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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사랑 시즌2
작가 : 서연
작품등록일 : 201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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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전부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믿지 않는다.
두 번째 사랑이 오기는 오는 걸까?

해내는 족족 꾸준한 매출 증가를 기록해내는 잘 나가는 디자이너, 장한나.
제이어패럴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디자인팀의 새로운 실장, 최신형.

활달하다 못해 다소 엉뚱한 그녀가 그의 눈에는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실격사원으로 보이고, 기본을 중시하는 원칙주의자 그가 그녀의 눈에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드라이한 인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처음부터 어긋났던 서로의 첫인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꼬여가는 가운데, 계속해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감정대립은 정작 주변에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데.

“왜 그렇게 대책이 없지?”
“제가 대책 없이 살기는 해요. 근데요, 실장님…….”

숨 가쁘게 돌아가는 회사 안에서 그와 그녀의 관계도 숨 가쁘게 돌아간다!

 
2 화
작성일 : 16-12-06 14:56     조회 : 385     추천 : 0     분량 : 5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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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머머, 깜짝이야! 난 정신 나간 여자가 들어오는 줄 알았네.”

 눈물 콧물 범벅을 하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선 한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한숨을 쉬었다. 심장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놀랐다는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는 굳이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디자인팀 최강의 무적 콧소리와 여린 척 하나로 모든 상황을 매끄럽게 넘기는 서혜연 과장. 서른다섯 살의 올드미스인 그녀에게 잘못 찍혔다가는 하루가 고단해지기 십상이었다. 분명 그녀는 모닝커피를 홀짝이는 중일 테고, 그 한가롭고도 행복한 시간이 느닷없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선 산발한 미친년 때문에 깨졌다는 묘한 피해의식을 곱씹고 있을 것이었다.

 ‘제길슨!’

 꾸벅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사과를 대신 한 한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바람에게 연타로 맞은 뺨이 아직도 얼얼했다.

 “얼어 죽으려고 작정했어?”

 옆자리에 앉은 명진이 놀림 섞인 목소리로 물어왔다. 말도 말라는 듯 한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11월의 바람도 오늘처럼 매섭지는 않았다.

 업무개시 오 분 전, 열다섯 명의 디자인 1팀 직원들이 저마다 짤막한 휴식을 만끽하는 시간이었다. 서혜연 과장처럼 혼자서 커피타임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사무실 밖 복도에 서서 수다를 떠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나 역시 수다를 싫어하지 않는다. 동료들과 나누는 그 끈적끈적하고도 달콤한 시간을 상당히 즐기는 편이었다. 문제는 늘 지각을 하는 바람에 그 달콤한 시간을 만끽할 여유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늦잠을 자지 않았더라면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얄팍한 옷을 입고 출근을 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었다.

 “장 대리, 머리말이야. 그것도 새로운 트렌드니?”

 묵묵히 커피나 마셔줬으면 좋을 것 같은 서혜연이 결국 말을 걸어왔다. 이래도 ‘어머!’ 저래도 ‘어머!’ 할 그녀에게 녹녹히 당할 한나가 아니다.

 “오늘 과장님하고 공장 내려가잖아요.”

 “그 일하고 폭탄 맞은 장 대리 머리하고 무슨 관계지?”

 “어떻게 해서든 과장님의 미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하하……. 나름 전략적 패션이죠.”

 수다 타임을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디자이너들이 투명 대패로 소름을 긁어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런 복잡하고도 미묘한 상황에서 흡족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은 오직 하나, 서혜연 과장뿐이다.

 “그……래?”

 얼마나 부지런하면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인조 속눈썹을 달 수 있을까.

 “그럼요. 일부러 옷도 얇게 입고 나왔잖아요. 과장님 돋보이라고.”

 한나의 능청에 박종욱 과장은 헛기침을 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혜연의 기분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시답잖은 대화를 못 들은 척하고 있던 김규원 부장이 말했다.

 “자, 아침 미팅 시작합시다!”

 

 석 달째 아침 미팅의 주제는 변함이 없다. 새로운 트렌드의 기발한 구상에 대한 것도 아니고, 시즌별 신상품에 대한 기획도 아니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디자인실장님의 출근이 시작됩니다.”

 오늘의 미팅은 부장의 폭탄선언으로 시작했다.

 ‘젠장!’

 들고 있는 볼펜으로 다이어리에 낙서를 하던 한나는 못마땅한 듯 입술을 삐죽였다.

 회장 아들이면 아들이지 입성 예비과정을 석 달씩이나 요란하게 치르는 인물이 반가울 리 없었다. 부친을 등에 업고 입성하시는 새로운 실장 덕분에, 디자인실의 업무가 엉망이 돼 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을까.

