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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드워프 마을 - 4
작성일 : 17-01-14 18:45     조회 : 418     추천 : 0     분량 : 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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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나는 자기 방에서 눈을 붙였지만, 좀처럼 잠에 들지 못했다. 겨우 잠이 들었다 깼을 땐 아직 새벽이었다. 너무 많은 상념들이 얽혀있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밤바람은 별을 흔들다가 그녀의 방 안으로 들어찼다.

 

 밤하늘을 보고 있으니 생각의 타래가 하나둘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떠오른 건 에테라가 한 말이었다. ‘기다리기만 하면 기회는 영영 오지 않아.’ 그건 에테라가 아버지에게 한 말이었지만, 자신에게 한 말이기도 했다.

 

 그녀의 시선이 하늘과 땅의 흐릿한 경계로 향했다. 여기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지만, 할록웰에선 잘 보일 것이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돌아갈 때 몰래 따라 나설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아버지는 길길이 날뛰면서 화를 내겠지. 시뻘게진 얼굴로 자신을 찾는 아버지를 상상하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정말로 한다고 지금 자기를 막을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아침나절에 이곳을 떠날 거고, 아버지는 자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점심이 될 때까지 찾지 않을 게 뻔했다. 거기에 생각이 닿자 타나는 서둘러 짐을 싸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낭을 꺼내자마자 무엇을 넣어야할지 막막해졌다. 그녀는 한 번도 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모험 이야기엔 주인공이 무엇을 챙겼는지 같은 자질구레한 말은 모두 생략되어 있었다. 어쩌면 아예 짐을 챙기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야기 속의 인물들이었으니까.

 

 타나는 일단 필요할 거 같은 물건들을 챙겨 넣었다. 거의 대부분 옷가지였다. 갈아입을 옷과 방한용 겉옷, 거기에 갈아입을 속옷까지 챙기자 벌써 배낭이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고민하다가 다른 걸 챙기고 나서 뺄 걸 정하자고 결심했다.

 

 다들 자고 있는지 아래층은 조용하기만 했다. 부엌에는 만찬이 끝나고 남은 음식들이 한쪽에 쌓여있었다. 타나는 그것의 위치를 확인하고 지하실로 내려갔다. 거기엔 아버지가 만든 시제품들이 한가득 놓여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크기도 형태도 제각각이었다. 몇 개는 전에 봤던 것들이었다. 이 중에서 선택된 소수만이 양산되어 상품으로 팔렸다.

 

 타나는 물건들을 쭉 살폈다. 대체로 안쪽으로 갈수록 옛날 물건들이 나왔다. 칼도 유행이란 게 있다.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이렇게 죽 늘어놓으니 그 경향이 어느 정도 보였다. 대체로 옛날 것들은 요즘 칼보다 칼날 폭이 조금 좁은 편이었다. 칼에 대항해 갑옷이 점점 두꺼워지다보니 요즘 칼은 옛날 것보다 더 두껍고 무거워진 것이다. 하지만 타나는 조금 다른 물건을 찾고 있었다. 낮에 본 이라스토와 리코의 대련은 단순한 힘의 대결이 아니었다. 두 사람 모두 칼을 빠르고 정교하게 휘둘렀다. 이런 동작을 위해서는 요즘 것보다는 가벼운 칼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그다지 마음에 드는 칼이 눈에 띄지 않았다.

 

 막 뒤돌아서던 그때, 못 보던 칼 한 자루가 눈에 띄었다. 그것은 문 바로 옆에 기대어 놓아서 들어왔을 때 보지 못한 거였다. 타나는 그것을 들어보았다. 적당히 손잡이 쪽으로 당겨진 무게중심덕분에 칼은 가볍게 느껴졌다. 칼날은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다 끝에서 부드럽게 모여 있었다. 찌르기와 베기 모두를 중시한 디자인이었다. 가드와 퍼멀 모두 장식하나 없었지만, 휘두를 때 느낌이 환상적이었다. 원하는 대로 컨트롤이 되면서도 묵직한 힘이 느껴졌다. 화려한 장식보다 이런 실용적인 면에서 만족시키는 게 명품이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바로 이거라는 목소리가 올라왔다. 타나는 그 칼을 품에 안고는 지하실을 나왔다.

