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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리코 - 2
작성일 : 17-02-04 18:35     조회 : 333     추천 : 0     분량 : 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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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녀석의 눈에 잔혹한 희망이 떠올랐다. 그걸 본 프레이는 왼손으로 벨트를 풀었다. 자세히 보니 그는 오른손이 없었다. 벨트를 풀자 거기에 달린 칼이 대롱거렸다.

 

 “셋에 하나면 힘들지. 너는 이걸로 싸워라.”

 

 그건 칼이었다. 날만 해도 리코가 양 팔을 쫙 편 것만큼 길었다. 리코는 그걸 뽑아들었다. 묵직했지만 밸런스가 좋아 들기는 편했다. 날에 비해 손잡이가 굉장히 짧았는데, 리코는 그걸 억지로 두 손에 쥐었다.

 

 “한 손으로 쓰는 칼이다.”

 

 길을 막고 있는 남자가 그걸 보곤 말했다.

 

 “친절하군, 피에트로.”

 

 “충고는 공짜니까요.”

 

 프레이는 껄껄 웃다가 갑자기 정색했다.

 

 “안 싸우고 뭣들 하는 거야!”

 

 그 말에 셋은 리코 쪽으로 다가왔다. 미친개는 어느새 티의 몽둥이까지 손에 들고 있었다. 하지만 리코가 든 칼이 무서워 아무도 가까이 다가오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대치만 하고 있자 프레이는 하품을 했다.

 

 “재미없군. 저 애새끼들을 죽이라고 명령하면 할 텐가?”

 

 “그거야 얼마를 주느냐에 따라 달렸죠.”

 

 피에트로의 말에 프레이는 만족스러운 듯 했다.

 

 “좋아, 자네 맘에 드는 놈 하나만 빼고 죽여.”

 

 피에트로는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누가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칼을 세 번 찔렀다. 리코는 칼을 앞으로 쭉 내민 채 눈을 꼭 감았다.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눈을 뜰 수 있었다. 빵귀신과 사생아, 그리고 미친개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리코는 칼을 내렸다.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는 앉은 자리에서 숨을 몰아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피에트로가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왜 너를 죽이지 않았는지 알겠냐?”

 

 리코는 떨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가 칼을 들어서다. 칼을 든 상대는 설사 어린아이라고 할지라도 방심해선 안 되니까.”

 

 그는 피가 묻은 칼을 한번 털고는 칼집에 집어넣었다. 프레이는 리코에게 벨트 채로 칼집을 던져주었다. 그리고는 어둠 속에서 기다리던 마차에 올라탔다. 피에트로가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리코가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자 마차 안에서 프레이가 소리쳤다.

 

 “안 올라타고 뭐하는 거야!”

 

 리코는 두 사람을 따라 마차에 올라탔다. 품에는 칼을 꼭 안은 채.

 

 

 그 후로 리코는 프레이의 저택에서 살게 되었다. 고양이집에는 사람을 보내 그를 하인으로 쓰겠다는 말을 전했다. 어느 날 밤 갑자기 살해당한 세 아이와 청년 하나에게는 여느 도시가 그렇듯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프레이는 리코를 잡아먹지 않았다. 집 안에는 납치한 아이들을 가둬두는 비밀 감옥도, 시체를 태우는 소각로도 없었다. 대신 또래의 사내아이 하나가 살고 있었다.

 

 “난 에드워드야.”

 

 첫 만남에 그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리코는 그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는 귀족이 아니었고, 상대는 한눈에 높은 신분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에게 잘못 행동하다간 경을 친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민 손을 내버려두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다. 리코는 하는 수 없이 그 손을 맞잡았다.

 

 “리코.”

 

 에드워드는 환하게 웃으며 그를 반겼다. 저택 안에는 죄다 사용인뿐이었다. 그들은 에드워드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자리를 피했다. 그나마 집사인 세실 정도만 그와 말을 붙였다. 리코가 이유를 묻자 에드워드는 그저 자기가 주인인 프레이의 친척이라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네드라고 불러.”

 

 에드워드, 아니 네드는 그렇게 말했다. 그는 리코의 신분을 묻지 않았고, 배우지 못했다고 무시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정에 굶주린 것처럼 항상 리코와 붙어 있으려 했다. 두 사람은 방을 같이 사용했고, 가끔은 한 침대에 누웠다.

