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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천재가 천재라고 한 천재.
작성일 : 17-02-11 05:44     조회 : 455     추천 : 0     분량 : 8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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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까지 민국한은 청해성의 비은문(秘隱門)의 대주였다.

 

 비은문은 정보를 모아 파는 정보단체이었는데 그가 했던 일은 바로 북방군의 이동경로와 숫자나 보급상황, 작전 등을 태 나라에 파는 것이었다.

 

 아프시는 노모의 병수발을 하느라 돈이 필요했던 그는 비은문에 들어갔고 태 나라가 전쟁에서 종 나라에게 지면서 속국을 자처하게 되자 비은문의 사정 역시 좋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정보를 팔아넘긴 색출 작업을 실시하는 종 나라 때문에 비은문은 결국 해체되었고 민국한은 몸을 숨기기 위해 이 곳 광서성까지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민국한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수년전 어머니는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홀홀단신인 민국한은 이제부터는 진정 자신의 목표를 위해 충실히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제껏 어머니의 치료 값을 버느라, 비은문의 속해 조직을 위해 사느라 많은 것을 희생했던 민국한이었다.

 

 하지만 북방에서 마주친 괴물.

 

 독바로와 몇 번 마주친 민국한은 그의 무시무시한 무공에 매료되어버렸다.

 

 자신도 그와 같이 되고 싶어졌다.

 

 독바로를 흥미롭게, 난처하게 또 비재라고 느끼게 했던 복면인이 바로 민국한이었다.

 

 민국한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무공과 정보수집 같은 뿐이라 무림문파에 생활하길 원했다.

 

 타고난 재능으로 여기저기서 배운 잡학들로 무공을 익힌 민국한은 정과 마와는 맞지 않았다.

 

 해서 사파 중에서 흑도(黑徒).

 

 그중에서 제일 큰 세력중인 하나인 패웅문(覇熊門)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흑도 세력은 3개의 문파를 손꼽을 수 있었는데 패웅문, 흑룡회, 묵호방이다.

 

 이곳 강서성의 흑도 세력은 패웅문과 흑룡회(黑龍會)가 양분하고 있었다.

 

 이 두 문파는 강서뿐만 아니라 호북성과 호남성까지 3개의 성에서 세력을 과시했고 서로 으르렁 거렸다.

 

 민국한은 처음 패웅문으로 들어가 형님들 밑에서 심부름과 잡다한 일을 맡았다.

 

 그러다 민국한의 실력이 알려지게 되고 점차 위로 올라가게 되었다.

 

 흑도는 실력이 연줄이고 실력이 계급이었다.

 

 당연히 민국한은 패웅문의 제 3인자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민국한은 3인자의 자리까지 올라가서도 수금을 하러 다녔다.

 

 패웅문의 주요 수입원은 시장을 돌며 자릿세를 걷고 일수를 찍는 것이었다.

 

 민국한은 정보를 다뤘던 자 답게 상대의 여유 돈을 파악하여 적절히 잘 짜내었다.

 

 오늘도 수금을 하러 대장간에 들렀다.

 

 자신을 따르는 동생 둘을 데리고 들어가니 얼굴에 숯검댕이가 묻어 얼굴이 까맣게 변한 노인이 자신들을 보고 두려워했다.

 

 민국한은 노인에게 반말을 하며 목적을 이야기하였다.

 

 "아저씨, 돈 언제 줄 꺼야? 나 바빠 빨리 내놔!"

 "나 돈 없어. 이제 정말 없다고"

 "그럼 어떻해? 이대로 빈손으로 들어가면 나도 죽는데. 그럼 다 같이 죽자 죽어."

 

 민국한은 대장간 노인을 꽉 안고 화로로 기어 들어갔다.

 

 아직 불이 지펴지지 않은 쪽이었다.

 

 "얘들아 불 피워라."

 "예.“

 ”예 형님“

 

 민국한의 동생들이 화로를 향해 숯을 마구 집어넣었다.

 

 노인은 숯 먼지를 마시며 쿨럭 거렸고 버둥거렸다.

