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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독바로, 그러게 나서지 말걸 후회하다
작성일 : 17-02-03 13:45     조회 : 482     추천 : 0     분량 : 9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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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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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 전 밥을 든든히 먹어 배를 채운 후 독바로는 신순이 장군에게 받은 말을 몰고 진지를 떠났다.

 

 서로군은 원래의 계획대로 퇴각했고 유랑군은 독바로를 위해 출격하여 적의 진영의 근처에 가서 유격전을 벌이며 소란을 벌여 시선을 끌어주기로 했다.

 

 독바로는 저 멀리 카흐타에 여진군들의 본진이 보이기 시작했다.

 

  독바로는 말에서 내려 진법을 이용해 갑옷과 말을 숨겼다.

 

 유랑군이 도발을 걸자 여진군이 소란스러워졌다.

 

 그 틈을 타 여진군 한명을 제압해 갑옷을 뺏어 입고 문파의 역체만용술을 펼쳐 갑옷을 뺏어 입은 여진군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어느새 눈이 작고 코는 뭉툭하고 턱이 넓덕한 중년인으로 변용을 하였다.

 

 독바로는 몰래 숨어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귀환하는 여진군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 뻔뻔히 본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탐색을 시작했다.

 

 마침내 투울루이와 각 군장들이 있는 지휘부를 찾아내었다. 그 곳에서 심각하게 이야기 중이었다.

 

 독바로는 내공을 끌어 올려 엿듣기 시작했다.

 

 진작 몽골어를 배워둔 독바로로서는 다행이었다.

 

 '휴, 역시 배워두면 쓸 대가 있군.'

 "저 늑대 녀석들이 기고만장해서 이곳까지 왔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투울루이는 침착하던 저번과는 달리 흥분을 했는지 좀 더 강압적이고 거칠게 말했다.

 

 "늑대 녀석들은 정찰의 의도로 온 것으로 사료됩니다 가한."

 "후... 신순이... 정말 지긋지긋하군. 하늘은 어째서 같은 시대에 나와 그를 보내셨단 말인가."

 "걱정하지 마소서 가한. 이제 일흔 살의 접어든 무부(武夫)입니다. 이제 점차 우리 여진군은 강해질 것이고 저들은 점점 쇠약해질 것입니다."

 "트사까따이 도통. 아직 모른단 말이오? 신순이 장군은 그저 그런 늙은 장수가 아니란 말이오. 시대의 불세출 영웅이오. 그가 살아 있는 한 자만심을 버리고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오."

 

 이번 전쟁 역시 뜻대로 되지 않아 속이 탄 투울루이는 마유주를 한잔 들이키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고백하듯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자는 신순이요. 가장 죽이고 싶은 자 역시 신순이요.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자도 신순이요."

 "그렇습니까?“

 "......"

 "......"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자 역시 신순이요. 그리고 함께 마유주를 마시며 함께 진담을 나누고 싶은 이도 신순이 장군이오."

 "......."

 

 투울루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수하에게 명했다.

 

 "꾸요크 군수."

 "예 가한."

 "오꾸데이 부족장의 제사를 정중히 치러주시오."

 "예 가한."

 

 주찌 패륵은 투울루이에게 말했다.

 

 "헌데 가한, 저번에 잡은 포로들은 저들 말대로 그냥 없애버릴까요? 조용히 처리해주면 병량 5만석을 준다고 약조했습니다."

 "음... 그것도 좋지만 나는 이대로 물러날 생각은 없소. 용감한 오꾸데이마저 초원의 품으로 돌려보낸 이상 저들을 가만히 둘 수 없소."

 "허면..."

 "자잘한 포로들은 다 죽여 버리고 사령관이라던 봉구호 장군만 살려두시오."

 "예"

 "지금부터 군량과 병력을 소집하고 훈련하시오. 내년 이맘때 쯤 신순이 장군은 물론, 종 나라 놈들에게도 우리 태 나라의 위세(威勢)를 보여주겠소. 그리고 그때 포로로 잡아놓은 봉구호를 말의 꼬리에 달아 끌고 다니며 저들에게 보여줄 것이오."

 

 독바로는 큰 정보를 얻게 되었다. 천운이었다.

