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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몽유강호기
작가 : 송진용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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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겼고, 무식하고, 엉뚱한 주인공 구소자.
무력을 소지 한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닌 구소자지만,
무공을 한 번 보면 따라하는 재능을 갖고 있으며
한 번 한 약속은 절대로 어기지 않는다.
돈을 왕창 벌기 위해 산을 내려와 강호로 들어온 구소자의 좌충우돌 강호기.

 
제 25 화
작성일 : 16-07-19 09:49     조회 : 573     추천 : 0     분량 : 6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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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응―”

 몸을 뒤척여 보았다.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나른하게 퍼져 버린 사지가 쉽게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

 술 탓이다.

 시장하던 참에 배불리 먹은 데다가 술까지 넙죽넙죽 받아 마셨으니 견딜 재간이 없다.

 하긴, 미녀가 손수 따라주는 그 좋은 술을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먹고 죽는 거라고 해도 우선은 호쾌하게 마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서 인사불성이 되어 쓰러졌으니 내가 왜 여기에 혼자 누워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쨌거나 지금 급한 건 그걸 생각해 내는 일이 아니다.

 날카롭게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아우성과 비명소리가 이제는 바로 곁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생생해졌다.

 구소자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출렁거리는 침대 위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부드럽게 출렁거리니 더욱 어지럽다.

 방금 그가 내려온 침상은 물론 가구와 다기(茶器), 금동의 촛대와 장신구들이 하나같이 고급스럽고 기품이 흐르는 것들뿐이다.

 극락원의 침실과는 또 다른 고아한 멋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품위가 있고 고상한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볼 줄 아는 자에게는 감동을 주겠지만 구소자에게는 그저 쓸데없는 치장들일 뿐이다.

 벽에 걸려 있는 산수화(山水畵)가 당대 최고의 화필(畵筆)로 꼽히는 왕양련의 진품이라는 것을 알아볼 줄 모르니 그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격이다.

 힐끔 한 번 바라본 것으로 그만이다.

 한 폭의 족자 속에는 뛰어난 산세와 구름과 폭포, 그리고 기암괴봉들이 가득했다.

 그것을 배경으로 해서 하늘까지 닿을 듯 솟구쳐 있는 만장(萬丈)의 깎아지른 절벽과, 그 위를 한가롭게 날고 있는 선학들.

 그 기상과 장엄함 앞에서는 누구라도 숨이 막혀야 정상이다.

 절벽 아래 굽이쳐 흐르는 푸른 강물이 안개에 싸여 있는데, 금방이라도 살아 흐를 것 같은 생동감이 일품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힐끔 바라본 구소자가 머리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본 것도 같은데?”

 분명히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그림이다.

 하지만 구소자가 그런 명품을 보기는 어디서 보았겠는가. 그냥 그런 느낌이 언뜻 들었던 것이리라.

 구소자도 제 귀에 들려온 저의 중얼거림이 멋쩍었던지 재빨리 외면하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소음이 더욱 뚜렷해진다.

 “뭐지? 산적들이라도 쳐들어왔나?”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산적이다. 제 본 바탕이 그러니 할 수 없는 일이다.

 바로 정원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저 아래가 정원이다. 족히 십여 장은 되어 보인다.

 “어라?”

 비로소 자신이 있는 곳이 높은 탑의 꼭대기라는 것을 알았다.

 갇혀 버린 거다.

 이런 곳에서는 뛰어내릴 수도 없고, 날아오를 수는 더 더욱 없으니 그렇다.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그 정원이 지금 한바탕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아비규환(阿鼻叫喚) 속이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이리 뛰고 저리 날며 어지럽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 성난 호랑이처럼 날뛰고 있는 사람이 구소자를 놀라게 했다.

 얼굴을 아는 자였기 때문이다.

 혈풍도 마전이었다.

 

 시잇―!

 마전의 새파란 칼이 가차없이 떨어졌다.

 “흐앗!”

 또 한 놈이 멋모르고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가 목과 몸통이 각기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이십여 명이나 되는 회의무사들에게 겹겹이 에워싸여 있었지만 마전의 모습은 냉정하고 늠름하기만 했다.

