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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리코 - 3
작성일 : 17-02-06 17:48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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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가 떠난 뒤, 리코는 한동안 프레이 저택의 하인으로 지냈다. 그것은 별로 특별한 거 없는 생활이었다. 그는 봉급에서 남은 걸 어머니에게 보냈다. 어머니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지만, 리코는 개의치 않았다. 충실하게 매일을 살았고, 프레이는 괜찮은 주인이었다.

 

 그 생활이 변한 건 피에트로가 죽고 나서부터였다. 그는 프레이의 후원으로 도시 안에 검술 도장을 차렸다. 그리고 다른 도장의 사범들을 도발해서 결투를 신청하고 모두 물리쳤다. 그 무렵 할록웰에서 온 살인검객 피에트로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당연히 도장은 성황이었고, 그렇게 좋은 시절이 온 듯 했다.

 

 하지만 그의 제자들이 모두 결투 때문에 목숨을 잃으면서 그의 시대도 끝났다. 사람들은 살인검객이 부른 피의 순환에 겁을 먹었고, 그 뒤론 아무도 제자가 되려 하지 않았다. 그는 술독에 빠졌고, 그러다 죽었다. 시체를 본 사람들은 모두 독살되었다고 수근 거렸다. 리코도 그 자리에 있었다. 시커멓게 변한 혀와 얼굴이 처참했다. 목을 부여잡은 두 손에서 손톱이 모두 벗겨져 있었다. 그게 평생의 결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검사의 말로였다.

 

 장례가 끝나고 프레이는 리코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이제 칼 값을 치룰 때가 됐다.”

 

 리코는 처음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프레이에 관한 소문은 사실이었다. 다만 그는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도시 구석에 있는 거지부터 몰락한 귀족의 자식까지 가리지 않고 납치해 자신의 비밀 별장에 가두었다. 그리고 옛날에 피에트로가 그랬듯이 이제 리코가 그 일을 할 차례였다.

 

 리코는 처음엔 망설였다. 하지만 프레이의 협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집이었지? 네 어미가 있는 곳이.”

 

 그 말에 등뼈를 타고 소름이 쫙 올라왔다. 리코는 집사 세실을 본받아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고양이집에서 먹은 나이만큼 더 나이를 먹게 될 때까지 리코는 프레이의 지저분한 일들을 대신했다.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별장의 지하실에 내려가지 않는 게 전부였다.

 

 모든 일의 끝은 시작만큼 갑작스러웠다. 그 무렵 프레이는 한 여자에게 푹 빠져있었다. 상대는 이제 막 초경을 맞은 여자였다. 하지만 프레이도 함부로 그녀를 건드릴 순 없었다. 그녀는 어엿한 지방 영주의 여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동안 다른 사람들로 욕구를 채워보려 했지만, 결국에는 참지 못했다.

 

 그해 우기가 끝난 직후, 프레이는 그 여자에게 청혼했다. 여자의 아버지는 중앙에 연줄이 생겼다며 그저 좋아만 했다.

 

 결혼식은 수확제가 끝난 직후에 이루어졌고, 프레이는 첫날밤부터 그녀를 별장으로 데리고 갔다. 리코는 별장 다락방에 있었다. 바닥 틈으로 끔찍한 비명이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집 안에 가구 하나 없어서 소리는 더 잘 울렸다.

 

 리코는 생각했다. 프레이는 애태우고 있던 만큼 그녀를 살려둘 거라고. 그는 칼을 품에 안으려다 멈칫했다. 그리고 그걸 최대한 멀리 떨어진 데에 놓아두었다. 좀처럼 잠들기 힘든 밤이었다.

 

 다음날 프레이는 자기 부인을 데리고 지하실에서 올라왔다. 그녀는 결혼식 때 입었던 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있었다. 프레이는 식사를 하고 별장을 나갔다. 그러면서 리코에게 그녀를 감시하라 명령했다.