 

 하필 숨어든 그 시각 이런 이야기가 나와 듣게 되다니.

 

  여진군이 숨을 골랐다가 내년에 거병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이것은 크나큰 정보였다. 전쟁에서 정보라는 만명의 병사들보다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독바로는 물러나서 포로들이 잡혀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이곳저곳 서성이다 어느 큰 막사 앞에 다다랐다.

 

 그곳에는 삼엄하게 경계를 보는 병사 2명이 서있었는데 그중 어느 한 병사가 자신을 보자 천천히 다가오며 물었다.

 

 "머냐? 처음 보는 얼굴인데?"

 

 독바로는 속이 탔다.

 

 이곳은 여진군의 가장 깊숙한 곳, 지금 걸리게 된다면 자신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독바로는 최대한 침착하려 노력했다.

 

 그리고는 눈에 힘을 주고 큰 소리로 고함을 쳤다.

 

 "너! 어느 소속이냐! 근무 중인거 같은데 근무 중에 농땡이라니! 어서 가서 제자리 지키지 못해?"

 

 되레 큰소리를 치자 주변에 있던 여진 병사들이 스윽 쳐다보더니 고개를 돌렸고 다가왔던 병사는 쭈뼛쭈뼛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병사는 고개를 돌려 독바로를 몰래 훔쳐봤다.

 

 '새로 온 목곤(백인장)인가?"

 

 독바로의 생각이 통했다.

 

 여진군은 2000 여 개의 부족들이 얼마 전에 통합되었다고 들었다.

 

 그렇기에 서로 잘 모를 수 있다는 생각에 허둥대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로 제압해버린 것이다.

 

 '휴우... 큰일 날 뻔 했군. 일단 제일 의심스러운 곳은 이 곳인데...'

 

 그날 독바로는 늦은 밤 여의신류, 은형귀영을 펼친 채 기감을 끌어올려 천천히 막사로 다가갔다.

 

 어두운 밤 10만의 여진군이 모여 있는 이곳에 늘 경계근무를 서야 하는 병사들은 풀어져있었다.

 

 "하암.. 아이고 빨리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

 "오늘 뺑뺑이 돌았다며? 힘들 텐데 잠깐 눈 좀 붙여 누구 오면 깨워줄게."

 "고마워, 딱 일각만 눈 좀 붙일게."

 

 독바로는 한 명이 서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자 소리가 나지 않고 소리보다 빠른 자음신법을 펼쳐 나머지 병사에게 달려들어 점혈을 하였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급작스레 점혈을 당한 병사는 놀란 눈으로 자신을 덮친 무언가를 보려 했지만 이미 몸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독바로는 잠든 병사에게도 혹시 몰라 수혈을 짚은 다음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에 만약 포로가 없게 된다면 독바로는 임무 실패가 되고 말 것이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들어간 독바로는 막사 안을 살폈다.

 

 그 곳에 3명의 장수들이 포박이 되어 철장에 갇혀있었다.

 

 '있다. 됐다. 찾았다.'

 

 독바로가 철장을 툭툭 쳤다. 화들짝 놀란 그들은 독바로를 보았다.

 

 "신순이 장군께서 보내셨습니다. 여러분을 구출하러 왔습니다. 누가 봉구호 장군님이십니까?"

 "날세. 순이가 보내서 왔다고?"

 "예 잠시만 기다리세요"

 

 독바로는 창에 기를 불어넣어 창기를 만든 다음 철장을 깔끔하게 잘랐다.

 

 그리고 족쇄도 잘라주었다.

 

 독바로는 봉장군외 장수들에게 사실대로 얘기했다.

 

 "이대로 저희 넷, 모두 탈출하긴 힘듭니다."

 "뭣! 허면 어쩐단 말이냐?"

 "쉿. 목소리 낮추시고 제가 하는 얘기 잘 들으세요.........."

 

 잠시 후 막사를 벗어난 독바로와 그 외 3인은 곧 여진군의 진영이 소란스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교대 하러 온 병사들이 점혈당한 경계병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포로들이 도망쳤다!!!"

 "탈옥한 녀석들을 잡아라!!!"

 

 진영 내에 불들이 밝아지고 병사들이 대거 나타났다.

 포로들을 관리하던 상급자인 누루하치 명안은 휘하 목곤에게 물었다.

