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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호구의 탄생
작성일 : 17-02-10 00:29     조회 : 482     추천 : 0     분량 : 8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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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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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바로는 대답을 듣지 않고 다시 탁자에 앉았다.

 

 점소이는 화들짝 놀라며 독바로가 주문한 것을 상기하며 주방으로 들어가 주문을 시켰다.

 

 독바로가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던 때, 희 남매가 독바로의 앞으로 와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

 

 "대협 저희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와줄 생각 없었는데 답답해서 한마디 할게. 보물을 들고 다니는 이유가 머야? 지킬 힘이 없으면 보물은 흉물인거 몰라? 아니 신검을 뽑았으면 제대로 쓰던가 벨 것도 아니면서 뽑아가지고 이도저도 아니게 위협하다가 처맞으면... 어휴... 됐다 말을 말자."

 

 독바로는 퉁명스럽게 말을 꺼냈다가 충고를 하던 도중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서 목소리가 커지며 더욱 답답해지자 말을 끊고 고개를 돌렸다.

 

 밸도 없는지 희환외는 멋쩍어 하면서 인사하고 떠나려하였다.

 

 "감사합니다 소협. 이 은혜는 나중에 제가..."

 "일단 밥 좀 사줘.“

 

 인사치례를 마치고 떠나려는 남매에게 독바로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이에 희환외는 당황스러움을 표출했다.

 

 "네?"

 "너는 목숨을 빚졌고, 너는 순결을 지켰잖아 나 때문에."

 "그렇기 하오만..."

 "그러니깐 밥값을 니네가 내라고."

 "대협 죄송합니다. 저희가 형편이...."

 

 희환외와 희준고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자신들이 먹을 돈도 빠듯하였기 때문이었다.

 

 독바로는 그런 남매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가만히 보니 그들이 입은 옷이 깨끗하긴 하나 너무 낡아있어 여기저기 꼬맨 자국이 있었다.

 

 "어휴... 보아하니 밥도 내가 사줘야겠네, 내가. 나 이렇게 착하게 산적이 없는데... 앉아."

 "네?"

 "아 좀. 답답하네 앉으라고. 밥 먹게."

 "아. ....예 감사합니다."

 

 남매는 무척이나 내성적이었다.

 

 식사를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희환외는 독바로를 힐끗힐끗 훔쳐보긴 했으나 희준고는 쳐다보지도 못했다.

 

 독바로는 희환외가 신경 쓰이게 자꾸 훔쳐보자 말했다.

 

 "왜? 신기해? 젊은데 죤나 쎄서?"

 "...예“

 

 희환외는 독바로의 갑작스럽고 직설적인 말에 우물쭈물하다가 대답을 했다.

 

 독바로는 작계의 다리를 찢으면서 흘러가는 말투로 물었다.

 

 "그런데 너네 집에 남는 방있냐?"

 "네?...네 있긴 있습니다만..."

 "방 하나 줘. 내가 당분간 여기서 지내야하는데 마땅히 지낼 곳도 없고."

 

 남매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눈빛으로 대화하는 듯 했다.

 

 뜸을 들이자 독바로가 대뜸 거금을 불렀다.

 

 "방 값은 한 달에 은자 열냥."

 "헉. 하지만 저희 집이 그렇게 좋은 곳은..."

 "돼? 안돼?"

 "돼.. 됍니다!"

 

 희환외가 된다고 이야기하자 희준고가 조용히 말을 했다.

 

 "대협 그래도 은자 열 냥은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얘가 된다잖아. 그리고 방값 포함 니네도 먼갈 해야 하지 않겠어?"

 

 남매는 다시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독바로는 남매를 따라간 그곳은 정말 쓰러져간다는 표현이 맞는 곳이었다.

 

 제법 규모는 있지만 관리가 소홀해 여기저기 벽에 금이 가고 잡초가 무성했다.

 

 곳곳에는 거미줄마저 자기 영역을 확실히 가지고 있었다.

 

 남매는 독바로를 쳐다보았다 괜찮겠냐고 말하는 듯했다.

 

 얼굴은 벌게져서.

