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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몽검마도
작가 : 송진용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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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검마도』, 그 제목 그대로 그 명성 그대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던 명품 무협!

지금 먹빛 수묵화로 그려낸 거친 사내들의 이야기가
작가 송진용의 손에 새롭게 각색되어 그려지다!

세월을 격하여 새롭게 쓰인 몽검마도!
이제 그 명성을 확인할 때다!

 
제 14 화
작성일 : 16-07-19 16:55     조회 : 454     추천 : 0     분량 : 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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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네가 보기에는 어땠느냐?”

 현천자가 가볍게 허죽의 어깨를 치며 물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허죽이 화들짝 놀라 현천자를 바라보았다.

 “양가창을 쓰던 젊은 장수와 칼을 쓰던 악귀 같은 자 말이다.”

 “두 사람 모두 정말 훌륭했어요. 소질은 누가 더 나은지 잘…….”

 “모두 잘 싸웠지. 하지만 말이다…….”

 현천자가 불진으로 어깨를 털며 잠시 말을 삼켰다. 그는 사도치의 위맹함을 보며 새삼 느낀 바가 있었다. 구애받음이 없는 무초식이 때로는 정묘한 초식보다 뛰어날 때도 있다는 말을 해 주려다가 문득 그런 말이 과연 이 어린 사질에게 도움이 될까 싶었던 것이다.

 가뜩이나 검법의 진도가 느려 사형을 애태우는 이 사질이 자신의 말을 듣고 오히려 초식을 우습게 여기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함께 생겼다. 가볍게 한숨을 내쉰 현천자가 몸을 돌렸다.

 “그만 가자. 갈 길이 바쁘다.”

 어느덧 낭야 벌을 뜨겁게 달구었던 싸움이 잦아들고 있었다. 드문드문 수백 기씩 무리를 지어 내달리거나 진세를 벌리고 있는 토벌군의 모습이 보일 뿐 사납게 용맹을 떨치던 반군의 무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멸한 것이다. 허죽은 아쉬움이 담긴 눈길로 다시 한 번 낭야 벌을 돌아보았다. 무리를 이루고 있는 토벌군의 수도 눈에 띠게 줄어 있었다.

 이 한나절 사이에 수만의 생명이 이곳에서 죽거나 다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가슴 앞에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였던 허죽이 중얼중얼 진언을 외웠다.

 원혼이 된 자들이 명부(冥府)를 떠돌지 않고 상제(上帝)의 정토(淨土)에 머물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염이었다.

 

 ***

 

 사도치가 멀리 낭야 벌을 돌아 낭산 기슭에 이르렀을 때는 막막한 벌판 너머로 뉘엿뉘엿 해가 기울어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옆구리의 부상은 참을만했으나 견딜 수 없는 건 싸움에서 졌다는 패배감이었다. 낭야 벌에서의 일전으로 유칠의 군세는 완전히 소멸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압제를 떨치고 분연히 일어나 초적군의 깃발을 높이 걸고 부패한 조정에 맞서 싸운 것은 장한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도 끝났다.

 정의군임을 자부심으로 여기며 한껏 기상을 뽐낸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패잔병, 그것도 조정에 반기를 든 반란군으로 역사에 낙인이 찍힐 것이다.

 유육이 아직 남아 있다고는 하나 그에게서 정의군의 의기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는 다만 지금의 세력을 잃지 않기 위하여 전전긍긍하는 살찐 돼지에 불과하다. 그 휘하에 있는 자들도 다 그렇다.

 저희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도망다니고 쫓겨다니기에 급급할 뿐 처음 일어섰을 때의 의지 같은 것은 이미 그 냄새도 남아 있지 않다.

 허무했다. 지난 이년 여 동안 꿈을 가지고 살아왔던 유칠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허무했고, 포부를 가지고 고향을 등지던 때의 제 희망이 사라지려 한다는 것이 또한 허무하기만 했다.

 적의 추격병들을 따돌리며 낭산 기슭까지 도망쳐 오는 동안에 다시 많은 부하들이 죽었다. 뒤를 돌아보았다.

 저를 따르고 있는 위사들은 이제 십여 명에 불과했다. 그것도 성한 자는 하나도 없었다. 모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채 묵묵히 따르고 있을 뿐이다.

 말도 사람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만큼 지쳐 있었다. 사도치는 그들과 함께 낭산의 숲 속으로 말을 몰아 들어갔다. 우선 목을 축이고 싶었다. 개울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데 짙은 관목 숲의 어둠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인기척이 들렸다.

