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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마지막 시험, 천마지관
작성일 : 17-02-08 00:12     조회 : 866     추천 : 0     분량 : 16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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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고력은 이쟁겁이 준 무공서를 탐독하였다.

 

 혼원아화공(混元我火空).

 

 혼원의 잠재된 기운 속에 나를 찾아 불태운다.

 

 화덕악정(火德惡政) 평자충만(平穩自充) 흑암리명(黑暗裏明) 자리지화(自裏之火)

 화의 덕으로 악을 정화하고 평화와 자비를 충만케 하라. 어둠 속에 빛이 있고 자신 안에 불이 있다.

 

 마치 불경같은 내용이었다.

 

 혼원아화공은 단전에 하나의 둥근 구를 만들어 그 구 속에서 여러 혼재된 기운을 서로 충돌시킬 때 얻어지는 파괴력을 사용하는 무공이었다.

 

 당연히 무공은 강하나 몸 속에서 기운을 부딪히며 생기는 폭팔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고 불안정한 무공이었다.

 

 문제점은 그것이었다.

 

 독고력은 자신의 부족한 점이 내공과 경신법 임을 알고 있었다.

 

 호천신가의 기초 심법인 백환심공을 익혀 정순한 내공을 가졌으나 타 삼류심법처럼 내공을 모으는 속도가 더디었다.

 

 지금 당장 절세신공을 구할 방법도 없고 기다릴 시간도 없었다.

 

 자신에게 찾아온 혼원아화공이란 것을 익히며 문제점을 보완해나가야 했다.

 

 혼원아화공은 총 3단계로 이루어져 있었다.

 

 혼원아화공의 1단공은 생성이다.

 

 원기(元氣)를 이용해 단전 중심에 핵을 만든다. 이것을 천중원(天中元)이라 하고,

 

 그런 다음 지니고 있는 내공 중에 가장 강하고 뜨거운 기운을 모아 핵을 만든다. 이것을 화양강(火陽强)이라고 한다.

 

 천중원과 화양강을 서로 붙여 놓은 다음, 나머지 남은 기운들을 뭉쳐 천중원과 화양강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돈다.

 

 그것을 혼원전(混元轉)이라고 한다.

 

 혼원아화공의 2단공은 충돌이다.

 

 혼원전을 움직여 천중원과 화양강의 기운을 부딪히게 한다.

 

 그러면 천중원과 화양강의 기운이 충돌하며 폭발하며 쪼개지는데 그 때 솟아나는 기운으로 무공을 시전하면 적멸하게 된다.

 

 하지만 기운이 폭발할 때의 충격과 덜 쪼개지는 것이 생기며 배출이 되지 못하면 몸에 충격을 주고 갉아먹는다.

 

 혼원아화공의 3단공은 융합(融合)이다.

 

 화양강의 기운을 북돋아 기운을 극도로 높인다.

 

 이때 엄청난 뜨거운 기운이 발생하게 된다.

 

 뜨거운 기운이 필요한 이유는 물이 수증기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심결로 천중원과 화양강을 한 곳에 모아두더라도 일정 거리가 생긴다.

 

 모든 물질에는 인력(引力), 척력(斥力)이 있기 때문이다.

 

 고온을 주어 두 기운을 융합해야 한다.

 

 그 융합된 기운은 가히 파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전에 뜨거운 기운을 극도로 끌어올리기 때문에 몸에 부담이 된다.

 

 무인이 1갑자를 가지고 있다고 치면 혼원아화 2단공을 운용할 경우 2갑자, 혼원아화 3단공을 사용하면 3갑자의 내공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독고력은 1단공과 2단공까지 습득할 수 있었다.

 

 더불어 독고력은 화경의 경지에 올랐으므로 이제는 파멸오결의 1초식을 수련할 수 있게 되었다.

 

 1초식은 무색멸검(無色滅劍).

 

 투명한 기운이 날카롭게 뻗어나와 기운이 쇄할 때까지 모든 것을 가른다고 되어 있었다.

 

 독고력은 반수에 무색멸검의 구결을 운용해 초식을 사용해보았다.

 

 보기에는 아무런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독고력의 도에는 무시무시한 기운이 담겨져 있었다.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바위에 검을 휘두르자 바위에 실금이 생기며 산산이 부서졌다.

 

 독고력은 그 모습을 보고 미간을 잠시 찌푸렸다가 이내 입가에 작은 호선을 그렸다.

 

 불완전한 화경의 경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생각만큼 위력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색멸검이 완전히 펼쳐졌더라면 바위가 가루가 됐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수준일지라도 그 위력은 상상이상이니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홀 수가 두 번 겹쳐 복이 온다는 중양절(重陽節)이 다가왔다.

 

 독고력은 그동안 수련했던 무공을 수습하고 곧이어 천마지관에 도전하러 출발하였다.

 

 천마지관은 가주전의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곳에 당도하니 사방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몸서리 쳐질 정도였다.

 

 칠대세가의 가주들과 교주, 장로, 호법들이 형형한 안광을 뽐내며 거마(巨魔 )의 위용을 선보이고 있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천마지관은 천마가 남긴 것이 아니였다.