 

 그나마 깨끗한 방에 짐을 풀고 독바로는 옛 생각에 잠겼다.

 

 과거 유랑군에 있을 때 혁련관이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누명을 입어, 역모죄의 대한 처벌로 삼족을 멸하라는 황명이 떨어졌지. ...부모님께서는 날 어떻게든 살리시려고 목숨 걸고 빼돌리셨어. 집안의 사람들은 노잣거리에서 포승줄에 묶여 죄인이라며 손가락질 당하고 태살지(笞殺之, 때려 죽이는 형벌)와 삭기수(削其首, 머리를 잘라내는 형벌)를 당했어. 그리고 난 불타오르는 가문을 보면서 피눈물을 삼켜야 했지. 우리 가문은 몰락하여 범죄자로 찍힌 나는 갈 곳이 없어 천노병으로 도망쳐 왔어. ...만약 이번 전쟁이 끝나고 여유가 생기고 나면 외가 쪽 사람들을 찾아볼 생각이야. 광서성에서 청심문이라고 제법 정통한 문파를 운영하고 있었지.]

 

 희환외, 희준고 남매의 원래 성씨는 양(襄)씨였다.

 

  양환외, 양준고. 남매는 혁련세가에 역모 죄로 삼족을 멸한다며 관군이 쳐들어오자 문파 사람들과 저항을 하다 도망쳐서 숨어 살았다.

 

 그렇게 몇 년간 숨어 살다가 성을 바꿔 다시 청심문으로 돌아 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일가족은 모두 죽고 재산은 모두 몰수당해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무공을 수련한 것 밖에 없었던 남매는 희환외는 계속해서 무공을 수련하여 강호의 고수로 거듭나 문파를 재 창건하려 하였고 희준고는 춤을 배운 적이 있는 터라 그것으로 무녀의 직업을 가져 생활비를 벌었던 것이다.

 

 독바로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혁련관이 생각나서 마음의 빚도 덜 겸 만약 살아있는 혈육이 있으면 소식을 전해줄 요량으로 왔었다.

 

 독바로는 설령 혁련관의 남은 유일한 혈육일지라도 무조건 적으로 잘해줄 생각은 가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욱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여 마음이 불편했다.

 

 게다가 이 어리숙한 남매를 보고 있으니 왠지 도와주고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식사시간이 다 되자 희준고가 밥을 차려왔는데 쌀과 몇 가지 무친 나물이 다였다.

 

 독바로는 시선을 들어 남매를 쳐다보자 둘은 점점 쪼그라드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독바로는 식사를 마친 후 희환외를 후원으로 데려가 시범을 보였다.

 

 땅에 널브러져 있는 돌을 주워 내공을 불어넣은 다음 같은 재질의 돌을 부셨다.

 

 그러면서 한 가지 조건을 말했다.

 

 "내기할래?"

 "어떤..."

 "니가 이 돌을 가지고 이런 돌 1000개를 부시잖아? 금자 백 냥을 줄게."

 "헉. 왜 그런 걸 저에게..."

 "대신 지면은 이 집을 나한테 주는 거야 어때?"

 

 희환외는 갑작스러운 내기 제안에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이 집은 결코 누구에게도 줄 수 없었다.

 

 비록 현재 이 모양 이 꼴이지만 이곳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곳이었고 희환외 남매의 마지막 남은 소중한 재산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이곳을 담보로 대출조차 받지 않았었다.

 

 정확히 말하자만 원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아무튼 금자 백 냥이라는 상상을 초월할 금액을 제시하자 사람의 욕심이라는 게 무섭게 마음속에 번져갔다.

 

 '백 냥이면... 이제 준고가 더 이상 춤을 추러 다니지 않아도 되고, 시집도 보낼 수 있고. 문파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희환외는 돌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백 개도 아니고 천개다.

 

 같은 돌로 천개를 내려치려면 자신이 쥔 돌에 강한 내공을 불어넣고 요령을 잘 이용해 쳐야 가능한 숫자였다.

 

 "얼마 동안에 성공하면 되는 겁니까?"

 "음... 석달?"

 "하, 하겠습니다."

 "좋아 여기 계약서."