 벌써 이곳에까지 추적군의 발이 닿았나 싶어 잔뜩 긴장하고 칼을 잡았다. 그러나 숲 속에서 뛰쳐나온 것은 초라한 행색의 패잔병들이었다.

 사도치는 그들의 복장에서 이필의 별군에 속했던 자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도 사도치 일행의 복장을 보고 그 정체를 알아보았던지 움켜쥐고 있던 창검을 내렸다.

 반가움이 밀려들었다. 꼬박 하루 동안의 혈전을 겪고 그 아수라장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있는 자들이 아닌가.

 “살아들 있었나?”

 말에서 내리며 묻자 듬성듬성 이가 빠진 칼을 쥐고 앞장섰던 자가 덥석 사도치의 손부터 잡았다.

 “사 위장, 살아 있었구나!”

 이필의 별군에서 적기(赤騎) 이백을 이끌던 부장 염청오였다. 살아남은 자들은 한동안 서로의 안부를 묻고 동료들의 소식을 듣느라고 떠들썩했다.

 사도치와 염청오는 그런 부하들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염청오는 그때까지도 사도치의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장군께서는?”

 사도치의 물음에 그가 비로소 손을 놓았다.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하수년, 사 위장을 장군께 안내해 드려라!”

 대답 대신 소리쳐 부하를 부른 염청오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신경질적으로 쓸어 넘겼다.

 “하루 종일 죽기 살기로 싸웠다. 쉴 틈도 없었지.”

 초라한 몰골들로 어수선하게 서 있는 부하들을 돌아본다.

 “적기대 이백 용사들 중 남은 건 이게 다다. 다들 장렬히 죽었어.”

 사도치는 묵묵히 그의 넋두리를 듣고만 있었다. 곁에 다가온 하수년이라는 자가 잘근잘근 입술을 악물었다. 얼굴에 비분한 기색이 가득했다. 사도치가 염청오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후회는 없다. 죽은 자들도 그럴 것이다. 통쾌하게 싸웠고 조금도 비겁하지 않았으니까.”

 보지 않았어도 알 수 있었다. 유칠의 친위군 일만 중 비겁한 자는 한 명도 없었다. 아까운 사나이들이다.

 “그 빌어먹을 요동 놈들도 혼이 났을 거다.”

 그 말에 염청오의 눈이 반짝였다.

 “그랬겠지? 놈들의 반은 뒈졌을 테니까. 흐흐, 믿지는 장사는 아니지. 그렇지 않나?”

 “맞아. 우리의 목숨 값이 결코 싸구려는 아니었어.”

 “분한 건 유육 그 줏대 없는 얼간이다!”

 이를 부드득 간 염청오가 서슴없이 대장군으로 모셨던 유육을 욕했다.

 “우리와 함께 싸웠더라면 이곳에 요동 놈들 모두를 묻어 버릴 수 있었을 거다. 비겁하게 도망쳐 버리지만 않았더라면 말이야!”

 사도치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랬더라면 추격병을 두려워해야 할 자들은 요동 놈들이었겠지.”

 “맞다. 제기랄!”

 염청오가 신경질적으로 곁의 나무에 칼질을 했다. 나무에 깊숙이 박힌 칼을 뽑으며 그가 툴툴 웃었다.

 “흐흐, 올라가 보시게. 나중에 다시 만나서 오늘의 싸움 이야기를 해보자구. 누가 더 많이 죽였는지 말이야.”

 손을 휘둘러 흩어졌던 부하들을 모은 염청오가 사도치를 향해 씩, 웃어 보이고 산을 내려갔다.

 그의 어깨가 쓸쓸해 보였다. 사도치가 가만히 한숨을 쉬었다. 염청오는 남은 부하들을 이끌고 적의 추격병을 유인하기 위해 다시 산을 내려가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이제는 그를 다시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사도치는 염청오와 그의 부하들이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하수년이 사도치를 안내한 곳은 산 중턱, 계곡을 거슬러 올라간 곳에 세워져 있는 낡은 산신당이었다.

 주위에는 이십여 명의 위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가 살아 돌아온 사도치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한 명도 대열을 이탈하여 달려오거나 소리를 내어 인사말을 건네지 않았다.

 비록 패잔병일망정 위사들의 군기는 아직도 엄정하게 살아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인 사도치가 자신의 위사대를 밖에 세워 두고 산신당의 문을 열었다.

