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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오기조원(五气朝元)을 이루었으나 눈치를 본다
작성일 : 17-02-13 05:06     조회 : 449     추천 : 0     분량 : 8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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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을 다 회복한 민국한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추려 흑인루로 향했다.

 

 은패를 내밀고 총관에게 말했다.

 

 "루주를 뵙고 싶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오시죠. 나머지 분들은 여기에서 기다려 주십시요."

 

 그러자 민국한을 따르는 수하들이 반발했다.

 

 "아직 몸이 성치 않은 형님을 혼자 가게 둘 수 없다."

 "괜찮다 다녀올게."

 

 민국한은 걱정되는 마음에 수긍하지 않는 수하들을 다독인 다음 총관을 따라 지하로 향했다.

 

 민국한은 흑인루의 최상층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로 향하자 의문스러웠지만 아무 말 않고 따라갔다.

 

 총관을 따라가서 도착한 곳은 지저왕전이 펼쳐진 격투장.

 

 그곳에는 탁자와 찻잔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문사복을 입은 사내가 뒷짐을 쥐고 뒤돌아 서 있었다.

 

 총관은 말없이 물러났다.

 

 민국한은 문사복을 입은 사내에게 다가갔다.

 

 "루주시오?"

 

 사내가 돌아서자 얼굴을 확인한 민국한의 눈이 커졌다.

 

 그동안 지저왕전을 진행하던 자였기 때문이다.

 

 "허헛. 놀라신 듯 하군요. 우선 차나 한 잔하시겠습니까?"

 

 민국한은 차를 들며 진행자를 쳐다보았다.

 

 진행자는 앞섬을 주섬주섬 만지며 옷매무새를 정돈하는 듯 하더니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이 곳 암흑투인루의 루주 김이봉이라고 합니다. 달선뇌(達禪腦)라는 허명을 가지고 있지요."

 

 민국한은 흑인루주의 이름에 또 다시 놀랐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황실에는 천고의 기재라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는 상당히 괴짜였다.

 

 게다가 죽을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신들에게 쓴 소리를 하였다고 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도 세상에 떠돌아 다녔다.

 

 어느 날, 황제에게 동정호의 물을 팔 테니 관리들에게 곡식을 걷어 국고에 저축한 다음 백성들을 구휼하자고 주장하였다.

 

 김이봉은 당시 미친 소리를 한다고 손가락질 당하다가 다음해 심한 가뭄이 들었다.

 

 동정호의 물이 말라가고 흉년이 들어 백성들은 곡식을 구하지 못해 아사자가 늘어났고 그 지역관리들은 백성들이 죽어나가자 그 책임을 김이봉의 입방정으로 하늘이 내린 천벌이라고 책임을 전가해버렸다.

 

 김이봉은 포승줄에 묶여 황제의 앞에서 ‘날 죽이게 된다면 하늘이 노해 10년간 가뭄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고 관리들은 헛웃음쳤지만, 이미 김이봉의 말에 호되게 당한 터라 설마 하는 마음에 관직을 파면하고 귀향보내기로 결정하였다.

 

 귀향내려가기 전 황제가 김이봉에게 ‘아직 동정호의 물을 팔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김이봉은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였고 황제가 ‘그럼 내게 얼마에 팔겠냐고 하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목숨 값만큼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조정대신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황제는 크게 웃으며 ‘알겠노라’고 하고 강압적으로 대신들에게서 곡식과 재물을 받았다.

 

 그리고 김이봉의 이름으로 백성들을 구휼하였다.

 

 이에 대신들이 강하게 반발하였지만 며칠 후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아무 말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관리들은 김이봉이 좌천되어 지방으로 내려간 뒤 시간이 지나자 잃어버린 재물과 김이봉의 대한 두려움에 다시 모함을 시작했다.

 

 그들은 입을 맞춰 한 목소리로 김이봉이 부린 사술이다, 사기꾼이다 라고 외쳤지만 황제는 김이봉을 귀향 보낸걸 후회했다.

 

 황제는 다시 부르려 했지만 귀향 내려간 김이봉은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그런 전설적인 사내가 자신의 앞에 흑인루주라는 이름으로 앞에 있는 것이었다.

 

 민국한은 현묘한 김이봉의 눈동자를 보며 물었다.

 

 "저에게서는 무엇을 사가시겠습니까?"