 

 독바로가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슥슥 쓰더니 희환외에게 보여줬다.

 

 계약서의 내용은 이랬다.

 

 독바로와 희환외가 내기를 한다.

 

 독바로가 지면 금자 백 냥을 희환외에게 지불하고 독바로가 이기면 희환외는 이 집을 독바로에게 넘긴다.

 

  더불어 희준고가 독바로의 시중을 십년간 든다. 라고 적혀있었다.

 

 마지막 문장에 희환외는 독바로를 쳐다보았다.

 

 "생각해보니깐 내가 좀 손핸거 같아서... 왜? 쫄려? 싫으면 말고."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어차피 지면 집을 빼앗긴다. 이길 꺼야 반드시...'

 

 생각해보면 내기이긴 하지만 이 집과 땅이 금자 백 냥의 가치는 안 된다.

 

 유리하긴 이쪽이 훨씬 유리하고, 이득이었다.

 

 희환외는 지장을 꾹 찍었다.

 

 독바로는 씨익 웃으며 계약서를 둘둘 말아 품안에 넣었다.

 

 *******

 

 다음날, 희환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내공을 가다듬고 난 다음 앞에 놓인 돌을 들어 다른 돌을 쪼개었다.

 

 퍽. 퍽. 퍽. 퍽. 퍽.

 

 다섯 개를 쪼개자 손에 쥐고 있던 돌이 부서져버렸다.

 

 생각보다 더욱 어려웠다.

 

 희환외는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왠지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때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쿵쾅쿵쾅 슥슥슥. 땅땅땅.

 

 희환외는 무슨 일인가 싶어 연무장을 나갔다.

 

 십 명의 인부들이 집안 곳곳을 보수하고 청소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희환외는 인부들을 구경하고 있는 독바로에게 달려가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한동안 살 곳인데 너무 지저분하고 보기 안 좋아서. 어차피 석 달 후면 내 집이 될 것도 같고... 만약 니가 이겨도 돈은 안 받을게."

 

 희환외는 입술을 앙다물고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희준고는 독바로가 방값으로 준 돈 덕분에 더 이상 춤을 추러 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독바로의 수발을 들었다.

 

 하지만 독바로가 수련에 들어가면 할 일이 없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고 놀아본 적이 없는 희준고는 뭘 해야 할지 몰랐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한 뒤 이리저리 숨어 지내다 돌아왔는데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자 돈을 벌기 바빴었다.

 

 그래서 한시도 쉬어 본 적이 없었다.

 

 모든 돈은 자신이 벌어 오라버니의 뒷바라지를 하였다.

 

 희환외는 장차 다시 문을 열게 될 청심문의 문주가 되기 위해 무공을 수련에 정진했기 때문이다.

 

 독바로가 땀을 흘리며 수련장에서 나왔다.

 

 희준고는 일어나서 독바로를 맞이했다.

 

 "씻으실 건가요?"

 "응. 근데 계속 여깄었어?"

 "네."

 "다음부턴 니 볼일 봐. 필요하면 부를게."

 "네... 그런데 저 할 일이 없어요."

 "응? 허. 바느질을 하던 설거지를 하던 요리를 하든 아니면 낮잠이라도 자."

 "네..."

 

 *******

 

 독바로가 이곳에 머무른 지 어느덧 한 달이 흘렀다.

 

 희준고는 요리를 배워 두 사람에게 대접하였다.

 

 처음에 독바로는 희준고에게 작계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래서 희준고가 처음 만든 요리가 차려졌는데 거의 다 검은색이었다.

 

 독바로와 희환외는 희준고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비장한 얼굴로 젓가락을 들었다.

 

 희준고는 그런 남자들을 보며 간만에 느껴보는 행복에 너무 좋았다.

 

 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벌써 은자 20냥이나 받았기 때문에 잘 아껴서 쓴다면 몇 년은 쓸 수 있으리라.

 

 독바로는 한 젓가락하고 내려놓은 다음 희준고에게 말했다.

 

 "윽. 미안해. 앞으로 머든지 해도 되는데 요리는 하지 말아줄래? 시장에 가서 사와."

