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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삼국지 디버스
작가 : 풍령인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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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바로 이것이 삼국지 퓨전물의 진정한 원조다!
삼국시대, 위 촉 오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스로의 기치를 내 걸었던 사내, 세류 신원
그의 장대한 원정이 중원을 질타한다!

 
29 화
작성일 : 16-07-19 14:52     조회 : 466     추천 : 0     분량 : 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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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초선은 그렇게 말하며 세류를 방으로 안내했다. 세류는 따뜻한 물과 고기반찬을 대접받으며 입맛을 다셨다. 자신이 초선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기에.

 다음 날, 다행히 초선은 어제보다 밝아 보였다. 그것은 세류의 덕분이 컸다. 세류가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초선이 심심하지 않게 갖은 노력을 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말했어. 안 알랴줌.”

 “풋, 뭐예요, 그게.”

 초선의 말에 세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글쎄다? 하하, 정말 할 말이 없었던 게 아닐까?”

 초선은 밝게 웃을 수 있었고 세류의 배려는 계속됐다. 하지만 인간사는 우연(偶然)을 가장한 필연(必然)의 연속이라 했던가. 낙양 거리 한복판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을 만나게 되었다.

 “어? 원화 님?”

 “신원?”

 세류의 부름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인물. 이제 중년에 접어든 그는 바로 건안삼신의 중 하나로 이름 높은 화부였다. 그리고 세간에는 본명보다 화타로 이름 높은 원화였다.

 “자네가 어떻게 여기에?”

 “그야, 제가는 길 중 하나가 이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원화 님은 어째서 이곳에?”

 “나야 친우를 만나고자 왔는데 환자가 있다 하여 잠시 들렀다 오는 길이라네.”

 화타의 말에 세류는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원화 님, 오랜만에 뵈었는데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합니다만, 봐주셨으면 하는 환자가 있습니다.”

 세류의 말에 화타는 고개를 갸웃했다.

 “환자? 누구를 죽도록 때린 겐가?”

 “원화 님!”

 “농담일세. 보아하니 옆의 소저와 관계된 것 같구만. 부모가 아프신가?”

 “아…… 네, 그렇습니다. 소녀는 유 씨 가문의 여식, 초선이라 합니다.”

 “낙양 유가라…… 하하.”

 화타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당이 아프신 겐가? 그리 들은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

 초선의 말에 화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세류에게 말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병세가 보통 깊은 게 아닌가 보군. 어서 가보세. 내 의자(醫子)라 하기에 부끄럽지만 그래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화타의 말에 세류는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원화 님.”

 “허허, 뭘 그리 말하나. 어색하게. 그냥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니까.”

 그들은 발을 급히 놀려서 저택으로 들어갔고 바로 백연화의 상세를 살폈다.

 “음…….”

 화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화타의 명성에 한 가닥 희망을 갖고 있던 초선은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화기가 폐를 넘어 백회로 퍼지고 있다. 초기에 손을 잘 썼다면 좋았을 것을…… 쯧…….”

 화타의 말에 초선은 고개를 숙였다. 화타는 그런 초선을 보며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이미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부인의 상태는 이미 혼수상태에 빠졌다네. 아마 큰일이 나지 않는 이상 이대로 사경을 헤매다가 소천하시겠지.”

 “네?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화타의 말에 초선이 놀라서 되물었다.

 “어제 즈음부터 식음이 힘들고 제대로 대답을 못하시지 않으시던가? 화기가 머리까지 뻗친 증거야.”

 “그, 그게……”

 초선이 놀라서 입만 벙긋거렸다. 어제쯤부터 제대로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는데, 그게 그런 의미일 줄이야. 그것도 모르고 자신은 좋다고 나와서 놀았으니…….

 초선의 표정이 당장에라도 울 듯 눈물을 글썽였다. 화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자당과 대화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네. 하지만 이 방법을 쓰면 아마 오늘을 넘기기 힘드실 게야.”

 초선은 급히 화타를 보았고 화타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것은 회광반조와 같은 개념이었다. 신체의 진력을 격발시켜 머리에서 화기를 몰아내는 것이었다. 그러면 대화가 가능하겠지만 모든 힘을 소진한 백 부인은 얼마 가지 못해 소천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와 상의해 보겠습니다.”