 과연 사천무림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수라는 것이 헛말이 아니었던 거다.

 “이야압!”

 회의무사들이 목청이 찢어져라고 고함을 내지르며 사방에서 압박해 들어왔다.

 번쩍이는 검광과 우렁찬 기합 소리가 한껏 기세를 올린다.

 “흥!”

 얼음덩이처럼 차갑기만 한 마전이 그 얼굴보다 더 냉랭한 코웃음을 날렸다.

 쉬익―!

 그의 칼이 몸을 따라 움직였다. 허공에 눈부신 칼빛이 가득 걸렸다. 빠를 때는 미처 알아볼 수 없고, 신랄할 때는 야차의 발톱 같이 매섭다.

 쨍강거리는 쇳소리가 여름날 소나기 소리처럼 따갑게 들렸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횃불 빛을 받아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핏줄기들.

 “으아악―!”

 마전을 향해 검을 뿌려대던 자들 중 또 한 명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덧없이 쓰러졌다.

 그러자 새로운 자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빈 공간을 메우고 검을 쳐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기색 따위는 전혀 없다.

 아무리 많은 자들이 마전을 에워싸고 있다 해도 한 번에 네 명 이상은 쳐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니 마전은 매번 네 명씩만 상대하면 된다.

 침착함이 관건이고 용기가 비결이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기예이고 힘이다. 지쳐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마전은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고 칼을 휘둘러서 공격과 방어를 해야 했다.

 하나가 쓰러지면 다른 놈이 재빨리 그 자리를 메워오니 여전히 네 명이다. 그러니 그의 내공이 아무리 두텁다고 해도 결국은 지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마지막이다.

 “어라?”

 마전에게서 눈을 돌린 구소자가 놀람의 외침을 터뜨렸다.

 마전과 떨어진 곳에서는 또 다른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회의무사들 한 가운데 파묻혀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자는 놀랍게도 낙성유수 문비룡이었다.

 “뭐야. 저것들이 나를 찾아왔나?”

 제일 먼저 든 생각이다.

 대체로 아리송한 무엇을 보고 판단을 해야 할 때 최초로 떠오른 생각이나 느낌이 정답인 경우가 많다.

 마전에 이어서 문비룡까지 이곳에 온 것을 보자 대뜸 든 그 생각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다음이 문제다.

 “큰일났군. 저놈들이 나를 붙잡아다가 또 도박을 하려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재미없겠는 걸?”

 만약 문비룡이 다시 한 번 하자고 떼를 쓰면 거절하기 어려웠다. 염치라고는 모르는 구소자의 마음에도 한편으로는 그를 이용했다는 꺼림칙함이 깃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때문에 문비룡이 얼마나 형편없는 처지로 전락했는지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러니 문비룡이 이를 갈지 않을 리 없다.

 안절부절하는 구소자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문비룡의 화려하고 날렵한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자룡신장이군. 역시 다른데?”

 문비룡이 배운 게 그것이니 자룡신장을 써서 싸우지 않으면 뭘로 싸우겠는가. 그런데 지금 저렇게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을 보자 사뭇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기를 상대로 해서 장난하듯이 손발을 뻗어내던 그때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다.

 도검을 든 자들에 에워싸여 있으면서도 조금도 꿀리는 기색이 없었다.

 손발을 뻗어 맹렬하게 때리고 밀며 걷어찰 때마다 회의무사들이 이리저리 쓰러지거나 주춤거리며 밀려나고 있었다.

 문비룡은 그 어느 때보다 사납고 용맹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손속에 조금의 사정도 두지 않아서 그의 악독한 장법에 맞아 쓰러진 자들이 저쪽에서 마전의 칼에 맞아 쓰러진 자들보다 오히려 많았다.

 장력이 뻗어 나갈 때마다 쇠뇌처럼 날카로운 경기가 찔러드니 내공이 그만 못한 자들은 감히 가까이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와, 과연 대단한데? 대단해. 저러니 내가 미쳤다고 저놈과 또 싸우겠어?”

 혀를 차고 보다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이 달아날 길을 찾는 것이다.

 구소자는 문비룡이 앙심을 풀기 위해 여기까지 자기를 찾아온 것이라고 믿었다.

