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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민국한(with. 부용화, 흑야화, 낭중화, 몽인화, 독바로)
작성일 : 17-02-12 07:02     조회 : 398     추천 : 0     분량 : 10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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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경은 그날 밤 민국한과 연채정의 관계가 생각나며 심기가 거슬렸다.

 

 이대로 도도한 척있다가는 저 순진한척 꼬리치는 연채정에게 민국한을 빼앗길 것만 같았다.

 

 리경은 다음 날 어릴 적 부터 친구인 낭중화(浪中花) 랑사김과 몽인화(夢引花) 별한박을 만나러 갔다.

 

 그녀들은 얼마 후 있을 암흑투인루의 지저왕전(地底王剪)을 구경하러 이곳을 들린 참이었다.

 

 이 년에 한번 씩 열리는 대회로 이곳 암흑투인루에서 최소 10승 이상을 기록한 참가자만이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대회였다.

 

 그동안의 참가자들 중 최강자를 가리는 축제로 더 많은 수익과 더불어 더욱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는 수법에서 생긴 대회였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높았다.

 

 게다가 지정왕전 대회에 걸린 보상품은 항상 어마어마했다.

 

 때문에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검이 걸려있을 때도 있었고, 값어치가 상상을 초월하는 예술품이 걸리기도 했다.

 

 보석이나 영약같은 것이 걸어놓기도 했고 이마저도 적당한 것이 없으면 포상금(褒賞金)을 어마어마하게 걸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곳 지저왕전에 참가하는 참가자들은 우승이라는 것에 목말라했다.

 

 지저왕전에서 우승을 한 무인은 바로 무림에서 어깨에 힘깨나 줄 수 있는 명예를 가지기 때문이다.

 

 비록 지하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격투이지만 그 곳의 위험성과 수준이 꽤 있기 때문에, 특히 지저왕전에서 우승한 무인은 무림백강에 근접하거나 혹은 속한다고 말했다.

 

 무림백강이란 현 무림에서 활동하는 무림인들 중 가장 강한 100인을 칭하는 것이니 그 명예로움은 두말 할 것 없었다.

 

 특히나 이번 지저왕전에서는 어마어마한 포상들이 걸려있었다.

 

 향간에는 이제 암흑투인루의 주인이 바뀔 터라 그러한 것들이 올라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소문의 신빙성은 없었다.

 

 이번에 포상으로 올라온 5개의 기물들의 이름은 이랬다.

 

 취와미인상(醉臥美人想), 금령단(金鈴團), 금강십자인, 구망도(勾茫刀), 옥루잠의(玉壘蠶衣).

 

 누가 흘린 소문인지 몰라도 너무나도 구체적이고 무림 전역에 일괄적으로 뿌려진 터라 많은 무림인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것이라 이 곳 강서성은 그 기간만 되면 축제나 다름이 없었고, 이번에는 상품에 대한 소문 덕에 사상 최대의 인원이 몰려들었다.

 

 무림인들은 앞으로 한 달 후 열릴 지저왕전에 참가하기 위해서 암흑투인루에 몰려들었다.

 

 지저왕전의 참가조건은 10승 이상이여만 했기 때문이다.

 

 별의 별 종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데다가 비공식적인 시합이라 부상을 심하게 입거나 심지어 죽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했다.

 

 다치지 않더라도 이제 25번의 기회 밖에 없었고, 10승을 챙기려면 상당히 고수여야 함은 틀림없었다.

 

 리경은 랑사김과 별한박에게 요즘 자신의 고민에 대한 것을 털어놓았다.

 

 랑사김과 별한박은 이십대 중반의 리경이 남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것에 재밌어하였다.

 

 리경이 남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처음 이였기 때문이었다.

 

 태어나고 보니 아버지가 패웅문의 문주였고 리경은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하며 버릇없이 컸다.

 

 때문에 그녀의 미모에 혹해 다가온 남자들은 그녀의 성질 때문에 다들 돌아섰고 리경 또한 남자들에게 관심 받고 추앙받는 것에만 좋아했지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리경은 그동안 민국한의 눈에 들려고 연애에 대한 책을 많이 보았다.

