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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알파 플레이어
작가 : 담화공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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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는 다른,
차원 저 너머에 어딘가에 존재하는 세계 패러독스.
어느날 패러독스 안의 몬스터들이 현실로 전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인류는 새로운 위협과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최강·최악의 플레이어가 나섰다.

비열함을 미덕으로 아는 남자.
약탈과 배신을 즐기는 남자.
뼛속까지 이기적인 남자.
세상에 둘도 없는 악당, 이신.

인류의 미래가 알파 플레이어 이신의 손에 달렸다.

"종말?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까짓거, 망해 버리라지."

 
제 21 화
작성일 : 16-07-18 16:36     조회 : 445     추천 : 0     분량 : 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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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화. 알파 [Alpha] (2)

 

 

 

 이신은 중심, 생각의 구심점이 됐다.

 언어라는 건 필요하지 않았다.

 단지 생각만 하면 병사들의 머릿속에 이신의 생각이 0.1초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전달됐다.

 이는 곧 이신의 명령 체계가 그 어떤 지휘관보다 우월한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밀집, 놈의 머리를 향해 일제 사격.’

 수방사 특임대원들이 이신의 생각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K-1 기관단총이 5.56mm 나토탄을 퍼붓기 시작했다.

 ‘겁먹지 마라. 탄환으로 저지하면 돼. 세 발씩 점발사격하고 1중대, 2중대가 재장전할 때 3중대가 엄호 사격해.’

 침착하게, 이신의 생각대로.

 최근 몬스터들과의 잦은 총격전을 치러본 경험이 있는 특임대원들은 당황하지 않고 신중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한발 한발 격발할 때마다 마르스 스틸의 머리를 노리면서 말이다.

 -크어어어어!!

 총탄의 엄청난 운동에너지가 쏟아지자 마르스 스틸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 뻥 뚫린 시커먼 아가리에서 훅 하고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이신은 병력을 물리지 않았다.

 화염은 단지 시각적인 위협일 뿐 마르스 스틸의 주특기는 무시무시한 육체로 벌이는 육탄전이다. 겁먹을 게 하나도 없었다.

 “투숙객 다 올렸나?”

 이신이 병력을 지휘해 마르스 스틸을 저지하며 준배를 불렀다.

 ‘거의 끝난 것 같은데?’

 “그럼 내려와. 내려와서 애들 안 다치게 지켜.”

 ‘Copy that.’

 준배가 즉시 명령을 하달 받고 움직였다.

 ‘왼쪽으로 돌아. 놈의 공격은 직선적이야. 정면만 피하면 돼.’

 이신은 철저하게 마르스 스틸을 압박했다.

 놈이 아무리 힘이 세고 단단한 육체를 지녔다고 한들 현대 총화기의 운동에너지는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한꺼번에 세 개 중대의 총탄이 상반신 위쪽으로만 점발사격으로 가해지는데 마음껏 움직일 수 있을 리 없었다.

 마르스 스틸의 공략법은 간단했다.

 계속 때리고 때려서 놈의 방어력을 벗겨내는 것, 즉 신체의 강도를 낮추는 게 첫 번째다. 이후 노출된 가슴의 약점을 노리는 게 두 번째, 즉 마무리다.

 침착하게 놈의 방어력을 벗기고 순간적으로 핵을 파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마르스 스틸의 거무튀튀한 무광택의 피부에 서서히 불이 붙기 시작했다. 강철의 화염 거인 마르스 스틸의 방어력이 반쯤은 벗겨졌다는 이야기다.

 ‘조금씩 움직이면서 쏴. 한 번은 덤벼들 거다. 준비동작이 있으니까 보고 피하면 돼. 정면, 일직선이다. 일직선 조심해라.’

 이제부터가 진짜 사냥이다.

 곧 마르스 스틸이 한바탕 난리를 치는 시기가 온다. 그때가 되면 저지 사격의 효과가 감소할 것이다.

 화르르-!!

 온몸에 불이 붙은 마르스 스틸이 한발 한발 전진하기 시작했다. 총탄의 저지력이 차츰차츰 한계를 드러내는 게 분명했다.

 ‘움직여, 지금!’

 이신이 오른쪽 모퉁이에서 사격하는 3중대를 향해 다급하게 명령을 내렸다. 마르스 스틸이 달려나가려는 듯 자세를 잡았고, 그 방향이 3중대를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3중대가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중에는 명령을 100% 수행하지 못하는 부류의 병사도 있었다. 이등병인 성칠수가 바로 그런 부류였다.

 성 이병은 중대 선임들이 움직이는 대열에 끼지 못했다. 노리쇠에 탄약이 걸리는 바람에 그만 당황하고 만 것이다.

 콰직-!!

 마르스 스틸이 밟은 아스팔트 바닥이 균열을 일으켰다. 곧 엄청난 돌진이 있을 것이라는 증거다.

 바로 그때, 이신이 움직였다.

 ‘이 멍청한 자식이.’

 그는 약속했다.

 한 명도 다치지 않게 해주겠노라고.

 왜냐하면 그도 병사로 군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기에 군대에서의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이신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나갔다.

 근력과 민첩성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평범한 인간은 꿈도 꿀 수 없는 폭발적인 속도로 뛰는 것이 가능했다.

 두두두-!!

 빗발치는 총탄, 달려나가는 마르스 스틸, 그리고 겁에 질린 한 병사.