 

 막 부엌에 들어서는 순간, 누군가 거기 있었다.

 

 “타나?”

 

 그 목소리는 보리였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

 

 “화장실…….”

 

 그렇게 말하며 보리는 크게 하품을 했다.

 

 “부엌에서 뭐해?”

 

 타나는 서둘러 칼을 한쪽 구석에 숨기고는 음식 쪽으로 갔다.

 

 “배가 고파서.”

 

 보리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화장실로 향하다 다시 타나 쪽을 돌아봤다.

 

 “타나, 나도 밤에 많이 먹으면 타나처럼 될 수 있어?”

 

 “그것보단 푹 자고 말 잘 들으면, 나보다 더 크고 멋진 드워프가 될 거야.”

 

 보리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타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먹을 걸 대강 챙기고는 서둘러 방으로 올라왔다. 침대 위에는 싸다 만 짐들이 어지럽게 펼쳐 있었다. 가져온 걸 그 옆에 던져놓자 침대는 앉을 자리도 없었다.

 

 ‘말 잘 들으면 말이지…….’

 

 타나는 자기가 한 말을 곱씹었다. 가족 몰래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괜히 마음이 답답해 창가에 기대었지만, 밤공기도 그녀의 가슴을 뻥 뚫어주지 못했다.

 

 날이 이제 조금씩 밝아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마을은 고요하기만 했다. 항상 낮에 일어나기에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었다.

 

 그때 무언가가 그녀의 눈에 띄었다. 사람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폐광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거리가 멀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인 듯 했다. 그 중에서 하나는 굉장히 컸다. 타나가 아는 사람 중에서 그만한 크기는 딱 한명밖에 없었다.

 

 ‘이라스토?’

 

 두 사람은 폐광 안으로 들어갔다. 타다는 창가에 기댄 채 폐광 쪽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사람들이 하나둘 잠에서 깨어 문 밖으로 나오던 그때, 커다란 폭음과 함께 땅이 울렸다. 자던 사람도, 깨어있던 사람들도 모두 밖으로 나왔다. 두 사람이 들어갔던 폐광 쪽에서 먼지가 피어나오고 있었다.

 

 “갱도가 무너졌다!”

 

 누군가 그렇게 외치자, 가슴이 쿵쿵 울리기 시작했다. 타나는 서둘러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안에 사람이 있어요! 두 사람이 들어가는 걸 봤다구요!”

 

 그러면서 타나는 곡괭이를 집어 들고 무너진 폐광으로 뛰어갔다. 다른 사람들 역시 연장을 챙겨 그쪽으로 향했다.

 

 “누구야? 누가 없어?”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라스토랑 광산 안으로 들어갈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 타나는 필사적으로 아버지를 찾아봤지만,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

 

 “아버지! 우리 아버지가 없어요! 이라스토랑 같이 들어갔을 거예요!”

 

 이윽고 사람들은 합심해서 무너진 갱도를 파기 시작했다. 때때로 작업을 멈추고 안에서 소리가 들리나 살폈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거기 비켜봐.”

 

 그렇게 말한 건 레아였다. 그녀는 한창 파고 있는 곳까지 들어오더니, 다른 사람들을 뒤로 치웠다. 잠시 막힌 곳을 살피던 그녀는 칼을 뽑아 앞으로 향했다. 몇몇이 그걸 보며 툴툴거렸지만, 그녀의 진지한 모습에 감히 대꾸를 하지 못했다. 레아는 손과 발을 옮겨가며 허공에 무언가를 그리는 듯 했다. 모두 그것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다.

 

 레아는 동작을 마치면서 칼끝으로 무너진 흙더미를 찔렀다. 그러자 무너져 쌓인 더미들이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듯 저절로 천장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갱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대로 돌아갔다.

 

 “신비학을 배우고 싶다면 할록웰로…… 아니 지금은 농담할 때가 아니지.”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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