 "허허허. 천변만해의 마음입니다.“

 

 민국한은 황제에게 동정호의 물을 팔았던 것을 비유해 물었다.

 

 그러자 김이봉이 마음이라고 답하자 머리 속이 엉클어 졌다.

 

 이럴 때는 정공법이 최고였다.

 

 직접적으로 물었다.

 

 "제 마음이요? 어째섭니까?"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래 계획은 패웅문과 흑룡회의 시선을 돌려 꼼짝 못하게 하고 묵호방을 도와 흑도세력을 통일하려 했습니다.“

 

 달선뇌에게서 그러한 말이 나오자 간담이 서늘했다.

 

 저런 말은 아무나 할 수 있었다.

 

 전설적인 거상(巨商) 호설암이

 

 ‘인재를 데려다가 쓰면 성공한다.’

 

 말하는 것처럼 간단하지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의 말이 진실임을 알지 않은가.

 

 달선뇌는 그런 사람이었다.

 

 말 한마디를 꺼내면 경시할 수 없는.

 

 민국한은 궁금증이 일어 물었다.

 

 "그런데요?"

 "그날 천변만해의 책임감과 마음을 보고나서 사고 싶어지더군요.“

 ”그날 보셨다시피 저보다 더 강한 자가 있었습니다.“

 ”제 눈에 그리 보이더군요. 그는 자신 외에 다른 것은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을.“

 "그럼 저에게 무엇을 팔겠습니까?"

 "달선뇌와 흑인루를 팔겠습니다.“

 

 달선뇌의 김이봉이 자신과 흑인루를 모두 주겠다고 말하자 깜짝 놀랐다.

 

 반면 김이봉은 고작 자신의 마음을 얻을 뿐 아닌가?

 

 뭔가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 그것뿐이라면 정말 대단하고 특이한 사람이었다.

 

 민국한은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밑지는 장사를 하시는군요."

 "전에도 그러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흑도세력을 통합하겠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이 나이 쯤 되면, 자기 그릇의 모양과 색깔, 크기를 깨닫게 되지요. 그 그릇에 무리하게 많은 것을 담으려하면 깨지고 말 것입니다. 제 그릇은 한 주군을 보필하기에 좋은 모양입니다."

 "좋습니다. 저를 팔고 달선뇌를 받겠습니다."

 

 민국한은 호탕하게 받아들였다.

 

 미심쩍은 부분따윈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달선뇌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민국한에게 공손히 절을 하였다.

 

 "그럼 신 달선뇌, 주군을 뵙습니다."

 "저에게 하실 게 아니라 패웅문주에게 하셔야지요."

 "아닙니다. 저는 그런 하찮은 패웅문 따위에는 관심 없습니다. 만일 패웅문을 섬기라 하시면 저는 따르지 않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말씀을 낮추세요. 이제 저의 주군이 되십니다."

 "알겠소."

 "그럼 신 달선뇌 주군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귀를 열고 경청하겠소."

 

 달선뇌를 수하로 받아들이고 처음으로 듣는 간언이다.

 

 황제에게 올리는 간언을 하던 자의 간언을 자신이 듣게 되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우선은 기반을 가지셔야 합니다. 이곳 흑인루에는 재력이 있지만 무력은 없습니다. 재력을 통해 가질 수 있는 무력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주군의 기반이 되실 곳은 패웅문이 되어야 합니다."

 

 민국한은 깜짝 놀라며 짐짓 목소리를 높였다.

 

 "나보고 그 분들을 배신하란 말이오? 그럴 수는 없소. 제 아무리 달선뇌의 말이라 하더라도 이건 받아드릴 수 없소."

 "허헛, 역시 젊으신 분이라 성격이 급하시군요. 제 말을 끝까지 들어 보십시요"

 "미, 미안하오."

 "소식통에 의하면 패웅문의 소문주인 리경이 주군을 많이 연모한다고 들었습니다. 혼인을 통해 정식 패웅문의 문주가 되십시요."

 "... 그게 얼마 전에 우리 관계가 정리되었소. 이제는 그저 상관과 수하 사이라오."

 "허허허.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그리 쉽게 정리 되는 것이 아니지요. 주군께서 마음을 열고 리경 낭자를 받아 들이십시요."

 "...그럴 순 없소."

 "아미파의 연채정 낭자 때문 인겁니까?"

 "... 그렇소."

