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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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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19 화
작성일 : 16-07-15 17:03     조회 : 404     추천 : 0     분량 : 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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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비가 그치고, 옥사 안은 무거운 습기와 곰팡내로 가득했다. 그 한가운데에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퀭한 얼굴의 운초와 용유정,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한 정영이었다.

 “결론은 내려진 것인가.”

 “정히 그 수밖에 없겠소이까?”

 용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겁게 중얼거렸다. 이에 운초는 안타까운 얼굴로 반문했다. 정녕 이 방법밖에는 없단 말인가.

 용유정은 운초를 바라보며 단호히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시오, 운초 스님.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오.”

 “……!”

 “……!”

 운초와 정영은 입을 다물고 빤히 용유정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

 ‘이 상황에서 무슨 놈의 주사위야.’

 용유정은 그들의 싸늘한 반응에 내심 혀를 찼다.

 ‘쳇, 내 고급스러운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다니…….’

 툴툴거리는 용유정을 밀어 놓고 정영이 차분히 입을 열었다.

 “어차피 달리 길은 없습니다. 현령의 범상치 않은 내력도 내력이지만, 그보다 관과 척을 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은밀히 탈옥하는 수밖에요.”

 과연 누구와는 달리 설득력으로 가득한 말이었다. 운초는 그럼에도 무엇이 그리 걸리는지 주저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땅을 판다는 것이…….”

 그때였다. 한바탕 소란 성이 바깥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세 사람이 흠칫 놀라 서로 마주했다.

 그들은 곧 각자 벽 구석에 틀어박혔다. 그들은 처음의 모습 그대로 위장했다. 운초는 포승줄을 몸에 감았고, 용유정은 이불 속으로 뛰어들어 그대로 데굴 몸을 굴렸다. 편한 것은 정영이었다. 그녀는 두 손만 뒤로 하면 그만이었으니까.

 

 “야, 이 치사한 거지 놈! 네놈이 그러고도 개방 제자야!”

 “지랄, 누가 치사한 건데. 하! 무당일청? 썩을, 저기 까마귀가 비웃겠다!”

 유치한 툭탁거림에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세 사람의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어디서 들은 목소리인 까닭이었다.

 끼익!

 그리고 문이 열리며 옥사로 관병도 없이 두 사내가 걸어 들어왔다. 건중자와 소흥이었다. 그들은 관병들의 안내도 없이 알아서 옥사에 들어온 것이었다.

 “거지만도 못한 거지 놈이!”

 “도사 같지 않은 말코가!”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죽일 듯이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다시 발악하려던 건중자는 문득 자신을 향한 낯선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침침한 옥사 안에서 세 쌍의 눈동자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읍!”

 건중자의 멍한 얼굴에 짜증스럽게 고개를 돌리던 소흥 역시 흠칫 놀라고 말았다.

 다섯 쌍의 시선이 한순간에 얽혀들었다.

 “우아아아악!”

 “에헤에에엑!”

 “으어어억!”

 지금까지 툭탁거림과 비교할 수 없는 놀란 비명이 옥사가 떠나가라 크게 울렸다.

 

 

 놀람은 잠깐이었지만, 그 커다란 비명의 여파인지 녹슨 쇠창살이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들 다섯이 서로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기를 한참, 먼저 말문을 연 것은 건중자였다. 그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왜 이들이 여기에 있단 말인가?

 “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운초 스님에, 정 소저까지…….”

 하지만 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그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는 당신들은 어찌 된 건데?”

 옥의 구석에 틀어박혀 있던 용유정이 비웃듯이 물었다. 이번에는 건중자와 소흥의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그들 역시 쉽게 말할 수 있는 사정은 아니었으니.

 “어? 다, 당신은 마교의 삼소교주…… 용 공자 아니시오?”

 “크흐흐흠.”

 그렇게 말을 잃고 있을 때, 문득 용유정의 얼굴을 알아본 소흥이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비웃듯이 툴툴거리던 용유정은 낯을 굳혔다. 그는 대답 대신 은근슬쩍 고개를 돌렸다.

 ‘젠장, 가만히 있을걸.’

 답으로는 충분했다.