 하수년이 사도치의 뒤에 대고 군례를 올린 후 서둘러 다시 뛰어 내려가고 있었다.

 “사 위장, 살아 있었구나!”

 제일 먼저 그를 반긴 것은 구석에 등을 기대고 앉아 졸고 있던 별군장 이필이었다. 그가 벌떡 일어났다. 사도치의 눈이 향하는 곳에 도무연이 있었다.

 거구를 구부정하게 숙인 채 앉아 있던 그가 씩, 웃었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이필과 인사를 나눈 사도치가 유칠에게로 향했다. 유칠은 마른풀을 깔고 전포를 이불 삼아 덮은 채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눈을 꾹 감고 있었고, 안색이 밀랍처럼 창백했다. 그 곁을 도무연이 지키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사도치가 유칠 곁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장군, 군령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유칠의 눈까풀이 파르르 떨렸다. 힘겹게 눈을 뜬 그가 한 동안 초점을 잡느라 허공을 더듬고 나서야 사도치의 얼굴에 눈길을 맞추었다.

 “살아…… 있었구나…… 다행이……다.”

 언제나 으르렁거리던 쟁쟁한 목소리는 간 데 없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힘겹게 들렸다. 유칠이 떨리는 손을 뻗어 사도치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만하면…… 잘 했다. 왕중석…… 그놈의 간이…… 콩알만 해졌겠지.”

 “장군!”

 부르짖은 사도치가 유칠의 손을 덥석 움켜쥐었다. 볼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감출 생각도 없이 사도치는 피와 땀에 찌든 옷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우리는 결코 진 게 아니다. 억울해할 필요…… 없다.”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던 유칠이 탁한 가래를 뱉어내고 다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적의 선봉 일만을 도륙했고…… 다시 이만 본진을…… 갈가리 찢어 놓았었다. 흐흐흐…….”

 웃음 끝에 다시 심하게 기침을 해댄 유칠이 숨을 헐떡였다. 얼굴에 홍조가 돌고 있었다.

 “물, 물을 좀…… 다오.”

 사도치가 유칠의 손을 놓고 벌떡 일어섰다. 한 걸음에 계곡으로 달려 내려간 사도치가 투구를 물속에 담갔다. 말라붙어 있던 핏물이 씻겨 내려갔다.

 대충 투구를 흔들어 핏물을 흘려보낸 다음 가득 물을 담아 들고 일어섰을 때였다.

 피웃-!

 거세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뚫고 날카로운 시위 소리가 들려왔다. 본능적으로 몸을 틀자 어깨를 찢으며 화살 한 대가 스쳐 지나갔다.

 누군지 돌아볼 여유도 없었다. 사도치는 투구를 든 채 계곡 물 속으로 몸을 날렸다.

 첨벙!

 거센 물살이 사정없이 온몸을 휘감아왔다. 몇 대의 화살이 소나기처럼 그를 따라 물속으로 처박혀 들었다. 잠시 물살에 떠밀려 중심을 잃고 굴러가던 사도치가 바위에 거세게 내동댕이쳐졌다.

 등골이 부서지는 것 같은 충격이 왔다. 사도치는 이를 악물고 바위를 의지하여 몸을 바로 세웠다.

 머리를 흔들어 물을 털어 내고 나자 비로소 시야가 밝아졌다. 숲속에서 가벼운 경장 차림의 병사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추적병들이다.

 검은 두건으로 머리를 감쌌고, 검은 색 경장 위에 역시 검은 색으로 물들인 가죽 갑옷을 걸쳤다. 손발을 감싼 비구와 발목 보호대 역시 검은 색이었다.

 차고 있는 검집 또한 검은 색이어서, 반짝이는 눈의 흰 창과 붉은 입술을 제외하고는 온통 검은 색인 자들이었다.

 ‘흑기대!’

 사도치는 저도 모르게 긴장하여 마른침을 삼켰다. 말로만 듣던 흑기대(黑奇隊)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흑기대는 달리 흑마대(黑魔隊) 또는 흑령대(黑靈隊)로도 불리는 은밀한 집단이었다.

 군단 급의 야전군 중 변방에 주둔하고 있는 군대는 그들 나름대로의 비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집단을 가지고 있었다.

 소수이지만 정예 중의 정예들만으로 이루어진 그들은 평상시에는 군정과 민정의 암행사찰을 주로 했다. 변방은 어느 곳이나 적과 마주하고 있다는 지리적 특성상 그들과의 왕래가 은밀히 이루어지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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