 

 단지 천마를 기리기 위해 천마처럼 위대한 무인이 나오고자 하는 마음에 13대 교주가 엄청난 재물을 사용해서 만든 것이었다.

 

 당시 기관진식에 능통해 지관수사(知關遂士) 가축건과 제갈세가의 이단아 제갈항반이 마교주의 도움을 받아 합심으로 만든 것이었다.

 

 총 10년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이때 들인 돈은 현재 종나라의 3년 분 세금과 맞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천마지관은 천마가 살아있을 때 수련했던 곳을 개조했다.

 

 때문에 어딘가에 천마의 심득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전설이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천마의 심득을 얻었다는 소식은 없었다.

 

 천마지관은 총 5관문이 있었다.

 

 제 1관 마호지관(魔護之關)

 제 2관 절강지관(絶强之關)

 제 3관 심마지관(心魔之關)

 제 4관 나락지관(奈落之關)

 제 5관 계마지관(繼魔之關)

 

 교주 현무노가 다섯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천마지관은 소교주를 선출 할 때마다 개관한다. 나 역시 천마지관을 도전하였고 제 4관까지 통과하였다. 할 수 있는데까지 도전 해보거라.”

 “예”

 “예”

 

 독고력, 백유유, 이세기, 라나장, 현설은 천마지관에 들어섰다.

 

 거대한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썰렁하기 그지없는 공터가 나왔다.

 

 바닥을 제외한 하늘과 사방의 벽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마호지관은 마교의 1천 명 고수들이 호두알만한 쇠구슬을 각 방위에서 던진다.

 

 그럼 도전자는 공터의 중앙에 서서 호신강기를 끌어올린 다음 초식을 펼쳐 쇠구슬을 쳐내면 된다.

 

 반 시진 동안이나 버텨야 하는 관문이었다.

 

 이세기는 입에 호선을 그렸다.

 

 사실 천마지관에 참여하는 무인들은 대부분 7대세가의 무인들이었다.

 

  당연히 자신의 가문의 아이들이 통과하길 바라기 때문에 각기 다른 힘으로 쇠구슬을 던질게 자명했다.

 

 특히 독고력을 향해서는 전심을 다해 던질 것이다.

 

  제 아무리 독고력이라고 하더라도 내력이 담긴 쇠구슬을 반시진 동안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반 시진동안 호신강기를 펼칠 내력이 없을 것이거니와 일으킬 수 있다 치더라도 결국은 무너지거나 큰 충격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

 

 쇠도 두드리면 구부러지듯이 육신갑도 부셔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또 쇠구슬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조문을 맞으면 그걸로 끝이다.

 

 이세기와 백유유, 라나장은 무사히 시험을 마쳤다.

 

 전신에 타박상을 입긴 하였으나 마호지관은 통과한 것이다.

 

 하지만 현설은 마호지관에서부터 떨어져버렸다.

 

 상성이 너무 안 맞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설은 음공을 익혔기 때문에 쇠구슬을 막아내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현설은 천마지관을 바로 떨어졌지만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독고력의 차례가 왔다.

 

 독고력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몸을 보호하였다.

 

 이세기는 곧 있으면 무릎꿇고 쭈그리며 쇠구슬에 맞아 벌벌 떨 독고력을 상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독고력은 온 몸에 쇠구슬을 두들겨 맞아도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

 

 육신갑이 극성에 이른데다 문신강령술로 인하여 한계를 뛰어 넘었기 때문에 금강불괴지신보다는 못하지만 엄청난 방어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거기에 몰라보게 늘어난 독고력의 내력은 보다 안정적으로 호신강기를 일으킬 수 있게 해주었다.

 

 여유가 있자 독고력은 심지어 반수를 들고 초식 수련을 하는 듯 했다.

 

 이세기는 괴로워하는 독고력을 상상하다 독고력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자 처음에는 잘 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워낙 지독한 녀석이니까 하지만 이내 시간이 다 되어가자 먼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이게 어찌된 일이지? 금강불괴라도 된단 말인가?”

 

 이세기가 소리를 질렀지만 시험은 멈추지 않았다.

 

 이세기 외에도 여러 참관인들이 독고력이 금강불괴지신을 이룬것인지 의심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금강불괴가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아무런 배경도 없는 아이가 저 나이에 금강불괴를 이루기란 어불성설(語不成說)이기 때문이었다.

 

  육신갑 경지의 외공을 익히고 있다고 전해들은 그들은 독고력이 육신갑 외에 뭔가 특수한 무공을 익혀 단지 껍데기만 단단할 것이라 추측을 하였다.

 

 현설과 라나장은 독고력이 마호지관을 시작하며 쇠구슬이 날아들자 걱정을 했다.

 

  쇠구슬이 날아가는 파공음이 앞의 4사람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너무 불공평했다.

 

 각 가문의 가주에게 전력을 다해서 던지라는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호천신가의 무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독고력이 무사히 관문을 마치자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수석 장로 강독낙이 앞으로 나서면서 말을 했다.