 

 하지만 민국한이 꽉 안고 있어 나이든 그가 벗어날 수 있을 리는 만무하였다.

 

 "형님 그럼 불 지피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그래. 나 이제 편하게 세상 떠날련다. 수고들 해라."

 "이보게 국한이 주, 줄게 준다고.“

 

 대장간의 주인은 겁을 먹고 돈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제야 민국한은 다시 화로를 기어 나갔다.

 

 옷에 온통 묻은 숯을 털어내며 인상을 썼다.

 

 "에이씨, 처음부터 그냥 줬으면 됐잖아. 꼭 이런 푸닥거리를 해야 줄 거야?"

 "이건 이번 달 월세 값과 애들 학당비랑 생활비야. 이걸 줘버리는 난 어쩌라고..."

 "그건 아저씨 문제고. 그럼 수고하쇼."

 

 툭.

 

 그러면서 얼마간은 빼서 노인에게 던져주었다.

 

 "애들 학당비야. 나도 어릴 때 돈이 없어서 못 배웠었거든 그게 지금도 많이 아쉽더라고."

 

 민국한은 수금을 마치고 패웅문으로 들어섰다.

 

 패웅문의 2인자 리합불(狸蛤彿)이 민국한을 불렀다.

 

 패웅문의 부문주인 리합불은 문주인 리수독(狸收獨)의 친동생이었다.

 

 얼마 전 패웅문으로 들어와 엄청난 실력을 선보이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민국한을 좋아하는 자였다.

 

 한편 저만한 실력자가 자신의 문파에 들어온 것에 대해 경계도 살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리합불은 민국한을 리수독의 처소로 데려갔다.

 

 "음 흑군이 왔나, 앉아."

 

 비록 말투는 흑도무리의 거친 언어를 쓰지만 일을 할 때 제외하곤 항상 공손하고 예를 갖췄기 때문에 사람들은 흑패검군(黑覇劍君)이라 불렸다.

 

 줄여서 흑군이라고 불렀다.

 

 리수독이 부른 이유는 다름 아닌 이번 암흑투인루(暗黑鬪人壘)를 가지기 위한 패권 때문이었다.

 

 암흑투인루는 낭인이나 무사들, 전역한 병사들과 그 외 돈이 급급한 무인들까지 별의별 사람들이 모여 격투를 하는 곳이었고, 상대가 죽거나 항복을 해야지만 경기가 끝난다.

 

  승패에 따라 돈을 걸어 도박까지 겸했다.

 

 때문에 암흑투인루의 인기는 높았고 부패한 관리들과 돈 많은 거상들도 즐기고 많은 돈을 쓰고 곳이었다.

 

 그 동안 광서성에 위치한 암흑투인루는 자체적으로 운용해서 패웅문과 흑룡회에 상납하는 방식을 지켜왔었다.

 

 두 문파는 무인들을 조금씩만 파견 보내 지켜주는 행세만 살짝 내면 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흑룡회에서 암흑투인루를 손에 넣기 위해 손을 쓴다는 소식이 전해 들어왔다.

 

 이에 리수독은 민국한을 부른 것이다.

 

 리합불은 혹시 모를 전투를 위해 상시 대기해야했고, 이제는 패웅문에서 제법 머리도 똑똑하고 일처리가 깔끔한 민국한을 통해 암흑투인루를 손에 넣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이번 일만 잘 마무리 되면 암흑투인루의 운영을 자네한테 맡겨 볼 셈이야. 날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군."

 "곧 암흑투인루의 소유문서를 문주님에게 가져다 드릴 것 입니다."

 "하하하. 난 자네의 언제나 그런 자신감이 맘에 들어. 아참, 이번에 내 딸도 데려가게. 이번 기회에 경험을 쌓게 해주려고 한다네. 내 딸이지만 아직 철이 없어서 걱정이야. 자네가 좀 현장공부를 시켜주게나."

 "이런 중요한 일에 그럴 만한 여유가..."

 "부탁 좀 하지. 정 안되겠나?"

 "... 알겠습니다."

 

 딸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과 동시에 감시까지 되니 일석이조(一石二鳥)의 방식이리라.

