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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드가&재호
작가 : 약먹은인삼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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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성악과 대학생 신재호.
매일 밤 그는, 레무리아 대륙의 사냥꾼 에드가를 꿈꾼다.
존재감 없고 자신감 부족하지만 구김살 없는 재호와
싸가지 없고 패기만만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가진 에드가.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은 알게 모르게 서로 영향을 끼치며
조금씩 바뀌어 가는데…….

 
제 20 화
작성일 : 16-07-19 11:27     조회 : 515     추천 : 0     분량 : 5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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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겠네.”

 “아닙니다!”

 “아니긴. 내 나이는 알지?”

 괜히 오해하고 기분 나빠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학년만 갖고 반말을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재호가 24살이니 1살 차이가 났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래.”

 몇 마디 대화를 나눴지만, 딱 호기심이 전부였다.

 어찌어찌 시간이 지나면 눈앞이 대영도 자신처럼 후배한테 툭툭 물음을 던지게 되고 그러다 졸업하고 하는 거다. 수많은 인연이 그리 스치듯 흘러가는 것 아니랴.

 묻기는 했지만 큰 관심까지는 없던 재호는 다시 순서지로 눈을 돌렸다.

 그런데 객석으로 가서 앉을 줄 알았던 전대영이 무대 입구 뒤에 바로 서서 있는 것이 보였다.

 “조금 있으면 조교님 오셔서 출첵할 텐데, 너 안 들어가냐?”

 “제가 오늘 문돌이입니다!”

 위클리 연주자들이 입퇴장을 할 때 문을 열고 닫아주는 일을 후배가 하는데, 과대인 전대영이 담당이라 했다. 재호도 다 해본 일이었다.

 “그럼 오늘 잘 부탁한다.”

 “네!”

 “작게 말해, 작게. 연주홀에서 그렇게 크게 대답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웃으며 주의점을 알려주는데 대영의 우렁찬 대답을 들은 걸까, 은하가 왔다.

 그녀가 열중쉬어 자세인 대영과 웃고 있는 재호를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기실에서 혼자 청승 떨고 있을 줄 알았더니, 여기서 후배 괴롭히고 있었어요?”

 “내가 뭘 괴롭히냐? 난 그런 거 안 한다. 그냥 오늘 문돌이라길래 잘 부탁한다고 한 거지.”

 “후배 사랑은 자유롭게 두는 것부터래요. 사단장이 장병들 위로해서 같이 밥 먹으면 남자들은 그렇게 싫어한다면서요?”

 “우와, 그거 심했다. 내가 그렇게까지 사악한 짓을 한 거였어?”

 그때, 갑자기 객석과 무대의 불이 꺼졌다. 객석의 불이 꺼진 채로 무대만 조명이 들어온 것.

 위클리 수업의 시작이었다. 농담을 주고받던 재호와 은하가 조용히 들어갔다.

 위클리의 순서는 기본적으로 학년순이고, 그 안에서는 학번 역순이었다. 저학년이 먼저하고 같은 학년이면 숫자가 큰 학번이 먼저 하는 식인데, 재호의 순서는 5번째.

 마음도 느긋하겠다, 순서에도 여유가 있겠다, 재호는 2학년 후배들의 노래를 마음 편히 감상하였다. 청중의 자세로 은하와 소곤소곤 이야기했다.

 마침 긴장했는지 가뜩이나 경직됐던 소리가 힘겹게 이어지다가 기어코 음이탈로 귀결됐다.

 “어휴, 쟤 우라까이 어떡해?”

 “다 그러면서 느는 거죠. 아, 또 우라까이 난다.”

 여자아이들은 늘 자신의 가장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노력한다.

 2번으로 한 여학생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던지, 자신의 순서가 끝나고 대기실로 들어가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가끔 저런 애가 있긴 한데, 이거 점수도 없이 패스 논패스인데 왜 울지?”

 1번보다는 잘했으니 덜 창피했을 텐데, 왜 그럴까? 보통은 안도하는데 말이다. 은하가 재호의 귀에 속삭였다.

 “그냥 욕심이 많으면 그럴 수 있죠. 저런 애가 나중에 잘해요.”

 “아냐. 저렇게 자주 우는 애들은 나중에 목이 가서 노래 못 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이야기와 같았다. 중요한 건 이런 대화를 후배들 모두가 하고 생각을 공유한다는 사실이었다.

 본래 잘하지는 못해도 평가를 할 때는 그 어떤 전문가들보다도 놀라운 식견을 자랑하는 이들이 아마추어이지 않던가.

 비평의 칼날과 평가는 실로 살벌하게 각자를 점수로 매기고 있었다.

 어느덧 대화하다 보니 재호의 앞 순서인 박유나의 차례가 되었다.

