 539 0 7267   
22 제 22 화 2016 / 7 / 20 510 0 6742   
21 제 21 화 2016 / 7 / 20 521 0 6734   
20 제 20 화 2016 / 7 / 20 506 0 7437   
19 제 19 화 2016 / 7 / 20 527 0 6677   
18 제 18 화 2016 / 7 / 20 509 0 6554   
17 제 17 화 2016 / 7 / 20 502 0 6861   
16 제 16 화 2016 / 7 / 20 538 0 6979   
15 제 15 화 2016 / 7 / 20 579 0 7129   
14 제 14 화 2016 / 7 / 20 538 0 6642   
13 제 13 화 2016 / 7 / 20 533 0 6918   
12 제 12 화 2016 / 7 / 20 529 0 6852   
11 제 11 화 2016 / 7 / 20 538 0 6764   
10 제 10 화 2016 / 7 / 14 506 0 6682   
9 제 9 화 2016 / 7 / 14 505 0 6631   
8 제 8 화 2016 / 7 / 14 542 0 6948   
7 제 7 화 2016 / 7 / 14 555 0 6673   
6 제 6 화 2016 / 7 / 14 546 0 6710   
5 제 5 화 2016 / 7 / 14 542 0 6671   
4 제 4 화 2016 / 7 / 14 556 0 7005   
3 제 3 화 2016 / 7 / 14 616 0 6606   
2 제 2 화 2016 / 7 / 14 614 0 6725   
1 제 1 화 2016 / 7 / 14 842 1 626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패왕마검사
인기영
질풍마검사
인기영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