 

 그것을 알지만 민국한은 이내 수긍을 하였다.

 

 ******

 

 그날 밤, 민국한은 자리에 들어 내공을 수련하던 중 이상한 기척을 감지하였다.

 

 민국한은 몸을 은신시켜 기척이 난 곳을 몰래 돌아가 제압했다.

 

 몰래 숨어든 주제에 하얀색과 분홍색을 이용한 무복을 입고 있었다.

 

 그 와중에 화룡점정(畵龍點睛), 분홍색 복면의 수놓아져 있는 꽃 그림은 첩자에 대한 민국한의 상식에 괴리감을 주어 혼란스럽게 했다.

 

 민국한은 가볍게 제압해 자신의 방에 그 분홍 복면인을 데려다가 묶었다.

 

 만에 하나 흑룡회의 첩자 일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민국한은 다시 분홍이를 보았다.

 

 분홍색을 쓴 걸로 보나 체형으로 보나 여자임은 틀림이 없었다.

 

  민국한은 복면을 벗겨보았다.

 

 붙잡힌 주제에 눈에 인상을 팍 쓰고 째려보고 있었는데 제법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였다.

 

 아혈을 짚어두어 말을 하지 못했다.

 

 "여기는 내 방이고 패웅문 한 복판인 곳이야. 이제 아혈을 풀어줄 건데 시끄러우면 니 손해야. 조용히 하고 질문에 답해."

 

 그리고 아혈을 풀어주었다.

 

 분홍이는 잡혀 온 주제에 다짜고짜 민국한에게 욕을 하였다.

 

 "나쁜 놈!"

 "쉬이.."

 

 민국한은 손가락을 분홍이의 입술에 대었다.

 

 분홍이의 입술은 촉촉했다.

 

 민국한은 입술에 손가락을 댄 채로 협박을 하며 분홍이를 을렀다.

 

 "다른 사람들이 오면 곱게 끝나지 않아. 보통 손가락, 발가락 하나씩 자르면서 20가지를 물어봐. 대답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그래도 좋아?"

 

 그러자 참 쉽게 겁먹고 놀라, 동그란 눈을 하면서 침을 꿀꺽 삼키는 모습에 민국한은 귀엽다는 생각을 하였다.

 

 "훗, 이름이 머야?"

 "웃지 마. 내가 가르쳐 줄거 같아?"

 "할 수 없네. 우리 고문담당자를 부르러 가는 수밖에..."

 

 민국한은 뒤돌아 밖으로 나가는 시늉을 했다.

 

 연채정은 다급해진 목소리로 자신의 소개를 하였다.

 

 "아, 아, 연채정 내 이름은 연채정이야. 20살이고 아미파(阿彌派) 3대제자야."

 

 민국한은 갑자기 아미파라는 대목이 나오자 놀라 다그쳤다.

 

 "아미파? 정말 니가 아미파 제자야? 그런데 우리 패웅문은 웬일이지?"

 

 아미파는 사천성에 있었다.

 

 이 곳 강서성의 패웅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연채정은 말하지 않았다.

 

 그러자 민국한은 칼을 꺼냈다.

 

 확 바뀐 진지한 얼굴로 연채정의 묶여있는 손가락을 무심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연채정의 눈을 한번 보고 칼을 들더니 아래로 확 내려쳤다.

 

 "악!"

 

 약간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자 밖에 민국한의 수하 중 하나인 요의달이 물었다.

 

 "형님 무슨 일 있슈?"

 "없다. 가봐."

 "무슨 소리가 났던데...“

 ”괜찮다니까.“

 ”알겠슈."

 

 연채정이 묶여있던 의자의 팔걸이가 살짝 잘려있었다.

 

 민국한은 다시 한 번 칼을 들고 연채정의 눈을 맞추며 말했다.

 

 "이번엔 진짜로 자를 거야. 여기에 온 목적은?"

 

 연채정은 몸을 달달달 떨었다.

 

 난생 처음 당해보는 공포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민국한은 손에 힘을 주고 내리 치려는 동작을 했다.

 

 그 때 연채정이 다급하게 말했다.