 

 “다음 관문은 절강지관이다 계속하겠느냐?”

 

 4명의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시험 역시 독고력에게 아주 불리했다.

 

 마찬가지로 무인들이 시험했기 때문이다.

 

 철문을 열고 다음 관문을 넘어가니 2백명의 무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절정의 고수로 한 가지 진법을 익혔다.

 

 연환사궁진(連環死弓陣)이었다.

 

 연환사궁진은 무려 백 명의 절정 무인들이 진을 이루어 진법을 통해 손쉽게 서로에게 격체전공을 할 수 있게 된다.

 

 격체전공을 받은 중앙의 선 무인은 강기를 만들어 쏘아낸다.

 

 그렇게 1백번의 강기를 받아내는 것이 절강지관의 시험이었다.

 

 맨 처음은 당연히 독고력부터 시작이었다.

 

 연환사궁진을 이루는 무인들도 결국 사람이다.

 

 아무리 잠시 쉬었다가 내공을 보충한다고 하더라도 처음보다 두 번째가 힘들다.

 

 하지만 독고력은 아무 말없이 앞으로 나섰다.

 

 이런 저런 핑계와 불만을 내비치지 않았다.

 

 알고 있었다. 원래 세상은 불공평한거.

 

 그래서 자신이 강해져서 모든 것을 바꾸려하지 않은가.

 

 독고력은 반수를 꽉 쥐고 기수식을 취했다.

 

 독고력의 검에는 파멸오검의 제 1초식 무색멸검이 펼쳐지고 있었다.

 

 무색멸검은 말 그대로 투명한 무채색의 강기이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

 

 검 주변이 약간 일렁이는 정도?

 

 독고력은 첫 마호지관에서 내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쌩쌩했다.

 

 하지만 절강지관이 시작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백명의 무인이 합심해 펼치는 강기는 약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번에 독고력을 떨어트리지 않으면 천마지관의 다른 관문들은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기를 쓰고 강기를 날렸다.

 

 독고력은 20합을 주고 받자 손이 저릿저릿하며 속이 울렁이는 것이 느껴졌다.

 

 하는 수 없이 불안전한 혼원이화공을 쓰기로 했다.

 

  하단전에 있는 혼원전이 빠르게 단전속을 휘돌며 천중원과 화양강을 충돌시켰다.

 

 그리고 그 폭팔적인 힘을 반수에 담았다.

 

 강기와 강기가 부딪혔다.

 

 백 명의 무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독고력은 계속해서 몸 속에서 내공을 충돌시켰고 강기에 당해 내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 운기행공을 하여 내상을 입었다.

 

 90합이 지나자 반수가 계속 되는 충격에 부러지고 말았다.

 

 단단한 손에 수강을 일으켜 받아쳤다.

 

 결국 입에서 검게 죽은 피가 쏟아졌지만 결국 절강지관마저 통과했다.

 

 이세기는 독고력이 내공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관문은 절대로 통과하지 못하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놈은 보란 듯이 통과해버렸다.

 

 갑자기 내공이 눈에 띄게 상승해버린 것이다.

 

 사사건건 눈에 거슬리는 독고력을 보자 짜증이 치밀었다.

 

 피를 토하고 가부좌를 틀어 휴식을 취하는 독고력의 목을 치고 싶었으나 참아야만 했다.

 

 이번 관문에서는 라나장이 떨어졌다.

 

 독고력보다 기운이 많이 약했음에도 결국 강기는 강기.

 

 결국 백유유와 겨우 통과한 이세기, 독고력만이 절강지관을 통과했다.

 

 이세기는 내상이 깊어 얼굴이 하얗게 질린 독고력을 보며 조소를 지었다.

 

 “훗 독고력 다음은 꼭 떨어지겠군”

 “아니 그렇지 않을지도.”

 “왜?”

 “3관은 무공을 쓰는 곳이 아니거든.”

 

 백유유의 말대로 제 3관 심마지관은 내공을 사용하는 곳이 아니였다.

 

 시전자의 피와 영창을 매개체로 펼치는 환술, 귀실망혼진(鬼失亡魂陣)이 설치되어 있는데 귀실망혼진 속으로 들어가면 당사자는 가장 어둡고 싫었던, 괴로운 기억을 생생하게 보여줘 정신을 망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심하면 백치가 되거나 목숨을 잃을 수 도 있었다.

 

 대호법 북섬진이 나서면서 말했다.

 

 “심마지관에 도전했다가 백치가 되거나 죽은 사람들이 부기지수이다. 그래도 심마지관 도전하겠느냐?”

 “예”

 “...예”

 “아뇨”

 

 북섬진과 독고력은 도전하겠다고 말했지만 백유유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3 중에 제일 멀쩡해보이는 것이 백유유였다.

 

 대호법은 마나신가의 가주 백경변을 쳐다보았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돌같은 사람이었다.

 

 사실 백유유와 백경변은 사전에 이야기가 되어있었다.

 

 자칫 백유유의 마음 속 어둠을 건드려 마성이 터지면 어찌 될지 모르니 3관은 하지 않기로 약속 되어있었다.