 마전까지 함께 왔으니 틀림없다. 문비룡과 고 대인이 화풀이를 하려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걸리면 뼈도 못 추릴 게 뻔했다. 저와 같은 문비룡의 악랄한 솜씨와 용맹을 무슨 재주로 당할 것인가.

 “으악!”

 참혹한 비명 소리가 다시 구소자의 눈을 그쪽으로 잡아당겼다.

 얼른 창틀에 매달려 내려다보니 문비룡의 장력에 맞은 자가 피를 토하며 훌훌 날려가고 있는 게 보였다. 가슴이 다 떨려왔다.

 “음, 저건 정말 지독한 걸?”

 아무리 맞는 일에는 이골이 났다고 해도 문비룡의 저 한 주먹을 맞았다가는 온몸의 뼈가 가루가 되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꼬마야, 재미있느냐?”

 문득 등 뒤에서 음침한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구소자가 돌아본 곳에 강퍅한 인상의 흑의인이 서서 번쩍이는 눈길로 노려보고 있었다.

 “앗! 귀, 귀신, 아니 저승사자다!”

 구소자가 정신없이 소리쳤다.

 이렇게 기척도 없이 등 뒤에까지 다가왔으니 사람이 아닐 것이다.

 깡마른 체구에 짐승의 그것처럼 번쩍이는 눈길하며 막 얼음 굴에서 나온 듯한 냉막한 얼굴이 더욱 그렇다.

 “저승사자라고? 흥, 헛소리가 장기인 놈이라더니 틀림없군.”

 오십 줄에 들어 보이는 흑의인이 싸늘하게 말했다.

 구소자는 덜덜 떨기만 할 뿐 꼼짝할 수가 없었다. 고양이 앞에 세워진 쥐새끼가 따로 없다.

 흑의인이 깡마른 손을 갈퀴처럼 뻗어 그런 구소자의 목을 움켜쥐었다. 온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얼음 같은 손이다.

 “사, 살려 주세요. 저는 이 나이 되도록 한 번도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어요. 아마 사자님이 사람을 잘 못 찾아왔을 거예요.”

 처음으로 살려달라는 말을 해본다. 사람이 아니라 귀신, 그것도 저승사자이니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세상에서 구소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게 귀신이다. 게다가 이건 예쁜 처녀귀신도 아니지 않은가. 다리가 후들거리고 오줌이 찔끔거려진다.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보던 괴인이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살리고 죽이는 건 내 마음이니 네가 말할 게 못 된다. 자, 이제 그만 가자.”

 어느새 구소자의 마혈을 눌러 꼼짝하지 못하게 한 괴인이 가벼운 짚단을 나르듯 옆구리에 끼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흥! 여기가 어디 네 마음대로 오고 갈 수 있는 곳이라더냐?”

 날카로운 음성이 들려왔다.

 비록 몸은 움직일 수 없게 되었어도 정신은 말짱하다.

 구소자가 반갑게 소리쳤다.

 “아, 낭자! 여기 이 못된 귀신을 쫓아 주시오. 이놈이 나를 저승으로 데려가려 한다오!”

 문을 가로막고 서 있는 사람은 구소자를 이곳으로 데려온 장본인, 금봉황 장약란이었다.

 그녀가 서릿발 같은 눈으로 괴인을 노려보고 있는데 살기가 풀풀 날리는 표독스런 얼굴이었다.

 미인에게 어찌 저런 살기가? 하는 의문이 아주 잠깐 떠올랐지만 상관없다.

 하긴, 귀신을 상대하는 데 귀신보다 더 무서운 얼굴을 하지 않고서야 어찌 겁을 줄 수 있겠는가.

 “계집애야, 노부가 오늘은 바빠서 이만 가련다. 그러니 다행으로 알고 순순히 길을 열거라.”

 “어림없는 소리. 구 소협을 내려놓고 가거라. 그러면 특별히 목숨만은 살려서 보내 주지.”

 물러서지 않고 마주 소리치는데, 날카로운 기세와 표독함이 한껏 묻어 나오는 음성이고 얼굴이었다.