 

 "금강십자인(金剛十字刃)!"

 

 금강십자인은 아미파의 철지환(鐵指環), 삼보지재(三寶之材)와 더불어 문파의 신물이었다.

 

  금강십자인은 아미파 최고 고수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60년 전 아미대사 아미아가 마두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실전되었다.

 

 철지환은 아미파의 장문인을 상징하는 것이었고 삼보지재는 금탁(金鐸), 은발(銀鉢), 동주(銅珠)를 뜻했다.

 

 각 삼보지재는 아미파의 3대 부대의 수장들이 수여받는 것이었다.

 

 손가락 바로 앞에서 멈춰선 칼을 보며 연채정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리고 나서 울기 시작했다.

 

 "으에에엥..."

 

 민국한은 숨어든 분홍 첩자의 엽기적인 행동에 난처했다.

 

 또다시 한밤 중에 근무 서는 동생이 찾아올까봐

 

 결국 끄윽끄윽 우는 연채정을 달래주기까지 했다.

 

 "흑흐흑"

 

 조금 진정이 되자, 민국한이 다시 물었다.

 

 "금강십자인을 왜 우리 패웅문에서 찾지?"

 

 연채정은 또 다시 칼을 들고 협박할까봐 칼 한번 민국한 한번 쳐다보고는 순순히 대답했다.

 

 "이번이 첫 강호행인데 보타문(普陀門)으로 향하던 도중에 금강십자인이 우연히 이 곳 강서성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런데 왜 우리 패웅문이지?"

 " 우선은 혹시나 패웅문하고 흑룡회에 있을까 싶어서 사제들 몰래 나와서 그냥 숨어서 확인만 해보려고 했던 건데..."

 

 민국한은 대책 없이 나선 이 소녀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네가 설마 정말 아미파의 연채정이라고 하더라도 확인 끝날 때까지 풀어줄 수 없다. 지금 시기가 좀 민감하거든."

 "저... 사제들이 걱정하고 있을 텐데."

 "그건 니 사정이고."

 

 애써 감추려고 했다지만 불만스러운 표정이 겉으로 드러났다.

 

 그런 연채정이 귀여워 피식 웃어버렸다.

 

 가만히 보다가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그냥 둘 수 없어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었다.

 

 연채정은 민국한이 자신의 얼굴을 닦아주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연채정은 당혹스러워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아미파에서 여자들하고만 지내다가 난생 처음 남자가 자신의 몸에 닿은 것이었다.

 

 늦은 밤 문주에게 당장 보고 하기는 어려워 연채정을 앞에 두고 민국한은 가부좌를 틀고 내공수련을 하였다.

 

 연채정은 심심했는지 쫑알쫑알 묻기 시작했다.

 

 "흑도 무인들은 숫자만 많을 뿐 수준이 낮다고 사부님께서 그러셨는데 의외로 강하네요?"

 "..."

 "나도 아미파 내에서 기재라는 소리를 듣는데."

 "......."

 "일류인 저를 그렇게 간단히 제압하신거 보면 대단한데 왜 이런데서 이러고 있어요?“

 

 듣다 못한 민국한이 대답을 해주었다.

 

 "하아.. 니가 그렇게 기척을 마구 흘리고 다니니깐 아.주. 손쉽게 제압한 거고. 여기가 어때서. 사람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지.“

 ”흑도의 무리들은 사람들을 마구 때리고 괴롭혀서 돈을 갈취한다던데 진짜에요?“

 ”문파에 따라 다르지.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히진 않아. 돈을 빌려줬는데 돈을 안 갚으니깐 그런 거야.“

 "그런데 아까 긴장해서 그런지 소피가 마려운데 풀어주시면 안돼요?"

 "안 돼 참아."

 "히잉"

 

 반각 후, 연채정은 다급하게 말했다.

 

 "진짜 마렵단 말이에요"

 "휴..."

 

 결국 민국한은 연채정을 들춰 업고 인적이 드문 풀숲으로 들어갔다.

 

  밧줄을 손목과 손목 사이에 묶은 다음,

 

 "마혈을 풀어 줄 테니깐 도망칠 생각은 마."