 초선은 그렇게 말하며 어디론가 가버렸고 곧 초선과 초로의 사내가 같이 왔다. 사내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은 것이 큰 슬픔과 애통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는 게 절로 드러났다.

 “삼신의로 이름 높은 화 선생이십니까. 저는 유수(劉壽)라 합니다.”

 “화부 원화라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만, 사정이 사정인지라……. 그리고 제 내자가 이제 얼마 남지 않으셨다 했던가요…….”

 화타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유수는 탄식했다. 잠시 고민하던 유수는 한숨을 내쉬며 초선을 보았다. 그리고는 결정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 몰라도 인사도 못하고 보내는 것은 내키지 않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 인사라도 하는 게 집사람의 바람일 겁니다.”

 유수의 말에 화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바로 침통을 꺼내어 백연화의 몸에 시침하기 시작했다.

 화타의 시침은 진중했고 무게감 있었다. 조금의 흔들림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고요한 가운데 집중한 그의 모습은 천 년의 세월을 견딘 거대한 바위 같았다. 대가의 모습이 과연 이런 것일까.

 “……후우.”

 화타는 마지막 침을 머리에 꽂고 깊은 한숨과 함께 눈을 감았다. 그의 모습에 누구도 감히 묻지 못했다. 잘 됐느냐, 어떻게 될 것이냐, 무척 궁금한 게 많을 터지만 유수도, 초선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일 초가 일 각 같은 시간. 그 긴 기다림은 바위에 암각화를 새기는 듯 길고 역경 짙은 시간이었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백연화가 작은 기침 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부인…….”

 “……여보? 그리고 초선이…….”

 백연화는 낮게 미소 지으며 유수를 불렀다. 아무것도 모르는 게 분명할 테지만 모든 것을 아는 듯, 화타나 세류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럴 시간조차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미안해요…….”

 첫 마디는 사과였다. 남은 가족에게 잊을 수 없는 슬픔을 준 것에 대한 사과…… 그리고 이어진 당부.

 “쿨럭…… 건강…… 신경 써가면서 일해요, 여보……. 그리고…… 사랑했어요. 그리고……”

 백연화는 초선을 보면서 힘겹게 웃었다. 부드럽게 웃고 싶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아 양 볼이 파르르 떨렸다.

 “초선이, 내 딸……. 내 딸…… 쿨럭…… 우리 초선이 결혼하는 거…… 봐야 하는데…… 쿨럭!”

 백연화는 그렇게 말하며 힘겹게 초선의 손을 잡았다. 그 모습에 화타가 눈을 크게 떴다. 백연화의 상태는 몸을 움직이는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랑해……. 내 딸…….”

 백연화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유수와 초선에게 웃어 보인 후 마지막으로 세류를 보았다. 이제 백연화는 말할 힘도 없는 듯, 쌕쌕거리며 가느다란 숨만 연달아 내쉬었다.

 “…….”

 말은 없었지만 느낄 수 있었다. 초선의 뒤를 부탁한다는 것이리라. 아마 이 자리에서 그녀를 제외하면 초선과 가장 가까운 이를 고르라면 유수가 아닌 세류일 테니까.

 세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백연화는 힘겹게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떨리지도, 힘겨워 보이지도 않았다. 다만,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뿐이었다.

 “…….”

 유수는 고개를 치켜들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고자 했고, 초선은 조용히 백연화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흐느꼈다.

 초선의 두 번째 어머니, 백연화는 중평 원년, 계해에서 갑자로 넘어갈 즈음, 숨을 거뒀다. 하지만 그녀는 행복했을 것이다. 존경하는 남편과 사랑하는 딸이 그녀의 곁에 있어주었으니까. 그렇기에 백연화의 얼굴에 미소가 걸려 있는 것이리라.

 

 

 

 “오라버니.”

 “응?”

 백연화의 장례가 끝난 후, 초선은 세류에게 찾아왔다. 그 간 무슨 고민을 하는지 세류와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던 그녀. 이제 무슨 결심이 선 듯했다.