 

 ‘남자 꼬시기 30가지 방법’, ‘이것만 하면 나도 연애를 할 수 있다’ ‘내꺼인 듯 내꺼아닌 내꺼 같은 내꺼’,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인 10계명’ 등 요즘 그런 책에 푹 빠져 있었다.

 

 책에서 본 내용이 사실인지 알기위해 그녀들에게 말하자 깔깔깔 웃기 시작했다.

 

 "책에서 남녀가 첫날밤을 보내면 서로 구름과 비가 되어 운우지정을 나눈다는데? 누가 구름이야?"

 "호호호"

 "깔깔깔"

 

 이제야 사춘기 소녀처럼 구는 리경이 너무나도 웃긴 그녀들은 배꼽잡고 웃자 리경은 언니들의 놀림에 삐졌다.

 

 퉁퉁 부풀어있는 볼은 상당히 기분이 상한 것임을 드러내었다.

 

 그때서야 웃음이 멈춘 그녀들은 리경에게 말을 해주었다.

 

 "그런 것보다..."

 

 다가가서 귓속말을 하였다.

 

 "소녀경(素女涇)을 봐. 그게 훨씬 도움 될거야."

 "꺄악. 그런 추악한 잡서를 어떻게 봐.“

 

 리경은 랑사김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소녀경은 도교적 성애문학서로 주로 방중술(房中術)에 대한 것이 적혀있기 때문이다.

 

 "어머? 아직도 그걸 안 봤니? 남자들은 낮에는 순종적이면서 밤에는 요녀를 좋아한다고. 운우지정(雲雨之情)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어. 소녀경에 나온 방중술만 제대로 익히면..."

 "언니!!!"

 "알았다 알았어. 근데 우리 리경이의 마음을 홀린 그 남자가 누굴까? 궁금한데?"

 

 리경은 낭중화와 몽중화의 채근에 결국 민국한을 불렀다.

 

 민국한은 무공수련을 하다 급히 리경이 찾는다는 말에 땀에 젖은 채 이곳으로 왔다.

 

 민국한의 젖은 앞머리는 야성적인 느낌을 더해주었다.

 

 그녀들은 속닥이기 시작했다.

 

 [어머 완전 내 이상형이다. 나한테 양보해 이것아.]

 [우리 리경이가 뻑이 갈 만 한데?]

 [안돼 언니. 내 사람이 될 거야]

 

 "부르셨다고요? 무슨 일로...?"

 "응? 아. 이번에 지저왕전에 올라온 5가지 기물들에 대해서 언니들이 궁금하다고 해서..."

 

 언니들 앞에서 민국한에게 말을 걸자 괜히 민망했다.

 

 평상시 그녀답지 않게 조신조신 말을 했다.

 

 "아, 그러시군요. 보고서에 적어두었는데. 제가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선, 취와미인상, 술에 취해 누워있는 미인을 옥으로 조각한 상으로 직접 지니고 있으면 내공이 저절로 증진되고 조각상이고 어딘가에 검학(劍學)이 숨겨져 있다고 전해집니다. 금령단, 금빛의 은은한 향기를 내는 환약으로 해남파(海南波)의 비전영약입니다. 금강십자인, 아미파의 신물로서 마의 기운을 부정하는 기운이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또한 검기에 부딪혀도 흠집조차 나지 않으며 이 금강십자인을 지닌 여인은 아미파의 최고수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옥루잠의, 무게가 가벼울 뿐만 아니라 수화불침과 도검불침을 해주는 보의입니다. 그리고 이번 지저왕전에서 무림인들을 가장 들끓게 만드는 것은 사방신기 중 하나인 구망도가 포상으로 걸리기 때문입니다.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이지만 사방신기를 얻은 자는 신기의 담겨진 힘에 의해 경천동지(驚天動地)의 고수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구망도에는 목(木)의 기운이 담겨져 있다고 전해질 뿐 자세한 것은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기물에 대한 설명을 하는 민국한을 홀린 듯 바라보는 리경과 그 둘을 보는 언니들은 재밌어했다.

 

 "이상입니다."

