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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마음, 괴롭힘, 보따리
작성일 : 17-02-13 05:05     조회 : 511     추천 : 0     분량 : 7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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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마지막 지저왕전 도박이 열렸다.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반응이었다.

 

 이전과 많이 달라진 점은 선랑의 위상이었다.

 

 기탁세에게 단 4걸음과 한 번의 발차기로 승리해버리자 사람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배당금은 많이 낮아져 있었다.

 

 리경은 민국한을 슬쩍 보고 말을 했다.

 

 ”선랑한테 걸어?“

 

 리경은 지난 300냥을 걸어 금자 30냥으로 크게 벌었었다.

 

 다시 그 돈을 선랑에게 걸을 것인지 민국한에게 물은 것이다.

 

 ”아니 나한테.“

 ”에? 너보다 강하다며?“

 ”나보다 강하지만...“

 

 잠시 말을 끊고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 민국한의 눈빛은 맹렬하게 이글거렸다.

 

 ”내가 이길거야.“

 

 희준고 역시 은자 1150냥을 독바로에게 걸었다.

 

 이 여자 은근히 강하다.

 

 다음날 독바로와 왕구피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독바로는 손가락을 까딱까딱 거리며 민국한을 따라 상대를 도발해보려 했지만 왕구피는 자전주와 인성이 달랐다.

 

 독바로의 도발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침착하게 공격할 기회를 엿보았다.

 

 "역시 비재는 사소한 부분조차 천재를 따라할 수 없는 건가?"

 

 이상한 소리까지 해대는 독바로를 향해 왕구피는 그의 철추를 짧게 휘둘렀다.

 

 독바로는 충분히 피할 여유가 있음에도 왕구피의 망치를 마주쳤다.

 

 쾅.

 

 힘과 힘의 대결에서 승자는 역시나 ...독바로였다.

 

 독바로는 발등까지 땅에 파고 들었으나 제자리에 서있었고 왕구피의 몸은 뒤로 일곱 걸음이나 물러난 것이다.

 

 그마저도 안간힘을 써서 가까스로 세운 것이다.

 

 왕구피는 여지껏 살면서 힘에서는 져본 적이 없었다.

 

 절정고수의 내공과 그의 거대한 몸체에서 뿜어져나오는 폭팔적인 힘으로 상대를 압도했던 것이다.

 

 그의 망치에 부러진 몸과 무기들이 얼마나 많던가.

 

 상대하는 자들은 그의 공격을 회피하기 바빴었다.

 

 새로운 경험과 믿기지 않는 결과에 왕구피는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독바로는 어릴 때부터 정신병자문에서 영약으로 밥을 먹었다.

 

 더군다나 화경의 경지에 올라 상대보다 압도적인 내공의 소유자였고, 그의 내공 또한 같은 내공에 비해 몇 배나 강한 선천지기가 쌓인 것이기 때문이다.

 

 독바로는 혹시나 해서 한번 더 손가락을 까딱까딱했다.

 

 그러자 자존심이 짓밟힌 왕구피는 흥분하며 온 힘을 끌어모아 위에서 아래로 내리쳤다.

 

 독바로는 드디어 도발에 성공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의 머리에는 거력의 힘이 담긴 망치가 내려쳐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냥 좋아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제 아무리 독바로라도 저 망치를 머리에 맞는다면 두개골이 깨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독바로는 무릎과 발목부터 회전을 시작하여 허리를 틀고 힘을 모아 발바닥을 위로 향하면서 그 힘을 실었다.

 

 콰앙.

 

 독바로의 발이 발목까지 잠겼다.

 

 바닥이 거미줄처럼 쩍쩍 갈라져 있지만 독바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하였다.

 

 왕구피는 방금 전의 일격을 통해 자신은 독바로의 상대가 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과연 4보만에 기탁세를 이긴 강자였다.

 

 독바로는 왕구피의 공격을 받아내고 공격을 시작하였다.

