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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손바닥 아래 - 4
작성일 : 17-01-21 19:39     조회 : 340     추천 : 0     분량 : 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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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누구……?”

 

 수인은 여자인지 목소리가 가느다랗고 얼굴선이 부드러웠다.

 

 “지금은 살아남는데 집중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하며 레아는 덤벼 들어오는 고블린 한 마리의 가슴을 찔렀다. 그 말에 수인은 정신을 차리며 자기 허리춤을 뒤졌다. 다행히 평소에 쓰던 작은 칼이 아직 거기에 있었다. 연마를 하지 않아 검게 탄 표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싸구려였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없는 것보단 나았다.

 

 에테라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레아를 힐끗 곁눈질했다. 뭐든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때론 불처럼 타오르는 성격은 여전했다. 그것 때문에 위험 속에 제 발로 들어간 게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런 그녀가 싫지만은 않았다.

 

 ‘같이 있으면 심심할 틈이 없다니까.’

 

 그게 솔직한 감정이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저 커다란 전투수였다. 리코나 타나가 처리하긴 무리였고, 레아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하는 수 없나.’

 

 에테라는 고향땅을 떠올렸다. 싱그러운 풀들이 자라는 엘프들의 땅. 그것의 냄새와 감촉까지도 생생히 그릴 수 있었다. 그와 함께 대지의 정령이 곁에 나타났다. 투지가 솟아오르면서 동시에 뼈와 피부가 갑옷처럼 단단해졌다. 대지의 정령에 이끌려 차례로 물, 공기, 그리고 불의 정령도 따라 나왔다. 네 정령이 순환하며 서로에게 힘을 보태었고, 그것은 더욱 큰 힘을 이끌어냈다.

 

 정령은 힘만 주는 게 아니었다. 모든 것이 그렇듯, 그들도 부정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불의 정령은 더욱 까다로웠다. 그것은 실패에 대한 공포를 보여주고 있었다. 모든 게 불타 재조차 남지 않는 광경이 떠올랐다. 에테라는 그것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비록 육체를 버린다 할지라도 엘프들은 영원히 존재할 수밖에 없었고, 때문에 결국 별의 수명이 다하는 마지막엔 봐야만 하는 광경이었다. 정령들은 그런 에테라를 응원하며 더 큰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그들의 힘이 충만해지자, 에테라는 방패를 앞으로 쭉 뻗고 다리에 힘을 실었다.

 

 타나는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에테라가 방패를 내밀더니 순간 안 보였다가 어느새 전투수 앞에 가 있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린 건지, 그녀가 있던 곳부터 일직선으로 모래먼지가 솟아올랐고, 중간에 있던 고블린들은 고깃덩어리가 되어있었다.

 

 에테라가 칼을 높이 들어 올리자 눈부신 화염이 검신을 감쌌다. 전투수가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에테라에게 돌진했다. 에테라는 머리 위로 내리치는 나무줄기를 안쪽으로 파고들어 피하면서 칼을 내리그었다. 툭 튀어나온 전투수의 배 위로 길게 상흔이 생기더니 이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전투수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무기를 좌우로 휘둘러댔다. 에테라는 날랜 몸동작으로 그것들을 쉽게 피했다. 오히려 주변에 있던 고블린들이 공격에 말려들어 피해를 입고 있었다. 그것들은 이제 전투수와 에테라 주변을 피해 멀찍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조심해!”

 

 리코가 그렇게 말하며 타나 등 뒤로 달려들던 고블린을 베었다.

 

 “한눈 팔 때가 아니야.”

 

 그러면서 그는 타나와 들을 맞댔다. 전투수 주변에 있던 고블린들까지 이쪽으로 몰려들어서 주변은 적으로 가득했다. 레아는 수인을 이끌고 벽 쪽으로 붙어 있었다. 덕분에 등 뒤는 안전해졌지만, 퇴로도 없었다.

 

 리코는 가슴께에서 칼을 좌우로 휘둘러댔다. 고블린의 키가 작은 탓에 그렇게 해야만 머리나 목을 노릴 수 있었다. 다행히 놈들은 창이나 활처럼 사거리가 긴 무기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떤 녀석은 돌을 주워 던지기도 했지만, 실력이 형편없어서 거의가 빗겨나갔다.

 

 ‘갑옷이 있었으면 좋았을 걸.’

 

 타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고블린들의 무장이 형편없어서 금속 갑옷이 아니라, 옷감을 여러 겹 누빈 천 갑옷만 있었어도 걱정 없이 공세에 나설 수 있을 터였다.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

 

 타나는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을 했다. 리코는 다시 한 번 칼을 휘둘러 앞에 있는 고블린의 머리를 자르고는 대답했다.