 장학관의 참관수업을 위해 여러 날 동안 교실 청소를 하는 초등학생들이 따로 없었다.

 대개 회장 아들쯤 되는 인물들이 입성하는 곳은 기획실이나 마케팅팀인데, 그 양반은 희한하게도 디자인실을 선택하셨단다.

 “그전에 먼저 공표할 사실이 있습니다.”

 상석에 앉은 부장이 조금은 긴장한 어투로 말했다. 그는 언제나처럼 헐렁한 자세로 앉아있는 직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니들도 5초 후면 바짝 긴장하게 될 거다.’

 “실장님의 입사와 동시에 부서 통합이 이뤄집니다.”

 “네에?”

 “부서 통합이라니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침 미팅 알기를 모닝커피 타임쯤으로 아는 디자이너들의 반응에, 부장은 쾌재를 불렀다. 아침마다 시큰둥한 청중의 시선을 느끼며 홀로 노래를 부르는 일에 진력이 난 지 오래였다.

 “디자인실 전체, 영업팀, 그리고 마케팅팀 이렇게 세 부서가 한 부서로 통합돼서, 기획 추진실이라는 새로운 부서로 출범하게 됩니다.”

 “말도 안 돼요!”

 가장 먼저 강력한 부정의 의사를 드러낸 사람은 입사 사 년차의 대리인 강연호였다. 한나는 볼펜 끝으로 옆자리에 앉은 그의 허벅지를 꾹 찔렀다. 시발탄을 날려놓고 뒷수습은 다른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게 강연호의 주특기였다.

 “강 대리, 뭐가 말이 안 돼?”

 부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연호가 옆에 앉은 자신을 돌아보자, 한나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오른쪽에도 사람이 있건만 이 인간은 꼭 왼쪽부터 쳐다보는 요상한 습관을 갖고 있다. 당연 부장이 자신을 향해 눈으로 물어왔다.

 ‘넌 또 뭐야?’

 ‘전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고개를 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그녀는 볼펜 침으로 연호의 허벅지를 세게 찔렀다.

 삼 사, 아니 세 개 부서의 통합에 대해서 참으로 무수한 이견이 오갔다. 물론 한나는 침묵을 고수했다. 디자이너 고유의 업무가 아닌 이상, 그다지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한 시간 남짓 요란 벅적한 미팅이 끝난 뒤에야, 한나는 늦은 모닝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여느 부서와 달리 짬을 내 한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디자인팀의 장점이었다. 물론 일이 밀릴 때는 퇴근이라는 것을 시침핀에 쿡 찔러 사무실에 꽂아둬야 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탕비실과 사무실 사이에 있는 자그마한 휴게실 안에는 막 내린 커피의 고소한 향기가 가득했다.

 “선배, 선배,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인수 합병은 회사끼리 하는 거지, 부서 통합이 어디 있대?”

 뒤따라 들어온 예은이 영 아니라는 듯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 윗선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지.”

 한나와 동갑내기 대리인 지민이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 하지만 예은은 영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마케팅팀까지는 몰라도 영업팀은 정말 아니라고 봐요. 사무실 무지하게 산만해질 거란 말이에요.”

 “설마 같은 공간을 쓸까. 벽이라도 따로 세워주겠지.”

 “그래도 출입문은 하나잖아요. 장 대리님, 장 대리님은 이번 일 어떻게 생각하세요?”

 의자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던 한나가 무슨 대답을 듣고 싶으냐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

 “장한나, 너 오늘 무슨 마음으로 그렇게 입고 나온 거야?”

 머그잔을 손에 쥔 지민이 의자에 앉으며 역시나 한나에게 물었다.

 “잠이 덜 깨서 날씨 감각을 잃었었어.”

 “그 차림으로 공장에 가려고?”

 “하는 수 없지 뭐. 예은씨, 부서 통합하면 사표 낼 거야?”

 “아니요!”

 “그럼 잠자코 있어. 아무리 호들갑 떨어봐야 이미 결정 난 사항이야.”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 봐요. 직원들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가 있어요?”

 “부장님하곤 상의했을걸.”

 한나가 손가락으로 파티션을 가리켰다.

 “저더러 가서 부장님한테 따지라고요?”

 “아님 말고.”

 말도 안 되는 한나의 대답에 예은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하여튼 일 빼고는 도움이 안 되는 선배였다.

 예은이 휴게실을 빠져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지민이 그녀에게 물었다.

 “미팅하는데 왜 가만히 있었어? 다른 때 같았으면 몇 마디 했을 거면서.”

 “난 평화주의자야, 조용히 살고 싶다고.”

 “서 과장?”

 “공장 내려가면서 고문당하고 싶은 마음 요만큼도 없거든.”