 "어? 아... 그럼 너도 이번에 지저왕전에 참가해서 기물들을 얻으려고?“

 

 홀린 듯 민국한을 바라보다 말이 끝나자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어수선함을 감추기 위해 말을 걸었다.

 

 "네. 우선은 지저왕전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저의 명성과 더불어 우리 패웅문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고, 암흑투인루를 인수할 때 잡음 없이 더욱 수월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망도를 얻어 더 강한 무공을 얻으면 패웅문을 위해서 제가..."

 

 그 때 그런 것에는 관심 없는 몽중화 별한박이 말을 끊으며 물었다.

 

 "마음에 둔 여인이 있나요?"

 "네?..."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민국한은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보네요? 누굴까? 누구일~까~?"

 

 마지막 말은 리경을 쳐다보며 길게 늘어트렸다.

 

 하지만 민국한은 눈치 채지 못 했다.

 

 천재라고 만능은 아니란 것이 증명이 된 셈이다.

 

 낭중화 랑사김이 물었다.

 

 "이번 주말에 뭐하세요?"

 "음.. 아무래도 지저왕전 준비와 암흑투인루 인수를 위해서 당분간은 무척 바쁠 듯합니다."

 "아 그러시구나... 그래도 이번 주말에 뱃놀이나 구경시켜 주시는 게 어때요? 아직 한 달이나 남아서 우리가 무척 심심하답니다"

 "제가 바빠서... 수하들을 시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민국한이 미안한 표정으로 랑사김에게 말했다.

 

 그러자 별한박이 끼어들며 또박또박 말했다.

 

 "우리는 패웅문의 떠오르는 신성 흑패검군(黑覇劍君) 민국한의 호위를 받고 싶다고요.“

 

 민국한은 난처했다.

 

 자신의 앞에 있는 그녀들은 그냥 평범한 여인들이 아니었다.

 

 그녀들이 속한 문파나 친인척이 무림에서 알아주는 자들이었다.

 

 홀대 할 수 없어 난감했다.

 

 "아... 그럼 제가 한번 시간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리경이 민국한의 난처함을 알았는지 편을 들어주었다.

 

 "언니, 이 사람 바빠요 그런 부탁하지마세요."

 "어머, 어머, 벌써부터 언니말고 저 분 편드는 거니?“

 

 랑사김이 타박을 주었다.

 

 "그게 아니고... 바쁘다잖아요... 우리 패웅문을 위해서"

 "흐응~?"

 "이제 가보세요. 고마워요."

 

 민국한이 사라지자 그녀들의 소란스러움은 더욱 커져갔다.

 

 ******

 

 결국 민국한은 그녀들을 데리고 뱃놀이를 가기로 약속하였다.

 

 그리고 주말 오전 리경은 자신의 옷장을 뒤지느라 소란스웠다.

 

 수련을 마치고 깨끗이 씻은 다음, 정갈한 옷으로 갈아입은 민국한은 패웅문을 나서려다 연채정과 마주쳤다.

 

 잘 차려 입은 민국한을 보고 연채정이 물었다.

 

 "어디가?"

 "그래 소문주님과 친구 분들 뱃놀이에 호위를 서기로 했거든."

 "아 그래... 좋은 시간 보내..."

 

 풀이 죽은 모습으로 연채정은 별채로 사라졌다.

 

 민국한은 연채정의 시무룩한 모습에 이곳이 갑갑해서 인가 보다 생각하고 패웅문을 나섰다.

 

 밖에서 만나기로 한 민국한은 한참을 기다렸다.

 

 약 2각이 지나서야 그녀들이 도착했다.

 

 바쁜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문주의 딸이었다.

 

 내색하지 않았다.

 

 리경은 평소 도도한 모습과는 다르게 오늘은 수수하고 조신하게 꾸미고 나왔다.

 

 난생 처음 하는 치장에 자신도 어색해하고 평상시와 다른 모습에 민국한도 어색했다.

 

 반면 랑사김은 화사한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붉고 분홍빛 옷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올림머리를 해서 꽃 모양의 비녀를 꽂았는데 화사한 그녀의 미모와 어울렸다.