 아래층에서 바람에 옷자락 날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위층의 이변을 눈치챈 자들이 달려 올라오는 것이다.

 시간을 끌어 봐야 이로울 게 없다고 판단한 괴인이 대뜸 좌장을 뻗어 장약란의 가슴을 눌러갔다.

 “흥! 염치도 없는 늙은 것 같으니!”

 분하여 소리친 장약란이 우장을 마주 뻗어 냈다.

 두 사람의 장력이 맹렬히 부딪치자 꽝! 하고 귀를 먹먹하게 하는 폭음이 터져 나왔다.

 어찌나 대단한 장력들이었던지 바닥이 꺼지고 지붕이 내려앉을 듯 흔들거렸다. 사방으로 밀려 나가는 암경의 여파가 마치 해일 같다.

 우르르르―!

 일장의 여운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은은한 뇌성으로 떠돌았다.

 답답한 가슴을 움켜쥐고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장약란의 얼굴에 놀람이 가득 떠올랐다. 괴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삼수귀백 고승천! 설마 그가 직접 왔을 줄이야!”

 어두운 하늘에 높은 휘파람소리가 걸렸다. 삐이익―! 하고 꼬리를 끄는 그 소리가 쇠못으로 철판을 긁어대는 것처럼 사람들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됐다! 마 형 갑시다!”

 버럭 외친 문비룡이 쌍장을 힘껏 밀어 눈앞에 있던 자들을 뿌리치고 훌쩍 몸을 뽑아 올렸다. 마전이 바짝 뒤따랐다.

 그들은 마치 커다란 두 마리 야조처럼 훌훌 날아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아직도 정신이 멍멍하다.

 구소자는 자기가 신선이 되어서 구름을 타고 하늘 위를 나는 게 아닐까? 하고 엉뚱한 생각을 했다.

 삼수귀백 고승천! 하고 외치는 여인의 고함소리를 언뜻 들은 것 같았는데 몸이 허공에 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빠르게 어둠 속을 달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귓전에 휙휙거리는 바람 소리가 요란하고, 펄럭이는 옷자락이 찢어질 듯했다.

 ‘이자가 삼수귀백 고승천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문비룡의 사부까지 직접 나서서 자신을 혼내주려고 하는 모양이니 이제는 달아날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상공! 저와의 약속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소녀는 오직 상공을 철석같이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멀리서 장약란의 처량한 부르짖음이 들려왔다. 바로 곁에서 소리치는 듯 생생하게 들리는 음성이다.

 ‘제기랄, 내가 너와 무슨 약속을 했단 말이냐? 가뜩이나 심란한데 이 때를 틈타서 나를 속여먹으려는 생각이라면 어림없다.’

 구슬 두 개를 받긴 했으나 아직 무얼 해 달라고 부탁해온 적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약속을 지키라니.

 구소자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를 옆구리에 낀 채 바람처럼 달리고 있는 고승천은 그렇지 않았다.

 “흥! 네가 벌써 그 요악한 계집과 거래를 한 모양이구나? 어떤 거래였는지 빨리 말해라.”

 장약란의 말을 믿는 것이다.

 “뭘 했단 말입니까? 저는 그저 하룻밤 신세를 진 것밖에는 없답니다.”

 “교활한 놈. 네놈이 노부를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스스로 명을 재촉하는 거지.”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답답하다. 없는 사실을 어떻게 있다고 말할 것인가.

 그럴듯한 거짓말로 둘러대려고 해도 무언가 비슷한 사실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다. 생판 아무것도 없고, 모르는데 거짓말인들 쉽게 될 것인가.

 휙, 휙 하고 귓전에 스치는 바람 소리가 더욱 맹렬해졌다. 벌써 몇 개의 언덕을 뛰어 넘고 몇 개의 계곡을 가로질렀는지 모른다.

 달빛에 젖어 있는 어둠 속 저만큼, 울창한 숲 속에 낡고 무너져 가는 폐찰(廢刹) 하나가 보였다.

 거기가 목적지였던 듯, 고승천이 힘껏 땅을 박찼다.

 그러자 그의 몸이 십여 장이나 되는 공간을 쉽게 날아 새처럼 가볍게 폐찰의 돌담 너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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