 "허면 패웅문은 주군에게서 소중한 곳이 아닙니까?"

 "소중하오. 내가 처음으로 사람답게 살기 시작한 곳이고 이미 많은 정을 들어버렸소."

 "그렇기에 더욱 리경 낭자와 혼인을 하셔야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주군께서는 이번 구망도를 얻으셨습니다. 본래 구망도를 이용해 여러 세력들을 흔들려했으나 주군께서 취했으니 계략을 바꿔야 합니다. 주군께서는 보물의 뒷면은 사람들의 마음을 흉악하게 만드는 흉물임을 아실테지요? 지저왕전에서 승리하신 무력과 명분이 있고, 패웅문의 세(勢)가 있으니 당장은 달려들 수는 없을 것입니다. 허나 곧 흉흉한 기운이 주군과 패웅문을 덮칠 것입니다. 저는 주군을 지키기 위해서 패웅문을 저들에게 찢어 주어서 주군을 보호할 생각입니다."

 "... 정녕 혼인 외에는 없는 것이오?"

 "왜 쉬운 길을 어렵게 돌아가려 하십니까? 영웅은 삼처사첩을 둔다고 하였습니다. 인연이 있다면 연채정 낭자와 만나실 겁니다. 하지만 당장 패웅문과 리경 낭자는 목숨이 위험해질 것이지요."

 "... 생각할 시간을 주시오."

 "주군께서 원하신다면 기다리겠습니다."

 

 민국한은 그렇게 패웅문으로 돌아왔다.

 

 패웅문으로 돌아와 루주를 만나지 못하고 둘러댔다.

 

 그리고 리경의 얼굴을 보았다.

 

 리경은 단단히 마음이 삐졌는지 아예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민국한은 그렇게 술을 마시며 고민스러운 밤을 보냈다.

 

 ******

 

 독바로는 암흑투인루가 끝나고서 깨달음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그간의 일을 복기해보았다.

 

 이번 암흑투인루에 출전하여서 자신의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다양한 무인들과 제대로 격투를 벌여 본적이 거의 처음이라 많은 것이 느껴졌다.

 

 그리하여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더욱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엄청난 내공과 경신보법.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 중에 기극태를 상대하며 들끓었던 자신의 마음이 생각났다.

 

 과연 여의신류가 엄청나기는 하나 3가지를 따로따로 써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이상했다.

 

 최고의 경신보법이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해서 쓰임새는 다르고 매번 바꿔가면서 써야 한다니.

 

 싸싸부가 전에 그렇게 말했다.

 

 생김새도, 마음과 생각도 모두 다르다고.

 

 과연 여의신류라고 그대로 본받아 수련해야 할까?

 

 자신이 익히고 있는 창법과 각법에 맞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상념의 시간이 길어만 갔다.

 

 하루.. 이틀.. 가부좌를 틀고 앉은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어보였다.

 

 희환외와 희준고는 지금 독바로에게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직감하였다.

 

 독바로의 상념을 깨우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며 경호를 섰다.

 

 특히나 거의 모든 시간을 연무장 문 밖에서 지키고 있는 희준고의 표정은 마치 여진군 백만이 쳐들어오더라도 홀로 막아낼 기세였다.

 

 독바로는 여의신류 한 글자 한 글자, 한 동작 한 동작 잘게 나누었다.

 

 나누고 나누고 또 나눈 다음 더 이상 나눌 수 없을 때까지.

 

 그것은 범인들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방대하기 그지없는 그것들을 다시 자신의 옷을 맞추듯 조각조각 붙여 만들어갔다.

 

 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없애고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그동안의 깨달음을 더해 덧붙였다. 점차 뼈대가 만들어져갔다.

 

 혼월자령보(混越紫靈步).

 

 즉흥적으로, 느낌이 오는대로 새로 창안한 무공에 이름을 만들었다.

 

 여의신류를 분해해서 재창안 한 것이지만 이것은 누군가가 들었다면 놀랄만한 이야기였다.

 

 고작 이십대의 무인이 절세신공을 창안했기 때문이다.

 

 3일 동안 굳은 석상처럼 앉아있던 독바로는 일어나서 한 발 내딛었다.

 

 희준고는 안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자 기뻐서 문을 열었다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고는 다시 조용히 문을 닫았다.

 

 독바로는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한 채, 한발. 한발. 한발. 연무장을 돌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걷기만 했다.