 

 "녀석들은?"

 "아무래도 흔적이 벌써 진영을 벗어난 듯 싶습니다."

 "얼마나 됐나?"

 "약 반 시진이 되질 않습니다."

 "포로들은 몸이 쇠약해져 있어 멀리 도망가기 힘들 것이다. 병사들을 풀어 잡아와라. 만일 한 놈이라도 놓치게 되면 네 아내는 네 동생과 살게 될 것이다."

 

 태 나라는 형이 죽게 되면 아우가 형의 아내와 가족을 데리고 살게 되는 전통이 있었다.

 

 즉 놓치게 되면 넌 죽는단 소리였다.

 

 여진군은 병사들을 팔방으로 보내 독바로와 포로들을 찾기 시작했다.

 

 독바로와 그 외 3인은 현재 탈출한 자신들을 잡기 위해 보낸 병사들 사이에 섞여있었다.

 

  혼수모어(混水摸魚)였다. 물을 흐리게 하여 물고기가 드러날 때 잡는다는 뜻으로 여진군의 소란을 틈타 탈출을 시도했다.

 

 여진군의 갑옷을 입고 약간의 변장을 조금씩 한 그들은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따라다니면서 탐색하는 척 했다.

 

  독바로는 자신의 갑옷과 말을 숨겨둔 장소까지 침착하게 행동했다.

 

  그리고 기회를 틈타 그들을 데리고 몰래 사라졌다.

 

 독바로는 미리 설치해둔 은형진(隱形陳)에 장군들을 숨기며 말했다.

 

 "식량을 넣어둔 보따리가 있으니 이곳에서 사흘간만 숨어 있다가 나오세요. 이건 은형진이라는 건데 바깥에서 보면 그냥 바위처럼 보이게 해뒀어요."

 "은형진? 진법?"

 "네. 진법이에요. 절 믿으세요."

 

 봉 장군 외 2명은 독바로의 말에 불안 하였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독바로는 갑옷을 입고 미리 준비해둔 크기가 서로 다른 사람발 모양 나무를 말발굽에 끼웠다.

 

 그리고 말을 타지 않고 고삐를 쥐고 끌고 갔다.

 

 땅에는 발자국이 3명의 것이 남았다.

 

 독바로와 말의 앞 발 한 쌍, 뒷발 한 쌍. 얼마 후 그곳에 여진군이 나타났다.

 

 "발자국이다! 흔적을 찾았다."

 

 그리고 독바로는 얼마 되지 않아 엄청난 수의 여진군에게 쫓기 시작했다.

 

 누루하치는 부하들의 보고를 받고 추적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그때 아륵타 목곤이 누루하치에게 보고를 했다.

 

 "이 곳에서 놈들이 갈라졌습니다."

 

 독바로는 도망치고 난 뒤 얼마 후 여진군이 따라 붙자 말의 엉덩이를 세게 후려 갈겨 힘차게 도망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은 반대편 산맥 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누루하치는 흔적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륵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먼가 이상하다."

 "무엇이 말입니까?"

 "이 쪽을 향한 발자국. 앞 사람과 뒷사람의 보폭이 너무 일정하고 한 방향이다. 마치 뒷사람이 앞 사람의 어깨를 잡고 이동하는 것 같지 않은가"

 

 잠시 후 여진군이 누루하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흔적을 따라잡았는데 그 곳에는 말발굽에 사람 발 모양의 나무를 끼워둔 잘 빠진 말 한마리가 달리고 있었다.

 

 도망도 잠시 독바로는 엄청난 수의 여진군에게 쫓겼다.

 

  독바로가 아직 잡히지 않은 이유는 여의신류와 울창한 산맥 덕분이었다.

 

 독바로는 끝없는 전투를 벌였다.

 

 베고 베어도 적은 계속 나타났다.

 

  숨이 차오르고 내공이 빠르게 소진되기 시작했다.

 

 "허억허억"

 '생각하고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조건반사적으로 생각보다 몸이 더 빠르게 반응해서 찌른다.'

 

 독바로는 파막걸이 이야기 해준 내용을 복기하며 끊임없이 창을 휘둘렀다.

