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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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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20 화
작성일 : 16-07-15 17:04     조회 : 359     추천 : 0     분량 : 5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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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관병들이 밝혀 놓은 불빛에 장철현의 못마땅한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슬며시 주저앉아 거적을 들쳤다. 일렁이는 불빛에 참혹한 광경이 새삼스러웠다.

 “거참 끔찍스럽구먼.”

 유심히 시체의 상태를 살피던 장철현은 구시렁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굳은 얼굴의 여홍이 있었다.

 장철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도대체 뭐 하러 이걸 봐야 하는 건데?”

 맥 빠진 얼굴에는 짜증이 그득했다. 여홍은 말없이 다가와 그의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야…….”

 “가만 좀 있어 봐.”

 여홍은 고운 아미를 찌푸렸다. 한순간 철없는 어린애인 양 면박당한 장철현이었다. 그는 울컥하며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잠깐, 그러고 보니…….

 “야, 너 은근슬쩍 말 놓는다?”

 “…….”

 “오빠라고 부른다며!”

 퍼뜩 생각난 장철현은 격앙된 어조로 따지듯 물었다. 이에 여홍은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내 싸늘히 대꾸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농담이 나와?”

 “…….”

 ‘농담 아닌데.’

 장철현은 서슬 퍼런 여홍의 모습에 차마 대꾸하지는 못하고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무슨 보기 좋은 광경이라고 앞에 쪼그려 앉아서는 거적 덮은 시신을 유심히 바라보는 건지. 장철현은 불만이 그득한 눈으로 여홍의 심각한 얼굴을 보다가, 대뜸 거적을 걷어 버렸다. 펄럭이는 소리와 함께 처참한 시체의 모습이 그대로 여홍의 눈에 들어왔다.

 “흡.”

 여홍은 갑자기 딱딱하게 몸을 움츠렸다. 원래 창백한 얼굴이었지만, 이제는 새파랗게 질려갔다. 그녀의 상태를 눈치채지 못한 장철현은 드러난 시체의 모습을 유심히 살피며 혀를 찼다.

 “아이구야, 이거 완전 박살이네, 박살.”

 원래는 깨끗한 시체였지만, 천인살의 경력에 휩쓸린 시체들은 하나같이 부서지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필이면 지금 장철현이 걷은 시체는 머리가 심각하게 부서져 있었다.

 장철현은 시신을 뒤적거리며 마치 누구에게 들으라는 듯이 그 상태를 상세하게 중얼거렸다.

 “눈동자가 흘러내리네. 얼굴 뼈도 부서졌나? 이건…… 아, 뇌수구나. 그리고…… 야, 괜찮냐?”

 “괘, 괜찮…….”

 한참 중얼거리던 그는 여홍을 돌아보며 물었다. 외면하고 있던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새파랗게 질려 버린 그녀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흥건했다.

 “그래? 그럼 와서 봐. 시체 보러 가자며.”

 “아니, 아니…….”

 장철현은 태연한 모습으로 그녀를 손짓해 불렀다. 이에 여홍은 두 눈을 치떴다. 그녀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장철현은 ‘아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시선을 돌리며 그는 사악한 웃음을 흘렸다.

 ‘크크, 까불고 있어.’

 감당도 못할 것을 뭐하자고 보자 하였는지. 실소가 나올 일이다. 그때였다. 눈앞의 시체로부터 변화가 일어났다. 함몰된 미간에서부터 홀연히 무언가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장철현은 그 광경에 흠칫했다.

 “뭐야, 이건…….”

 흔한 바람결에 당장 흩어질 듯 위태로운 연기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흩어지기는커녕 똬리를 틀듯이 스스로 맴돌았다. 동시에 기괴한 신음성이 장철현의 귓가에 닿았다.

 “으으, 으으으…….”

 그것이 하나도 아니고 열이나 되었다. 장철현은 곧 이것의 정체를 어설프게 깨달을 수 있었다.

 “뭐야, 이것들은 귀신이야?”

 “뭐, 비슷하지. 하지만 이건 연기도 아니고 귀신도 아냐.”

