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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화공도담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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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와 법을 익힘에 있어 느리디 느린 둔재.
법식에 얽매이기보다 마음을 다하며,
술을 익히는 데는 느리지만 누구보다 빨리 도에 이를 기재.
형식과 필법을 익히는 데는 둔하나 참다운 아름다움을
그릴 수 있게 된 화공 진자명의 강호유람기가 펼쳐진다.

 
21 화
작성일 : 16-07-19 14:13     조회 : 553     추천 : 0     분량 : 7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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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음날, 채화당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시작했다. 이자언 역시 아침 일찍 깨어나 소세한 후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자언의 일상은 조운고 사부님께 그림을 배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명의 일이 잘못된 뒤로 그의 일상은 본당을 청소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 모든 것이 자명의 탓이니 언젠가는 반드시 복수를 하고 말리라. 자명이 놈이 귀신이 들렸다면 동쪽으로 난 복숭아 나뭇가지를 구해 무기로 삼으면 될 것이다.

 이자언은 그렇게 자명을 원망하며 본당 문을 열었다. 본당 안은 어제와 다르지 않았다. 탁자 위에 둘둘 말린 화선지가 한 장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이자언은 별다른 생각 없이 탁자로 다가가 화선지를 펼쳐 들었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풍겨왔다. 그것이 진짜 향기인지, 아니면 환각인지 이자언은 깨닫지 못하였다. 하지만 화선지에 피어난 도화 꽃에서는 정말로 향기가 배어 나오는 것 같았다.

 “헉!”

 이자언은 저도 모르게 화선지를 떨어뜨렸다. 가슴속에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가득 차올랐다.

 아무도 출입한 흔적이 없는 본당에 도원도 한 폭이 놓여 있고, 그 안에는 귀천하신 오채문 대화백이 인자한 미소를 띠고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이 귀신의 조화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오채문 대화백의 눈길이 무서워진 이자언은 화선지를 놓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정신없이 본당 밖으로 뛰어나갔다.

 “오채문 대화백이다! 오채문 대화백이 그림 속의 선계로 등선하셨다!”

 이자언의 한마디에 채화당은 더 이상 평화로운 일상을 지속할 수 없었다.

 반 각 뒤. 노화백들은 황급히 모여 회의를 열었다.

 그들은 오채문의 유작이 뒤늦게 발견되었다며 감탄을 터뜨렸지만 그것이 왜 며칠이 지난 지금에야 발견되었는지, 왜 탁자 위에 갑자기 놓여 있었는지는 아무도 답하지 못하였다.

 회의에 참석한 조운고와 상준백, 모영찬은 장탄식을 내뱉었다.

 그림으로 일가를 이룬 조운고는 필법을 보고 자명이 그렸음을 짐작해 냈고, 오밤중에 보았던 터라 미처 제대로 모작을 보지 못하였던 모영찬은 소름이 오싹 돋는 것을 느꼈다.

 상준백은 기이한 미소를 지으며 그 그림을 그린 이가 자명이라는 것을 밝혔다.

 하지만 노화백들은 그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아는 자명에게 이만한 실력이 있을 리 없었던 것이다.

 상준백은 믿지 않는 노화백들을 보며 아련한 미소를 지었다.

 “그 아이를 담기엔 우리 채화당이 너무 작았던 것일 테지요.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자란 그 아이는 이제 먼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믿을 이가 몇이나 있으랴!

 다음날부터 기이한 소문이 돌았다. 합비에서 시작된 소문은 전 중원의 화공들에게로 널리 퍼져 나갔다. 그것은 오채문이 화선이 되어 그림 속의 세계에 거하고 있다는 신비로운 소문이었다.

 

 그림으로 인해 풍파가 일어난 것은 남궁세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마차를 몰고 온 이가 건넨 그림은 먼저 무인들의 철저한 검사를 거쳤다.

 먹이나 안료 따위에 독이 묻어 있지는 않은지, 그림의 내용이 남궁세가에 해가 되는 내용이 아닌지 무사들은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다.

 검사의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무인 중에 안목이 뛰어난 이가 있어 그림의 뛰어남을 알아보았던 것이다.