 재호는 일어나 문 뒤에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었는데, 재호의 다음 차례가 아직 나와서 대기를 하지 않았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초조함을 애써 누르던 전대영이 조심스레 재호에게 물었다.

 “저기, 선배님. 다음 선배가 안 왔는데, 안 찾아봐도 될까요?”

 “뭔 소리냐? 당연히 찾아봐야지. 빨리 오라고 해.”

 재호가 확인 도장을 쾅! 찍어주자 대영이 후다닥 다음 연주자를 찾아 움직였다. 그가 무대 맞은편에 있는 여자 대기실로 이동하는 사이, 박유나의 차례가 끝났다.

 ‘어라?’

 생각보다 빨랐기에 아직 대영과 다음 연주자가 도착하지 못한 상태였다. 졸지에 입장하면서 돌아오는 박유나를 서포트하듯 문을 열어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어처구니없어 하는 재호를 보며 함께 있던 은하가 쿡쿡 웃었다.

 “모양새 빠지네, 이거.”

 “성악과가 웬일이에요? 이런 펑크도 나고?”

 “예전처럼 많이 안 잡으니까 그래.”

 ‘하여간 요즘 애들은 빠져도 너무 빠졌어’ 하는 중년 아저씨다운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결국, 예상대로의 상황이 연출됐다. 유나가 퇴장할 때 재호가 문을 연 것.

 그나마 다행인 건 다시 재호가 입장할 때는 유나가 문을 열어주었다는 사실이다.

 웃긴 상황 덕분에 아주 조금이나마 생기려던 긴장감을 완전히 털어낼 수 있었다.

 오늘 최고 학번이 재호이기 때문인지 가장 커다란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무대의 중앙에 선 재호는 깔끔하게 인사를 하고 은하에게 시작 사인을 주었다.

 사람이 더 생겨서 그런지 소리가 리허설 때보다 소리가 더 퍼지지 않는 기분이었지만, 관객과 연주자의 입장이 다르다는 사실을 아까 들었던바.

 재호는 은하의 조언에 충실하여 완급 조절을 했다.

 시작은 독일 가곡[Lied]의 연가곡[Song cycle, Liederkreis]인 Winterreise[겨울 나그네] 中 No. 15 Die Krähe[까마귀]였는데, 시에 곡을 붙였다는 연가곡의 특성과 슈베르트의 감성이 그대로 담긴, 부드럽고 잔잔한 곡이었다.

 두 번째인 프랑스 가곡[Mélodie]의 Lydia(리디아)를 지나 마지막은 완벽한 분위기의 전환을 도모했다. 오페라 아리아(Opera Aria)인 Die zauberflöte[마술 피리] 中 Der Vogelfanger bin ich ja[나는 새잡이라오]였다.

 노력은 재호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실수 없이 리허설의 결과를 두루 적용하여 잘 마칠 수 있었다. 물론, 아쉬움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다음엔 더 쉽게 선곡해야겠어.’

 전혀 다른 분위기 덕에 완급 조절이 생각했던 만큼 쉽지 않았다. 그래도 준비했던 만큼 오롯이 노래했기에 마음은 후련했다.

 “Bravo! Bravo!”

 “어이구.”

 들어가는 재호의 등 뒤로 누가 시킨 건지 후배들이 연신 환호하며 Bravo를 외쳤다. 눈에 빤히 보이는 가식이라 절로 이마를 짚었다.

 “저런 거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왜요? 피아노과는 박수도 잘 안 쳐줘요. 성악과 위클리 보면 얼마나 부러운데요.”

 “됐네요. 이런 거 부러워할 필요 없어.”

 고개를 휘휘 젓는 재호에게 은하가 울리는 함성에 섞여 Bravo!를 장난스레 말했다. 인상을 쓰자 그제야 그만둔다.

 “아무튼, 오빠, 고생하셨어요. 전 이만 가볼게요.”

 “그래, 너도 수고했어. 페이는 기말 끝나고 한 번에 몰아줄게.”

 “네, 그러세요.”

 실기 시험당 5만 원의 페이를 재확인한 재호는 날짜까지 정한 뒤 대영을 불렀다.

 잘 끝내긴 했지만 아까 직접 문을 열게까지 상황을 만든 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아까 어떻게 된 거냐? 내가 문 열었잖아.”

 “정말 죄송합니다. 그게, 여정 선배가 화장실에 가서 안 나오셔서…….”

 확 나무랄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자신이야 툭 말을 던지고 가면 그만이지만, 후배의 처지에선 두고두고 한 소리 들을 수 있는 일임을 잘 알았다.

 큰 체해도 되지만 막상 그러는 게 어리고 유치하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조용히 넘어갈 테니까, 너도 어디 얘기하지 마. 제일 맏형 때문에 기합 받으면 네 처지가 난처할 거 아냐?”

 별거 아닌 이야기인데, 대영의 표정이 굉장히 감동한 듯했다. 한 박자 느리게 대답이 들렸다.