 

 “그래도 같이 갈 사람은 있어서 다행이네.”

 

 허탈한 웃음과 함께 수염이 들썩였다. 이윽고 타나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이지 여행은 미친 짓이야.”

 

 “그래서 후회 돼?”

 

 “아니, 전혀.”

 

 두 사람은 동시에 있는 힘을 다해 칼을 휘둘러댔다. 거기엔 검리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살기위한 발악만이 있을 뿐이었다. 주변의 적들은 끝도 없이 둘러차 있었고, 믿을 수 있는 건 등 뒤에 있는 서로밖에 없었다.

 

 그때 저쪽에서 무언가 쿵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몸 여기저기에 크게 상처를 입은 전투수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것의 등 위로 에테라가 칼과 방패를 든 채 의기양양하게 서 있었다.

 

 “죽기엔 이르다고, 친구들.”

 

 고블린 무리는 그것을 보더니 갑자기 악에 바쳐 소리를 냅다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피웅덩이 쪽으로 달려가 몸을 던져댔다.

 

 “좋아, 이게 마지막이겠네. 다들 단단히 준비하라고. 과연 뭐가 나올지 볼까.”

 

 에테라는 그렇게 말하며 칼로 자기 방패를 두드렸다. 쇠와 쇠가 맞부딪히면서 계곡 안을 울렸다. 그와 동시에 피웅덩이 안에서 무언가가 올라왔다. 그건 길고 가느다란 손이었다. 손가락 끝에는 날카로운 손톱이 송곳처럼 뾰족했다. 그 손이 땅을 짚더니 이윽고 머리와 몸통이 땅에 뚫린 구멍을 빠져나오듯 솟아올랐다. 양 옆으로 쫙 찢어진 입 안은 뾰족한 이빨로 가득했고, 핏발이 빨갛게 선 두 눈은 부리부리했다. 그것의 사지는 다 가늘었지만, 머리만은 커다랬다.

 

 “버그베어네.”

 

 레아가 냉철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건 타나가 처음 듣는 단어였다.

 

 “버그 뭐요?”

 

 “버그베어 몰라?”

 

 리코도 그게 뭔지 아는 모양이었다.

 

 “말 안 듣는 애들 밤에 잡아가는 괴물 말이야. 어렸을 땐 진짜 있는 줄 알았는데.”

 

 “진짜 있는 거 맞지. 눈앞에 있잖아.”

 

 그렇게 말하는 에테라의 목소리는 조금 들떠 있었다.

 

 “우리는 말 안 들으면 그냥 폐광에 가뒀는데……. 물론 갇힌 애들도 드워프라서 하나도 안 무서워하고, 대신 심심해서 폐석 더미나 가지고 놀았지만.”

 

 그렇게 잡담하는 사이 버그베어는 천천히 전투수 쪽으로 걸어가더니 그것을 으적으적 씹어 먹었다. 그 큰 전투수가 단 한입에 들어가는 건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우리 아기 잘도 먹는다.”

 

 그렇게 말하며 레아는 자세를 잡았다. 이미 준비를 마쳤는지 그녀의 발밑은 도형 여러 개가 겹쳐있는 흔적으로 가득했다.

 

 “어디 이것도 먹어 보렴.”

 

 그 말과 함께 레아와 에테라가 동시에 사라졌다. 펑 하고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버그베어의 두 다리가 잘리고 그 뒤에서 두 사람이 다시 나타났다.

 

 버그베어는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녀석은 한쪽팔로 몸을 지탱하면서 다른 한쪽을 마구 휘둘렀다.

 

 “난 이걸로 슬슬 한계야.”

 

 에테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칼을 땅에 짚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는 사이, 타나와 리코도 달려와 공격에 가세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있었다. 녀석의 기세가 사나워서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데다 생명력도 끈질겼다.

 

 그때 저 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새소리 같기도 하면서 휘파람 같기도 한 소리였다. 그것들은 차례로 수가 늘어나더니 어느새 서로 공명하고 있었다.

 

 “다들 뒤로 물러나요!”

 

 그렇게 말한 건 아까 구해준 수인이었다. 네 사람 다 버그베어에게서 멀찍이 떨어졌다. 그러져 순간 하늘이 어두워졌다. 무수히 쏟아지는 화살이 계곡을 덮은 것이다. 그것들은 중력의 도움까지 받으며 버그베어의 몸을 꿰뚫기 시작했다. 버그베어는 제자리에서 양손을 휘저었지만, 그걸로 화살을 막긴 역부족이었다. 고슴도치가 된 녀석은 한참을 발광하다 이윽고 움직임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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