 장래 제이어패럴의 오너가 되는 게 꿈인지, 매사 사주(社主)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혜연이었다. 미팅 시간에 부서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말을 한마디라도 했다가는, 공장에 오가는 내내 그녀의 잔소리 세례를 받아야 할 것이었다.

 “뜬금없이 웬 부서통합이라니? 난 아까 황당해서 할 말을 잃었잖아.”

 “새로 오는 실장이 대왕 아들이라잖아.”

 “그게 부서 통합하고 무슨 관계야?”

 “원래 1세대가 세워놓은 걸 말아먹는 게 2세대잖아.”

 “헐……. 그런 거야?”

 대학동기인 까닭에 한나의 독특한 정신세계에 대해 다른 직원들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는 지민이었다.

 “생각을 해 봐, 그게 말이 되는 결정인지. 디자이너 알기를 권투 도장의 샌드백쯤으로 아는 애들이 영업팀이야. 안 그래도 못 잡아먹어서 으르렁거리는 애들을 붙여놔 봐.”

 “하긴 그건 그래. 나도 영업팀 썩 마음에 안 드니까.”

 영업팀의 특정 인물이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었다. 부서의 특성상 상호 간의 책임 전가가 이뤄지는 까닭에 물과 기름처럼 도통 친할 수가 없었다.

 “보나 마나 사회 경험 하나 없는 신출내기가 제 아버지 회사에 놀러 오는 걸 거야. 두고 봐, 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호언장담을 한 한나는 머그잔에 남은 원두를 물마시듯 단번에 마셨다.

 

 세 시간 남짓 본사에서 내려온 직원들과 회의를 한 신형은, 공장 내 구내식당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여느 생산라인의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더러는 밖에서 사 먹는 식사가 그리울 때도 있었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고국 땅을 다시 밟던 그날, 그는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한 번은 실패한 삶이지만, 두 번 실패하는 인생은 살지 않겠다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건 극기(克己)였다.

 천안 공장에 내려올 때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그날까지는 철저하게 생산라인의 직원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리라 다짐해놓고, 밖에 나가 입에 맞는 음식을 사 먹는 행동을 할 수는 없었다. 회식이 있는 날이라면 모를까.

 한차례 눈을 뿌릴 것 같던 하늘은 기어코 을씨년스러운 비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싱거운 콩나물국에 곁들인 밥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 그는 사무실로 향했다. 이번 주 안에 이곳에서의 모든 업무를 끝내려면 최대한 시간을 아껴야 했다.

 생산라인에 속하는 제1공장과 제2공장 건물이 두 이(二) 자 모양으로 나란히 서 있고, 그 끄트머리에 공장 사무실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멀리서 보기엔 완전한 디귿 모양을 갖추고 있다.

 그는 공장 정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흰색 승용차를 보고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주차장 중앙에 멈춰선 차에서 두 명의 여자가 내리고 있었다.

 

 일진(日辰).

 누가 만들었는지 참 그럴 듯한 말이다. 일진이 사납다 한들 오늘처럼 사나운 날은 드물었다.

 갑작스런 날씨 때문에 출근길에 고생한 건 가벼운 준비운동에 불과했다. 천안까지 내려오는 내내 조수석에 앉아, 혜연의 파란만장한 연애사를 들어야만 했던 고역에 비하면. 앞뒤가 안 맞는 건 기본이고 일관성을 전혀 무시한 그녀의 길고도 긴 이야기는 멀미를 일게 했다.

 샤넬라인의 스카이블루 빛깔 재킷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내는 그녀는 성품에 있어서는 최악의 사수였다. 직속 사수만 아니라면 진즉 다툼을 해도 열두 번은 했을 만큼.

 “장 대리는 정말 복 받은 거야.”

 “그럼요.”

 회사 사람 누구에게도 털어놓은 전 없는 비화(秘話)란다. 그 황당하고도 무개한 연애담을 들은 한나 자신은 무지하게 복을 받은 사람이란다. 아직 여운이 남는 듯 공장에 도착해서도 하던 말을 계속하는 혜연에게 그녀는 충동적 살의마저 느꼈다.

 열두 시간 내리 비행기를 타도 멀미 같은 건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자신이 고작 서울에서 천안까지 내려오는 동안 몇 번이나 토악질을 할 뻔했는지 모른다.

 살짝 미치면 본인 자신은 사는 게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옆에 있는 사람은 죽고 싶을 만큼 끔찍해진다는 걸 오늘에서야 배웠다.

 인형 같은 미소를 짓는 혜연의 기다란 인조속눈썹을 보며 한나는 불끈 주먹을 쥐었다.

 ‘생또라이!’

 그러나저러나 차에서 내리고 나니 무척 춥다. 강풍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었는지 제법 굵은 빗줄기마저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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