 

 빠른 속도로 계속 이동하면서 눈에 띈 병사들을 별 초식 없이 찌르고 베어 넘겼다.

 

 얼마 후 독바로의 어깨에는 화살이 꽂혀 있었는데 반쯤 부러져 박혀있었고, 옆구리와 허벅지에도 자상을 입어 피를 흘리고 있었다.

 

 독바로는 못내 용린보와 포천적양갑을 입고 오지 못한걸 아쉬워했다.

 

 그 귀한 보물을 입고 군 생활을 할 수 없어 입대 전 싸부에게 맡겨두었기 때문이었다.

 

 대충 응급처치로 혈을 누르고 천으로 동매 지혈하는데 까지는 성공했지만 독바로의 체력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계속되는 긴장감과 싸움에 몸과 마음이 지쳐 정신이 없었다.

 

 '조금만 더 가면 안문관이다.'

 

 안문관은 2개의 산이 고개를 끼고 있어서 형세가 매우 웅장하다. 산시 북부의 교통요지이자 군사요지였다.

 

 산서성을 들어서기 전 관문이었다.

 

  그 곳부터는 종 나라의 영토이니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희망을 가졌다.

 

 독바로는 그렇게 몇 날 며칠 쫓기었다.

 

  여의신류가 아니었으면 진즉에 죽었을 것이다.

 

  제대로 먹지 못한지 3일이 되었다.

 

 계속 움직이는데 먹는 건 없으니 눈앞이 핑 돌았다.

 

  그나마 중간 중간 눈에 띠는 약초를 뜯어 입 속에 쑤셔 넣거나 물을 한 모금씩 먹지 않았으면 먼저 탈진 했을 것이다.

 

  어떤 때는 숨 막히게 쫓아오는 적들을 계속해서 상대하느라 전투 중에 오줌이 마려워도 볼 일을 볼 수 없자 전투를 하는 도중에 방뇨를 하였다.

 

  바지에 축축하게 젖어드는 느낌을 상대 병사들을 상대로 화풀이 하였다.

 

 이제 한계에 다다른 듯 했다.

 

 눈앞이 가물가물했고 더 이상 움직일 힘이 없었다.

 

 아무리 방법을 생각해도 답이 안 보였다.

 

 체력은 다 떨어졌고 진법을 설치한다 해도 이곳에 독바로가 있는 것을 훤히 알 텐데 진법으로 몸을 피해봤자 소용없을 것이었다.

 

 무엇보다 진법을 설치할 시간이 없었다.

 

 독바로는 후회하기 시작했다. 괜히 나섰다 싶었다.

 

 그리고 지난 22년간의 짧은 생을 돌이켰다.

 

 짧은 순간 머리 속에서 지난 기억들이 번개처럼 번쩍번쩍 생각났다.

 

 '아 싸싸부 말을 좀 더 잘 들을걸.'

 '싸부한테 속아서 군대에 오는 게 아닌데 이게 뭔...'

 '아 괜히 나서가지고 진짜 내 무덤을 내가 팠구나..'

 

 그러고 보니 싸부와의 첫 만남이 생각났다.

 

 세상에는 절!대!란 없다면서 객잔에서 실컷 먹고 어떤 돈 많은 공자한테 입을 털어서 공짜 밥을 얻어 먹은 게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눈앞에는 수백 명의 병사들이 또다시 모여들었다.

 

 "그러고 보니 싸부랑 객잔에서 밥 먹으면 낭패네. 앞으로 싸부랑은 같이 객전에 안 가. 뭐... 갈일도 없겠지만... 아!~!~ 싸부!~!~ 절!대!란 없다면서요! 이 상황에선 절대 못 살아날 수 없다고요!!!"

 

 소리를 지르며 마지막으로 발악을 하는 심정으로 병사들을 향해 몸을 날리려던 그 때였다.

 

 "이 놈아. 그러게 왜 나서서 이 난리냐!"

 '어? 이 목소린?'

 

 독바로는 고개들 돌렸다. 그리고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싸부가 그 곳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동길홍은 독바로가 자진해서 봉구호 장군을 구출하러 단독으로 출병했다는 소식에 대경해 황급히 흔적을 따라 쫓아왔던 것이다.

 

 동길홍은 독바로를 보고 나지막이 탓했다.