 

 네드는 밤을 무서워했다. 그는 언젠가 형제들이 자신을 죽일 거라 속삭였다. 아버지뻘인 맏형부터 이제 막 걸음마를 떼었을 어린 동생까지, 그는 모두를 두려워했다. 리코는 자기에게 형제가 있다면 절대 죽이지 않을 거라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너와 내가 형제인 거야. 아니, 형제는 믿을 수 없으니까 친구라고 하자. 친구는 서로를 죽이려 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죽을 위기에 처할 때 옆에 있어 주는 법이니까.”

 

 그렇게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 명목상으로는 리코가 네드의 하인이었지만, 네드는 단둘이 있을 땐 한 번도 그를 차별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다.

 

 저택 안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아는 건 집사인 세실과 검술 선생인 피에트로 밖에 없었다. 세실은 집사의 이상적인 표본과 같은 사람이었고, 둘의 관계에 대해서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리코에게 충고를 하는 건 오직 피에트로 뿐이었다.

 

 “높으신 분이 친근하게 대한다고 자만하지 마라. 넌 어디까지나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탄 것뿐이다. 거인이 변덕을 부리면 넌 한순간에 추락하고 말 거다.”

 

 그러면서 그는 네드에게만 검술을 가르쳤다. 리코는 물병과 수건을 든 채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다만 칼을 차고 있는 건 허용되었다. 프레이에게서 받은 물건이기 때문이었다.

 

 네드는 밤중에 몰래 리코에게 자신이 배운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피에트로는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가르치는 건 배우는 것만큼 좋은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우정은 네드가 영지를 받고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리코가 16살일 때 일이었다. 네드의 형제들 모두 변방에 영지를 하사 받았다. 막내만이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제외되었다.

 

 “뻔하지. 그 애새끼한테 왕좌를 물려주려는 거야.”

 

 리코는 이미 네드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 부러진 쇄골의 왕자 에드워드. 그게 네드였다. 물론 그의 위아래로 야심 가득한 형제들이 가득했다. 이미 자기 세력을 가진 사람은 새로 받은 영지로 떠나길 거부했다. 하지만 네드는 그럴 처지가 되지 못했다. 어머니 쪽 친척 중에 그나마 자기 앞가림 하는 게 프레이였고, 그도 도시 안에서 애들 겁 줄 때나 이름이 입에 오르지, 귀족들 사이에서 힘이 있는 건 아니었다.

 

 떠나기 전날, 네드는 리코에게 말했다.

 

 “난 왕이 될 거야.”

 

 리코는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몰랐다.

 

 “응.”

 

 리코의 반응이 심심했지만, 네드는 리코를 잘 알고 있었다. 악의가 있거나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를 몰라서 그러는 거라고. 오히려 리코의 반응이 자신에 대한 신뢰를 담고 있다는 걸 읽고서 씩 미소를 지었다.

 

 “내기해도 좋아. 내가 왕이 되지 못한다면 널 형이라고 부르겠어.”

 

 리코는 알고 있었다. 그가 왕이 되지 못한다면 남은 건 죽음뿐이었다. 그는 파우치를 열어 작은 은화 하나를 꺼냈다. 그건 두 사람이 처음 외출한 날 네드가 리코에게 준 거였다.

 

 정확히 이야기는 이렇다. 그때 네드는 잘 알지 못했던 리코에게 자기 지갑을 맡겼다. 그대로 도망칠 수도 있었고, 충분히 그럴만한 유혹이 들 정도로 서민에게는 큰돈이었다. 하지만 리코는 종일 그와 어울렸다. 그때 남은 돈이 그 은화였다.

 

 네드는 신뢰의 표시로 그걸 리코에게 주었고, 리코는 지금까지도 그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한번 네드가 장난삼아 숨겼을 때, 리코가 진심으로 화를 내기까지 했다. 그래서 네드는 그 은화와 두 사람의 우정이 리코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그럼 이걸 걸게. 네가 소중한 걸 걸었으니 나도 소중한 걸 걸어야지.”

 

 네드는 리코를 껴안으며 말했다.

 

 “잃어버리지 말고 잘 가지고 있어. 언젠가는 꼭 내 것이 될 테니까.”

 

 그게 유년기의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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