 “오라버니와 저의 약속은…… 아직 이 년이 남았지요?”

 “그래, 이 년이지. 올 겨울이 가면 일 년인 셈이고. 그런데 그것을 왜 묻니?”

 “사실 오라버니를 따라가고 싶어요. 오라버니 곁에 있고 싶어요. 하지만 이년이 남았잖아요. 그래서… 그래서 결심했어요. 전 의술을 배우겠어요.”

 세류가 두 눈을 깜빡였다. 전혀 뜻밖의 말이었기에

 “어? 뭐라고?”

 초선은 분명한 의지를 갖고 또박또박 분명히 말했다. 그녀의 의지는 확고하여 흔들림이 없었다.

 “의술을 배우겠어요. 그래서 다시는 제 주위 사람 중에 아파서 죽는 사람이 없게 하겠어요.”

 초선의 말엔 굳은 의지가 보였다. 그것은 어리다고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 누구에게 배우게?”

 “원화 님한테 배우겠어요.”

 세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화타라면 스승으로서 가장 좋은 인물일 테니까. 실력도, 인품도.

 “그러니까 일 년 후에 다시 찾아와 주세요. 그 때는……”

 초선은 얼굴을 붉히며 무어라 작게 중얼거리고는 후다닥 뒤로 물러났다. 제대로 못 들은 세류가 반문하려던 차였는데, 묻기도 애매하게 됐다.

 “배웅하지 않을 거예요. 배웅하면 따라가고 싶을 테니까요!”

 멀리서 초선이 소리쳤다. 세류는 피식 웃으며 초선을 바라보았다. 재회한 후 늘 성숙한 아가씨 같던 초선이 처음으로 열 살 또래의 아이처럼 보였다.

 “다시 보면…… 헤어지지 말아요!”

 초선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집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세류는 하하, 웃고는 말했다.

 “알았다.”

 그렇게 중얼거린 세류는 마지막 도움을 베풀 겸 화타를 찾아갔다. 그리고 사정을 설명하며 초선을 부탁했다.

 “의술을 배우고 싶다니…… 허허, 나는 유생일세, 유생이야. 그런데 의술이라니…….”

 화타가 어이없다는 듯 했지만 거듭된 세류의 부탁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좋네. 대신 나도 부탁 한 가지해도 되겠지?”

 “원화 님이 부탁이라고요? 제게 할 것이 있단 말입니까?”

 화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려운 건 아니야. 단지 자네와 나의 인연이 이제 십 년에 가까워져 가는데, 여전히 멀게 느껴져서 그렇다네. 조금 더 친근하게 불러줬으면 좋겠구먼. 예를 들면, 형님 같은 거 있지 않은가.”

 화타의 말에 세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곧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동생의 인사 받으십시오, 형님.”

 “하하, 멋진 동생을 얻었군. 아름다운 제자도 얻고. 하하, 좋은 날이야.”

 “좋은 날에 술이 빠질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하하, 당연한 말을.”

 그렇게 시작한 술자리는 다음 날까지 이어졌고, 결국 두 사람은 초선의 잔소리를 한 바가지 들어야 했다.

 초선은 벌써부터 제자로서 스승의 건강을 염려하는 착한 제자였다. 아주 착하고 참한 제자.

 “그럼 내년에 보자, 초선아.”

 “네. 많이 배우고, 기다릴게요.”

 초선의 말에 세류는 빙그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럼 내년까지 안녕. 형님도 강녕하십시오. 우제는 좀 더 세상을 떠돌다 오겠습니다.”

 세류는 그 말을 끝으로 말을 몰고 떠났다. 화타와 초선은 세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특히 초선은 화타가 가자고 하는 순간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나쁜 남자일세…… 이런 소녀의 눈에서 눈물을 나게 만들다니. 다음에 만나면 호되게 혼나야겠구먼.’

 초선은 화타의 손을 잡고 움직이며 눈물을 닦았고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더 이상 울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픔과 슬픔은 이제 족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족했다.

 각자의 목표를 가진 채 헤어졌지만 모든 사람은 확신했다. 그들이 영원히 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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