 

 해가 저물고 달이 떠도 걸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무려 4일 동안 쉬지 않고 걸은 독바로의 몸은 먹지도 마시지 않은 7일동안 메말라갔다.

 

 제아무리 보통 사람들과 다른 무림인일지라도 일주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쉼 없이 움직이니 몸에 탈이 날것이 분명했다.

 

 그 때였다.

 

 독바로가 걸을 때마다 땅이 울렸다.

 

 아주 조용히 밟은 발에.

 

 다음 발도 사뿐히 내려앉았지만 우웅~하며 땅이 울렸다.

 

 그러자 주변의 기운들이 넘실넘실 거렸다.

 

 한발을 띄고 걸을 때마다 요동치던 땅과 기운들이 어느 순간부터 독바로의 용천혈과 백회혈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강력한 지기가 독바로의 몸을 관통하며 올라가려다 위에서 내려오는 천기와 맞부딪쳤다.

 

 쾅.

 

 독바로의 명치 부근에선 마치 천전뢰(天電雷)가 터진 듯 거대한 기운이 터져나갔다.

 

 쿨럭.

 

 독바로는 입에서 피분수를 뿜어내었지만 다시 걸었다.

 

 터지자 말자 다시 만정신공의 기운으로 화한 기운은 독바로의 몸을 치유하였고 독바로가 걷자 또 다시 위아래에서 기운들이 맞부딪히며 터졌다.

 

 그렇게 몸 안에서 기운이 터져 상하고 치유되기를 반복하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몇 번이나 기운들이 부딪혔을까, 이제는 기운이 부딪혀도 튼튼해진 기맥은 그 터져버리는 기운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더불어 독바로의 모공 하나하나가 열리며 기운들을 뿜어내며 탁기 또한 함께 쓸려나갔다.

 

 으득으득. 찌지직.

 

 독바로의 살과 뼈가 찢겨나가며 몸에 있던 모든 털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독바로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걷고 있지 않음에도 땅에서 기운이 올라오고 하늘에서 기운이 쏟아져 내렸다.

 

 그 엄청난 기운들은 심,간,위,폐,비(心, 肝, 肾, 肺, 脾) 등 오장지기(五脏之气)에 스며들었다가 다시 모공을 통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독바로의 머리 위에 청, 적, 백, 흑, 황 색의 다섯 개의 고리로 뭉쳐졌다.

 

 오기조원(五气朝元).

 

 오기조원의 경지였다.

 

 잠시 후 독바로의 몸이 환골탈태(換骨奪胎)을 마치자 고리들이 깨어지며 독바로의 코로 스며들더니 가슴 사이의 명치부근에서 회전을 하며 뭉쳐졌다.

 

 중단전(中丹田).

 

 이제 독바로의 몸에는 하단전뿐만 아니라 중단전이 열리면서 거대한 내력이 움틀거렸다.

 

 하단전이 쌀알만 하다면 중단전은 수박만 하였다.

 

 잠시 후, 독바로는 기운이 사라지며 허공에 떠올랐던 신형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독바로의 의식은 없었다.

 

 쿵.

 

 독바로의 신형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여지껏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던 희준고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얼굴을 붉히며 독바로를 다가갔다.

 

 독바로가 환골탈태를 겪으면서 옷이 다 타버렸기 때문이다.

 

  독바로는 지금 알몸이었다.

 

 희준고는 그러면 안 되는 줄 생각하면서도 사람은 호기심 때문에 목숨까지 잃는다고 했던가.

 

 독바로의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독바로의 숨소리는 골랐다.

 

 되려 태평하게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희준고는 윗옷을 벗어 독바로의 하체를 덮어준 다음 오라버니를 부르러 갔다.

 

 오라버니를 부르러 가는 희준고의 얼굴은 태양보다 더욱 붉었다.

 

 다음날 잠에서 깬 독바로는 엄청난 허기짐에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는 종류별 작계가 차려져 있었다.

 

 그 때 희준고와 희환외가 다가왔다.

 

 "축하해."

 "축하한다."

 "뭐 별걸 다. 오기조원이 별건가"

 

 그렇게 말하면서도 독바로는 마음이 설랬다.

 

 만정신공 8성에 이른 것이다.

 

 싸싸부처럼 9성에 이르면 현경의 경지에 올라서고 이론상 10성에 달하면 독바로는 동자공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희준고를... 그러면서 힐끔 희준고를 보았다.