 "맛이...그렇게 없나요?"

 "너 맛 안 봤어?"

 "네 아직..."

 "요리를 할 때 중간 중간 맛을 보는 건 당연한 거야. 이 사람아!"

 "아! 죄송해요."

 "불리하면 이쁘게 웃어넘기려고 하더라 너."

 "무..무슨.."

 

 희준고는 사람의 얼굴이 얼마나 빨개질 수 있는지 한계를 보여주는 듯 벌게졌다.

 

 이런 훈훈한 분위기 속에 죽쳐진 이가 있으니 바로 희환외였다.

 

 희환외는 지난 한달 동안 정말 자는 시간마저 쪼개가며 수련에 박차를 가했지만 돌은 아직 50개도 깨지 못 했다.

 

 어느 정도 요령을 깨달아 돌이 부딪히는 순간 내공을 강하게 담아 치니 쭉쭉 늘어나는 듯싶었지만 그것이 한계였다.

 

 같은 재질의 돌이라 아무리 내공을 담아도 자신이 쥔 돌이 깨졌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재차 무공 수련을 하던 희환외는 갑자기 화가 났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속은 것 같았다.

 

 일부러 이러려고 객잔에서 도와주고 은자 10냥으로 꼬드긴 것만 같았다.

 

 희환외는 도저히 안 되겠단 생각에 독바로를 찾아갔다.

 

 독바로가 수련하는 곳에 당도하니 희준고가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무슨 일이야? 대협께서 아직 수련중이신데"

 "대협은 무슨. 사기꾼이."

 "오빠?

 

 희환외의 얼굴이 평소와 다름을 직감한 희준고는 오빠를 말리려고 했으나 희환외가 먼저 불쑥 들어가 버렸다.

 

 희환외는 독바로에게 생각한대로 또박또박 이야기 하려고 했으나 눈앞에 벌어지는 광경에 입을 다물었다.

 

 창과 다리에는 유형화 된 기운이 서려있었다.

 

 강기!

 

 무림인들이 모두 꿈을 꾸는 그 경지였다.

 

 독바로가 창을 뻗을 때 마다 10여장 밖에 있는 자신의 옷자락이 펄럭였다.

 

 눈에 쫓기도 힘든 속도로 이리저리 창과 다리를 휘두르는 독바로를 보고 넋을 잃었다.

 

 잠시 후, 독바로는 신형을 멈춰 세우고 남매에게 걸어왔다.

 

 "어이, 이 짜식들. 남의 무공수련을 훔쳐보는 건 실례라고 배우지 못 했냐? 심하면 죽여서까지 입막음 하는 거 몰라?"

 "ㅈ, 죄, 죄, 죄송합니다."

 

 희환외의 몸은 심하게 덜덜덜 떨렸다.

 

 같이 생활하면서 느긋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독바로에게 진짜 편해졌었던 걸 후회했다.

 

 방금 전 자신이 하려했던 행동을 떠올리자 소름이 끼쳤다.

 

 "그런데 왜 들어왔어? 혹시 계약 내용 물리자고 찾아온 건 아니겠지?"

 

 독바로는 고개를 살짝 돌려 위아래로 희환외를 훑으면서 이야기 하였다.

 

 "...저기 대협, 사실 1000개는 좀... "

 "내 그럴 거 같더라. 안 돼. 이미 지장 다 말랐어."

 

 희환외는 독바로에게 무릎을 꿇었다.

 

 "아, 안됩니다. 이 집은 제 목숨보다 소중한 곳입니다 대협."

 "어이가 없네? 백 냥 거져 먹으려다가 안 될 거 같으니까 물린다? 이러는 거 웃기지 않아?"

 "정녕 저희에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잘해주시는 줄 알았는데 왜 저희를 속여..."

 "아놔~ 이래서 사람은 자기 적성에 맞게 살아야 된다니깐. 착하게 살아보려고 했더니 사기꾼 취급이네. 솔직히 잘 안 돼지?"

 

 독바로는 희환외의 태도전환에 어이가 없어서 화가 슬쩍 났다.

