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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5
작성일 : 17-01-27 19:58     조회 : 393     추천 : 0     분량 : 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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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에 눈이 적응되니 방 안이 어느 정도 보였다. 타나는 자리 하나가 비어있다는 걸 알아챘다. 그건 리코의 자리였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 조용히 일어나서 바깥으로 나갔다. 잔불이 타고 있는 가운데, 리코의 모습이 보였다.

 

 “나 때문에 깬 거야?”

 

 리코는 그렇게 말하며 불을 등지고 섰다. 손에는 칼이 들려있었고, 웃옷을 벗어둔 채 맨몸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의 상체에는 몸 선을 따라 근육들이 잘 붙어 있었다. 그가 숨을 쉴 때마다 등 근육이 넓게 벌어졌다.

 

 “아니, 잠자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타나가 가까이가자 그는 옆으로 비켜섰다. 잔불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러지? 나도 저런데서 자는 건 처음이라 적응이 안 되더라고.”

 

 타나는 처음으로 리코의 미소를 보았다. 하얀 얼굴에 어울리는 환한 웃음이었다. 아직 앳된 얼굴에서는 어딘가 장난기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곧 예의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이 기회에 제대로 배워보려고?”

 

 타나는 그의 처음엔 말뜻이 무엇인지 몰랐다. 하지만 그가 들고 있는 칼을 보고 이내 그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아, 응. 잠깐만 기다려봐.”

 

 그녀는 서둘러 자기 칼을 가지러 갔다 왔다. 리코는 그 사이 잔불 안에 마른 가지 몇 개를 던져 넣었다. 그것들을 불이 붙기는커녕, 오히려 불씨를 가로막았다.

 

 타나가 나오자 리코는 그녀에게 네 가지 기본자세와 다섯 가지 베기, 그리고 보법을 가르쳐주었다. 리코는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하면서 타나가 따라하도록 했다.

 

 “이 같은 자세와 베기를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게 바로 검술이야. 무조건 빨리 휘두르면 이기는 줄 아는 사람이 있는데, 그래가지곤 필부(匹夫)나 겨우 상대하지.”

 

 그는 타나에게 연습하도록 시키고는 그걸 지켜보았다. 타나의 자세가 틀릴 때마다 그는 손수 자세를 교정했다.

 

 “이제 다 익힌 거 같네. 어때 금방 하지?”

 

 그의 교수법은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이야기 속의 사범들은 대개 엄하고 진지했으며, 항상 가르친 걸 제대로 못하는 제자 때문에 답답해했다. 하지만 리코는 항상 검술이 쉽다는 걸 강조했다.

 

 덕분에 타나는 자신감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자만심이 생기는 걸 경계했다. 큰 실수는 항상 자만심이 차오를 때 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었다. 그리고 검술에선 그 실수가 목숨을 가져갈 게 분명했다.

 

 “아, 그런데 자세는 그게 다가 아니야. 기본자세가 있듯이 당연히 응용자세도 있어.”

 

 그러면서 리코는 다양한 자세들을 취하면서 그것들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워낙 많아서 타나는 그걸 다 기억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 외우란 건 아니야. 나중에 또 설명해 줄 테니까, 지금은 이런 게 있다는 것만 알아둬.”

 

 그리고는 불빛에 칼을 이리저리 비춰보기 시작했다. 혹시나 녹이 슨 곳은 없는지, 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차가운 칼날에는 얕게 습기가 차 있었고, 리코는 허리에 찬 파우치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것을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그리고는 몇 번이나 더 자신의 칼을 꼼꼼히 살폈다. 사랑에 빠진 연인도 그런 눈길로는 바라보지 않을 거라고 타나는 생각했다.

 

 리코가 아르무스의 집으로 들어가자 타나도 그의 뒤를 따랐다. 그 순간, 뭔가 묘한 감각이 발을 통해 느껴졌다. 타나는 무릎을 굽히며 땅바닥에 손을 대어보았다. 처음에는 약한 지진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잦아들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그쯤 되자 수인들도 하나둘 집에서 나오고 있었다. 야생동물처럼 예민한 그들의 감각이 자는 와중에도 그 진동을 느낀 모양이었다.

 

 “전사들은 무기를 들고, 나머지는 피난 준비해!”

 

 아르무스의 목소리가 밤공기를 울렸다. 사람들은 서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창 바쁘던 와중에 모두들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고 같은 방향으로 귀를 쫑긋 세웠다.

 

 “말발굽 소리야!”

 

 누군가 그렇게 말하자 비명과 함께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까까지는 어느 정도 질서 있게 움직이던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소리와 진동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그것은 도망가는 마을 사람들을 보고 더욱 속도를 높였다.