 그 무인은 그림을 심유종 총관에게 가져갔고, 본래 문인이었던 심유종 총관은 그림의 진가를 알아보고는 연신 감탄을 터뜨렸다.

 “신품(神品)이로다, 신품이야. 이 그림은 화란 아가씨께 고한 연후에 가주께 가져다 드려야겠다. 화란 아가씨께서는 어디 계시냐?”

 심유종과 마주해 있던 남궁세가의 무인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가씨께서는 지금 외원에 나가 계십니다.”

 산동악가가 돌아간 이후, 세가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남궁화란은 내원과 외원을 두루 돌며 남궁세가의 가솔들을 위로하고 다스리는 중이었다.

 심유종은 이를 뿌드득 갈았다.

 “악가 때문이로군. 세가가 흔들리고 있어.”

 악가와의 첫 번째 비무는 만족스러웠다. 남궁세가의 저력은 여전히 튼튼하였으며, 어린 제자들이나 이대제자들의 비무에서 남궁세가는 우위를 점하였다.

 암운이 드리워진 것은 그들이 창궁무애단의 단주에게 비무를 청한 이후부터였다.

 악가로서는 나름대로 자신할 만한 바탕이 있었다. 당금 악가의 소가주는 패력철창(覇力鐵槍)이라는 별호를 얻을 정도로 뛰어난 무재였으니 말이다.

 물론 창궁무애단주인 남궁곽 단주께서 패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저력은 놀라웠다.

 소가주가 패하자 악가주는 불쾌한 표정으로 남궁세가 가주와의 친선 비무를 제안했다. 남궁세가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일가의 가주에게 비무를 청한 것은 크나큰 무례이나 도전하는 이를 피했다가는 남궁세가의 명성은 그야말로 끝 간 데 없이 떨어질 테니 거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비공개로 치르기로 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렇게 벌어진 비무에서 남궁세가의 가주와 악가주는 형식적으로나마 동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 푼을 숨긴 악가주와 가진 바를 다 내보이지 않을 수 없었던 남궁세가 가주와의 차이는 확연했다. 이는 곧 패배나 다름없었다.

 악가주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했다.

 

 “남궁세가의 바탕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로구려. 악가는 아직 그만한 바탕을 이루지 못하였소이다.”

 

 겉으로는 예의를 표방하나 속으로는 비웃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가주는 안중에도 없이 세가의 바탕만을 이야기하다니, 이만한 무례가 어디에 있겠는가!

 또한 아직 그만한 바탕을 이루지 못하였다는 말은 언젠가 이루고 말겠다는 뜻이나 진배없는 것이었다.

 한참 동안 생각에 빠져 있던 심유종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비록 화란 아가씨께서 아니 계시지만, 나는 가주께 이 그림을 보여 드려야겠네.”

 남궁세가의 거인이 입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리라. 어쩌면 이 그림이 작게나마 그에게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화란 아가씨께서 아니 계시지만, 자신의 직책이 총관이니 화란 아가씨 없이 일을 처리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심유종은 총총걸음으로 남궁세가의 가주전으로 걸어갔다.

 

 남궁세가의 가주전은 고요했다. 충직한 수신호위들이 지키고 있어 잡인은 절대 출입할 수 없는 곳이니 고요할 수밖에 없었다.

 가주실에는 남궁세가의 가주가 앉아 운기를 하고 있었다.

 ‘으음.’

 악가주와의 비무가 남긴 상처는 심유종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컸다. 긴 숨을 토해내는 가주의 얼굴이 찌푸려져 있었던 것이다.

 절정에 달한 무인이 아니라면 눈치 채지 못할 테지만, 그 호흡 역시 고르지 못하였다.

 ‘작지 않구나. 음기가 뭉쳐 풀리질 않아.’

 분명히 양가의 가주가 나눈 비무는 동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악가주는 세가에 알려진 대로 삼 푼의 실력만 숨긴 것이 아니었다.

 팔십일로 악가창법(八十一路 岳家槍法)만이었다면 비록 밀렸을지언정 이처럼 내상을 입지는 않았을 것이다.

 ‘음한장력…….’

 비무가 끝나기 바로 직전, 남궁세가주는 악가주의 허초를 피하려다 그의 장법에 슬쩍 단전 어림을 스치고 말았다.