 

 옷이 그녀의 몸에 착 달라붙어 굴곡이 드러나 더욱 여성적인 매력이 드러났다.

 

 별한박은 별호답게 몽인화의 모습이었다.

 

 묘한 분위기와 그녀의 청순한 매력은 주위 모든 남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옅은 노랑색과 하얀색의 옷은 그녀의 얼굴을 더욱 어리고 귀여워 보이게 만들었다.

 

 민국한도 남자인지라 랑사김과 별한박의 모습에 입을 벌리고 쳐다보다 옆구리에 날라든 팔꿈치에 정신을 차렸다.

 

 리경은 자신에게 관심 없고 언니들을 쳐다보는 민국한을 째려보고 먼저 가버렸다.

 

  쓴웃음을 지으며 민국한은 두 여인을 데리고 뱃놀이에 나섰다.

 

 이것저것 시장을 돌아다니며 먹을거리를 맛보고 구경거리를 보다가 배에 올라탔는데 민국한과 리경이 한 배에 타고, 랑사김과 별한박이 따로 다른 배에 올랐다.

 

 리경은 배에 오르자 어색함을 풀기 위해 말이 많아졌다.

 

 "좋아하는 색깔은? 좋아하는...이상형은? 좋아하는 음식은? 제일 관심있는 물건은? ......."

 

 민국한은 그저 묵묵히 질문에 대답할 뿐이었다.

 

 성의없이.

 

 왜냐하면 민국한의 관심은 온통 암흑투인루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리경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계속 말을 걸었다.

 

 "우리... 말을 놓을까?"

 "예... 예?“

 

 민국한은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하다가 화들짝 놀라 다시 물었다.

 

 리경은 이유를 설명했다.

 

 "나이도 비슷하고, 이제 같이 일 하는데 그게 편할 것 같기도 하고..."

 "편해지면 놓겠습니다."

 "지금 놔.“

 

 민국한은 아직 어색했기 때문에 거절을 했지만 리경은 땡깡을 부렸다.

 

 "편해지면..."

 "안돼. 지금 편하게 말해줘."

 "알겠....어..."

 "리경아, 한번 해봐."

 "저기 그건 좀..."

 "빨리~"

 "리.경.아."

 

 딱딱 끊어서 마치 책을 읽는 듯이 말을 했다.

 

 리경은 그 모습이 귀여웠고 그냥 기분이 좋아. 암기해온 웃긴 이야기를 말했다.

 

 "측간에 사는 두 마리 용이 먼지 알아? 신사용, 숙녀용.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왕의 이름이 먼지 알아? 최저임금. 읽으면 지치는 책은? 지침서. 식당은 아줌마들이 있는 곳에 가야돼 왠지 알아? 아주마~니 주니깐. 아주마~니 깔깔깔."

 

 혼자 묻고 혼자 대답했다.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민국한도 웃었다.

 

 그렇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패왕문의 별채에서는 연채정이 손수건을 배모양으로 접어 배를 괴롭히고 있었다.

 

 "우씨, 우씨 요즘 날 보러 오지도 않고 나쁜 놈. 나쁜 놈. 배나 뒤집어져버려라."

 

 분홍분홍 연채정은 그렇게 애꿎은 손수건만 괴롭혔다.

 

 ******

 

 민국한은 암흑투인루, 줄여서 흑인루 루주의 의도파악에 나섰다.

 

 흑인루의 루주는 얼굴도 나이도 성별도 밝혀지지 않은 신비인이었다.

 

 아무래도 민국한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흑인루주의 의도는 흑도세력의 통합.

 

 그것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사실 흑인루는 최근 정파세력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정사지간에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흑인루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정파에서는 이런 흑인루가 흑도세력에게 상납금을 받고 보호를 받고 있자 뺏으려고 여러 가지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그것은 정파의 자충수(自充數)였다.

 

 흑인루는 정파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고 오히려 다가오는 지저왕전을 이용해 흑도세력을 통합하고 그동안 모아둔 재력과 신병이기들을 풀어 세력을 지탱할 수 있는 강한 무인을 만들고자 하였다.