 

 독바로가 여의신류와 제천태견각을 펼치자 왕구피는 이후로 독바로의 옷자락 조차 건들지 못하고 온 몸을 두들겨 맞고 무릎 꿇고 말았다.

 

 "기권하겠다."

 "간만에 손맛, 아니 발맛 느껴 보는건데 아쉽네. 수고했어."

 

 끝까지 왕구피의 자존심을 건드렸지만 실력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은 희환외와 민국한의 대결이었다.

 

 희환외는 일전에 민국한이 독바로와 대련(?)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긴장한 상태였다.

 

 자신보다 한 수반에서 두수가까이 차이가 났다.

 

 하지만 질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이런 상대를 통해 더욱 배우고, 만약에 이기게 된다면 큰 영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젠 상대가 나보다 강하더라도 미리 승패를 지어놓지 않는 희환외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 수 부탁드립니다."

 "예 저도 반가워요"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는 희환외와 민국한의 대결은 결국 민국한의 승리로 끝났다.

 

 초반에는 희환외가 민국한의 초식의 결을 쪼개며 공격해 들어가자 수세에 몰리던 민국한은 얼마 지나지 않자 희환외가 어렵게 터득해낸 결을 똑같이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고 결을 쪼개며 공격하는 민국한의 공격에 희환외는 결국 무릎꿇고 말았다.

 

 "좋은 승부였어요"

 "과연 바로가 천재라고 할 만 하군요"

 "네?"

 "바로가 민국한 소협때문에 자신이 비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더라고요"

 

 민국한은 희환외의 농을 가벼운 웃음으로 받았다.

 

 아무래도 민국한은 자신이 천재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듯 했다.

 

 대결에서 패해 내려온 희환외를 독바로가 얄밉게 놀렸다.

 

 "역시 천재는 다르지? 보자말자 막 다 따라할 수 있고."

 "나 지금 조금 비참한데 그만 깐족여줄래?"

 "괜찮아 천재는 몇 명없어. 너는 보통 사람들 중에서 꽤 실력이 좋으니깐 천재 바로 밑에 고수가 되는거야."

 

 스르릉.

 

 희환외는 속에서 솟아오르는 분노의 기운을 검에다 담아내자 독바로는 여의신류로 그 곳을 벗어났다.

 

 ******

 

 다음 날 민국한과 독바로의 마지막 우승전이 시작되었다.

 

 민국한은 의지가 가득 담긴 담담한 목소리로 독바로에게 말했다.

 

 "오늘은 지지 않을 것입니다. 져서는 안 되는 승부라서요."

 "나보다 약하면서 그게 된다고 생각해?"

 "네. 져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딱 1각 안에 생각을 바뀌게 해줄게."

 

 독바로는 처음부터 강하게 민국한을 몰아쳤다.

 

 ”고려사직(高麗士直) 금강역사(金剛力士)“

 

 만정신공 7성에 이른 독고력의 발에서 제천운기가 일면서 황토빛 강기를 쏟아냈다.

 

 힘에서 당해 낼 수 없음을 아는 민국한은 그동안 눈에 익은 독바로의 공격을 차분하게 흘리면서 받아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발을 피하자 격투장 바닥이 무너져 버렸다.

 

 독바로는 몸을 회전하면서 다리를 옆으로 뻗었다.

 

 민국한은 철판교(鐵板膠)의 수법으로 몸을 뉘어 피했다.

 

 독바로의 발에서 인 각풍(脚風)은 10여장 떨어져 있는 관중들의 머리카락을 들썩이게 하였다.

 

 승부는 지루하게 이어졌다.

 

 신묘한 보법과 각법을 통해 몰아치는 독바로와 미리 수를 파악하고 철저하게 방어태세를 취하는 민국한.

 

 둘의 승부는 반시진이 지나도록 계속 되었다.

 

 "쳇, 창만 있었어도 금방 끝나는건데."

 "허억허억, 글쎄요 제 생각은 좀 더 다른데요."

 

 독바로는 압도적인 내공을 바탕으로 민국한을 다시금 공격했다.