 그것은 지독한 암수였다. 고작 일장이었을 뿐이나 그 안에는 음기가 충만해 있었던 것이다.

 가벼운 내상을 입은 줄 알았던 남궁세가주는 다음날 음기가 뭉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대경하였다.

 서둘러 양기를 돋워 음기를 흩으려 했지만, 양기를 일으킬수록 음기는 반발하여 더욱 단단하게 뭉쳐 갔다. 이만하면 독장(毒掌)이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으리라.

 ‘악가의 무공은 양에 치중해 있어 한음(寒陰)에 관한 무공은 드물다. 한데 악가주는 어찌 이와 같은 괴공(怪功)을 얻었을꼬?’

 가주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하지만 그의 등허리와 어깨가 당당히 펴져 있었다. 아직까지 가주는 무인의 기개를 잃지 않은 것이다.

 ‘이대로 스러질 수는 없다. 내게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어떻게든 제왕의 검형을 복원해야 했다. 그 일을 위해서라면 절대로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음기가 뭉쳐 있다지만 어딘가에 길이 있을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만 했다.

 남궁세가주는 운기를 마치고 호흡을 길게 들이마셨다. 내상을 치료하진 못했지만,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막는 데에는 성공했으니 당분간은 버틸 수 있으리라.

 “후우―”

 호흡을 마친 가주는 고개를 들었다. 문득 가주실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잠시 그 기척을 파악하여 보니, 다름 아닌 총관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총관의 근심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총관 심유종이 가주를 배알코자 합니다.”

 “들어오시게.”

 문이 열리고 총관이 조심스레 가주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남궁세가의 가주는 새카맣게 죽어버린 총관의 얼굴을 보고 자그마한 미소를 지었다.

 비록 내상이 극심하다 하나, 결코 내색해서는 아니 된다. 남궁세가의 가주란 그런 자리였다.

 “그래, 총관께서 무슨 일로 찾아오셨는가?”

 “귀한 그림을 입수한 듯하여 가져왔습니다, 가주.”

 “조상의 얼굴조차 뵈올 수 없는 죄인이 무슨 염치로 풍류를 즐기겠는가. 물리게.”

 가주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림에 그려진 무신과도 같은 기상이 가주께 위로가 되길 바랐던 총관의 얼굴에 슬픔이 감돌았다.

 “신품의 그림인데, 화공이 낙관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하여 가솔들에게 남궁세가를 찾은 객 중에 화공이 있었는지 알아보라 명을 내렸습니다. 그만한 화공이라면 찾아서 남궁세가의 이름으로 답례를 하여야 할 듯하여…….”

 당대의 황상 폐하께서 서화를 즐기시어 문인화가 들불처럼 번지는 지금이다.

 이처럼 뛰어난 예인이 그림을 남겼다는 것은 무가인 남궁세가 역시 풍류를 알고 있음을 인정해 준 것이니 세가로서도 그만한 답례를 해야 했다.

 “물리라고 하지 않았던가.”

 “세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가주. 이럴 때일수록 가주께서 여유를 보여주셔야 세가가 안심합니다. 물론 풍류를 즐기실 수는 없겠지만, 기왕 들어온 것마저 뿌리치시면…….”

 총관이 주저주저하며 말하였다. 감히 직언을 하는 것이 무례해 보이지만, 남궁세가의 가주는 총관의 마음속에 충심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말이 많고 성정이 가벼우나 그는 충직한 남궁세가의 가신이었다.

 “알았네. 자네 뜻대로 할 터이니 두고 가게.”

 가주는 손사래를 치며 축객령을 내렸다.

 한층 밝아진 얼굴의 심유종이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몇 번이나 조아렸다.

 “말씀드렸듯이 신품의 그림입니다, 가주. 보시고 흡족하시거든 훗날 가솔들에게도 보이겠습니다. 당금 황제께서도 서화를 즐기시니, 훌륭한 그림을 입수했다는 것을 알면 모두들 기뻐할 테지요.”

 “자네 뜻대로 하게.”

 가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총관은 흡족한 얼굴로 뒤로 물러났다.

 다시 가주실이 고요해지자 가주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총관의 말이 옳았다.