 

 해서 흑인루주는 흑인루를 패웅문과 흑룡회 사이에 은근히 이간질을 하였다.

 

 흑도세력에는 전통적인 무림문파가 관계된 이권에 따라 흑도세력이 된 패웅문(覇熊門)과 여러 흑도인들 중 개개인이 흩어져 지내다 제법 무공을 익힌 자들이 모여 만든 흑룡회(黑龍會), 마찬가지로 관련된 상업적인 이권의 이유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묵호방(墨虎方)이 있었다.

 

 리경이 민국한의 보고서를 받고 말했다.

 

 "그래서 아무래도 저들의 의도는 흑도세력이 통합하는 것이다? 굳이 사도맹이 있는데도?"

 

 사도맹(邪徒盟). 천사지도맹(穿邪之徒盟)을 다른 말로 그렇게 불렀다.

 

 무든 사파 무리들이 만든 사도맹은 녹림18채, 장강수로채, 살수단체, 하오문, 낭인단체, 상단, 표국, 약방 등 무공을 익혔지만 무공보단 다른 뜻, 즉 이익을 위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모든 단체들이 여기에 속했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면 배는 산으로 가는 법.

 

 머리가 여러 개인 사도맹은 덩치가 거대했지만 제각각 따로 놀아 정사마 중 힘은 가장 약했다.

 

 "현 사도맹의 맹주는 이름뿐인 직함이야. 그래서 흑인루는 지금 그의 대한 초석을 다지는 것으로 파악돼. 그것 아니고서는 저들이 저렇게 손해를 보고 움직일만한 동향은 예상할 수 없어."

 "음... 그럼 난 머하면 돼?"

 "심증보단 정확한 확증이 필요해. 너는 흑인루주를 찾아내야지. 그리고 의도파악을 좀 더 확실히 해야 돼. 동기가 무엇인지."

 "동기가 중요해?"

 "어떠한 일이 벌어졌을 때 결과를 예측하려면 그것에 대한 과정이 필요하지. 그 과정과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동기야. 일을 발동시키는 계기가 무엇인지 모르고서는 우리 뜻대로 되기 어려워."

 "어떤 동기인지만 파악하면 돼?"

 "상세하게 알아와, 혼자서 하는 것인지, 동조자가 있는 것인지, 시켜서 그런 것인지, 돈이나 직위, 권력이 목적인 것인지 등등 돈과 인력을 모든 것을 쏟아도 돼. 내가 문주님께 말씀 드릴 거니깐 이번 일을 통해 흑도세력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아."

 "알았어. 열심히 할게."

 

 리경은 어느새 민국한의 옆에 바짝 붙어 은근슬쩍 몸을 접촉하면서 대답했다.

 

 ****

 

 독바로와 희환외는 암흑투인루에 참가신청서를 냈다.

 

 둘 다 홍도(紅桃), 붉은 복숭아에 지원하였다.

 

 암흑투인루에는 2가지의 시합 종류가 있는데 백과시(白瓜時), 흰오이와 자앵(紫櫻), 자주빛 앵두를 뜻하는 일반인들부터 삼류까지 참가하여 다투는 시합과

 

 정식으로 무공을 익힌 무림인들이 벌이는 시합인 홍도(紅桃), 붉은 복숭아와 적약(赤楉), 붉은 석유의 시합이 있었다.

 

 백과시와 홍도는 각기 처음 들어와 7승 미만의 신인들이 쓰는 직급이고 7연승을 하게 되면 자앵과 적약으로 바꾸게 된다.

 

 사람들은 돈 노름을 하기 위해 출전한 투인들을 이러한 계급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각 시합마다 싸우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에 보는 묘미는 달라 모두 인기가 있었다.

 

 화경 경지 이상의 무인들은 이곳 암흑투인루에 나설 수 없었다.

 

 보물을 노리고 화경의 고수가 출전해버리면 보는 재미가 급감하기 때문에 출전의 제한이 있는 것이다.

 

 또 그들은 이미 강호에서 무림백강이나 그 와 비슷한 위명의 칭호를 받기 때문에 이곳에 참여하게 된다면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되는 셈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스스로도 출전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바로는 알려지지 않은 화경의 고수라 그 사실을 숨기고 출전을 했다.