 

 북섬진은 눈매를 호선으로 그리면서 독고력에게 말했다.

 

 “호오. 이제 거의 약속을 다 지켜가는구나?”

 “예. 곧.”

 “껄껄걸. 좋네 좋아 남아일언 중천금이지. 기다리고 있겠네.”

 

 돌아서는 북섬진의 주먹에는 땀이 차있었다.

 

 이세기는 백유유가 그만 두자 야망에 이글거렸다.

 

  독고력은 비실비실 위태로워 보였기 때문에 자신이 유리하다 여긴 것 이었다.

 

 그리고 대호법이 독고력에게 친한 척하자 질투가 일었다.

 

 독고력이 먼저 심마지관에 들어갔다.

 

 묘한 연기가 흘러들어와 정신을 흔들었다.

 

 사람이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법.

 

 어쩔 수 없이 연기을 들이마셨다.

 

 몽롱해지며 먼가 희끗한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 무복의 붉은 호랑이가 그려진 무인들이었다.

 

 자신의 앞에는 가슴을 움켜지며 피를 쏟고 있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가물가물한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자 가슴이 울컥했다.

 

 “크하하하 죽여라! 방패문은 멸망이다.”

 “역적 독고호! 지옥에 떨어져라!”

 “난도질해버려라! 다지고 또 다져버려라!!”

 

 독고력은 생생한 모습에 소리를 질렀다.

 

 “안돼!!!!”

 

 독고력이 막아보려 애썼으나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그저 아버지가 난도질당하는 광경만 보일 뿐이었다.

 

 독고력은 괴로웠다.

 

 하지만 괴로워 할 틈도 없이 라부노와 유발휘가 나타났다.

 

 유발휘는 독고력을 보며 거칠게 말을 내뱉었다.

 

 “천한놈! 근본없는 놈! 더러운 자식! 어딜 넘봐? 호천신가도, 라나장도 절대 넘볼수 없다!”

 

 짝! 짝! 짝! 짝! 짝!

 

 독고력의 뺨을 계속해서 후려갈겼다.

 

 독고력은 뺨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느껴졌다.

 

 육신갑과 문신강령술을 통해 강한 피부를 가진 독고력이 평범한 싸대기에 아픔을 느낄리 없지만 독고력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울었다.

 

 아파서가 아니라 괴로워서이다.

 

 곧이어 라부노는 아무 말 않고 자신을 내려다봤다.

 

 차갑고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다음으로 백유유가 미소를 띄며 자신에게 덤벼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막아보려 했으나 백유유가 계속해서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

 

 분하고 분했다.

 

 그동안 미친 사람처럼 그렇게 열심히 수련을 했지만 백유유에게 이기지 못하는 사실이 너무나도 분했다.

 

 독고력은 이러한 환상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어느새 독고력은 흰자위가 보이며 침을 질질 흘리기 시작했다.

 

 제 3관부터는 어느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다.

 

 때문에 몇몇 사람들이 철문 앞에서 들리는 소리만 듣고 유추해내야만 했다.

 

 “으아악!!!”

 “크아아!!”

 “죽인다. 죽여버리겠다!!!”

 

 라나장과 현설은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독고력은 끝없는 환상에 고통스러워 포기하려 했다.

 

 고통스러움에 몸에 경련이 일어나며 발작을 일으키며 땅을 뒹굴렀다.

 

 그 때 품에서 옥패가 떨어졌다.

 

 라나장과 반쪽으로 나누었던 그 옥패.

 

 독고력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그 옥패를 알아봤다.

 

 그리고 손으로 꼭 쥐었다.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조금만 참아 내가 널 데리러 갈게. 그리고 항상 내 옆에 둘거야.”

 

 라나장에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강해지거라. 그것만이 네가 살길이다.”

 

 라부노가 자신에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독고력은 엎어졌던 허리를 꽂꽂이 세웠다.

 

  "강해지겠다고요? 제가 도와드리도록 하겠소.“

 

 라나장과 함께 자신의 어린 시절 같이 보낸 스승이나 다름없는 문창의 말도 떠올랐다.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 물었다.

 

 전신의 감각을 끌어올리고 앞에 보이는 허상을 노려보았다.

 

 자꾸만 생생하게 느껴지는 허상에

 

 “예. 하지만 다음 번은 미친 놈이 아닌 소교주로 대호법을 뵈러 오겠습니다.”

 

 대호법의 약속을 떠올렸다.

 

 화염산 구덩이에 홀로 쓸쓸히 계신 이쟁겁의 모습을 떠올렸다.

 

 “크아아아!! 갈!!!”

 

 자신을 믿고 따라주며 도와준 모든 이들과의 기억과 약속을 떠올리며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마침내 허상은 모두 사라지고 다음 관문이 보였다.

 

 통과한 것이다.

 

 독고력은 잠시 가부좌를 틀고 소주천을 돌린 후, 다음 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바깥의 사람들은 시간이 다 됐음에도 철문이 열리지 않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철문을 열었다.

 

 들어갔던 철문이 열리지 않았으니 포기하지 않았거나 상세가 좋지 않을터.