 

 마혈을 풀어준 뒤 뒤돌아섰다.

 

 연채정은 세 발자국 거리에서 뒤돌아서있는 민국한을 두고 소변을 보기 부끄러웠지만 상당히 급했다.

 

  결국 바지를 내리고 볼일을 보았다.

 

 "쉬이이이"

 

 볼일 보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서로 부끄러웠다.

 

 ******

 

 아침이 되자, 민국한은 식사를 준비하고 연채정의 마혈을 풀어주었다.

 

 연채정은 민국한의 눈치를 보며 밥을 깨작깨작 먹었다.

 

 "팍팍 먹어. 이제 내가 보고 하러 가면 넌 확인이 끝날 때까지, 패웅문 감옥에 갇혀 있을 거야 그럼 제대로 먹지도 못해."

 "저 그냥 보내 주시면 안돼요?"

 "안 돼. 확인도 해야 하고, 확인이 끝나면 아미파에 연통해서 너를 가지고 약간의 이득을 볼 수도 있거든."

 "안돼요. 저 그럼 사저들한테 혼나요."

 "그건 니 사정이고."

 "히잉."

 "그러게 누가 서로 피곤하게 시리 어.설.픈. 잠행실력으로 걸려들라고 그랬냐.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해라. 이것보다 더 사소한 일로 목숨을 잃는 곳이 강호다."

 

 어설픈 대목에서 옆으로 째려보던 연채정은 뒤이어 걱정해주는 말투에 아랫입술을 빼꼼 내밀었다.

 

 민국한은 그런 연채정이 귀여웠다.

 

 연채정이 밥을 먹고 입가에 밥풀을 묻히자 떼어주었다.

 

 연채정은 어제보다도 더 큰 소름이 온 몸에 느껴졌다.

 

 입가는 불에 지진 듯 하였고 몸은 전기가 통하는 듯했다.

 

 콩닥콩닥.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내 이상형이 설마 이런 흑도무리였어?'

 

 동문의 언니, 동생들과 남자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이런 사람이 이상형이다,

 

 저런 사람이 이상형이다 라고 말할 때 항상 부러워했었다.

 

 연채정은 자신의 이상형이 무엇인지 잘 몰랐었다.

 

 다만 확실한건 사저들이 이상형을 만났을 때 몸이 감전된 것처럼 찌르르 울리게 된다고 했었었다.

 

 연채정은 머리를 부르르르 털고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썼다.

 

 식사를 마친 민국한은 연채정을 밧줄로 꽁꽁 묶어 문주에게 데려다가 보고했다.

 

 그리고 확인이 끝날 때 까지 연채정은 감옥에 수감되기로 결정이 되었다.

 

 연채정은 민국한이 밉다는 식으로 눈을 치켜떴다.

 

 훗 하고 민국한은 돌아섰다.

 

 계속 보아도 귀여웠다.

 

 강호의 십이 화중 부용화(芙蓉花)라 칭할 만 했다.

 

 민국한은 곧이어 또 다른 강호의 십이 화를 만나러 가야했다.

 

 바로 문주의 무남독녀이자 강호의 십이 화중 흑야화(黑夜花)라 불리는 리경이였다.

 

 리경은 살짝 치켜뜬 고양이 같은 눈과 빨간 입술에 호리호리한 몸매에서 흘러나오는 야릇한 느낌으로 흑도 모든 남자들의 방심을 흔들어놓았다.

 

 하지만 문주가 오냐오냐 하면서 키운 덕에 약간 제멋대로인데다 철이 없는 구석이 있었다.

 

 민국한은 리경이 호위와 함께 방으로 들어오자 인사를 올렸다.

 

 "민국한입니다 소문주님"

 "안녕 와. 흑군, 흑군하길래 되게 아저씬 줄 알았는데 아니네?"

 

 리경은 그간 민국한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었었다.

 

 민국한이 문파에 든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주로 밖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단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

 

 호기심이 일었지만 소문주인 자신이 먼저 찾아가기는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찾지 않았었다.

