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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리코 - 1
작성일 : 17-02-03 19:42     조회 : 310     추천 : 0     분량 : 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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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가 자란 곳은 부러진 쇄골의 뒷골목에 있는 ‘고양이집’이었다. 그곳은 낮에 자고 밤에 일어나는 사람들의 집이었다.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린 시절에 그는 고양이집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고양이집에서 낮에 일어나고 밤에 자는 건 어린아이들뿐이었다. 그래서 지하창고 한쪽 구석이 이 아이들의 침실이었다. 지상은 밤에 시끄러웠으니까. 하지만 리코는 종종 어른들의 눈을 피해 위로 올라가곤 했다. 유달리 몸집이 작았던 그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아이였다. 그래서 손쉽게 어머니의 방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리코가 갈 수 있는 건 딱 거기까지였다. 그는 문을 열 수 없었다. 그 방은 어머니의 것이었지만, 리코의 것은 아니었다. 그 안에서 손님을 받고 있는 여자는 그의 어머니였지만, 어머니의 품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리코는 문 옆에 등을 기대고 앉아 기다렸다. 어머니가 그의 것이 될 때까지.

 

 고양이집에는 이름 그대로 고양이가 살았다. 원래부터 살던 녀석이란 말도 있었고, 쥐를 쫓으려고 들여온 거란 이야기도 있었다. 리코는 전자라고 생각했다. 그 고양이는 굉장히 늙고 뚱뚱해서 쥐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녀석의 이름은 따로 있는 것 같았지만, 사람들은 다들 마담이라고 불렀다.

 

 마담은 고양이집에서 리코를 가장 잘 찾아내었다. 특히 리코가 어머니 방 앞에 있으면 녀석은 귀신같이 알고 리코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는 신기하다는 듯 리코를 빤히 바라보았다. 녀석은 손님이 나가고 난 뒤, 리코가 올라온 걸 알아챈 어머니가 그를 안아들고 지하로 내려갈 때까지 줄곧 거기에 있었다.

 

 마담은 리코가 9살이 될 무렵 사라졌다. 사람들은 죽을 때가 된 고양이가 사라지는 건 운명 같은 거라고 했다. 그리고 마담의 새끼인가, 아니면 새끼의 새끼인가를 데려왔다. 녀석은 마담하고 똑같이 생겼고, 역시 이름이 따로 있었지만 사람들은 마담이라 불렀다.

 

 사라질 운명인 건 리코도 마찬가지였다. 1년만 더 있으면 그도 10살이었고, 곧 어딘가의 도제로 가야했다. 그건 고양이집에서 태어난 아이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여자아이는 고양이집에서 여급으로 일했고, 남자아이는 손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졌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는 있었다. 고양이집에선 그런 아이들은 ‘반품된 녀석들’이라고 불렀다. 리코가 아홉 살이었을 때 고양이집에는 반품된 녀석이 셋 있었다. 하나는 빵집에 갔다가 빵을 훔쳐 먹어 쫓겨났고, 하나는 신발공에게 갔다가 장인과 닮았다는 이유로 안주인에게 쫓겨났다. 그의 아버지가 정말 신발공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마지막 하나는 악질이었다. 그는 도검장 밑에 갔다가 뺨을 맞았다는 이유로 장인을 찌르고 달아났다. 녀석의 어머니가 잠시만이라도 숨겨달라고 애원하지 않았다면 바로 경비병에게 넘겨져 손이 잘렸을 것이다.

 

 그 세 녀석은 각각 빵귀신, 사생아, 미친개라 불렸다. 물론 대놓고 그렇게 부르는 건 어른들밖에 없었다. 그 삼인방은 어른이 없는 지하에서 제멋대로 행동했다.

 

 그들의 가장 많이 괴롭힌 건 리코였다. 괜히 건드리는 건 예사고, 어쩔 땐 이유도 없이 얻어맞아야 했다. 어차피 일 년 뒤면 갈 녀석에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리코의 어머니도 미리 정을 떼려는지, 리코를 보려고 하지 않았다. 딱 한번, 아들도 같이 벗으면 돈을 배로 주겠다는 손님을 내쫓고는, 리코를 종일 껴안았던 게 전부였다.