 

 각자의 바램을 가지고 철문을 보았다.

 

 이세기는 철문을 열고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으나 독고력이 보이지 않자 분통을 터트렸다.

 

 “칫. 버러지가...”

 

 이제는 독고력이 자신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인정하지 않았다.

 

 할 말이 ‘버러지’밖에 없었다.

 

 자신이 독고력보다 나은 것은 배경뿐이었다.

 

 이세기는 독고력이 성공한 것은 자신도 가뿐히 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철문이 닫히면서 향이 흘러들어왔다.

 

 잠시 후 이세기는 눈 앞에서 허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독고력이 나타났다.

 

 독고력이 자신에게 들러붙었다.

 

 자신에게 착 감겨 떨어지지 않고 이곳저곳 꺾고 졸랐다.

 

 “커억.커헙. 죽여버릴테다.”

 

 사실 지금 이세기에게는 심마지관의 시기가 좋지 않았다.

 

 사람은 저마다 때에 따라 가지게 되는 기운과 회복력, 정신력이 틀리다.

 

 이세기는 현재 몇 년간 계속해서 백유유와 독고력에게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던 독고력이 눈 앞에 나오자 이세기의 정신은 아주 쉽게 무너지고 있었다.

 

 곧이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자신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마다 때려죽인 사람들이다.

 

 “왜 우리에게 그런 짓을 했느냐! 너도 똑같이 때려죽여주마!”

 “개처럼 패서 죽이자!”

 

 이세기는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이 나타나 자신을 향해 악귀처럼 달려드는 모습에 당황했다.

 

 얼마 후 이세기는 눈이 뒤집히며 입을 헤 벌리고 손을 싹싹 빌며 누군가에게 용서를 비록 있었다.

 

 “히이익~ 자, 잘못 했소. 잘못 했소.”

 

 잠시 후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철문이 움직이지 않자 또 다시 기대반 걱정반으로 나뉘였다.

 

 대호법이 철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 곳에는 침을 질질 흘리며 사시떨 듯 떨고 있는 이세기가 보였다.

 

 이세기는 쪼그려 앉아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한 눈에 보아도 정상이 아닌 듯 해 보였다.

 

 혈천신가 가주 이충송은 아들을 데려가 치료하려고 앞으로 나섰다.

 

 그 때 이세기가 하는 소리는 모든 사람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내, 내, 내가 자, 자, 잘 못 했소. 다, 다, 다시는 죽이지 않을거요. 야, 약 약속하오. 내 아버지와도 그리 약속했소. 이번엔 반드시 지킬 것이오.”

 

 이충송는 당황하며 서둘러 상황을 정리하려 했다.

 

 “이런 심마지관에서 미쳐서 헛소리를 하는 구나. 빨리 데려가서 치료를 해야겠소 자칫하면 백치가 될 듯 하오.”

 “아, 아버지 이,이제는 정말 다, 다시는 사람들을 죽이지 않을테니 이, 이 사람들 좀 어떻게 해주시오.”

 

 아버지의 바램을 몰라준 채 도리어 혈천신가 가주를 알아보고 더욱 곤란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잠깐. 그냥 넘길 소리는 아닌 것 같소만?”

 

 호천신가 가주 라부노가 혈천신가 가주 이충송의 행동에 제약을 걸었다.

 

 “딱! 봐도 모르시오. 지금 심마지관에서 마음에 화를 입어 헛소리하는 것을!”

 “흥. 심마지관은 자신의 마음 속 잠재되어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요? 쉽게 넘어갈 사안이 아닌 듯 하니 이세기를 천마청에서 치료케하고 진상을 파악해야 겠소이다!”

 

 이충송은 이를 뿌득 갈았다.

 

 라부노가 말한대로 이세기의 악행이 밝혀지면 당분간 혈천신가의 입지가 위축된다.

 

 하지만 현재 이 자리는 교주와 장로, 호법들까지 모두 와 있는 상태라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이충송은 정신이 나가 아직까지도 이런 저런 헛소리를 늘여놓는 이세기를 죽일 듯이 쳐다봤다.

 

 ‘저 쓸모 없는 놈!’

 

 손속이 아주 매섭기로 소문난 묵안혈편 서한강이 승일신가로 떠났다.

 

 서한강과 교 내 집법을 담당하는 승일신가라면 그동안 덮어두었던 이세기의 악행이 드러날지도 몰랐다.

 

 아니 어쩌며 이상연마저도 엮일지 모른다.

 

 이충송은 수하에게 전음을 보냈다.

 

 ‘의두북에게 대신 책임지게 하라’

 

 전음을 받은 수하는 즉시 자리를 떠났다.

 

 독고력은 제 4관 나락지관에 들어서자 두 개의 문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두 개의 문 사이에는 이러한 글이 적혀있었다.

 

 - 좌측 문은 짧고 심하게 고통스러운 곳, 우측 문은 길고 적당히 고통스러운 곳. 둘 중 한 곳을 택해 들어가라-

 

 독고력은 생각지도 않고 좌측 문으로 들어갔다.