 가주는 절대로 흔들려서는 아니 되었다. 숨겨둔 한수가 없더라도 있는 척을 해야 했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비추어주어야 했다.

 가주는 심유종 총관이 놓고 간 그림을 집어 펼쳐 들었다.

 “호오!”

 삼대조 어른을 꼭 닮은 초상이 보이자 가주는 감탄을 내뱉었다. 연무를 형상화한 것을 보고서는 웃음까지 띤다.

 과연 총관이 감상하라 권유할 만한 그림이었다. 이처럼 기운생동한 그림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듯하다. 무신처럼 제왕의 기운을 흩뿌려대는 것이 삼대조 어른께서 되살아나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고인(高人)의 기예로다.”

 남궁세가의 가주는 짧게 감탄하고는 다시 그림을 둘둘 말았다. 그리고 그것을 탁자 위에 잘 내려놓고는 다시 침상으로 걸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다시금 운기요상에 집중하려는 것이다.

 눈을 감고 스스로를 관하니, 기운이 혈맥을 타고 재빠르게 쇄도했다.

 “으음.”

 하지만 운기는 계속해서 이어지지 못했다. 머릿속에 문득 그림이 떠올랐던 것이다. 잡념이라 여기고 청심(淸心)을 찾으려 했거늘, 그림은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심마(心魔)?’

 혹여 심마일까 걱정을 하였으나 몸을 휘도는 기운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가주는 미간을 좁히고 신음을 내뱉었다.

 처음엔 뛰어난 재주로 그린 그림이라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하여 보니 재주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

 ‘전삼식의 기수식이라면 외원의 제자들에게도 전수되는 도입이 아닌가.’

 상념은 창궁무애검법의 전삼식으로 이어졌다. 전삼식의 기수식이 가주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림을 생각했기 때문일까? 공교롭게도 그 모습은 삼대조의 것을 닮아 있었다.

 하지만 그 기운은 확연히 달랐다. 삼대조 어른에게서 피어 나오는 기운은 마치 만인을 굴복시키는 제왕의 기상이었다. 그 기운은 하늘에서 나왔으나 하늘의 기운보다 준엄했다.

 하긴, 그도 그럴 법도 하다. 제왕 중의 제왕이라면 곧 천자가 아닌가! 하늘의 선택이 없다면 제왕도 없다. 하늘은 넓게 퍼져 무애하나 제왕은 오롯하여 높은 것이다.

 남궁세가주의 수염이 부들거렸다. 운기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는 눈을 부릅떴다. 그의 몸에 숨어 음양의 조화를 갉아먹던 음기가 순식간에 치솟아 올라왔다. 남궁세가주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끔찍한 통증이 있을 텐데도, 가주는 그것을 느끼지 못하였다. 그저 천천히 몸을 돌려 그림 쪽으로 걸어가 조심스러운 손으로 그것을 쥐어 펼쳐 들 뿐이었다.

 그림 안에는 삼대조 어른이 무신과 같은 기상으로 검을 흩뿌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양기가 치솟아 올라 가주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주화입마의 초입과 증상이 같거늘, 가주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기운이 익숙하지 않는 혈도로 뻗어나가는데도 가주는 아무런 우려도 하지 않았다.

 “창궁은 무애하나 그 높이는 측량할 수 없다.”

 가주의 목소리에는 기이한 현기가 배어 있었다. 그림 속의 삼대조 어른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기운을 이제야 읽을 수 있었다.

 그 기운을 따라 가주의 몸속에 숨어 있던 음기와 양기가 흩어지고 섞이길 반복했다. 그간 가지 않았던 혈도로 기운이 뻗어나갔고, 그 기운은 둥글게 회전하여 단전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기운이 달라지자 같은 듯하나 다른 형이 나타났다.

 그 형은 가주가 그토록 찾아왔던 것이다.

 “…제왕검형.”

 남궁세가의 가주가 짧게 중얼거렸다.

 그 말이 기점이었을까! 가주의 머릿속이 폭발했다. 창궁무애검법부터 시작해 남궁세가의 모든 무공이 가주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것은 분해되고 해체되어 새로이 조합되어 갔다. 제왕의 기운을 닮은 무엇으로 말이다.

 다음날이 될 때까지 가주는 그렇게 오롯이 선 채로 움직이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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