 

 민국한은 스치는 독바로의 공격에도 큰 충격을 받았지만 끝끝내 물러서거나 주저앉지 않았다.

 

 ”태백공성(太白工聖) 평원일지(平原一地)“

 ”...웃. ...윽.“

 "멀 그렇게 까지 처절하게 승부에 임하는 거야? 지금은 내가 훨씬 더 강해. 이 이상했다가는 니 몸 상할거라고."

 "헉,헉, 말씀드렸잖아요 질 수없는 경기라고.. 후욱후욱"

 

 여기저기 독바로에게 맞아 멍이 들고 부어오른 팔다리를 주물럭이며 대답했다.

 

 죽일 생각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북두칠보의 위력도 그 날의 경기처럼 나오지 않아 더욱 답답했다.

 

 독바로는 인상을 쓰면서 빨리 끝내기 위해 더욱 심하게 몰아쳤지만 민국한은 쓰러지지 않았다.

 

 ”십진무한(十進無限)“

 ”으으윽.“

 "야... 그만해"

 "..그...럴..수는 허어,허어, 없어요."

 "뭣 때문에?"

 "허억허억 지금.. 제 어깨에는 허억허억 책임감이 있거든요 허억허억"

 

 독바로는 가벼운 마음의 자신과는 달리 민국한이 목숨 걸고 승부에 임하고 있었다.

 

 독바로는 마음이 무뎌졌다.

 

 왠지 더 이상 이 녀석이랑 격투를 벌이고 싶지 않아졌다.

 

 불현듯 싸싸부의 말이 생각났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돈!'

 '틀렸다. 마음이다.'

 '마음이 뭐가 강해요 마음먹는다고 밥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뭐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또 틀렸다. 나중에 진정으로 마음이 강한 자를 보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독바로는 흘려들었던 싸싸부의 말이 생각나자 훗. 하고 웃었다.

 

 "역시 진리의 싸싸부네. 틀린 말을 안 하셔. 기권."

 

 지루해진 경기를 보던 관중들은 돌연 듯 독바로의 기권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독바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머하는거야!! 지저왕전이 장난인줄 알아? 빨리 그 녀석 죽여버려!!!"

 "선랑 실망이다!!"

 

 관중들은 독바로에게 욕을 하며 비난했지만 신경따위 쓰지 않았다.

 

 독바로가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자 관중들은 무대로 독바로에게 쓰레기를 던졌다.

 

 이미 진이 다 빠진 민국한은 쓰레기를 맞고 있어야 했다.

 

 그러자 독바로는 발을 무대에 거세게 찍었다.

 

 쾅!!

 

 격투장은 이미 거미줄처럼 갈라지며 바닥으로 꺼져 있었다.

 

 다시 한번 독바로가 발로 지면을 밟자 지기가 사방으로 터졌다.

 

 지기가 터지며 사방에 태풍이 온 것처럼 거친 바람이 불며 흙먼지가 일었다.

 

 관중들은 일순 조용해졌다.

 

 그 때, 흙먼지 속에서 내공을 실은 독바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니들이 강한 마음을 알아? 무공은 내가 얘보다 쌘데. 마음은 지금 이 녀석이 강하다고!!!"

 

 두서없는 한 마디하고 내려 가버렸다.

 

 진행자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승자를 결국 민국한이라고 외쳤다.

 

 리경은 황급히 민국한에게로 다가왔고 희준고는 두 주먹을 허벅지 위에 얹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지름길을 똑똑히 겪은 것이었다.

 

 민국한은 지저왕을 나타내는 은패와 더불어 구망도와 금강십자인을 택했다.

 

 사람들은 금강십자인을 택한 민국한에게 의문을 나타냈으나 아미파에게 한 몫을 뜯어낼 것이라는 쪽과 아미파가 쉽사리 그들에게 이문을 내어 줄리가 없고 골치만 아플 것이라는 추측만 가득했다.

 

 준우승을 한 독바로는 옥루잠의와 금령단을 선택했다.

 

 관중들은 이에 또다시 자기들만의 갑을논란이 시작됐다.