 

 "붉은 석유 둘이요."

 

 독바로는 참가자 이름을 가명을 만들었는데 선랑(仙狼)이라고 적었다.

 

 희환외는 풍랑(風狼)이라고 지었다.

 

 독바로는 희환외가 가명에 랑자를 집어넣자 따졌다.

 

 "야 누가 봐도 아는 사이 같잖아 왜 따라하고 그래."

 "뭐 어때 니가 늑대 狼에 전세 냈냐?"

 "너는 늑대가 아니라 오소리 느낌이야 풍환(風貆)이라고 지어야지."

 

 별 것도 아닌 걸로 유치하게 투닥거리고 있을 때, 민국한이 나타났다.

 

 민국한은 독바로를 보자 순간 몸이 얼었다.

 

 우연히 마주친 이 남자는 자신이 동경하고 있는 사내였다.

 

 '설마 이런 곳에 참가하려고 온 것인가?‘

 

 다행이 자신의 얼굴을 기억해 내진 못한 모양이다.

 

 그 때 네르친크스에서 포위됐을 상황이 정신없긴 했었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하지만 민국한은 이번 대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가신청서를 낸 그의 주먹은 불끈 쥐어져있었다.

 

 ******

 

 독바로와 희환외, 민국한은 한달 동안 쉽게 10승 이상의 호성적을 올렸다.

 

 이제 이틀 뒤면 지저왕전이 열리게 된다.

 

 민국한은 독바로를 본 이후부터 수련에 몰입하였다.

 

 이번 지저왕전에서 자신이 우승해야 흑인루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그도 한 사람의 무인이었다.

 

 강한 승부욕과 독바로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김없이 구슬땀을 흘리며 수련하고 돌아가던 도중, 연채정의 별채에서 소란스러움을 느꼈다.

 

 아마 며칠 후면 그녀는 아미파 사람들이 데려갈 것으로 예정되어있었다.

 

 한동안 연채정을 보지 못한 민국한은 오랜만에 한번 들리기로 했다.

 

 별채에 도착하니 연채정과 시중을 드는 모든 시녀들이 별채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있었다.

 

 그 중 한 시녀를 물어보니 하늘색 손수건이 없어져서 이 난리란다.

 

 "분홍이 안녕?"

 

 거의 한 달만에 자신을 찾아온 민국한을 보며 연채정은 눈물을 글썽였다.

 

 표정이 그다지 반기는 모습은 아니었다.

 

 분명히 삐진 모습이었다.

 

 확실했다.

 

 "나쁜놈. 말미잘. 가버려."

 "적조했지? 내가 좀 바빠서..."

 

 그 때, 전 날 근무하고 오늘 하루 쉬었던 시녀가 죽을 표정으로 다가와 푸른 손수건을 내놓았다.

 

 "죄, 죄송합니다 저는 그냥 빨려고..."

 "누가 내 물건에 함부로 손 대래!"

 

 연채정이 과하게 화를 내자 진정시키고 시녀들을 물렸다. 그리고 물었다.

 

 "손수건 없어진 거 가지고 뭐 그렇게 까지 화를 내"

 "이건 보통 손수건이 아니니깐.. 니가 준거니까.."

 

 연채정이 손수건 소중하게 두 손으로 꼭 쥐고 얼굴에 대더니 잠시 후 민국한에게 다가갔다.

 

 거의 한 뼘도 채 되지 않게 두 사람 사이는 가까워졌다.

 

 연채정은 사슴같은 눈망울을 동글동글하게 떠서 민국한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

 

 "내가.. 별로야?"

 "응? 분홍이가 별로일리가 있나 귀엽기만 한데..."

 

 민국한은 조금 부담스러워하면서 뒤로 살짝 물러섰지만 연채정은 다시 바짝 붙었다.

 

 "이제 나 가면 언제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왜 안 찾아왔었어? 나 안 보고 싶었어?"

 "...."