 

 그럼에도 화를 내지않고 희환외에게 차분하게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그건 니 경지가 낮아서 그런 거야. 니 문제가 먼지 알아?"

 "제 문제 말입니까?"

 "그래 니 문제. 니 문제는 실력은 절정인데 일류 행세한다는 거야."

 "제가 절정?“

 

 "검은 날카로운데 초식은 고정되어있어. 먼말인지 알아? 너 남이 하라는 대로만 하지? 책에서 본 고대로 따라하지? 니 스스로 먼가 초식을 바꾸려한다던가 변초를 섞어보려 한다든가 그런 스스로의 생각 따윈 없고 편하게 가르침 받은 대로만 하잖아. 그러면 발전이 없는 거야. 딱 일정수준까지 편하게 쉽게 올라가 그리고 끝. 그 다음 둘째, 객잔에서 보았지만 생각이 너무 많아. 잡생각이. 적의 최고상황과 자신의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는 듯 해. 자신을 엄청 과소평가하고 있지. 그건 신중함이 아니라 패배자의 사고방식이라는 거야. 언제든지 질 준비가 되어있는. 마지막으로 넌 너의 검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없어. 없어도 너~~~~~무 없어. 삼류가 봐도 니 검이 우습게 보일 꺼야. 자신이 자신의 실력을 아껴주지 않는데 남들이 보기에도 형편없어 보이는 게 당연하지. 그래가지곤 발전이 없어.“

 

 "그럼 어쩐단 말입니까? 전 대협처럼 돈이 풍족해서 여유롭게 검을 익힐 상황도 아니고, 가르쳐줄 사람도 없고, 돈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도 여유 있게 사지 못합니다. 대협처럼 재능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준고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 고생하는데 실력은 늘지 않고, 계속 이대로 무공을 익혀야 하는 건가 생각이 듭니다. 이 곳 남창 사람들이 청심문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때마다 비참한 심정을 아십니까? 주변의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주눅이 들고 회의감에 빠집니다. 나도 당당히 무림고수가 되어야지 하면서도 흐르는 시간에 점점 초조해진단 말입니다. 정체된 무공을 느끼며 나한테 무공에 대한 재능이 있는 걸까? 없는 걸까? 물어볼 사람도 없습니다. 말은 못 했지만 준고에겐 미안해서 미안하단 말도 꺼내지 못 했습니다. 주변에서 그만 두고 표국에 들어가 표사나 하라고 하면 수많은 생각을 합니다. 길을 지나가다가 어떤 사람들이 좋고 화려한 옷을 입고 다니면 부러워서, 부끄러워서 고개조차 들고 다니지 못 한단 말입니다!"

 

 희환외는 결국 감정이 북받혀서 눈물을 터트리며 주먹을 꽉 말아지었고, 난생 처음으로 상대에게 크게 소리질러가며 이야기했다.

 

 희준고는 그런 희환외의 말을 듣다 같이 눈물을 쏟으며 오빠를 감싸주었다.

 

 물론 독바로는 아무렇지 않게 쌀쌀하게 말했다.

 

 "말 다했냐? 다 했으면 가봐."

 

 희환외는 소매로 눈물을 닦으면서 희준고의 손길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갔다.

 

 그런 희준고는 독바로를 째려보면서 따지듯 말했다.

 

 "왜 그렇게 까지 매정하고 못 되게 말씀하세요."

 "아나 쌍으로 이것들이.“

 "우리 오라버니 좀 도와주시면 안돼요?"

 "아까 다 가르쳐줬어. 지가 스스로 발전하지 못하면 끝이야. 밥상을 차려줬으면 지가 떠먹어야지 내가 씹어서 줘야 돼?"

 

 희준고는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하였다.

 

 독바로는 희준고의 생각이 듣고 싶어 물었다.

 

 "것보다 너 자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데 진짜 그렇게 할일 없어?"

 "네..."

 "아니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거, 하고 싶었던 거 그런 거 정말 없어?"

 "저... 사실 어렸을 때 꿈이.. 히힛. 무림고수 여협이 되고 싶었어요.“

 

 자신의 꿈을 말한 것이 쑥스러운지 콧잔등을 살짝 찡그리며 귀엽게 웃었다.