 

 그러다 이번에 아버지께서 민국한을 자신에게 붙여주어 민국한이 자신의 처소로 올 것이란 말에 한껏 도도한 자세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리경은 첫 눈에 민국한에게 반해버렸다.

 

 약간 차가운 듯한 인상과 각진 턱선 굵은 눈썹까지 민국한의 분위기와 외모에 그대로 빠져들었다.

 

 리경은 흑야화의 자존심 탓인지 도도함을 풀지 않았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잘 부탁해."

 "당분간은 기다리시면 제가 보고를 드리러 오겠습니다. 우선은 정보를 먼저 수집해야하거든요."

 "음, 그래 그럼 가봐."

 

 민국한은 그렇게 며칠 동안 리경에게 보고를 할 때만 얼굴을 잠깐잠깐 비추었다.

 

 리경은 내심 도도한 척하느라 참고 있었지만 언제보아도 민국한은 멋있어 보였다.

 

 제대로 콩깍지가 씌워버린 듯 했다.

 

 그러던 중 리경은 지나가던 민국한을 보았다.

 

 민국한은 자신을 보지 못한 듯 했다.

 

 리경은 민국한을 따라갔다.

 

 민국한이 향하는 곳은 패웅문 내의 감옥이었다.

 

 민국한은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연채정을 보러 들렀다.

 

 연채정은 지난 사흘 동안 손발이 묶인 채 이곳에 지내야 하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민국한이 나타나 반시진정도 이야기하는 것이 하루 일과 중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다.

 

 오늘은 민국한이 하늘색 손수건을 가지고 왔다.

 

 손수건에는 민들레와 연채정의 이름이 수놓아져있었다.

 

 "확인이 끝났으니까 곧 아미파에서 널 데리러 이곳에 올 거야. 곧 있으면 감옥에서 풀어 줄테니까 별채에서 생활하면 돼. 이건 선물인데 수 놓아져 있는 건 민들레야. 행복을 의미하지. 미리 주는 이별 선물이야. 앞으로는 생각하고 신중히 다녀라."

 "왜? 내일부터 못 봐?"

 "좀 바빠질 거 같아서 시간나면 보러 갈게."

 "피이"

 

 민국한은 감옥을 나섰다.

 

 귀를 최대한 밀고 둘의 대화를 엿들으려던 리경은 갑자기 민국한이 문을 열고 나오자 화들짝 놀랐다.

 

 "나왔어?"

 "여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

 "아니 그냥 뭐... 감옥에 볼 일이 있어서."

 "아.. 네 그럼."

 "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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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천재가 천재라고 한 천재. 2017 / 2 / 11 456 0 8378   
35 부끄러움이 옮다. 2017 / 2 / 11 594 0 10251   
34 호구의 탄생 2017 / 2 / 10 483 0 8683   
33 광서삼흉, 소심남매, 무림깡패 2017 / 2 / 10 494 0 7687   
32 강해질 것입니다.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2017 / 2 / 9 515 0 10142   
31 한 명을 향한 천 명의 목숨 2017 / 2 / 9 830 0 10811   
30 마지막 시험, 천마지관 2017 / 2 / 8 867 0 16178   
29 아, 나는 천재가 아니구나 2017 / 2 / 7 435 0 10843   
28 역대급 가볍고 허술한 대장 2017 / 2 / 7 477 0 9197   
27 죽음의 결사대 2017 / 2 / 7 462 0 12150   
26 면접, 백유유의 어릴 적 2017 / 2 / 6 421 0 6105   
25 역시 될 놈은 떨어져도 된다. 2017 / 2 / 6 611 0 9166   
24 그 와중에도 청춘은 뜨겁다. 2017 / 2 / 6 510 0 10488   
23 독고력을 원하는 두 남자. 2017 / 2 / 5 466 0 13551   
22 동정의 화경 고수 2017 / 2 / 4 450 0 6616   
21 일당천(一當千)의 늑대들을 키우다 2017 / 2 / 4 613 0 13240   
20 외전 동길홍의 과거 2017 / 2 / 4 435 0 7625   
19 독바로, 그러게 나서지 말걸 후회하다 2017 / 2 / 3 482 0 9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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