 아직은 파란 얼굴의 여홍이었지만, 그녀는 겨우 진정한 모습으로 장철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에서 맴도는 하얀 연기, 정철현이 보기에는 무슨 귀신 같은 데, 더 지켜보기가 귀찮은지라, 짜증스럽게 머리를 벅벅 긁적거렸다. 그는 오만상을 쓰며 몸을 일으켰다.

 “뭐, 봤으니까 됐지? 나 들어간다.”

 “잠깐.”

 “뭐야, 또.”

 “이들이 왜 나타나는지 궁금하지 않아?”

 여홍은

  장철현의 앞을 막아서며 두 눈을 빛냈다. 별빛 같은 검은 눈동자에서 불빛이 일렁였다. 하지만 그는 무덤덤한 모습으로 대꾸했다.

 “응, 안 궁금한데. 뭐, 다 사정이 있고, 사연이 있으니까 나타나는 거겠지.”

 전혀 흥미 없는 얼굴로 구시렁거린 장철현은 여홍을 지나 자신의 처소로 돌아가려 했다. 한 걸음, 두 걸음 내딛기가 무섭게 그의 머릿속은 다른 생각들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관병이란 것들이 현령이 불렀는데 대꾸도 않고 도망을 가셨다, 이거지. 쳇, 그래 놓고 또 무슨 귀신 타령이겠지. 날 밝고 두고 보자.’

 그는 촌각 전에 벌어졌던 관병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남몰래 이를 갈았다.

 “야, 이 바보 현령아!”

 그때, 장철현의 뒷모습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여홍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째서인지 다급한 모습이었다.

 “아, 나…… 이게 진짜! 너, 계속 반말할래!”

 여홍의 외침에 장철현은 파직 얼굴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비딱한 모습은 험상궂었다. 여홍은 잠시 움츠리는 듯하더니 재차 가슴을 앞으로 펴며 외쳤다.

 “체, 쳇. 누가 무서울 줄 알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

 정말로 다급한 모습이었다. 장철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도대체가 알지도 못하는 시체에서 혼령이 빠져나오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보라 마라 한단 말인가.

 “뭐, 대단한 일이라고 이 난리를…….”

 여홍에게 성큼성큼 다가간 장철현은 이어 눈앞에 일어난 현상에 흠칫 말을 잃었다.

 잠시 후, 장철현은 멍청하게 중얼거렸다.

 “이건 또 뭐야?”

 

 

 위고현이 울고 있었다.

 멀리 산이 울고, 발아래 땅이 울었다. 그 울음은 무겁고 짙었다. 울음 속에서 십여 위의 영혼들은 속절없이 흔들렸다.

 장철현은 생각할 수 없는 광경에 놀란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당혹감으로 일그러진 그의 눈은 어두운 하늘을 살피고, 흔들리는 땅을 살폈다. 그는 문득 어디에서도 이 울음에 놀라는 이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에게 울음은 이렇게 선명하건만, 놀란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니. 아무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이 거대한 울음을.

 당황한 그에게 여홍이 다가와 속삭였다.

 “놀랄 필요는 없어. 어차피 살아 숨 쉬는 이들은 저 울음을 듣지도, 알지도 못하니까.”

 “어째서?”

 “몰라.”

 찌푸린 얼굴의 장철현에게 여홍은 씁쓸한 모습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곧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직 흔들리는 울음 속에서 십여 위의 혼령이 당장에라도 사라져 버릴 듯 깜박이고 있었다.

 그러다 이내 혼령들은 무언가에 붙잡힌 듯, 땅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 버렸다. 마지막의 순간까지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모습이 선명했다. 동시에 울음이 멈췄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사위가 고요했다.

 장철현은 할 말을 잃었다.

 “저 광경은 언제 봐도 괴로워.”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가슴께를 움켜쥔 두 손이 파르르 작은 떨림을 보였다. 장철현은 그녀와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 버린 텅 빈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언제가 말했었지. 위고현의 비밀에 대해서.”

 “아, 뭐…… 그랬지.”

 기억이 안 나는 장철현이었다. 그는 진지한 여홍의 시선을 슬그머니 피하며 얼버무렸다.

 “이 땅은 혼령이 승천할 수 없는 땅이야.”

 “그건 또 뭔 소리래?”

 “저주받았거든, 이 땅은.”

 

 장철현은 머리를 짚은 채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새삼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 어디 와도 이딴 동네로 부임해 와서…….