 

 "군 생활은 있는 듯. 없는 듯. 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건만."

 

 동길홍은 달려드는 병사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독바로에게 한없이 자상하고 인자한 동길홍이었지만 달려드는 적병에겐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그의 몸에서 강대한 기운이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더군다나 동길홍은 무려 화경의 고수였다. 등광형의 말로는 재능이 없는.

 

 동길홍이 10여장을 날아 떨어지며 검을 휘두르자 수십 명의 병사들이 우수수 쓰러졌다.

 

 "그리고. 절.대.란건 없다 이놈아."

 

 그리고 다시 한 번 검을 휘두르자 또 수십 명의 적들이 쓰러졌다.

 

 양 속에 뛰어든 사자의 모습이 이럴까.

 

 안색이 말이 아닌 독바로의 몰골을 보고는 동길홍은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았다.

 

 잠시 후 동길홍은 독바로가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경맥에 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시간이 없다. 우선은 이곳부터 벗어나자. 치료는 나중에."

 

 그리고 독바로를 업고 천으로 묶은 다음 자음신법을 활용해 벗어나기 시작했다.

 

 무공에 재능이 없지만 자음신법만큼은 등광형도 인정하는 부분이라 동길홍의 몸은 쭉쭉 나아갔다.

 

 그러고 보니 싸부 등에 업힌 것도 두 번째였다.

 

 독바로는 동길홍의 따뜻한 등에 업혀 눈물을 흘렸다.

 

 "싸부~"

 

 ******

 

 동길홍은 급이 달랐다. 도망치는 급이.

 

 간단한 함정과 덫을 순식간에 만들었다.

 

  흔적들을 교묘히 지우고 허위 흔적들을 만들어냈다.

 

 적들은 흔적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함정에 걸려 팔다리를 잃거나 목숨까지 내놓았다.

 

  그리고 마주친 적들은 극강한 무공으로 보이는 족족 쓰러졌다.

 

 "싸싸부께서는 역시 허언을 하지 않는구나."

 "뭐가 말이냐?"

 "싸싸부께서 싸부가 도망치고자 하면 누구도 잡을 수 없을 거라고 하셨어요. 싸우는 건 못하는데 도망치는 건 역대 급이라고."

 

 콩.

 

 *******

 

 누루하치는 결국 포로들을 놓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륵타의 가족은 아륵타의 동생 아루타와 같이 살게 되었다.

 

 독바로에게 시선이 몰린 탓에 조용히 숨어있던 봉장군 외 2인은 무사히 본국으로 귀환했다.

 

  독바로는 안문관에서 치료를 간단히 받고 등광형과 함께 유랑군의 진지로 복귀했다.

 

 복귀한 독바로는 유랑군 내 인지도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이미 독바로의 진법과 계략 덕에 목숨을 구한 유랑군 대원들은 모두 다 독바로의 포로 구출 작전에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독바로는 전공을 인정받아 백인장으로 승급되었다.

 

 초고속 승진이었다. 일 년 만에 천노병에서 백인장까지 오른 엄청난 고속 승진.

 

 그리고 전공을 인정받은 사람은 더 있었다.

 

 우선 갑장손은 후방 침투 작전, 탈출 작전, 서로군 구출 작전 등 전공을 인정받아 승진되어 오호도독부로 발령 났다.

 

 그리고 갑장손의 빈자리는 파막걸이 맡게 되었다.

 

 갑장손 만큼의 인망은 아니지만 파막걸 역시 능력과 인덕이 두루 갖춘 장수라 모두들 인정하였다.

 

 "북방군 유랑대 군대장 갑.장.손. 어명을 들라."

 "신 갑.장.손. 어명을 받잡습니다."

 "이번 북방 원정 ....의 공을 인정받아 오호도독부 경력사(經歷司)에 임명한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갑장손은 칙명을 내리러온 전령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포개 머리를 숙이며 답하였다.

 경력사는 종 5품의 품계로 도독첨사 아래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관직이다.

 

 "북방군 유랑대 중대장 파.막.걸. 어명을 들라."

 "신 파.막.걸. 어명을 받습니다."

 "이번 북방 원정에서 ....의 공을 인정받아 유랑대 군대장에 임명한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다음은 독바로였다. 역시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춰 우렁차게 답하였다.