 

 그 방의 바닥은 검은 물이 출렁이고 있었다.

 

 극독의 물.

 

 반대편 출구까지 가려면 반드시 이 검은 물을 밟고 지나가야 했다.

 

 현경의 경지인 허공답보가 아니고서는 그냥 넘어갈수 없는 거리였다.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괴로울 정도로 독한 독이었다.

 

 독고력은 빠르게 독을 건넜다.

 

 발목 밑으로 신발과 옷이 녹아내렸다.

 

 발이 검게 물들어 미약한 고통을 주었다.

 

 하지만 만독불침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의 내성과 독고력이 품고 있는 화령극지의 기운은 독을 어느 정도 이겨내 주었다.

 

 독고력은 다음 문을 보았다.

 

 또 다시 두 개의 문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글이 적혀있었다.

 

 - 당기는 것. 미는 것. 둘 중 하나를 골라라.-

 

 독고력은 당기는 것이라고 적혀진 왼측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방 안에는 바닥에 중심에는 발바닥 모양이 있고 그 주변에는 선이 그어져있었다.

 

 주변에는 거대한 철판들이 있었다.

 

 독고력은 일단 중앙에 발모양에 맞춰섰다.

 

 그리고 내공을 끌어올려 허공섭물로 철판들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바닥에 그어진 선까지 끌어당겨 옮겨놓았다.

 

 그렇게 백 개를 당기고 나서야 백 개의 철판들이 기관을 누른 듯 다음 관문이 보였다.

 

 독고력은 그제서야 왜 나락지관인지 깨달았다.

 

  계속해서 선택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1,2,3관문을 통과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다.

 

 그리고 제 4관 나락지관부터 자신이 선택하게 만들어 관문을 들어가게 한다.

 

 아마도 좌우 어떤 곳을 선택해도 특색만 다를 뿐 힘든 것은 비슷하리라.

 

 하지만 사람 심리가 못 들어 가본 문 쪽에 미련이 남는다.

 

 저곳은 어땠을까, 쉬울까, 내가 통과하기 편한 곳일까라는 의문을 남긴다.

 

 무공은 저마다 특색이 있어 빠르고 강하고 부드러움 등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문마다 다른 시험이면 분명 자신이 쉽고 어려운 문이 있을 것이었다.

 

 이것이 나락이었다.

 

 조건이 다른 선택을 하여야 할 때 인간은 번뇌에 빠진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되면 심리적 타격은 평상시보다 몇 배 더 크게 받게 된다.

 

 그리고 나락지관에서 떨어지고 나면 후회가 남게 된다.

 

 아 그 때 옆으로 가볼걸.

 

 미련과 후회.

 

 나락지관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지독한 관문임이 틀림없었다.

 

 독고력은 멈추지 않고 문을 선택했다.

 

 독고력의 선택은 끝까지 왼쪽! 독고력은 고집이 쎈 사내였다.

 

 다음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만 개의 천동인형이 기계처럼 움직였다.

 

 만 개의 천동인형을 부수고 다음 문을 열고 들어가니 거대한 크기의 쇠기둥이 추처럼 달려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사이를 지나 다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화살이 날아왔다.

 

 하지만 무측야수공으로 이미 육감이 발달한 독고력에게는 손쉬운 과제였다.

 

 다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천중수(泉重水)가 있었다.

 

 천중수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액체로 금과 무게가 비슷했다.

 

 쉽게 말해 금이 액체처럼 녹아 있는데 색깔이 맑을 뿐인 것이다.

 

 천중수로 들어가니 무거운 물이 자신의 온 몸을 찌그러트리듯 내리눌렀다.

 

 하지만 독고력은 차분히 걸어 반대편으로 도달했다.

 

 그렇게 몇 개의 과제를 더 끝내고 나서야 다음 관문이 보였다.

 

 계마지관.

 

 현 교주는 계마지관에 도전했다가 포기했다고 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역대 소교주들 또한 3, 4관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독고력 역시 몸과 정신이 많이 지친 상태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은 전무후무한 무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문창과 대호법 앞에서도 큰 소리를 쳤고 라나장과 현설의 마음도 받지 못했다.

 

 복수도 해야 했고 아버지 앞에 당당히 서야했으며 홀로 외로이 자신을 기다릴 이쟁겁도 데리러 갈려면 어중간한 강함으로 될 리가 없었다.

 

 아니 자존심이 상해 물러나지 못했다.

 

 독고력은 마음을 다잡고 철문을 열었다.

 

 그 곳에는 바닥과 벽면의 권, 수, 지, 칼, 발자국 등 여러 무공의 흔적들이 남겨있었다.

 

 이곳이야 말로 천마와 각 교주 후계자들이 도전하며 남긴 흔적들의 유산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운데 꽂혀있는 검을 보았다.

 

 볼품없는 청강검(靑釭劍).

 

 시정잡배들이 대장간에서 싼 값에 살수 있는 그런 낡고 녹이 슨 검이었다.

 

 하지만 독고력은 그 검이 진짜 계마지관임을 깨달았다.

 

 이 검 때문에 천마지관이 이곳에 세워진 것이다.