 

 “기병, 서른! 기병, 서른!”

 

 누군가 망루 위에서 그렇게 외쳤다. 전사들이 마을 입구에 커다란 방패를 세웠다. 그것들은 한쪽 모서리에 홈이 파여 있었는데, 전사들이 거기에 창을 놓았다. 그러자 방패들은 순식간에 급조 방벽이 되었다.

 

 “자네들도 어서 달아나게.”

 

 아르무스가 일행을 향해 그렇게 말했지만, 레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르무스가 다시 한 번 레아들을 설득하려고 하던 그 순간,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잘 생긴 황금색 말 한마리가 방벽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기수는 긴 창을 들고 있었는데, 창끝에는 작은 깃발이 달려 있었다.

 

 그가 마을 안을 헤집고 달리는 사이, 기병 몇이 말에서 내려 방벽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들 모두 금속 투구를 썼지만, 갑옷은 천 갑옷이었다. 거기다 밤새 말을 달렸는지 상당히 지쳐 보였다.

 

 “아르무스는 어디 있나!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러 내가 왔다!”

 

 황금 말을 탄 기수가 그러게 외쳐댔다. 몇몇 전사들이 그의 주변에 다가갔지만, 그가 말 위에서 창을 빙빙 휘두르는 탓에 더 가까이 붙지 못했다.

 

 아르무스는 부하들을 물리고 앞으로 나섰다. 그는 팔꿈치까지 올라오는 긴 건틀렛을 끼고 있었다. 달리 무기는 들지 않은 걸로 봐서 그는 격투가 특기인 듯 했다.

 

 “내가 아르무스다. 정체를 밝혀라.”

 

 그러는 사이 방벽을 치운 기수들이 그 뒤로 정렬했다. 다들 창을 들고 있는 걸로 봐서 전문적인 기병으로 보였다.

 

 황금말의 기수가 투구 앞부분을 올렸다. 아직 앳된 얼굴의 사내였다. 그는 엄숙하면서도 당당했다. 한눈에도 귀족적인 느낌이 바로 들었다.

 

 “나는 용맹왕의 아들이자, 부러진 쇄골의 새 왕이 된 황금기수 에드워드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부모의 원수는 잊지 못하는 법. 너를 단죄하러 여기까지 찾아왔다.”

 

 그 말과 함께 리코의 두 눈이 커졌다. 그는 갑자기 앞으로 뛰쳐나갔다.

 

 “네드?”

 

 놀란 건 이름을 불린 사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한참이나 눈을 깜빡이다 겨우 입을 열었다.

 

 “리코? 세상에…….”

 

 그는 말에서 내려 리코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두 사람은 포옹했다.

 

 “죽은 줄 알았는데.”

 

 “죽을 뻔 한 거지.”

 

 “네가 사라지고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거기 지하실에…….”

 

 리코가 고개를 젓자 에드워드는 입을 다물었다.

 

 “그건 나중에. 그보다 언제 왕이 된 거야?”

 

 그러자 에드워드는 가슴을 쭉 펴면서 대답했다.

 

 “내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킨다고 했지? 두 달 전에 왕좌에 앉았어. 나중에 대관식도 있을 거야.”

 

 그 말에 리코는 환하게 웃었다.

 

 “잘 됐다! 아, 그럼 내가 진 거네.”

 

 그러면서 리코는 파우치를 뒤졌다. 거기서 그는 작은 은화 한 개를 꺼냈다. 군데군데 닳아있는 걸 봐서 꽤나 애지중지 한 모양이었다. 에드워드는 일단 그걸 받고는 다시 리코에게 건넸다.

 

 “왕의 권한으로 오랜 친구 리코를 기사로 서임한다. 이 동전은 그에게 내리는 첫 은상이다.”

 

 리코는 어린애처럼 킬킬 거리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에드워드가 칼을 뽑아 리코의 양 어깨를 날 면으로 내리쳤다. 퍽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리코가 움찔했지만, 두 사람 다 그러고서 낄낄거리며 웃었다.

 

 아르무스는 이게 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채 그저 가만히 있었다. 이 자리에 있던 사람 모두 리코가 지금의 위기를 넘길 열쇠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 내 기사 리코여. 그대는 무슨 일로 여기에 있던 건가?”

 

 에드워드는 점잔빼며 근엄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어린애가 장난으로 어른 흉내를 내는 듯한 모습이라 엄숙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위대하신 황금기수시여. 저는 친구들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아르무스의 손님으로 그의 음식을 먹고, 그의 집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하해와 같은 자비를 베풀어 묵은 원한은 잠시 접어두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심이 어떠한지요.”

 

 리코 역시 에드워드처럼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에드워드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는 곧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좋아. 그렇다면 일단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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