 이신의 몸이 용케도 총탄을 피해 성 이병에게 접근했고, 뒷덜미를 낚아채 10m 후방으로 냅다 집어 던졌다. 그리고 거대한 굉음이 터졌다.

 쾅-!!!

 콘크리트 조각이 튀어 올랐다.

 자욱한 먼지와 몬스터의 몸을 뒤덮은 화염이 시뻘건 불길을 날름거렸다.

 -크어어어어!!

 몸통박치기로 한쪽 벽면을 완전히 박살 낸 마르스 스틸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포효했다.

 그런 마르스 스틸을 향해 수방사 특임대원들의 사격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뒈질 뻔했네.”

 이신은 용수철이 튕기듯 지면에서 몸을 일으켰다.

 정말로 죽을 뻔했다.

 잠깐이라도 멈칫했다간 마르스 스틸에 깔려 성 이병과 함께 납작한 쥐포가 되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특임대원들의 총탄에 벌집이 되었거나.

 ‘계속 쏴. 앞으로도 이런 방식이야. 정면, 정면만 피해. 무조건 피하고 진영 다시 갖춰.’

 이신이 뇌파를 통해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욱신대는 몸을 움직여 준배와 합류했다.

 “수류탄 잘 던지나?”

 “당연하지! 해먹은 짓이 그건데!”

 준배가 자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애들 가지고 있는 수류탄 다 회수해서 하나씩 던져. 표적은 놈의 가슴이야. 알겠어?”

 “Copy that.”

 준배가 즉시 수류탄을 찾아 나섰다.

 이신은 지시를 내린 후 병사들과 함께 움직이며 계속해서 마르스 스틸을 공략해 나갔다.

 ‘천천히 뒤로 물러서. 곧 수류탄을 쓴다.’

 거리를 벌리면서도 사격은 끊이질 않았다.

 가져온 총알이 바닥날 때까지 계속해서 견제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수류탄 획득.’

 이어폰을 통해 준배의 무전이 들려왔다.

 “뭐 해, 안 던지고?”

 안전거리는 충분히 확보한 상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뻥-!

 순간 마르스 스틸이 크게 휘청거렸다.

 총탄의 위력보다 수류탄의 위력이 더 큰 건 당연한 이야기다.

 “스트라이크!”

 무식하게도 50m 거리를 두고 수류탄을 정확하게 마르스 스틸의 흉부에 꽂아 넣은 준배가 씩 웃으며 고개를 까닥였다. 플레이어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뻥-! 뻥-!

 수류탄이 계속해서 날아들었다.

 병사들의 총탄도 끊이질 않았다.

 데미지가 축적될수록 마르스 스틸의 몸을 감싼 화염이 더욱 짙어졌다. 거무튀튀하던 마르스 스틸의 피부는 이제 완전히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때다.’

 지금이 기회였다.

 “이쪽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움직인다! 호텔 벽면으로 몰아넣어!”

 육성으로 명령을 내렸다.

 곧 놈의 한계가 온다.

 가슴의 핵이 노출될 것이고, 궁지에 몰린 쥐새끼처럼 발버둥을 칠 것이다. 그때가 이신이 나설 때였다.

 두두두-!! 뻥-! 뻥-!

 준배 역시도 이신의 오더에 따라 마르스 스틸이 호텔 벽면을 등지도록 수류탄을 투척했다.

 -크어어어어-!!

 엄청난 포효와 함께 거센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마르스 스틸이 최후의 반항을 하려는 듯 그 거대한 몸으로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수류탄 계속! 더 빠르게!”

 이신이 버럭 고함을 외쳤다. 이제 곧 최후의 순간이 올 것이다.

 뻥-! 뻥-! 뻥-!

 준배의 수류탄이 마치 총탄처럼 날아가 마르스 스틸의 가슴팍에 틀어박혔다.

 이제는 붉게 물든 마르스 스틸, 가슴팍에 시커먼 암흑을 흩뿌리는 핵이 드러났다.

 ‘지금!’

 카람빗을 움켜쥔 이신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총탄의 사각으로 파고든 이신이 마르스 스틸의 좌측으로 접근했다.

 하나, 둘, 셋.

 그리고,

 “사격 중지!”

 확실한 명령, 분명한 오더가 내려지고 마르스 스틸을 저지하던 화력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뛴다.’

 이신의 발이 땅을 박찼다.

 마르스 스틸의 핵은 원거리에서 주는 타격엔 손상을 입지 않는다. 오로지 핸드 투 핸드, 손에 닿은 무기만이 유효했다.

 -크어어어어!!

 마르스 스틸이 고함을 지르며 이신을 향해 거대한 팔뚝을 휘둘렀다.

 휙!

 호텔 벽면을 찬 이신이 공중에서 훌쩍 몸을 돌려 시뻘건 불길이 치솟는 놈의 상반신에 올라탔다. 나무를 타는 날쌘 표범의 움직임이다.

 “뒈져, 이 새끼야!”

 비열한 웃음을 지은 이신이 카람빗을 쥔 오른손을 휘둘렀다.

 푹-!!

 카람빗이 마르스 스틸의 핵을 꿰뚫었다. 마력 결정이 산산조각 나면서 타오르던 불길이 뚝 멎었다. 거대한 몸체가 앞으로 고꾸라지며 굉음을 냈다.

 “후. 별 등신 같은 게 튀어나와서.”

 막타로 마르스 스틸을 처치한 이신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곤 죽은 몬스터의 시체를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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