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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제로(zero)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2.17

뭐든 제대로 있는 사람이 살아가는에서의 제대로 된것 뭐 하나 없는 사람들의 버티기

 
16- 완결
작성일 : 16-12-19 17:04     조회 : 345     추천 : 0     분량 :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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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게 입사를 하고 나름 바쁜 나날을 보냈다. 입사를 하고 나를 찌질하게 만 보던 모든 사람들이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아주고 그 대접이 익숙해지고 그래서 나도 나름 괜찮은 인간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래서 괜찮다라는 기본 인식이 당연 해질 때 나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것은 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아무리 내 기억을 뒤져도 알 수 없는 목소리였다. 여자의 목소리는 천천히 말을 하였다. 처음 듣는 목소리 지만 알 수 없는 익숙함이 들었다.

 그 여자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기”

 여자는 뜸을 들였다.

 “저기”

 “말씀하세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요”

 나는 그 전화를 받으면서 신종 전화 영업 같은 걸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마비누씨 아시죠?”

 나는 여자의 입에서 나온 비누의 이름을 듣자 화들짝 놀랐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어버리자 마자 그를 잊어 버렸던 것이다. 괜찮은 사람들의 특기는 지난 일을 잘 잊기라 개구리 올챙이적 기억 못한다라는 속담이 나올 정도이니 그것이 비단 나의 잘못 만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나는 비누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비누도 나를 잊었는지 전화 한 통 없으니 그것에 대해서는 오십 보 백보라고 생각을 하며 반가운 마음에 말했다.

 “아 알다 마다요. 형이랑 아는 사이 신 가봐요?”

 “네 여동생 입니다.”

 “아 그렇군요. 형은 잘 지내나요? 연락 못 한지가 벌써 삼 개월이네요”

 여자가 말했다.

 “잘 지낼 거예요”

 “어디 다른 데라도 갔나요?”

 비누의 여동생은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다.

 “오빠가 멀리 갔는데요. 가기 전에 제로 씨에게 돌려 주라는 게 있어서요”

 물건이요? 멀리요?

 숨바꼭질이라도 하듯이 여자는 말을 아꼈다.

 

 비누의 여 동생의 마석영이었다. 왜 비누의 이름은 그 따위로 지은 거야. 마 비누면 마 비영 이라든가 마 비은 이라든 가 해야 할 것 아닌가? 이름을 왜 이 따위로 짓는가?

 

 말 많은 비석이 그 곳에 있었다. 비석 비자에 말 많을 누가 뼈 가루가 되어 그 자리에 있었다.

 비누는 그 날 이후 내가 준 옷과 모자를 벗어 두고 빌딩에서 떨어졌다. 왜 그런 선택 따위를 한 것일까? 왜 그랬을까? 절망감 때문일 것이다. 내가 자신을 버리고 사라져 버리면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비누는 편지에 그렇게 쓰지 않았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걸 알아 그래서 슬퍼할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거 어쩌면 아버지기 나의 이름을 이렇게 만든 것도 이유가 있을 거야. 나는 정말 민폐 따위는 끼치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서 조심하고 눈치 보고 살았는데 그래도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저 살아 있다는 게 민폐가 되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렇다라고 생각 해줘. 참 피곤하게도 살았다. 참 눈치도 보고 살았다. 그래서 어느 정도 눈치 보는 거에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 했는데 가만히 생각 해 보니까 눈이 너무 많더라 내가 눈치 보는 눈은 두 개뿐인데 나를 보는 눈이 너무 많더라 그래서 너무 피곤해서 그만 할라고 그냥 내가 이 세상에 있었다는 거 잊어 줬음 좋겠는데. 석영아. 이 옷 제로 라는 친구한테 돌려 주라 전화 번호는 010-2342-0089 그 친구한테도 너무 민폐를 끼쳤어.

 그 친구한테 고맙다고 전해 주라. 그 녀석 잘 될 거야. 이름이 좋거든 나 같은 인간이 아니니깐

  부탁은 슬퍼하지 말라는 거 나 같은 인간 하나 죽었다고 슬퍼하지 말라는 거야. 알았지. 이제 너 네 월급에서 70만원씩 보내 줄 필요 없어. 미안하다. 민폐만 끼치다 간 오빠를 용서해라.

 너무 피곤하다.

 

 나는 그녀가 건 내 준 종이 백을 들고 섰다. 작은 그의 뼈 가루가 든 항아리가 차지 하고 있는 공간에 그의 명패가 있었다. 그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마 비누 그렇게 써 놓고 보니 그렇게 우습지 않는 이름이었다. 비누의 이름은 세상을 비누처럼 깨끗하게 씻어 내라고 그렇게 지었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는 역 부족이었나 보다 너무 많은 때와 죄 때문에 비누는 그렇게 혼자 힘쓰다 쇠잔 해 졌나 보다. 비누에게 제로가 필요 한 것이 아닐 것이다. 비누의 짝은 물이나 수돗물이나 강물이나 냇물이 필요 했을 것이다. 하지만 비누 혼자서는 역 부족인 이 세상에 온통 비누 칠 만해 놓고 사라졌다. 내 마음 속에도 비누 칠만 낙서처럼 해 놓았다. 나는 물이 필요 했다. 그래서 울었다. 비누가 칠해 놓은 비누가 따가워서 씻어 낼 물이 필요 해서 나는 울었다. 다른 어떤 이유도 아니었다. 나 말고 세상에 칠 해놓은 비누의 흔적 때문에 우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비누의 몸짓이 너무 작아서 그것은 어려 울 것 같았다. 여 동생도 같이 울었다. 세상에 비누의 흔적을 지우기에 아직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우리 둘은 같이 울었다. 자꾸만 눈이 따가웠다.

 비누가 제로를 만나서 세상에서 제로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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