 “감사합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나 본데 수월하게 끝내서일까, 별것 아닌데 생각보다 크게 고마워하는 모습이었다.

 별것 아닌 초코파이도 군대에선 그렇게 맛있는 것처럼 대영에게 방금의 일이 크게 와 닿은 것 같았다.

 이윽고 4학년의 남은 인원까지 마침으로써 오늘의 모든 연주자의 모든 연주가 끝났다.

 재호 역시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객석으로 이동해서 앞자리에 앉았다. 이제 교수님의 평가 시간이었다.

 위클리를 끝내고 나면 그날 위클리 담당 교수가 한 명, 한 명의 소감과 발전을 위해 연습해야 할 것들을 설명해 준다. 일명 공개 레슨이라고 일컫는 마스터 클래스였다.

 오늘의 담당자인 정호영은 젊은 테너로서 실력은 물론, 매너까지 좋기로 유명했다. 담담한 미소와 부드러운 시선으로 학생들을 본 정호영 교수가 말했다.

 “오늘 위클리를 보면서 난 우리나라의 성악이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는 생각을 했어. 우선 2학년들의 경우를 보면, 정말 우리 때에는 생각도 못 했던, 그런 감정이 있는 것 같아.”

 칭찬과 채찍, 다독이는 화법으로 한 명씩 짚어주는 시간이었다. 다른 연주자의 평가라 할지라도 허투루 듣는 이는 없었다.

 마스터 클래스는 다른 사람을 통해 지켜보는 비슷한 레벨의 학생으로 하여금 스스로 돌아보며 되짚게 하는 레슨이다.

 같은 길을 걷는 만큼 지금 혹은 나중에라도 같은 잘못을 범할 수 있기에 모두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였다.

 시작은 가장 실수가 잦던 여학생이었다.

 “선영이가 2학년이지? 이제 막 후배들이 생기고 아직 선배들도 많고. 많은 긴장 속에서 노래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을 거야. 우라까이가 난다는 건 그 긴장을 무시할 수 없어서겠지.”

 다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교수의 말에 박선영이 입술을 꾹 다물고 집중했다. 너무 망친 탓인지 눈가에 울음의 흔적이 가득했다.

 “일단 우라까이가 왜 날까? 소리를 낸다는 것은 성대의 양쪽 면을 딱 붙이려고 하는데 호흡을 내보내니까 그 압력으로 성대가 떨리고, 그 떨리는 진동수에 따라서 소리가 나는 거란 건 알지?”

 “네.”

 “우라까이는 그 압력을 버티지 못하거나 혹은 엉뚱한 곳에 힘이 잘못 집중되었을 때 나는 것이 대부분이야. 즉, 안정적인 소리를 위해서는 성대를 올바르게 붙이는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은 비교적 잘했으나 혼자 더 잘할 수 있다는 마음에 분해했던 2번이다. 그녀의 파트는 메조소프라노였다.

 “일단 풍성한 소리를 내는 데에는 큰 체격이 좋지. 성은이 같은 경우에는 남들보다 훨씬 더 큰 체격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남들보다 이미 유리한 무기를 가졌다고 생각하면 돼. 물론 기브 앤 테이크.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지.”

 길성은이 정호영 교수를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보았다.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불같은 열의에 교수가 빙긋이 웃었다.

 “큰 체격인 만큼 더 많은 컨트롤이 필요할 거야. 여자로서는 좀 작았으면 하겠지만, 일장일단이라는 말을 꼭 염두에 두렴. 그리고 현재 고음 부분이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

 “네, 교수님.”

 “선영이는 압력을 생성하는 데 버티지 못하는 거고, 성은이는 체격이 큰 만큼 비슷한 압력을 위해선 더 큰 압력이 필요한데 그만한 압력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게 문제야. 호흡 연습을 통해서 압력을 더 키우면 훨씬 좋은 소리가 날 것 같다.”

 다음은 3학년인 소프라노의 고은아 차례였다. 그녀는 반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은아는 작은 체구에 비해서 참 대포 같은 대단한 소리를 내는 게 장점인데, 소리 좋다는 소리를 너무 들어서 그런가? 소리만 지르지 노래를 안 해.”

 이는 재호 역시 리허설을 통해 다듬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범할 뻔했던 이야기다.

 소리는 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다르고, 어디에서 어떤 노래를 부르느냐에 따라 세심히 결정해야 했다.

 반주와의 조화는 기본이자 필수이고 말이다. 재호의 입장으로선 다른 학생의 평가가 스스로 복습하고 단단히 다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 건 레슨 때 하고 연주나 실기 시험 때에는 노래를 들려줬으면 좋겠어. 이건 좋은 소리를 버리는 행위니까 앞으로는 음악을 조금 더 생각하는 은아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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