 

 아무래도 구망도 다음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은 취와미인상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이 떠돌았지만 신빙성이 하나도 없었다.

 

 다음으로 희환외는 취와미인상을 거머쥐었다.

 

 대회 내내 호감형이었던 희환외가 취와미인상을 거머쥐자 많은 여성 관중들은 대신 기뻐해주었다.

 

 ******

 

 민국한은 패웅문의 수뇌부들의 경호를 받으며 금의환향(錦衣還鄕)을 하였다.

 

 역대 지저왕전 중 가장 강자들이 많았던 경지에서 당당...하지 않지만 1등을 한 것이다.

 

 패웅문의 문주 리수독이 민국한의 어깨를 두들겼다.

 

 민국한이 장했기 때문이었다.

 

 "수고했다. 역시 믿을건 너 밖에 없구나. 굴러들어온 복덩이야."

 "윽. 과찬이십니다."

 

 팡팡.

 

 그 마음을 가득 담아 민국한을 두드렸다.

 

 몰골이 말이 아닌 민국한을 솥뚜껑같은 손으로 민국한을 두드리자 리경이 리수독을 노려보며 표독스럽게 말했다.

 

 "아빠, 국한이 지금 아픈거 안보여?"

 "어? 어응... 미안.. 미안하네."

 

 딸과 민국한에게 사과를 하였다.

 

 딸 앞에서는 참새 오줌만큼이나 위엄이 없는 리수독이었다.

 

 모두가 돌아간 뒤 리경은 민국한을 간호하였다.

 

 민국한은 싱숭생숭하였다.

 

 예쁜 여자가 자꾸 옆에서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하니 없던 마음도 생기려는 것 같았다.

 

 근데 그 여자가 강호에서 이쁘기로 무림의 십이화라 불리는 꽃 중 한명이다.

 

 "바보야 무리하지 말랬잖아. 그 사람 안 되겠어 내가..."

 "니가?"

 "혼내줘야겠어."

 "...."

 

 리경은 두 눈에 힘을 주고 주먹을 허공에다가 휘저었다.

 

 대신 부들부들 떨며 화를 내는 리경의 모습에 민국한은 먼가 느낌이 묘했다.

 

 리경은 헛짓을 하고 나서 앉아 있는 민국한의 팔에 팔짱을 끼며 고개를 어깨에 대었다.

 

 민국한은 연채정이 생각나며 마음이 불편해졌다.

 

 리경을 밀쳐내었다.

 

 리경은 쌜쭉해진 표정으로 민국한을 흘겨보았다.

 

 하지만 다시 헤실헤실 웃으면서 민국한에게 팔짱을 끼고 들러붙었다.

 

 민국한은 그것이 영 불편했다.

 

 "저기 경아."

 

 처음으로 경이라고 불러준 덕에 리경은 함박웃음 지었다.

 

 하지만 이내 이어진 민국한의 말에 표정이 얼어갔다.

 

 "너는 애교도 많고 귀여운 행동도 많이 하는 거 알아. 그래서 자연스럽게 팔짱도 끼고 팔다리도 툭툭치고... 그런데 나는 이게 좀 불편해."

 

 사뭇 진지해진 표정으로 말하는 민국한이었다.

 

 자신이 가까이 달라붙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자 못내 섭섭해서 입술이 툭하고 삐져나왔다.

 

 "아 왜 하면 안돼?"

 "니가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몸에 익어서 그러는 거 알아. 근데 난 굉장히 친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러는 게 불편해"

 "팔짱 끼는 게 머 어때서"

 "상대를 위한 배려도, 마음도, 선의의 행동이라도 상대가 불편해 하는데 계속 하잖아? 그럼 그게 먼지 알아? '괴롭힘' "

 

 리경의 표정이 얼다 못해 심상치 않았다.

 

  냉정하게 선을 그을려는 민국한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자신의 행동을 괴롭힘이라고 표현하는 민국한이 죽도록 싫어졌다.