 

 "그럼 됐네 가서 수련해."

 "네? 제가 무슨... 어떻게..."

 "내가 볼 땐 니네 남매 문제 많다. 왜 그렇게 쫄아있어. 해보지도 않고."

 

 희준고는 독바로의 말에 몸이 굳었다.

 

 누군가가 중지를 세워 주먹을 말아 쥔 다음 관자놀이를 후려친 것 같았다.

 

 '해보지도 않고... 그래 해보지 않았잖아.'

 

 희준고는 독바로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마치 며칠 전 빌려준 물건을 도로 받는 사람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그럼 저 무공을 가르쳐주세요."

 "아니, 날 너무 호구 취급하는 거 아니야? 넌 날 시중을 드는 사람이야."

 "대협께서 하고 싶은 거 하라면서요?"

 

 그러면서 희준고는 용기 있게 독바로를 다가갔다.

 

 독바로의 몸에서 땀 냄새가 났지만 싫지 않았다.

 

 오히려 방긋 웃으면서 독바로의 팔짱을 끼었다.

 

 그리고 목소리를 가늘게 하고 아양을 떨면서 말했다.

 

 "그럼 저 혼자 어떻게 해요. 대협이 좀 가르쳐주세요."

 

 무림에는 단 열두 명이 꽃이라는 별호를 얻었는데 그 중 천혜화 희준고가 웃자 주변 공기마저 향긋한 꽃향기를 풍기는 했다.

 

 독바로는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위험했다. 서둘러 희준고를 밀쳤다.

 

 "아, 알겠으니깐 떨어져."

 "고마워요 대협"

 "그리고... 웃지 마!"

 "네?"

 "웃지 마, 웃지 마, 웃지 말라고. 위험해, 웃지 마!"

 

 웃었다고 화를 내는 독바로의 행태에 희준고의 고개는 갸우뚱했다.

 

 무엇이 위험하다는 건지 몰랐다.

 

 희준고도 연애경험이 전무했다.

 

 독바로는 속으로 그동안 자신을 지켜준 만정신공에게 사과를 전했다.

 

 '휴... 나한테 위험한건 여진군 100만보다 이 녀석의 웃음이다... 만정신공아 미안하다. 순간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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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지저왕전(地底王戰) 2017 / 2 / 12 848 0 15576   
37 민국한(with. 부용화, 흑야화, 낭중화, 몽인화, … 2017 / 2 / 12 399 0 10867   
36 천재가 천재라고 한 천재. 2017 / 2 / 11 455 0 8378   
35 부끄러움이 옮다. 2017 / 2 / 11 594 0 10251   
34 호구의 탄생 2017 / 2 / 10 483 0 8683   
33 광서삼흉, 소심남매, 무림깡패 2017 / 2 / 10 494 0 7687   
32 강해질 것입니다.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2017 / 2 / 9 515 0 10142   
31 한 명을 향한 천 명의 목숨 2017 / 2 / 9 830 0 10811   
30 마지막 시험, 천마지관 2017 / 2 / 8 867 0 16178   
29 아, 나는 천재가 아니구나 2017 / 2 / 7 435 0 10843   
28 역대급 가볍고 허술한 대장 2017 / 2 / 7 477 0 9197   
27 죽음의 결사대 2017 / 2 / 7 462 0 12150   
26 면접, 백유유의 어릴 적 2017 / 2 / 6 421 0 6105   
25 역시 될 놈은 떨어져도 된다. 2017 / 2 / 6 611 0 9166   
24 그 와중에도 청춘은 뜨겁다. 2017 / 2 / 6 510 0 10488   
23 독고력을 원하는 두 남자. 2017 / 2 / 5 466 0 13551   
22 동정의 화경 고수 2017 / 2 / 4 450 0 6616   
21 일당천(一當千)의 늑대들을 키우다 2017 / 2 / 4 613 0 13240   
20 외전 동길홍의 과거 2017 / 2 / 4 435 0 7625   
19 독바로, 그러게 나서지 말걸 후회하다 2017 / 2 / 3 482 0 9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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