 

 "북방군 유랑대 십인장 독.바.로. 어명을 들라."

 "신 독바로 어명을 받습니다."

 "그대는 이번 북방...의 지대한 공을 인정받아 백인장에 명한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수많은 축하하는 병사들 속에 그런 독바로를 보며 부러움과 질투의 눈길을 하는 병사가 있었다.

 

  바로 천노병에서부터 함께 생활한 혁련관이었다.

 

 비록 나이는 혁련관이 많지만 편하게 호형호제하면서 친해진 둘은 독바로가 포로 구출 작전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함께 하였다.

 

 혁련관은 화려하게 관복과 갑옷을 차려입은 독바로의 등을 보며 독바로와 같이 무릎 꿇고 전령이 전하는 칙령에 혼자 답하였다.

 

 "신 혁련관 어명을 받잡습니다."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듣지 못할 만큼 나지막하게 답했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그리고는 일어나서 기뻐하는 독바로를 지긋이 쳐다보다가 등을 돌려 그 곳을 빠져나왔다.

 

 문득 술이 생각나 한 모금 하였다.

 

 혁련관이 즐겨마시는 송자주(松子酒)는 실백잣을 누룩 가루에 섞어 빚은 술로 항상 잣 특유의 고소함과 산뜻하고 깊은 맛을 주었다.

 

  하지만 오늘 마시는 송자주는 맹맹하게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벌컥벌컥.

 

 "크으. 물인가..."

 

 혁련관은 얼큰하게 넘어가는 술을 병째 들이부으며 자신은 아직 그저 유랑대의 한 대원일 뿐인데 독바로는 벌써 한금대의 부중대장까지 올라간 사실을 떠올렸다.

 

  자기와 함께 하던 독바로가 잘 되서 기쁘기도 하면서도 너무 씁쓸하고 부러웠다.

 

 이번에 나온 포상금을 아무래도 술값으로 다 쓸 것 같았다.

 

 **********

 

 독바로는 떠나는 갑장손을 마중 나왔다.

 

 "장군. 그간 감사했어요. 제가 생각해도 신입 병사 주제에 나서서 설쳤던 게 웃긴데 그걸 받아주신 장군님의 아량에 정말 감사해요."

 "아니다. 나야 말로 고맙다. 니 덕에 유랑대 모두 이리 살아있고 봉장군님까지도 무사하니 말이다. 그럼 나중에 다시 보자꾸나."

 "예"

 

 갑장손은 모든 유랑대원들의 마중을 받으며 그 곳을 떠났다.

 

 그리고 흩어지는 가운데 막파걸이 독바로에게 말했다.

 

 "어이쿠~ 우리 한금대 부.중.대.장.님. 아니십니까?"

 "왜 이러십니까. 군.단.장.님."

 "하하하"

 "헤헤헤"

 

 과장되게 서로를 부르다 웃던 막파걸은 독바로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진급을 빨리 하게 되서 시샘하는 녀석도 있을꺼고 또 니가 어려서 말을 안 듣는 녀석도 있을 거야. 니가 잘해야 돼."

 "걱정마세요. 아 저도 진급 같은 건 하기 싫은데 아 왜 쓸데없이 전공을 많이 세워가지고... 딱 십인장 일 때가 좋았는데."

 "짜식 우쭐대기는."

 "앞으로 유랑대는 저만 믿으십쇼. 내가 다 끌어줄게요."

 "어휴 앞으로 한 번 더 진급하면 태나라까지 점령하겠네."

 "암요. 암요."

 

 서로 농담을 주고받던 가운데 막파걸이 진중해지면서 사실을 재차 확인하려 물었다.

 

 "그런데 그 정보 확실한 거냐?"

 "내년에 침공하는 거요?"

 "그래."

 "제가 분명히 들었어요."

 "알았다. 내가 신순이 장군님께 보고는 드려 놨다."

 "참. 신 장군님께서는 이번에 징계를 받아 백의종군(白衣從軍)하신다면서요?"

 "그래. 썩을 새끼들 신순이 장군님 아니셨으면 이미 태 나라 병사들한테 목이 날아갔을 녀석들이."

 "으휴 망할 놈의 간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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