 

 리코는 그녀를 큰방에 둔 채 다락으로 올라갔다. 거기에 있어도 집 안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어차피 현관과 창문은 모두 굳게 잠겨있었다. 새 신부는 하루 종일 큰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리코가 식사 때마다 얼굴을 비췄지만, 그녀는 음식을 모두 거부했다. 차라리 굶으면 더 빨리 죽을 수 있을 거야. 리코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날 밤 프레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리코는 다른 이유로 괴로웠다. 꿈에서 그는 어린아이로 돌아가 있었다. 칼을 가지고부터 한 번도 꾸지 않았던 꿈이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난 그는 칼을 찾으려 손을 뻗었다가 이내 포기했다. 그리고는 아래층을 향해 감각을 넓혔다. 그녀는 아직도 방에 가만히 있었다. 리코는 다시 한 번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날이 밝자 집사인 세실이 찾아왔다. 그는 내일 프레이가 올 것이니 준비를 해놓으라 말했다. 리코는 음식을 들고 그녀의 방에 들어갔다. 방 안에는 악취가 가득했다.

 

 “내일 주인님이 오신답니다.”

 

 그녀는 여전히 음식을 거부했다. 리코는 겨우 힘을 짜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분은 악취를 좋아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녀가 리코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공포와 절망에서 이내 체념으로 바뀌었다.

 

 “물을 준비해놓겠습니다.”

 

 그 말만 하고 리코는 밖으로 나왔다.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한번 주저앉자 한참이나 일어나지 못했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지만, 얼굴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물이 데워지자 리코는 문밖에서 그녀를 불렀다. 순순히 리코의 말에 따르고 있는 그녀의 두 눈은 텅 비어있었다.

 

 그녀는 욕실 안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리코는 곧 귀족의 옷은 혼자 입고 벗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평민들의 옷은 끈이 앞에 달려있었지만, 귀족의 것은 뒤에 달려있었다. 달리 시종이 없기에 그녀의 옷은 리코가 벗겨줄 수밖에 없었다. 곧 앙상하게 마른 그녀의 나체가 드러났다. 그녀의 피부는 햇빛을 보지 않아 새하얬다. 고양이집의 여자들도 그랬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었다.

 

 그녀의 허벅지 안쪽 피부가 벗겨져 있었다. 그것은 아주 정교하게 칼로 오려낸 모양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리코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수건을 물에 적셔 그녀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물이 닿을 때마다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리코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리코는 되도록이면 그녀의 상처를 의식 하지 않으려 했다. 사람은 알몸보다 상처를 더 부끄러워 한다는 걸 그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리코는 그녀가 가지고 온 드레스 중에 하나를 입혔다. 그리고 등에 있는 끈을 매려는 순간, 그녀가 뒤로 돌았다.

 

 “나를 데리고 나가줘.”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리코는 깜짝 놀랐다. 반사적으로 허리춤에 손이 갔지만, 칼은 거기에 없었다.

 

 “그가 나를 죽일 거야.”

 

 그녀의 어깨에서 드레스가 자연스레 흘러내렸다. 하얀 알몸이 리코의 품 안으로 들어왔다.

 

 “내 모든 걸 줄 수 있어.”

 

 그녀는 뒤꿈치를 들고 리코에게 입을 맞췄다. 그녀의 몸에서 달달한 냄새가 풍겼다. 리코로서는 처음 의식해 본 그녀의 체취였다.

 

 그녀는 리코의 허리끈을 풀려고 했다. 리코는 그 손을 붙잡았다.

 

 “제 칼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리코는 처음으로 그녀의 밝은 표정을 보았다. 그는 서둘려 그녀에게 옷을 입히고 다락으로 올라갔다. 구석에 놓인 칼에는 먼지가 달라붙어 있었다. 리코는 그걸 손으로 쓸어 닦아냈다.

 

 막상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그녀는 프레이의 별장만큼 자기 집을 두려워했다. 아버지가 자기를 보면 분명히 프레이에게 다시 보낼 거라고 했다.

 

 날은 어느새 어두워졌고, 수중에 돈도 얼마 없었다. 두 사람은 부러진 쇄골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도록 걸었지만,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두 사람 다 살던 데서 떠나 본 적이 없었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갈 무렵, 한 무리의 말 탄 사람들이 둘을 발견했다. 그들은 모두 후드를 푹 뒤집어쓰고 있었다.

 

 “리코?”

 

 선두에 있던 사람이 그렇게 말하자, 리코는 바로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무언가로 뒤통수를 맞고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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