 

 희준고는 어제 독바로의 흉악한(?) 것이 떠오르며 몸이 더워졌다.

 

 그날 밤 다시 아침 작계, 저녁 작계 일일 2작계를 하며 술을 얼큰하게 마시면서 기념했다.

 

 희환외가 눈치껏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고 희준고와 독바로만이 어색한 적막 속에 남아있었다.

 

 술이 부족했는지 독바로와 희준고는 더욱 마셨다.

 

 차오르는 술김인가 독바로는 희준고에게 털어놓았다.

 

 "사실 나는 내 이야기를 남에게, 다른 사람한테 거의 잘 하지 않아. 그런데 지금 너한테는 할려고."

 "왜?"

 "너한테는 이야기 해주고 싶어. 그리고 너하고 나 사이에 비밀 같은 게 있으면 왠지 모를 거리감이 생긴달까? 난 내 이야기를 할 때 드는 싫은 마음보단 너랑 나 사이에 거리감이 생길 것 같은데 훨씬 싫어."

 

 희준고는 그렇게 말해주는 독바로의 말에 기뻤다.

 

 "뭔데?"

 "사실 어떤 멍청한 녀석이 있었대. 그 멍청이는 누군가에게 속아서 군대에 간 거야. 그리고 다른 멍청이들을 만났었대."

 

 마치 남이야기를 하듯 꺼냈지만 그 멍청이가 독바로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 들었다 독바로가 군대에 갔었는지를.

 

 희준고는 더욱 경청하고 들었다.

 

 "거기서 많은 전투를 했대. 매일 훈련하고 전투하고 훈련하고 시간이 남으면 쌈박질하고 내기하고... 그러다 그 멍청이가 멍청이부대의 최고 멍청이가 된거야."

 

 독바로는 잠시 말을 끊고 목이 메이는지 한 잔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다가 아주 긴박한 상황이 생겨서 그 최고 멍청이가 다른 멍청이들한테 죽으러 가자. 하니깐 다른... 멍청이들이... 응 하고 따라나섰대. 그런 멍청이가 일천 명이나 있었어. 몇몇 멍청이를 제외하고 다 죽었어. 멍청이는 그제서야 아! 하고 후회했는데 시간을 되돌리는 방법을 모른대. 그래서 멍청이는 결심을 했어. 엄청나게 강해져서 앞으로는 내 주위의 사람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멍청한 짓을 하지 말자! 라고 결심했대. 진짜 멍청하지?"

 

 독바로는 아예 술병을 입에 대고 쏟아 부었다.

 

 희준고는 그런 독바로의 입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난 그 멍청이가 엄청 따뜻한 사람인거 같아. 따뜻하고 좋은 사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죽으러가자고 해도 멍청이를 따랐을 거야. 일천 명씩이나. 그리고 그 사람들은 여한이 없을 거야, 잊지 않고 자신들을 위해서 술을 마시며 기억해주는 멍청이가 있어서."

 

 독바로는 반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이야기 해주었고 결국 희준고의 품에 안겨 울었다.

 

  희준고는 그런 독바로의 뒷머리를 쓰담아 주며 복잡한 얼굴이 되었다.

 

 다음날부터 희준고는 독바로를 피하기 시작했다.

 

 독바로는 어제 일이 잘 기억나지 않아 자신이 먼갈 실수 했나 싶어 희준고의 눈치를 보며 기분을 풀어주려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렇게 눈치만 보며 하루하루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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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죽음의 결사대 2017 / 2 / 7 462 0 12150   
26 면접, 백유유의 어릴 적 2017 / 2 / 6 421 0 6105   
25 역시 될 놈은 떨어져도 된다. 2017 / 2 / 6 611 0 9166   
24 그 와중에도 청춘은 뜨겁다. 2017 / 2 / 6 510 0 10488   
23 독고력을 원하는 두 남자. 2017 / 2 / 5 466 0 13551   
22 동정의 화경 고수 2017 / 2 / 4 450 0 6616   
21 일당천(一當千)의 늑대들을 키우다 2017 / 2 / 4 613 0 13240   
20 외전 동길홍의 과거 2017 / 2 / 4 435 0 7625   
19 독바로, 그러게 나서지 말걸 후회하다 2017 / 2 / 3 482 0 9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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