 "나 이 손수건 평생 소중히 간직할게. 나 이제 곧 있으면 문파로 복귀할거래. 아마 징계를 받을 거 같아... "

 

 민국한은 어느새 등이 벽에 닿아 있었고 연채정은 그런 민국한의 몸에 착 감겨있었다.

 

 "마지막 이별 선물..."

 

 연채정은 눈을 살짝 감고 민국한의 입술에 다가갔다.

 

 민국한은 마혈에 짚은 것처럼 꼼짝하지 못했다.

 

 어느새 두 사람의 입술은 맞닿았다.

 

 연채정이 가늘게 떨고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처럼 부드러운 마음이 민국한의 마음에 와 닿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입술을 가볍게 장난치며 포개었다.

 

 잠시 후, 후끈한 분위기의 연채정의 방에서는 남자가 뒤에서 여자를 끌어안고 있었다.

 

 "분홍이가 오라버니를 좋아했구나..."

 "바보"

 "바보"

 "따라하지마"

 "따다하디마"

 "우씨, 죽을래?"

 "우띠, 주긍래?"

 

 민국한은 연채정의 말을 따라하며 장난쳤다.

 

 하지만 잠시 후 둘 사이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나는 아미파의 직전제자이고 오라버니는 패웅문 사람이니깐 아마 우리는 이뤄질 수 없겠지?"

 "내가 나중에 찾아갈게. 아미파에서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돼서, 아미파에 당당히 들어가 너를 나한테 달라고 하면 돼지"

 "피, 말은..."

 "내일도 분홍이 보러 올게"

 "내일은 일찍 와야 돼. 나 심심하단 말이야"

 "그건 니 사정이고."

 

 다음날 민국한은 연채정을 찾아가 또 다시 꽁냥거렸다.

 

 아마 이별을 앞둔터라 더욱 애틋해진 듯 했다.

 

 "나 이만 가야겠어."

 "벌써?"

 "더 있다가는 사고칠 것 같거든"

 "무슨 사고?"

 "너랑 자고 싶다."

 "...변태"

 "오늘 하루 어땠는지 알아? 부드러운 니 몸 만지고 싶고 충동적으로 너한테 찾아올 뻔 했어. 하루종일 니 생각만..."

 

 연채정은 오늘도 먼저 입술박치기를 하여 말을 끊었다.

 

 "오라버니 나 빨리 1대 제자에 들거야. 그리고 연화복호(蓮花伏虎)를 꼭 손에 넣을거야."

 

 연화팔승(蓮花八僧), 복호오승(伏虎五僧)은 아미파의 최고수들로만 이뤄진 고수들이었다.

 

 연화복호에 들게 되면 홀로 강호행을 택할 수 있게 된다.

 

 "내가 먼저 대단한 사람이 될지, 네가 연화복호가 먼저 될지 시합이다?"

 

 민국한은 늦은 밤까지 별채에서 머물다가 자기 숙소로 돌아갔는데 이글거리는 눈으로 쳐다보는 한 쌍의 눈동자가 있었다.

 

 리경은 민국한이 연채정과 깊은 사이가 된 것 같자 질투심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언니들에게 하소연하고 화를 풀었다.

 

 언니들은 리경보고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라고 지시했다.

 

 어차피 연채정은 아미파로 돌아갈 것이고 충분히 뺏을 수 있을만한 매력이 리경에게 있다고 설득했다.

 

 연채정은 아미파에서 데리러 온 사람들과 패웅문을 떠났다.

 

  눈물을 훔치며 떠나는 연채정을 보며 민국한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지저왕전에서 이겨야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어난 셈이다.

 

 우승해서 신병이기를 손에 넣어 더 강해져야겠단 생각을 했다.

 

 즉시 돌아서서 수련하러 갔다.

 

 연채정은 매정히 돌아서는 민국한을 보며 눈물을 닦았다.

 

 "사매 왜 그렇게 울어..."

 "사실..."

 

 가는 동안 그 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를 사매들에게 말했다.

 

 "꺄악."

 "어머 어떻해"

 "괜찮아요 전 이제 어른이니까요."

 

 연채정은 예전에 사매들에게 들었던 ‘남자와 입맞춤을 하면 여자는 어른이 된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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