 그의 모습에 건중자와 소흥은 문득 억울해졌다. 천인살이 찾는다는 소교주는 아마도 용유정이 분명할 터였다. 그렇다면 저 작자만 아니었어도 자신들이 이런 꼴을 당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용유정을 향한 그들의 시선에서 원망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런 속내까지 짐작할 길 없는 용유정은 그저 창피함에 시선을 회피했다.

 ‘제기, 당당한 마교의 소교주로서 이게 무슨 꼴인지…….’

 “커, 허험.”

 헛기침도 자꾸 하다 보면 늘 법도 하건만, 이 어색함은 또 무언가. 하나에서 열까지 용유정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선을 피한 용유정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손바닥만 한 하늘에 슬슬 노을이 깔리고 있었다.

 ‘뭐, 그래도 이불에는 안 말려 있으니 그건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어쩐지 상황에 수긍하고,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신을 다독이는 용유정이었다.

 잠시간의 촌극(寸劇) 아닌 촌극에 운초와 정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잠시 한숨 쉰 운초는 건중자와 소흥을 향해 막 입을 열려 했다. 그러한데 그는 새삼 새로운 사실 한 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운초는 멍하니 손을 뻗어 녹슨 쇠창살을 흔들었다. 공력을 끌어올리기만 하면 당장에 뜯어 버릴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는 녹슨 쇠창살을 부수기보다는 그 사이로 건중자와 소흥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떨떠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자네들은 왜 거기에 있는 건가?”

 “예?”

 “아니, 왜 거기에 있는 거냐고.”

 어떻게 들어왔는지가 아니라 왜 이 쇠창살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가 묻고 있는 것이었다. 이 작은 옥사에서도 안과 밖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인가.

 ‘누, 눈이 살벌한데.’

 경련처럼 움찔거리면서도 조금의 깜빡임 없이 자신들을 빤히 바라보는 운초의 눈에 흠칫 두 사람은 어깨를 떨었다.

 “저, 저희는 그러니까 일시적인 구류 상태입니다.”

 “구류?”

 “예, 아직 판결이…….”

 “판결?”

 낯선 단어들이었다. 옥에 갇힌 세 사람 중에서 그 비슷한 것이라도 받거나 들은 적이 있던가.

 없었다. 결단코 없었다.

 느닷없이 벼루를 집어 던지거나, 운초는 문득 이마를 쓰다듬었다.

 갑작스레 이불에 휘감겨서 구타당한다든가, 용유정은 흘깃 구석에 처박힌 한 채의 이불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니면 뒤통수를, 정영은 새삼 뒷머리가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눈앞의 두 사내는 무어란 말인가. 구류에 판결을 기다린다니. 그러고 보니 이들에게는 어떤 구속도 없었다.

 포승줄도, 이불도, 하다못해 천 쪼가리 하나 없었다.

 사람 차별하는 건가.

 버럭!

 갑작스레 치솟은 기세는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건중자와 소흥은 옥 안의 삼 인이 느닷없이 드러낸 살기에 놀라 구석으로 후다닥 물러섰다.

 “뭐, 뭐야? 저 사람들 갑자기 왜 저래?”

 “…….”

 기겁한 소흥은 행여 들릴까 두려워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하지만 건중자라고 할 말이 있겠는가. 그 역시 긴장된 모습으로 마른침만 삼켰다.

 

 어둠에 묻혀 가는 관청의 모습은 여느 때와는 조금 달랐다.

 앞마당에 가지런히 놓인 십여 개의 거적이 그것이었다. 그 주변에 서넛의 관병이 지키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불안한 기색들이었다. 이 밤을 새울 관병들이었다.

 이제 귀신은 안 나온다고 호언장담한 현령의 말에 이어 정말로 근 며칠간 아무런 일도 나타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뿌리내린 두려움이 쉬이 사라질 리는 없었다.

 게다가 지금 그들의 뒤에 늘어놓은 것은 시체가 아니던가.

 그것도 참혹하게 박살이 난 시체들이었다.

 시체를 수습하던 관병들은 살점 하나 모으고, 뼈 한 조각 모으고 토하고, 종내에는 새파랗게 질려 몸져누워 버렸다.

 그런 지경이었으니, 관병들은 시신이 두려워 거적 위에 부적이란 부적은 죄 붙여 놓고, 또 주변에만 유독 불을 크게 밝히고 있었다.