 

 청강검의 5장 앞으로 다가갔다.

 

 검에서 기운이 흘러나와 몸을 밀어냈다.

 

 하지만 독고력은 멈추지 않고 전진했다.

 

 4장 앞으로 다가가니 검이 산처럼 거대해지며 자신을 내리눌렀다가 반으로 갈랐다가 관통하는 등 다양한 환상이 눈 앞에 펼쳐졌다.

 

 독고력은 입술을 깨물고 터트려 피 맛을 느끼고 다시 정신을 차려 전진했다.

 

 3장 앞으로 다가가니 청강검에서 절세검술들이 펼쳐졌다.

 

 반수를 잃어버린 독고력은 청강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술을 맞받아쳤으나 5합도 채 되지 않아 맞고 뒤로 물러섰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독고력은 가벼운 내상을 입은 듯 했다.

 

 다시 5장부터 전진했다.

 

 3장에 이르렀을 때 다시 검술과 대결을 펼쳤으나 10합만을 버텼을 뿐이었다.

 

 독고력은 포기하지 않았다.

 

 몸은 지쳐갔으나 의지력과 집중력은 더욱 높아만 갔다.

 

 독고력은 다시 3장안으로 들어섰을 때 묘하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부터 이번 3번째까지 검술이 똑같았다.

 

 ‘그럼 피하면 되지 않은가?’

 

 독고력은 검술을 피해 발을 놀렸다.

 

 생각한 대로 곧 잘 되진 않았다.

 

 워낙에 검술이 훌륭해 피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몸으로 받아내며 또다시 물러났다.

 

 전진한 독고력은 내력을 끌어올려 모두 용천혈에 집중했다.

 

 그리고 검술을 피했다. 20합까지 버텼다.

 

 독고력은 물러났다가 다시 전진하려는 그 때 바닥에 발자국을 보았다.

 

 검술을 피하려 용천혈에 내공을 머금은 독고력의 발은 자연스레 바닥에 발자국을 남겼는데 그것이 왠지 보법과 비슷해 보였다.

 

 ‘혹시?’

 

 사실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신의 무공을 이용해 검술을 받아내려고 하지, 몸으로 받아내려 했던 소교주는 없었던 것이다.

 

 환상이긴 하나 검술과 맞붙으면 실제로 외상이 생기고 내상을 입어 몇 번 도전하지 못하고 물러나기 때문이다.

 

 명문세가에서 외공을 익힐 리가 없었다.

 

 이러한 방법을 쓸 수 있는 것은 외공을 익힌 독고력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독고력의 도전은 계속 되었다. 10번 실패 하였다.

 

 입에서는 검은 피가 줄줄 흘러 앞섬을 적셨다.

 

 포기하지 않았다.

 

 독고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육신갑과 문신강령술을 익힌 그가 아니였으면 벌써 온 몸이 갈라져 죽었을 것이었다.

 

 ‘반드시 이겨낸다. 반드시 얻는다!’

 

 계마지관은 마치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곳 같았다.

 

 자신이 현재 없는 것은 검법과 보법.

 

 멸절오결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검법이라기보다는 검의 경지를 이용한 개념과 같은 것이였다.

 

 물론 무측야수공을 이용한 마구잡이 도법도 있지만 눈앞에 절세검술이 있으니 탐이 났다.

 

 또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경신법도 있었다.

 

 이곳은 금강불괴에 이른 독고력이 기연을 얻을 수 있는 장소였다.

 

 왜 지난 천년 동안 이 곳 천마지관을 통과하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제 아무리 천고의 기재라 하더라도 제 1관부터 쉴새 없이 이곳에 도달하면 내공이 고갈한다.

 

 그리고 계마지관은 금강불괴가 아니고서는 통과하기 어려워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의지력이 필요했다.

 

 정식으로 교주가 될 사람이 아니고서는 금강불괴에 무공이 고강한 사람이 굳이 천마지관에 올 필요는 없었다.

 

 독고력이 몇 번 도전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할만큼 수없이 검을 향해 다가갔다.

 

 검세를 피해 이저저리 움직이다보니 3장의 거리를 좁히는데 수 백번의 발걸음을 움직여야만 했다.

 

 독고력은 결국 지독한 의지력으로 청강검에 손이 닿았다.

 

 청강검은 독고력의 손에 닿자 부셔지고 말았다.

 

 단순히 검이 꽂혀있는 듯 했지만 청강검은 사념을 담아 기관과 기문둔갑을 이용해 방금과 같은 사술이 만들어졌다.

 

 모체인 청강검에 독고력의 의지력이 담긴 손이 닿자 오랜 세월의 힘을 견디고 있던 청강검이 부서진 것이다.

 

 독고력은 가물가물해지는 정신을 부여 잡고 마지막 철문을 밀었다.

 

 밝은 빛이 독고력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독고력은 그렇게 쓰러졌다.

 

 ********

 

 한편, 정해진 시간이 지났음에도 독고력이 나오지 않자 각 가문의 가주들은 이만 시신을 거두고 천마지관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기다릴 수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대호법과 라부노가 철문 앞을 막아섰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오. 아직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았소.”