 

 민국한은 그런 리경에게 매몰차게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리경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내가 가령 니가 착한 일을 해서 머리를 이렇게 쓰다듬잖아? 근데 니가 기분 나빠해. 그럼 그게 괴롭힘이야."

 "내가 괴롭힐려고, 아무런 마음도 없이 너한테 이러는 거 같아? 너도 알잖아 내 마음."

 "나는 패웅문의 흑군 민국한이고 너는 문주님의 딸이자 소문주 리경. 그리고 사적으로는 친한 친구사이."

 

 민국한이 그렇게 까지 하자 리경은 울먹이며 나가버렸다.

 

 리경은 민국한에게 강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면서도 자신이 더욱 싫었다.

 

 이 와중에도 민국한이 걱정되고, 머리를 쓰담을 때 설레던 마음이 드는 자신에게.

 

 ******

 

 독바로는 이제는 제법 사람사는 곳처럼 면모를 갖춘 청심문으로 희환외와 돌아왔다.

 

 희준고는 일 년 간 애지중지 모았던 돈을 한 순간에 날려먹고 실의에 빠져 있다가 오라버니에게 있는 금자 백 냥을 상기하며 기운을 차렸다.

 

 긍정적인 여자같으니.

 

 희준고는 무사히 돌아온 희환외와 독바로를 보며 안심했고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독바로가 좋아하는 작계를 차려주었다.

 

 까아만.

 

 독바로는 밥을 다 먹고 희환외가 자리를 뜨자 희준고에게 툭 하고 보따리를 던져주었다.

 

 옥루잠의와 금령단이었다.

 

 무인들이 오매불망 얻기 원하는 그 기물들을 희준고에게 준 것이다.

 

 "나한테 그거보다 좋은 것들이 많아서 필요 없어. 에잉 구망도가 필요했는데, 그건 필요 없는 거니깐 너 줄게."

 "이렇게 귀한 걸 나한테... 아니야.."

 "부담스러우면 버려. 에잇 난 진짜 그거 필요없다고."

 

 희준고는 귀한 기물을 그냥 준다고 하기에 부담스러워 설레설레 거절하였다.

 

 하지만 독바로는 기어코 희준고에게 보따리를 넘겨주고 자리를 떴다.

 

 어느새 남매에게서 쑥쓰러움을 제대로 감염되버린 독바로는 그렇게 도망쳐버렸다.

 

 희준고는 독바로가 준 보따리를 꼬옥 끌어안고 사라지는 독바로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희준고에게 옥루잠의와 금령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였다.

 

 ******

 

 리경과 서먹해진 일 이후로 기운이 빠진 민국한은 리경에게 찾아갔다.

 

 아직 남은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리경은 차가운 표정으로 민국한에게 말했다.

 

 "그때 민국한씨가 말한 자료들을 모아봤어요. 민국한씨가 말한 대로 저들은 흑도세력의 통합을 원하는 것 같다는데 정보원들의 분석이에요."

 

 리경은 다시금 높임말을 쓰면서 민국한과 거리를 두었다.

 

 그 모습에 민국한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 날부터 리경은 민국한을 찾아오지 않았다.

 

 우연히 만나도 아는 채 하지 않았다.

 

 그럴 때 마다 민국한은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민국한은 누군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반가워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내 얼굴에 실망감이 가득했다.

 

 리경인 줄 알고 돌아봤건만 자신의 수하 요의달이었다.

 

 “형님. 왜그러슈?”

 “아, 아무것도 아니다.”

 

 민국한은 어느 샌가부터 리경을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답답한 마음에 창을 열고 달을 쳐다보았다.

 

 달이 연채정과 리경의 얼굴을 번갈아 보여 주고 있었다.

 

 어느새 연채정의 얼굴이 지워지고 리경의 얼굴만이 남았다.

 

 민국한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리경이 자신에게 항상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애교를 부렸었다.

 

 하지만 연채정 때문에 밀어냈었는데 어느 샌가부터 리경이 자신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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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독바로, 그러게 나서지 말걸 후회하다 2017 / 2 / 3 483 0 9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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