 

 그래서 리코는 고양이집 밖으로 쏘다녔다. 건물들이 무분별하게 들어찬 도시는 악취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성벽 안에서 서로 어깨를 맞닿은 채 항상 피곤해했다. 그러면서도 성벽 밖으로 나가길 두려워했다. 그들에게 밖은 곧 죽음이었고, 최대한 이 안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쳐야했다. 리코는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며 그들이 자신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림자 세 개가 그의 등을 덮었다. 반품된 세 녀석인 게 뻔했다. 리코는 뒤도 안 돌아보고 뛰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성 안쪽이었고, 그래봤자 어린애 달음박질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쫓는 녀석들도 어린애들이라는 거였다.

 

 리코는 고양이집 뒷골목에서 숨을 골랐다. 어느새 해는 완전히 져 있었고, 고양이집은 손님으로 가득했다.

 

 “도망칠 수 있을 줄 알았냐, 새꺄?”

 

 어둠 속에서 그 셋이 튀어나왔다. 맨 앞에 선 건 미친개였다. 녀석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턱수염을 과시하듯 쓰다듬었다.

 

 리코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망칠 데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문 근처에 있던 나무 몽둥이가 눈에 띄었다. 어른이라면 한 손으로 충분히 휘두를 만 했지만, 리코에겐 너무 커서 그걸 양손으로 잡았다.

 

 셋은 그걸 보고 실실 쪼개며 다가왔다. 그때 누군가 리코의 뒤통수를 쳤다. 리코는 앞으로 꼬꾸라지며 땅바닥에 코를 박았다. 머리 앞뒤가 동시에 얼얼했다. 피 냄새가 코 안에서 맴돌았다.

 

 “누가 남의 물건에 손을 대래 어?”

 

 그렇게 말한 건 채 스물도 안 되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그 역시 고양이집 출신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여기서 손님 뒤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나이 차가 많아서 리코는 그를 잘 알지 못했지만, 삼인방은 그와 안면이 있는 듯 했다.

 

 “더 때려줘, 티. 저 놈은 좀 맞아야 돼.”

 

 “그래?”

 

 티라고 불린 청년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땅에 쓰러진 리코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 리코는 웅크린 채 가만히 쓰러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자리엔 그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조금 떨어진 어둠 속에서 누군가 옆 사람에게 말했다.

 

 “자네 솜씨 좀 볼 수 있을까?”

 

 그 말을 들은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리코 쪽으로 다가갔다. 이윽고 다른 녀석들도 그가 다가오는 걸 눈치 챘다.

 

 “고양이집 문은 길 돌아서 반대편이야.”

 

 그렇게 말하며 티는 몽둥이를 단단히 쥐었다. 다가오는 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였다. 리코도 겨우 눈을 뜨고 그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콧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자수가 들어있는 좋은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띈 건 그가 차고 있는 칼이었다.

 

 “거기엔 용무가 없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칼을 뽑아들었다. 티는 “이 새끼가 미쳤나.”라고 하면서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제자리에서 티의 공격을 막기만 했다. 하지만 밀리고 있는 건 오히려 티였다. 그는 발악하며 더욱 거세게 몽둥이를 휘둘렀지만, 남자는 그것을 모두 흘려버렸다.

 

 “형편없군.”

 

 그리고 단 한 번의 공격에 티의 머리가 꿰뚫렸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 깜짝 놀랐다. 다들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걸 본 건 처음이었다. 그때 다른 사람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키가 작고 볼품없이 생겼지만, 귀족인 듯 몸에 걸친 게 칼을 든 남자의 것보다 훨씬 더 고급이었다. 자수는 금실로 되어 있었고, 머리에 쓴 모자에는 생전 처음 보는 화려한 깃털이 꽂혀 있었다. 그가 턱짓하자 칼을 든 남자가 반대편 길을 가로막았다. 이제 네 사람 모두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다.

 

 “나는 프레이라고 한다. 그리고 내 이름을 들었으니 너희 모두 살아나가긴 글렀구나.”

 

 그가 씩 하고 웃자 누런 이빨이 드러났다.

 

 네 사람 모두 덜덜 떨 수밖에 없었다. ‘괴물 같은 프레이’라고 하면 이 도시 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어린애를 납치해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도는 귀족이었다. 하지만 외가 쪽으로 왕가의 피가 흐르는 탓에 아무도 그를 체포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름이 뭐지?”

 

 그는 리코를 보며 물었다. 리코는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

 

 “리코.”

 

 대답을 들은 프레이는 다시 한 번 씩 웃으며 말했다.

 

 “그래 리코. 네가 저 셋에게 무슨 잘못을 한 거냐?”

 

 리코는 있는 힘껏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됐다.”

 

 그러면서 그는 네 사람을 모두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 셋은 이 녀석을 죽여라. 그러면 좋게 보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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