 “괜찮아?”

 “이게 괜찮아 보이냐.”

 조심히 다가온 여홍의 물음에 장철현은 불퉁하게 중얼거렸다. 그는 이내 눈을 돌려 바닥에 자리한 시체들을 바라보았다.

 “아까의 그 영혼들, 땅속 깊은 곳에 갇혔단 말이지?”

 “으, 응.”

 “과거부터 지금까지 위고현 근방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사람의 혼령도 다 그곳에 갇혀 있고?”

 “응.”

 장철현은 여홍의 말을 기억하며 하나하나 확인하듯이 물었다. 그는 혀를 찼다.

 “지난 세월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건데? 거긴 또 어디고? 왜 갇혀 있는 거야?”

 “…….”

 꼭 중요한 것만 모르는 여홍이었다. 그녀는 머쓱한 듯 고개를 숙여 그의 찌르는 듯한 시선을 피했다.

 처음의 심각했던 기색이라고는 간데없는 여홍의 모습에 장철현은 버럭 성을 내며 외쳤다.

 “젠장! 뭘 알아야 어떻게 해 보든가 할 것 아냐.”

 영혼이 승천하지 못하는 땅. 장철현은 위고현청의 편액을 떠올렸다. 정말 그 이름 그대로 귀고, 귀신의 곳간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여홍은 그들 영혼의 음기가 적어도 수백에서 일천 년간 쌓여 왔다고 했다. 그런 땅에서 자라는 곡식의 낱알이 충실하리라 기대할 수는 없겠지.

 어째서 흉년의 기록도 없건만, 이리 만성적인 가난에 시달렸던가, 장철현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위고현에는 분명 무언가가 숨어 있었다. 여홍을 통해 장철현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달가울 것은 없었다.

 “잠깐. 영혼들은 모두 갇혀 있다면서 너는 어떻게 나와 있는 거야?”

 “응? 나?”

 퍼뜩 고개를 치켜든 여홍은 쉽사리 답하지 못했다. 답은커녕 갑작스레 얼굴을 붉혔다. 주저주저하던 그녀는 살짝 혀를 내밀며 장난스레 웃어 보였다.

 “몰라.”

 “이런! 넌 도대체 아는 게 뭐야!”

 “아,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지 어쩌라고.”

 성을 내는 장철현에게 여홍은 턱 끝을 세우며 날카롭게 되받아쳤다.

 ‘아주 자랑이다, 자랑이야. 더 말은 해서 뭐 하리.’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토라진 듯 여홍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홱 돌리고 있었다. 장철현은 솟구치는 짜증을 참느라 고개를 푹 숙인 채 한숨만 거듭 토했다.

 문득 장철현은 고개를 들었다.

 “그 갇혀 있다는 곳은 어떤 곳이야?”

 “괴로운 곳.”

 “뭐?”

 “안식도, 평온도 취할 수 없는 곳. 지옥이나 다름없었어. 알 수 없는 고통에 다들 신음만 흘릴 뿐, 그곳에서 제정신인 건 나밖에 없었어.”

 여홍은 두 팔로 자신의 어깨를 감쌌다. 귀신도 한기를 느끼는 건가. 장철현은 선뜻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나밖에…….”

 여홍이 하소연할 수 있는 곳은 현청밖에 없었다. 그녀가 찾을 수 있는 곳 역시 현청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현령들은 그녀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그들은 그녀의 모습에 놀라 심장이 멎거나 귀기에 시름시름 앓다 죽거나 그도 아니면 도주하기에 십상이었다.

 여홍은 문득 주저앉아 한없이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언제 떴는지 조각달이 머리 위에 머물러 있었다.

 흐릿한 달빛의 착각일까, 창백한 그녀의 눈가가 반짝였다.

 장철현은 문득 입안이 쓰디썼다. 귀신이든 사람이든 사내에게 있어서 여인의 눈물은 감당키 어려운 법이었다.

 쓸쓸한 속내가 가득한 눈으로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던 장철현은 새로이 떠오른 의문에 흠칫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런데 얘는 어떻게 죽은 거지?’

 위고현에서의 사망자 모두가 기록이 된 것은 아니겠지만, 그가 살폈던 모든 서류 어디에서도 여홍의 이름은 없었다.

 어디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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