 “그렇소. 계마지관이 끝나려하면 얼마나 걸리는 아무도 모르지 않소이까.”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동안 천마지관을 지켜봐온 그들은 지루하기 그지 없었다.

 

 “소교주가 되려는 자는 천마지관을 치러야 한다는 이런 낡은 전통은 이제 버려야 하오.”

 “그렇소.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들도 아니고 매번 이렇게 기다려야 한다니...”

 

 묵묵히 서있던 현무노가 말을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오.”

 

 그러자 불만이 많던 사람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고 현무노를 쳐다보았다.

 

 “우리 본 교의 수뇌부가 장차 다음 대 교주가 될 소교주의 첫 관문을 이렇게 모두 모여 기다리는 것은 ‘소교주’라는 결과물을 보기 위해서 아니라고 생각하오. 그것은 진심으로 본 교와 교주를 위한 역사성과 혼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오.”

 

 라부노는 사람들을 일일이 쳐다보며 말했다.

 

 “허헛, 그렇지 않소? 이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낡아빠진 전통을 모조리 쇄신해야 한다. 옹고지신(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해야 한다. 말들이 많잖소. 허면 이야기들 나눠봅시다. 이것은 낡아빠진 전통이오? 지켜야할 전통이오?”

 

 아웅다웅하던 사람들의 입은 모두 다물어져있었다.

 

 모두 생각에 잠기어 다음 대의 교주가 될 소교주 첫 관문식은 지켜야 하는 전통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라나장과 현설, 대호법은 고마움의 눈길로 교주를 바라보았다.

 

 어찌 됐건 시간은 끌게 되었으니.

 

 얼마 후 철문이 열렸다.

 

 아니 열리다가 말았다.

 

 사람들은 인기척에 철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호법이 문에 다가갔다.

 

 살짝 벌어진 문 틈에 꼬질꼬질한 사람의 손이 보였다.

 

 문을 활짝 열어 독고력을 얼른 꺼냈다.

 

 북섬진과 라부노만이 독고력을 살펴 치료하러 데리러 갔고 그 외 사람들은 설마하는 심정에 천마지관 안으로 들어갔다.

 

 청강검이 없었다.

 

 아니 있었는데 부셔져 잔해만이 남겨져 있었다.

 

 천년 묵은 전설이 깨져버렸다.

 

 독고력은 몇 일이 지나도록 깨어나지 못했다.

 

  무리하게 관문들을 통과하며 몸과 혼원아화공을 끌어다 써서 내부가 생했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우선 이세기의 죄목이 드러났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라고 했던가.

 

 혈천신가의 힘과 재물에 억눌려 말을 열지 못하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성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묵안혈편 서한강과 승일신가에서 형을 집행하는 부대 징악묵대(懲惡黙隊)가 나섰기 때문이었다.

 

 이제껏 이세기가 불사 지른 마을만 수십 여개, 사람을 때려죽인 것만 수천 명이었다.

 

 그 때 이상연이 종종 따라나서 같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언이 흘러나왔다.

 

 혈천신가는 제 아무리 후계자가 둘 뿐이라도 이세기와 이상연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교내의 교민들의 민심은 혈사교를 떠날 것이고 혈천신가는 지탄을 받으며 멸망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의두북은 나서서 자신이 그랬다며 거짓말로 둘러댔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대었다.

 

 거대 가문에서 액받이로 사람을 하나 버렸다는 식의 소문이 나는 것이었다.

 

 결국 이세기와 이상연은 종신형에 처해 마뢰옥(魔牢獄)에 갇혔다.

 

 벌벌 떠는 이세기와 악에 받쳐 아버지와 세가 사람들에게 욕을 하는 이상연,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 않고 있는 의두북은 이제 평생 어둠 껌껌한 지하에서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개밥 비슷한 것을 먹으며 평생 갇혀 지내야만 했다.

 

 한편, 이세기는 감옥에 가고 백유유는 2관문 밖에 통과하지 못했으나 독고력이 천마지관을 모조리 통과하자 호천신가를 제외한 모든 기득권 세력들은 모조리 반대하고 나섰다.

 

 이대로 독고력이 소교주가 된다면 비룡신대를 보유했고 천마지관도 모두 깨버린 소교주로서 교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면 힘과 권력은 모두 독고력이 쥐게 될 터였다.

 

 그들은 반대하는 이유를 대었다.

 

 독고력이 전통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제껏 수백 년동안 교주는 7대세가에서 나왔다.

 

 7대 세가 정통 후계자에게서.

 

 하지만 독고력은 호천신가의 가주가 어디선가 데려온 양아들이었다.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배화신가, 혈천신가, 마나신가는 호천신가의 아들이 이대로 소교주가 되는 것을 더더욱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마나신가의 백유유를 앞으로 내세웠다.

 

 반대로 호천신가, 사사신가, 밀영신가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 의견대립은 길어져만 갔다.

 

 교주 라부노가 나섰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것이오? 마룡대전을 모조리 물린단 말이오? 천하에 다 알려진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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