 타닥거리며 화로 속에서 장작이 거세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해가 있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한 스멀거림이 어둠이 내려서야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불안함에 몸을 떨던 황역은 참다못해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

 “뭘 그렇게 흘깃거려, 이 사람아.”

 “아니, 자꾸 신경이 쓰여서…….”

 동료의 면박에도 황역은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자네는 괜찮나?”

 “훗.”

 황역의 물음에 동료는 피식 가볍게 웃었다. 이건 또 무슨 반응이란 말인가. 의문을 가질 새, 동료는 품속에서 커다란 한 장의 종이를 꺼내 들었다.

 “자네, 이게 뭔 줄 아나?”

 “뭐기는 부적이 아닌가.”

 “쯧쯧, 이게 어디 보통 부적인 줄 아는가.”

 득의만만한 모습으로 동료는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이랑신군이 어쩌네, 백일치성이 어쩌네.

 “아주아주 귀한 물건이란 말씀이야.”

 뚱하니 그의 거창한 자랑을 듣던 다른 관병들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언제 부적이 효험을 봤던 적이 있던가?”

 “…….”

 “으헤엑!”

 등 뒤에서 기겁한 비명이 들려왔다. 화들짝 놀란 관병들은 쥐고 있던 창을 치켜들며 후다닥 뒤를 돌아보았다.

 “뭐야, 뭐야, 뭔데?”

 “아니, 그냥.”

 “이게 지금 장난하나.”

 “장난은 아니고, 저기 뭔가 움찔거리는데.”

 “뭐?”

 “저기…….”

 동료가 가르친 손가락을 따라가니 시신을 덮은 거적이 움찔거리고 있었다.

 “서, 설마…… 바람일 거야, 바람.”

 그렇게 자신을 달래며 말하지만, 불길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곧게 타오르고 있었다. 하얀 연기조차 곧게 솟아오르는데, 무슨 바람을 탓할 텐가.

 “꼴깍.”

 마른침 넘어가는 소리가 왜 그리 큰 건지.

 “이봐.”

 “으어어억!”

 “끼에에엑!”

 기척 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관병들은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다. 들고 있던 장창을 냅다 집어 던진 그들은 사방팔방으로 죽어라고 내달렸다.

 타닥, 타닥.

 불똥이 튀어 올랐다. 유난히 밝은 화로 앞에서 장철현은 황당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는 한껏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뭐야, 이거?”

 

 ***

 

 장철현은 몇 장의 서류를 뒤적거리며 한가한 모습으로 침상 위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서류는 오늘 있었던 살인에 관한 것이었다.

 비록 무림 중의 일은 잘 모르지만, 장철현 역시 무당, 개방의 이름은 익히 들어본 터였다.

 유명한 명문대파라? 그렇다면 당연히…….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장철현은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어쩐지 음흉한 미소였다.

 “크크크, 금전운이 좀 트이려나.”

 그는 내일을 기대하면 두 눈을 반짝였다. 그때였다. 스산한 한기와 함께 여홍이 모습을 나타냈다.

 장철현은 그녀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기는커녕 새삼스럽다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냐? 이제 겨우 초저녁인데.”

 “낮의 시신들은 어디에 있지?”

 “시신들? 그건 알아서 뭐 하게?”

 장철현은 뜬금없는 여홍의 물음에 멍하니 대꾸했다. 그의 무신경한 태도에 여홍은 얼굴을 찌푸렸다.

 “어디에 있냐니까!”

 “음마, 왜 신경질이래. 어디긴 어디야, 관청 앞에 놨지. 이 코딱지만 한 현청에 달리 둘 데가 어디 있겠냐.”

 “가자.”

 “뭐?”

 여홍은 장철현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채근했다.

 “가자고.”

 “어딜?”

 “시체 보러.”

 “야, 뭐 볼 게 있다고 그걸 보러 가. 야, 야……. 아, 좀 놔 봐. 야!”

 여홍은 싫다는 장철현을 억지로 잡아끌었다. 당장 뿌리칠 수 있는 손이었다. 하지만 장철현을 그럴 수 없었다.

 그는 흘깃 자신의 옷자락을 움켜쥔 여홍의 가냘픈 팔목을 보고는 하아 긴 한숨을 토하며 힘없이 그녀를 따라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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